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주변인 의문사 추적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6.11.21 10:17:09
  • 호수 10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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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린의 시대’ 건드리면 죽는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유독 박근혜 대통령 주변에선 의문사와 사망사건이 끊이질 않았다.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박 대통령 주변에서 일어났던 사망사건이 주목 받고 있다. 이들 사망자 대부분은 박 대통령과 최태민 목사와 연관돼 있다. 이들은 어떻게 죽었으며, 왜 죽었을까.  
 

그 동안 박근혜 대통령 주변서 일어난 사망사건은 총 4건이다. 이 중 3건은 최태민 목사와 박 대통령과 연관된 사람들의 죽음이다. 나머지 1건은 박 대통령만 연관된 사건이다.

최태민 파헤친
종교연구가 사망
 

탁명환 국제종교문제연구소장이 지난 1994년, 자신의 아파트 근처서 한 광신도에게 살해당했다. 탁 소장은 사이비 신흥종교·이단문제의 선구자였다. 그는 1970년도 당시 최 목사에 대해 가장 많이 연구한 사람 중 한 명이다. 

<기독교신문사> 기자로 일하던 그가 신흥종교운동 연구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1956년, 20세 때인 신흥종교단체 영주교를 목격하면서부터다. 이후 64년부터 본격적인 신흥종교운동 연구에 나서기 시작했다.

1967년부터 1984년까지는 계룡산 신도안 일대를 다니며 신흥종교를 연구했다. 당시 신도안 주변을 하도 집요하게 취재하고 다녀 주변 사람들은 그를 ‘계룡산 출입기자’로 불렀다. 


탁 소장은 신흥종교를 순수한 민족종교와 반사회적 사이비종교 집단으로 분류했다. 그는 특히 기독교의 전통적 가르침서 벗어난 기독교 이단들을 주요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통일교, 천부교, 동방교, 여호와의증인, 대한기독교장막성전 등 70년대에 연구한 단체만 해도 27개나 됐다. 

이렇다 보니 신변 위협도 많이 받았고 실제 테러를 당하기도 했다. 이단 강연회를 여는 곳이면 국내외를 막론하고 해당 신도들이 몰려와 난동을 부렸고 몰매를 때리기도 했다. 하지만 탁 소장은 긴박한 상황이 아닌 한 좀처럼 경찰에 경비를 요청하지 않았다고 한다.

1969년엔 동방교서 살해 계획을 세우기도 했고 유신 치하에선 이단들의 모함으로 정보기관에 끌려가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탁 소장은 1973년 5월, 한 신문광고를 통해 최 목사의 존재를 알게 됐다. 신문광고는 ‘영 세계에서 알리는 말씀’이란 제목으로 불교와 기독교, 천도교 사상을 혼합한 교리를 전파한다는 내용이었다. 점을 치고 관상을 보던 무속인 광고와 흡사했다. 이 때 광고를 낸 사람이 최 목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독 대통령 주변 사망사건 끊이지 않아
어느날 갑자기 비명횡사…살인도 일어나
 

탁 소장은 이후 최 목사의 정체와 대한구국십자군의 발족과 폐해, 교회를 이용한 정황 등을 담은 글을 <현대종교> 1988년 4∼6월호에 소상히 담았다. 시리즈 글의 제목은 ‘부끄러운 권력의 시녀 목사들’이었다.

탁 소장은 글 말미에 “최태민의 구국선교단 사건은 확실히 암흑기의 권력형 부조리와 야합한 우리 시대의 단막극”이라며 “언젠가는 이 사건이 실제로 기독교 역사에 실명으로 기록될 때가 올 것”이라고 썼다. 


탁 목사는 기사를 내기 직전, 실제로 신변의 위협을 느낀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중앙정보부 관계자가 찾아와 “그 사건을 파헤치면 신상에 좋지 않을 거다. 영애(박 대통령)가 관련된 일이니 입 다물고 있어라”고 협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제4공화국> 찍은
촬영감독 교통사고
 

1995년 방영된 MBC 드라마 <제4공화국>에 박 대통령과 최 목사가 등장한 후 촬영감독 조모씨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당시 <제4공화국> 영상 속에는 당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박정희 대통령을 독대 하는 장면이 담겼다. 극중 대화 속에서 김재규 부장은 박정희 대통령에게 ‘큰 영애’의 문제를 거론한다. 김재규 중앙정보부 부장은 “최태민 목사가 영애(박근혜 대통령)의 후광을 얻어 각종 이권에 개입한다”며 박정희 대통령에게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드라마의 대사내용이다. 

김재규: 큰 영애(박근혜 대통령) 문제입니다.
박정희: 최(최태민) 무엇인가하는 그 목사 이야기요?
김재규: 네, 그렇습니다. 그 사람이 큰 영애의 후광을 입고 지나친 짓을 하고 있습니다.
박정희: 아니, 무슨···.
김재규: 구국여성봉사단이라는 건 허울뿐이고, 업체에서 찬조금 챙기고, 각종 이권에 개입하고, 그 여자문제까지... 여기 보고 내용입니다(보고서를 탁자 위에 올려둔다).
박정희: 내 그 문제는 대충 들어서 알고 있어요. 근혜 말은 그게 아니던데? 오늘은 이쯤에서 관둡시다.
김재규: 네(일어나서 자리를 뜬다) 

이 장면이 나간 후 얼마 되지 않아 조 감독이 현장서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1995년 9월28일 새벽 1시50분쯤 인천대 제3정문 앞길서 촬영 중이던 제작팀을 음주운전 차량이 덮쳤다. 이 사고로 조 감독이 숨졌고 최모 PD, 분장사 안모씨 등 8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날 촬영팀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행렬장면을 찍고 있었다. 최 PD 등이 차도를 일시 차단하고 촬영을 진행했지만 음주운전 차량이 이를 음주단속 현장으로 착각하고 그대로 돌진했다. 사고를 일으킨 이모씨는 혈중 알코올 농도 0.216%로 만취상태였다. 사고 이후 PD가 바뀌었고, 경찰은 술에 취한 사람의 단순 범행으로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MB에게 붙은
최태민 의붓아들
 

최 목사의 의붓아들이자 최순실씨의 의붓오빠인 조순제씨가 지난 2007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순제씨는 2006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때 MB캠프에 들어갔다. 이 때 MB 측은 박 대통령(당시 대선 경선 후보)을 공격할 카드로 최 목사와의 관계를 집요하게 추적했다. 

일명 ‘조순제 녹취록’에는 최 목사 일가의 재산 형성과정의 비밀이 상세히 기록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녹취록에 따르면, 1970년대 초중반 최 목사 일가의 생활은 궁핍했다. 최 목사가 1975년 구국선교단을 조직하고, 박 대통령을 명예총재에 앉힌 후 엄청난 부를 얻게 됐다. 순제씨는 “돈 천지였다. 우리나라 재벌들이 돈 다 냈다. 돈은 최태민이 관리했다”고 녹취록서 밝혔다. 

그 외에도 녹취록에는 10·26(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박정희 대통령을 살해한 사건) 이후 “뭉텅이 돈(전두환 대통령이 준 6억으로 추정)이 왔다”는 내용도 담겼다. 순제씨는 “돈을 관리하는 사람이 있고, 심부름하는 사람이 있었다. 최순실이 심부름을 꽤나 했다”고 밝혔다. 


총 4건…3건은 최태민과 연관
그들은 어떻게 죽었을까 의혹

순제씨는 ‘1988년 영남대 사태'(박근혜 대통령이 학내 비리와 학원 민주화운동으로 물러난 사건)에 대해서도 증언했다. 박정희 대통령 사망 5개월 후인 1980년 3월. 박근혜 대통령은 영남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교수들의 반발에 4개월 만에 재단 이사장에서 물러났다. 이사로 직위를 옮겼는데, 당시 박 대통령의 지시로 영남대를 실질적으로 운영한 4인방이 있었다고 했다. 이중에 순제씨와 손윤호(순제씨의 외삼촌)가 있다. 순제씨는 당시 자신의 아들을 영남대 경제학과에 부정으로 입학시켰다. 불법자금 편취와 공금 횡령, 판공비 사적용도 사용 등 비리도 일삼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녹취록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당시 MB후보 캠프서 작성됐다. 핵심 관계자는 “녹취록 작성자는 전직 언론인 2명이다. 당시 이명박 후보가 앞서 나갔고 결국 승리했기 때문에 해당 녹취록을 공개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박 대통령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청문회 당시 “조순제를 모른다”고 말했다. 순제씨는 녹취록 작성 1년 뒤인 2008년 지병으로 사망했다. 순제씨는 이 녹취록서 10·26 이후 굉장히 친밀한 관계로 지내왔음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 경선 당시 그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해 토사구팽, 배신감을 느꼈다고 적었다. 

대통령 5촌 인척
의문의 살인사건
 


2007년 박 대통령과 5촌 지간이었던 박씨 형제 사이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이다. 당시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사촌형 박용수씨가 사촌동생 박용철씨를 살해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원한에 의한 사촌 간 살인사건으로 결론 내렸다. 

그러나 수사 종료 후에도 석연찮은 대목이 있어 논란은 계속됐다. 살해된 용철씨는 박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씨와 박 대통령의 제부인 신동욱 현 공화당 총재 사이에 진행되던 재판의 주요 증인이었기 때문이다.

신 총재는 지난 2009년 지만씨가 박 대통령의 묵인 하에 박근령씨로부터 육영재단을 강제로 빼앗았으며, 자신을 청부살해했다는 주장을 했다. 결국 핵심 내용을 쥐고 있는 당사자가 죽음으로써 육영재단 사건의 내막은 묻히게 됐다. 

당시 사건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먼저 지만씨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려 했던 과정에서 피살됐다는 점이다. 용철씨는 이전에는 지만씨의 최측근이었으나, 증언 당시에는 사이가 틀어져 있어 재판서 용철 씨의 ‘양심 고백’이 기대되던 상황이었다. 

또 사건 이후 용철씨가 보관하고 있던 핸드폰이 분실된 점도 석연치 않은 대목으로 꼽힌다. 용철씨는 2010년 9월1일 재판서 자신의 휴대전화에 육영재단 사건 관련 녹음파일이 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시신 부검 결과 용철·용수씨 모두 수면제를 복용했다는 점도 수상한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흔히 자살사건과 관련해 수면제는 대개 타살의 근거로 수사 단서가 된다. 이 때문에 제3자 개입의혹이 제기됐다. 용수씨가 자살 직전 소화제를 복용한 점도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용수씨가 사전에 구입한 칼이 실제 살해에는 사용되지 않았고, 살해에 사용된 칼에 지문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도 의문이며, 휴대폰 분실로 통화 내역 자체가 밝혀지지 않은 점도 석연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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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