<긴급 정국진단> 유준상 “대통령 탈당과 탄핵이 답”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6.11.21 10:27:47
  • 호수 10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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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합의 총리 임명 등 5가지 제안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새누리당은 분당의 기로에 섰다. 갈라서느냐, 아니면 화합하느냐의 결정만 남았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불러온 혼란은 그렇게 집권여당을 점차 암흑의 구렁텅이로 몰아가고 있다. 당장 해법이 절실한 상황. 당의 큰어른인 새누리당 유준상 상임고문은 다섯 가지 돌파구를 제시, 현 정국 수습에 팔을 걷어붙였다.

100만 촛불이 켜졌다. 새누리당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점은 모든 게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이다. 집회 참석자의 규모는 하루하루 늘어나고 있다. 특검 조사, 거국중립내각 구성 얘기는 도돌이표를 반복 중이다. 심지어 최순실과 관련된 의혹 보도도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대로는 150만, 200만의 촛불로 번질지 모를 일이다. 그럼에도 당은 반목만을 거듭하며 위기 탈출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 지도부는 신뢰를 잃었고 비주류는 네거티브에 몰두하니 해법이 나올 리 없다.

결국 상황 수습에 실패한 당 지도부가 상임고문단에 도움을 요청했다. 지난 16일 여의도의 한 중식당서 이정현 대표, 박명재 사무총장, 염동열 수석대변인은 고문단 11명을 초청, 고견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그 중 유준상 상임고문은 현 정국을 헤쳐 나갈 구체적 방법까지 제시하며 당의 변화된 모습을 촉구해 눈길을 끌었다. <일요시사>는 회동 직후 유 고문과 만나 현장서 어떤 얘기들이 오고 갔는지, 과연 유 고문은 현 상황에 대해 어떻게 진단하고 있는지 들어봤다.

다음은 유 고문과의 일문일답.


- 오랜만에 뵙습니다.
▲신문 잘 보고 있습니다. 최순실 사태가 터진 후 이번에 <일요시사>에서 내놓은 표지가 참 맘에 듭니다. “물러나라” “부끄럽다”.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촌철살인이었습니다. 창간 때부터 <일요시사>의 애독자여서 그런지 변화된 기획을 보면 남다르게 느껴집니다.

- 오늘(지난 16일) 상임고문회의는 어떻게 성사됐나요?
▲이정현 대표의 요청에 의해 모였습니다. 당 지도부에선 이 대표와 박명재 사무총장, 염동열 수석대변인이 나왔고, 상임고문단에서는 나를 비롯해 김수한, 김종하, 박희태, 서정화, 정재철, 김동욱, 나오연, 권해옥, 이형배, 이연숙 고문이 참석했습니다.

- 최순실 사태에 대해 이 대표는 고문들에게 뭐라고 말하던가요?
▲당이 뜻하지 않은 일에 휘말려 놀라게 만든 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하더군요. 또한 수습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한 점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했고, 지금 진행되고 있는 현 정국에 대한 보고도 있었습니다. 이 대표는 요즘 수면제를 3알 먹어도 잠이 안 올 지경이라고 토로했습니다.

- 당 어른들의 따끔한 충고가 이어졌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각자 한마디씩 해줬습니다. 따끔한 충고도 있었고 진심어린 조언도 있었습니다. 김종하 고문은 이 모든 일이 4·13 공천파동서 시작됐다고 말했고, 이형배 고문은 국민이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을 버렸다는 민심을 전해줬습니다.
 

이연숙 고문은 현 상황이 4·19혁명 이상이라며, 국민들이 화가 많이 났는데 지도부에선 이를 진정시킬 대책이 있냐고 물었습니다. 박희태 고문은 친박-비박이 이렇게 분열하면 되겠냐며 충고한 뒤 몸 바쳐 열심히 해보라고 격려했고요. 김수한 상임고문단 의장은 중진들의 발언이 갈등의 화근이 된 점이 있다며 이 대표에게 고독한 싸움이지만, 절대 포기하지 말고 잘해보라는 말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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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가지 돌파구 제시 “모든 걸 바꿔라”

- 유 고문님은 어떤 말씀을 해주셨나요?
▲우선 척박한 호남 땅에서 두 번의 선거를 승리하고 집권당 대표가 된 이 대표에게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시기는 내우외환에 직면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나라 안에선 100만 국민들이 횃불을 들었고, 나라 밖에서는 북한의 김정은과 미국의 트럼프 당선으로 한반도 대북·국가안보 정책의 위기가 찾아왔지 않습니까. 구한말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인 거죠. 그래서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물었습니다. 그리고 내 나름의 다섯 가지 해법을 이 대표에게 제시했습니다.


- 다섯 가지 해법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첫째는 대통령의 탈당. 둘째는 여야 합의에 의한 총리 임명. 셋째는 야당이 얘기하는 거국중립내각 수용. 넷째는 국회서 탄핵 절차를 밟으면, 대통령이 즉시 수용하겠다고 밝힐 것. 마지막 다섯째는 여야가 합의한 특검, 국정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선언을 할 것. 이 다섯 가지를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이 대표에게 내가 제안한 내용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 제안 내용 중 탄핵이 눈에 띄는데요.
▲우리나라는 법치주의가 근간인 국가입니다. 만약 검찰 조사 결과 탄핵의 사유가 있다면 대통령이 먼저 떳떳이 절차를 밟을 것을 선언해야 합니다. 탄핵은 부결될 수도, 가결될 수도 있지 않습니까. 부결된다면 임기가 이어지는 것이고, 가결된다면 총리 대행 체제로 전환돼 조기 대선 날짜가 잡히겠죠.

결과적으로 헌정이 중단되는 사태는 절대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탄핵을 진행하면 수용하겠다는 뜻을 대통령이 먼저 밝히라고 말한 것입니다.

- 과연 다섯 가지 제안이 대통령께 잘 전달될까요? 최순실 사태도 결국은 대통령이 비선을 통해서만 의견을 들은 점이 문제였잖습니까.
▲이 대표는 나름 박 대통령에게 건의를 열심히 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박 총장의 말에 따르면, 청와대 인사 개편, 최순실 귀국 후 수사, 특검, 책임 총리도 다 이 대표가 건의해 대통령이 받아들인 사안이라고 합니다. 박 대통령에게 가장 진솔하게 건의했던 사람이 이 대표인 만큼 잘 전달되길 기원합니다.

- 박 대통령은 유영하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했습니다.
▲유 변호사가 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한 내용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는 불난 민심에 기름을 부은 격이에요. 어째서 변호사로 이런 사람을 선택했는지 매우 안타깝다는 입장입니다. 가능하다면 하루 빨리 변호인을 교체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이 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당 내외서 높은 상황인데요.
▲책임 있는 공당의 대표로서 사태를 수습하고 물러날 생각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마지노선으로 잡은 게 다음달 20일쯤이라고 하는데, 만약 이전에라도 중립내각 총리가 임명된다면 본인은 즉시 물러날 생각이라고 고문단에게 말했습니다.

- 그러나 당 안팎에선 이 대표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가 말하길 눈이 많이 내리고 있는데, 그 눈을 치우고 가야지 그냥 놔두고 갈 순 없다고 하더군요. 모든 걸 정리하고 대표직을 물러나겠다는 입장이었습니다.

- 그런 이 대표에게 어떤 얘기를 해줬나요?
▲나라와 당을 위해 구국의 결단을 내리라고 말했습니다. 국가를 위한 충신이 돼야죠. 마케팅서 한번 버려진 상품은 다시 쓸 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새누리당의 마케팅은 실패했습니다.

- 구국의 결단이라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나요?
▲다음달 20일로 마지노선을 정해놓지 말고 당을 화합할 수만 있다면 사퇴를 앞당기라는 의미입니다. 모레, 아니 당장 내일이라도 필요하다면 사퇴를 하라는 뜻입니다.

- 그러나 이 대표는 1월 전대카드를 꺼내든 상황입니다.
▲그 자리에서도 1월21일 전대를 치를 계획이라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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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대 날짜를 두고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귀국을 기다리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 부분은 동석한 박 총장이 나서서 설명했습니다. 1월27일부터 설 연휴가 있으니 1월21일을 전대 날짜로 잡은 것이지 반 총장을 의식했다든지 어떤 노림수가 있다든지 하는 주장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억울해 했습니다.


- 어쨌든 기존 지도부의 결정에 반발한 비박계가 중진급 12명을 중심으로 비상시국위원회 대표자 회의를 꾸렸습니다. 사실상의 분당 수순 아니냐는 주장이 일고 있는데요.
▲비박계 12명의 결정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그러나 빠른 시일 내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하나로 합쳐야 합니다. 지금 분당하면 누구에게 득이 되겠습니까. 찢어지면 친박-비박 양쪽 다 공멸할 게 자명합니다. 그러면 새누리당은 영원히 국민들로부터 버림받게 되겠죠.
 

- 그 와중에 이 대표는 ‘10% 대선주자’ 발언을 꺼내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이 대표가 거론한 남경필, 오세훈, 김문수, 원희룡은 우리당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김무성, 유승민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이 대표에게 말을 순화해서 하라고 충고했습니다. 당의 지도자가 그렇게 말하면 당이 어떻게 화합할 수 있겠습니까.

- 비박계는 당의 분열을 불러온 건 친박계라며 2선으로 물러날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비박계 주장에도 일리가 있어요. 결국 당 내홍은 진박, 친박이 주도한 공천 파동서 시작된 것 아니겠습니까. 공천 파동만 없었으면 새누리당이 180석을 무난히 넘길 수 있었으니까요. 그러니 누가 봐도 골수 친박인 자들은 뒤로 물러나고 중립적이고 젊은 인사들이 당을 이끌어야 합니다. 그래야 당의 외연이 확대되고 분당을 막을 수 있습니다.

- 그렇다면 일각서 나오는 재창당 주장에 찬성하시는 입장이신가요?
▲그렇습니다. 재창당 수준으로 탈바꿈해야 합니다. 단, 그러한 작업은 필히 젊은 피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야지만 성공할 수 있습니다.

- 현재 원외당협위원장 5명은 이 대표의 사퇴를 외치며 단식에 들어갔습니다. 이들을 만나고 오신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떤 조언을 해주셨나요?
▲어제(15일) 단식하고 있는 현장에서 원외당협위원장 5명(이준석, 김상민, 최홍재, 김진수, 이기재)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왔습니다. 나도 과거에 김대중 대통령이 총재로 있던 시절 지방자치제 관철을 위해 9일간 단식을 했던 사람입니다.

단식 때 가장 중요한 것이 건강이니 물 잘 마시고 조심해서 하라고 했습니다. 또한 너희같은 젊은 위원장, 젊은 피들이 중심이 돼 새누리당이 보수정당, 중도정당, 실용정당으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당을 새롭게 만들어 가라고 조언했습니다.


- 새누리당이 어려움을 딛고 정권재창출에 성공할 것이라 예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현재 갤럽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반기문 21%, 문재인 19%, 안철수 10%, 이재명 8%, 손학규·박원순 6%, 유승민 4% 정도로 나옵니다. 정치권서 가장 유력하다는 문재인 또한 19%밖에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반기문도 지지율이 20%를 조금 웃도는 수준입니다. 안철수는 말할 것도 없고요.

결국 내년 대선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과 정치권의 시선이 차이가 있다는 뜻입니다. 만약 여야가 현 상황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고 당리당락에 집착한다면, 지금 거론되는 사람들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젊은 인재, 새로운 리더십을 가진 능력 있는 인물의 등장이 절실합니다. 만약 새누리당서 그런 인재가 등장하지 않는다면 정권 재창출은 힘들 수도 있습니다.


<chm@ilyosisa.co.kr>


[유준상은?]

▲11∼14대(4선) 국회의원
▲전 대한롤러경기연맹 회장
▲민주당 전 최고위원
▲현 아시아롤러경기연합 부회장
▲현 새누리당 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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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