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의 최순실 회사들 실체

드디어 돈줄이 걸려들었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이번 ‘최순실 게이트’는 쉽지 않아 보인다. 임기 말 터진 권력형 게이트인데다가 그 핵심이 ‘최순실’이라는 점에서다. 현재 최씨가 깊숙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있는 K스포츠재단. 최씨가 국내·외 유령회사들을 통해 K스포츠로부터 돈을 지원 받았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은 K스포츠다. 먼저 최씨가 K스포츠재단 설립 과정과 운영에 깊숙이 개입한 의혹이 제기된다. 실제로 K스포츠재단 이사장 자리에 자신이 단골이었던 스포츠 마사지센터 원장을 앉힌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5월13일 취임한 정동춘 K스포츠재단 이사장은 그 직전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서 ‘운동기능회복센터’라는 이름으로 스포츠마사지 센터를 운영했다.

K스포츠에 달린
이상한 업체들

이 센터는 최씨가 지난해까지 살았던 신사동 자택과 골목 하나를 사이에 두고 50m 떨어져 있다. 최씨는 5년이 넘게 이곳을 찾는 단골손님으로 전해진다. 최씨의 치료와 상담은 정 원장이 직접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K스포츠가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독일 전지 훈련 숙소를 구해주기 위해 최소한 두 차례 재단 직원을 독일 현지에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지난 1월, 독일서 정씨가 살집을 구입하기 위해 직접 나섰으며 당시 K스포츠재단 직원인 박모 과장과 현지 직원들이 최씨를 수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독일 교포들의 증언에 따르면 “직원들이 최씨를 ‘회장님’으로 불렀으며, 승마 선수 전지 훈련 숙소용 호텔을 구하려 돌아다녔다”고 한다.


최씨를 수행한 K스포츠 직원과 현지인은 박 과장과 노모씨다. 박 과장은 K스포츠의 인재양성본부에 소속된 직원이다. 노씨는 독일서 마장을 운영하는 사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호텔을 구하던 1월은 K스포츠가 설립 되던 때로 재단 설립과 최씨 딸에 대한 지원이 거의 동시에 이뤄졌음을 추정할 수 있다.

호텔을 물색한 1월뿐만 아니라 호텔을 구해 이사하는 과정도 K스포츠가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공한 지난 5월13일 ‘재단법인 K스포츠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1월 프랑크푸르트에 나타났던 박 과장이 4월3∼14일 ‘해외전지훈련장에 대한 협의’를 위해 다시 독일에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기록돼 있다.

박 과장의 독일 출장 직후 5월 최씨와 딸 정씨는 자신을 지원·관리하는 10여명 직원과 함께 애초 거처인 프랑크푸르트 인근의 예거호프 승마장을 떠났다. 정씨는 프랑크푸르트 북쪽에 위치한 방 20개 안팎의 호텔을 구해 이사했다. 이 호텔은 당시 손님을 받지 않은 채 정씨와 지원인력이 거주하고 있는 상태로 알려졌다.

K스포츠 직원 정유라 독일 현지 지원 왜?
독일 유령회사 통해 K스포츠 자금 받았나

정씨의 독일 승마 훈련에 들어가는 비용이 한 달에 최소 1억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정씨가 머물었던 프랑크푸르트 호텔은 매입가가 20억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매입이 아닌 임대의 경우 하면 한 달에 3000~4000만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현재 정씨를 지도하는 독일 챔피언 수준의 코치를 영입해 개인지도를 받는 비용 또한 최소 2000만원 이상, 마방 사용료 및 사료비, 마장 임대료 등 말 관리 비용을 합하면 이 또한 수천만원 이상이 들어간다는 게 승마업계의 시각이다.


최씨가 이 같은 거액을 어떻게 대는 것일까에 의문이 제기된다. 이 의문점을 풀 수 있는 키가 독일 현지에 있는 스포츠마케팅 회사 ‘비덱’에 있다. K스포츠가 한 재벌 기업에 80억원의 추가 지원을 요구하며 명목으로 제시한 프로젝트 주관사 비덱이 최씨와 정씨가 소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재단 배후에 최씨가 있고 재단 설립 목적 역시 승마선수인 정씨의 지원을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K스포츠가 최씨 모녀와 연결된 사업에 거액을 집행하려 한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대기업→K스포츠→비덱’으로 이어지는 사업 및 자금 흐름을 통해 그 동안 설만 무성했던 최씨의 존재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올해 K스포츠는 ‘2020 도쿄 올림픽 비인기 종목 유망주 지원 사업’에 국내 재벌 그룹으로부터 80억가량을 투자받았다. K스포츠는 이 사업의 주관사로 독일 현지 기업 비덱을 선정했다. 그런데 이 비덱은 최씨가 소유한 유령 회사다.

유령회사 의혹
최씨네 자금줄?

비덱의 주주 명부에는 최씨의 개명 후 이름인 최서원(Choi, Seo Won)과 딸 정유라(Chung, Yeoora) 두 명이 올라 있다. 최씨는 1만7500만유로(약 2192만원)의 주식을, 정씨는 (약939만원)의 주식을 각각 보유해 모녀가 총 3000여만원의 주식을 소유한 회사인 것이다.

회사의 설립 시점은 지난해 7월17일이다. 정씨가 독일로 승마 훈련을 떠나기 두 달 전이다. 이 회사의 피고용인은 매니저로 등록돼 있는 크리스티앙 캄플라데 한 명이다. 캄플라데는 정씨의 현지 승마 코치다.

대한승마협회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매달 대한체육회에 제출한 정씨의 ‘국가대표 촌외 훈련 승인 요청서’에 따르면 정씨의 코치는 크리스티앙 캄플라데로 돼 있다.

결국 비덱은 직원이 한 명밖에 없으며, 그 직원이 정씨의 코치인 것으로 미뤄보면 페이퍼 컴퍼니에 가깝다는 게 중론이다. 비덱의 주요사업은 ‘한국과 독일의 스포츠매니지먼트, 스포츠 엘리트 양성, 스포츠 마케팅 홍보’ 등이다. 관련 종목은 펜싱·테니스·배드민턴이다. 이 회사는 호텔 사업도 운영 중이다. 이 회사는 실제로 최근에 독일 현지 3성급 호텔도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재계에선 ‘대기업→K스포츠→비덱’의 자금흐름에 대해 “비리 기업 등이 해외에 유령회사를 세운 뒤 계열사 등을 통해 사업을 지원하고 자금을 빼돌리는 수법과 비슷하다”고 보고 있다. K스포츠는 비덱을 주관사로 한다고 하면서도 이 회사가 구체적으로 어떤 회사인지 소개하지 않았다고 한다.

비덱, 더블루K, The Blue K…
까도 까도 끝없는 ‘양파 모녀’

비덱 같은 회사는 독일뿐만 아니라 국내에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기업인 더블루K는 스포츠 컨설팅 전문 기업으로서 독일에 법인을 둔 것으로 전해진다. 독일 법인인 The Blue K는 최씨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국내법인 더블루K의 사내이사는 고모씨다. 고씨는 The Blue K의 대표이사이기도 하다. 국내의 더블루K와 독일의 The Blue K의 지배 구조의 정점에는 최씨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더블루K는 K스포츠 설립 하루 전인 지난 1월12일 설립됐다. 회사의 주요 구성원들은 K스포츠 직원으로 등록돼 있으며, 이들은 독일에서 정씨가 머물 호텔을 구입하는 일도 했다. 더블루K의 주소지는 서울 청담동으로 현재 사무실은 텅 빈 상태다.


독일의 The Blue K는 최씨 모녀가 100% 지분을 갖고 있다. 비덱과 사업내용도 같다. 두 회사의 주요 사업이 ‘스포츠 유망주 육성’ 등인 것처럼 K스포츠의 설립 취지와도 똑같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의 정관이나 창립 총회 회의록 등이 판박이였던 것처럼 The Blue K와 비덱의 사업 목적을 적은 독일어 문구도 거의 일치한 것으로 전해진다. The Blue K의 사업장 소재지도 비덱과 같으며, 사실상 샴쌍둥이나 다름없다.

일각에선 더블루K가 청와대를 뜻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최씨가 직접 재단 관계자들을 만나서 “브이아이피(VIP)의 관심 사항이다. 나라를 위해 애써달라”는 당부를 했다고 한다. VIP는 청와대 관계자들 사이서 보통 대통령을 뜻한다. 그러고 나면 실제로 재단의 일은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순방이나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행사로 이어졌다고 재단 관계자들은 전했다.

더블루K
청와대 의미?

그 동안 최씨 관련 의혹은 무수히 제기됐지만, 그가 운영하는 국·내외 사업체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이 회사의 사업 내역과 자금 흐름을 추적하면 K스포츠와 관련된 의혹은 물론 최씨의 탈세 및 해외 재산 도피 의혹 등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min1330@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최순실 딸 파문 미꾸라지가 한마리가…


80일이 넘는 학생들의 본관점거에도 꿋꿋히 버티던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이 최순실씨 딸 의혹 앞에 무릎을 꿇었다. 최 총장은 지난 17일 교수와 교직원,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어 특혜가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명은 학내 구성원들을 납득시키지 못했다.

급기야 교수들도 1886년 개교 이래 처음으로 총장 사퇴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기로 하는 등 최 총장을 압박했다. 교수들의 집회는 지난 19일 오후 3시30분 열릴 예정이었다. 약 1시간30분 전인 오후 2시께, 최 총장은 보도자료를 내 사임한다는 뜻을 밝혔다.

최 총장은 공식 보도자료에서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추진으로 시작된 이번 학내 사태로 인해 구성원들이 더는 분열의 길에 서지 않고 다시 화합과 신뢰로 아름다운 이화 정신을 이어가자는 취지에서 오늘 총장직 사임을 결정하게 됐다”고 사임 이유를 밝혔다.

각종 의혹에 이대총장 결국 사퇴
“돈도 실력” 과거 SNS 발언 논란

한편 최씨의 딸 정유라씨는 이화여대 특혜 입학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정씨가 과거 SNS에서 “돈도 실력”이라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씨는 2014년 12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능력 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해”라는 말로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정씨는 “있는 우리 부모 가지고 감놔라 배놔라 하지 말고. 돈도 실력이야”라며 “불만이면 종목을 갈아타야지. 남의 욕하기 바쁘니 아무리 다른 거 한들 어디 성공하겠니?”라고 적었다. 이어 “뭘 새삼스럽게 병이 도져서 난리들이야, 내가 만만하니? 난 걔들한테 욕 못해서 안하는 줄 알아?…놀아나주는 모자란 애들 상대하기 더러워서 안하는 거야”라고 썼다.

정씨가 이 같은 글을 쓴 시점은 국가대표 선수로 발탁된 때로 밝혀졌다. 2014년 9월 16일 정씨는 이대에 입학 원서를 냈고, 20일 아시안게임 승마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받았다. 정씨는 또한 그해 10월31일 SNS에 “이화여대 합격!”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 날은 이화여대가 2015학년도 수시전형 체육특기자 합격자를 발표한 날이다. <창>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