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정국진단> 유준상 “대통령 탈당과 탄핵이 답”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6.11.21 10:27:47
  • 호수 10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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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합의 총리 임명 등 5가지 제안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새누리당은 분당의 기로에 섰다. 갈라서느냐, 아니면 화합하느냐의 결정만 남았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불러온 혼란은 그렇게 집권여당을 점차 암흑의 구렁텅이로 몰아가고 있다. 당장 해법이 절실한 상황. 당의 큰어른인 새누리당 유준상 상임고문은 다섯 가지 돌파구를 제시, 현 정국 수습에 팔을 걷어붙였다.

100만 촛불이 켜졌다. 새누리당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점은 모든 게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이다. 집회 참석자의 규모는 하루하루 늘어나고 있다. 특검 조사, 거국중립내각 구성 얘기는 도돌이표를 반복 중이다. 심지어 최순실과 관련된 의혹 보도도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대로는 150만, 200만의 촛불로 번질지 모를 일이다. 그럼에도 당은 반목만을 거듭하며 위기 탈출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 지도부는 신뢰를 잃었고 비주류는 네거티브에 몰두하니 해법이 나올 리 없다.

결국 상황 수습에 실패한 당 지도부가 상임고문단에 도움을 요청했다. 지난 16일 여의도의 한 중식당서 이정현 대표, 박명재 사무총장, 염동열 수석대변인은 고문단 11명을 초청, 고견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그 중 유준상 상임고문은 현 정국을 헤쳐 나갈 구체적 방법까지 제시하며 당의 변화된 모습을 촉구해 눈길을 끌었다. <일요시사>는 회동 직후 유 고문과 만나 현장서 어떤 얘기들이 오고 갔는지, 과연 유 고문은 현 상황에 대해 어떻게 진단하고 있는지 들어봤다.

다음은 유 고문과의 일문일답.


- 오랜만에 뵙습니다.
▲신문 잘 보고 있습니다. 최순실 사태가 터진 후 이번에 <일요시사>에서 내놓은 표지가 참 맘에 듭니다. “물러나라” “부끄럽다”.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촌철살인이었습니다. 창간 때부터 <일요시사>의 애독자여서 그런지 변화된 기획을 보면 남다르게 느껴집니다.

- 오늘(지난 16일) 상임고문회의는 어떻게 성사됐나요?
▲이정현 대표의 요청에 의해 모였습니다. 당 지도부에선 이 대표와 박명재 사무총장, 염동열 수석대변인이 나왔고, 상임고문단에서는 나를 비롯해 김수한, 김종하, 박희태, 서정화, 정재철, 김동욱, 나오연, 권해옥, 이형배, 이연숙 고문이 참석했습니다.

- 최순실 사태에 대해 이 대표는 고문들에게 뭐라고 말하던가요?
▲당이 뜻하지 않은 일에 휘말려 놀라게 만든 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하더군요. 또한 수습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한 점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했고, 지금 진행되고 있는 현 정국에 대한 보고도 있었습니다. 이 대표는 요즘 수면제를 3알 먹어도 잠이 안 올 지경이라고 토로했습니다.

- 당 어른들의 따끔한 충고가 이어졌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각자 한마디씩 해줬습니다. 따끔한 충고도 있었고 진심어린 조언도 있었습니다. 김종하 고문은 이 모든 일이 4·13 공천파동서 시작됐다고 말했고, 이형배 고문은 국민이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을 버렸다는 민심을 전해줬습니다.
 

이연숙 고문은 현 상황이 4·19혁명 이상이라며, 국민들이 화가 많이 났는데 지도부에선 이를 진정시킬 대책이 있냐고 물었습니다. 박희태 고문은 친박-비박이 이렇게 분열하면 되겠냐며 충고한 뒤 몸 바쳐 열심히 해보라고 격려했고요. 김수한 상임고문단 의장은 중진들의 발언이 갈등의 화근이 된 점이 있다며 이 대표에게 고독한 싸움이지만, 절대 포기하지 말고 잘해보라는 말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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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 고문님은 어떤 말씀을 해주셨나요?
▲우선 척박한 호남 땅에서 두 번의 선거를 승리하고 집권당 대표가 된 이 대표에게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시기는 내우외환에 직면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나라 안에선 100만 국민들이 횃불을 들었고, 나라 밖에서는 북한의 김정은과 미국의 트럼프 당선으로 한반도 대북·국가안보 정책의 위기가 찾아왔지 않습니까. 구한말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인 거죠. 그래서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물었습니다. 그리고 내 나름의 다섯 가지 해법을 이 대표에게 제시했습니다.


- 다섯 가지 해법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첫째는 대통령의 탈당. 둘째는 여야 합의에 의한 총리 임명. 셋째는 야당이 얘기하는 거국중립내각 수용. 넷째는 국회서 탄핵 절차를 밟으면, 대통령이 즉시 수용하겠다고 밝힐 것. 마지막 다섯째는 여야가 합의한 특검, 국정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선언을 할 것. 이 다섯 가지를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이 대표에게 내가 제안한 내용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 제안 내용 중 탄핵이 눈에 띄는데요.
▲우리나라는 법치주의가 근간인 국가입니다. 만약 검찰 조사 결과 탄핵의 사유가 있다면 대통령이 먼저 떳떳이 절차를 밟을 것을 선언해야 합니다. 탄핵은 부결될 수도, 가결될 수도 있지 않습니까. 부결된다면 임기가 이어지는 것이고, 가결된다면 총리 대행 체제로 전환돼 조기 대선 날짜가 잡히겠죠.

결과적으로 헌정이 중단되는 사태는 절대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탄핵을 진행하면 수용하겠다는 뜻을 대통령이 먼저 밝히라고 말한 것입니다.

- 과연 다섯 가지 제안이 대통령께 잘 전달될까요? 최순실 사태도 결국은 대통령이 비선을 통해서만 의견을 들은 점이 문제였잖습니까.
▲이 대표는 나름 박 대통령에게 건의를 열심히 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박 총장의 말에 따르면, 청와대 인사 개편, 최순실 귀국 후 수사, 특검, 책임 총리도 다 이 대표가 건의해 대통령이 받아들인 사안이라고 합니다. 박 대통령에게 가장 진솔하게 건의했던 사람이 이 대표인 만큼 잘 전달되길 기원합니다.

- 박 대통령은 유영하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했습니다.
▲유 변호사가 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한 내용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는 불난 민심에 기름을 부은 격이에요. 어째서 변호사로 이런 사람을 선택했는지 매우 안타깝다는 입장입니다. 가능하다면 하루 빨리 변호인을 교체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이 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당 내외서 높은 상황인데요.
▲책임 있는 공당의 대표로서 사태를 수습하고 물러날 생각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마지노선으로 잡은 게 다음달 20일쯤이라고 하는데, 만약 이전에라도 중립내각 총리가 임명된다면 본인은 즉시 물러날 생각이라고 고문단에게 말했습니다.

- 그러나 당 안팎에선 이 대표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가 말하길 눈이 많이 내리고 있는데, 그 눈을 치우고 가야지 그냥 놔두고 갈 순 없다고 하더군요. 모든 걸 정리하고 대표직을 물러나겠다는 입장이었습니다.

- 그런 이 대표에게 어떤 얘기를 해줬나요?
▲나라와 당을 위해 구국의 결단을 내리라고 말했습니다. 국가를 위한 충신이 돼야죠. 마케팅서 한번 버려진 상품은 다시 쓸 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새누리당의 마케팅은 실패했습니다.

- 구국의 결단이라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나요?
▲다음달 20일로 마지노선을 정해놓지 말고 당을 화합할 수만 있다면 사퇴를 앞당기라는 의미입니다. 모레, 아니 당장 내일이라도 필요하다면 사퇴를 하라는 뜻입니다.

- 그러나 이 대표는 1월 전대카드를 꺼내든 상황입니다.
▲그 자리에서도 1월21일 전대를 치를 계획이라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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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대 날짜를 두고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귀국을 기다리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 부분은 동석한 박 총장이 나서서 설명했습니다. 1월27일부터 설 연휴가 있으니 1월21일을 전대 날짜로 잡은 것이지 반 총장을 의식했다든지 어떤 노림수가 있다든지 하는 주장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억울해 했습니다.


- 어쨌든 기존 지도부의 결정에 반발한 비박계가 중진급 12명을 중심으로 비상시국위원회 대표자 회의를 꾸렸습니다. 사실상의 분당 수순 아니냐는 주장이 일고 있는데요.
▲비박계 12명의 결정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그러나 빠른 시일 내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하나로 합쳐야 합니다. 지금 분당하면 누구에게 득이 되겠습니까. 찢어지면 친박-비박 양쪽 다 공멸할 게 자명합니다. 그러면 새누리당은 영원히 국민들로부터 버림받게 되겠죠.
 

- 그 와중에 이 대표는 ‘10% 대선주자’ 발언을 꺼내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이 대표가 거론한 남경필, 오세훈, 김문수, 원희룡은 우리당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김무성, 유승민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이 대표에게 말을 순화해서 하라고 충고했습니다. 당의 지도자가 그렇게 말하면 당이 어떻게 화합할 수 있겠습니까.

- 비박계는 당의 분열을 불러온 건 친박계라며 2선으로 물러날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비박계 주장에도 일리가 있어요. 결국 당 내홍은 진박, 친박이 주도한 공천 파동서 시작된 것 아니겠습니까. 공천 파동만 없었으면 새누리당이 180석을 무난히 넘길 수 있었으니까요. 그러니 누가 봐도 골수 친박인 자들은 뒤로 물러나고 중립적이고 젊은 인사들이 당을 이끌어야 합니다. 그래야 당의 외연이 확대되고 분당을 막을 수 있습니다.

- 그렇다면 일각서 나오는 재창당 주장에 찬성하시는 입장이신가요?
▲그렇습니다. 재창당 수준으로 탈바꿈해야 합니다. 단, 그러한 작업은 필히 젊은 피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야지만 성공할 수 있습니다.

- 현재 원외당협위원장 5명은 이 대표의 사퇴를 외치며 단식에 들어갔습니다. 이들을 만나고 오신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떤 조언을 해주셨나요?
▲어제(15일) 단식하고 있는 현장에서 원외당협위원장 5명(이준석, 김상민, 최홍재, 김진수, 이기재)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왔습니다. 나도 과거에 김대중 대통령이 총재로 있던 시절 지방자치제 관철을 위해 9일간 단식을 했던 사람입니다.

단식 때 가장 중요한 것이 건강이니 물 잘 마시고 조심해서 하라고 했습니다. 또한 너희같은 젊은 위원장, 젊은 피들이 중심이 돼 새누리당이 보수정당, 중도정당, 실용정당으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당을 새롭게 만들어 가라고 조언했습니다.


- 새누리당이 어려움을 딛고 정권재창출에 성공할 것이라 예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현재 갤럽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반기문 21%, 문재인 19%, 안철수 10%, 이재명 8%, 손학규·박원순 6%, 유승민 4% 정도로 나옵니다. 정치권서 가장 유력하다는 문재인 또한 19%밖에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반기문도 지지율이 20%를 조금 웃도는 수준입니다. 안철수는 말할 것도 없고요.

결국 내년 대선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과 정치권의 시선이 차이가 있다는 뜻입니다. 만약 여야가 현 상황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고 당리당락에 집착한다면, 지금 거론되는 사람들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젊은 인재, 새로운 리더십을 가진 능력 있는 인물의 등장이 절실합니다. 만약 새누리당서 그런 인재가 등장하지 않는다면 정권 재창출은 힘들 수도 있습니다.


<chm@ilyosisa.co.kr>


[유준상은?]

▲11∼14대(4선) 국회의원
▲전 대한롤러경기연맹 회장
▲민주당 전 최고위원
▲현 아시아롤러경기연합 부회장
▲현 새누리당 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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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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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