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천외’ 교도소 탈출 백태

도망가면 뭐하나 다 잡혔는데∼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영화 <쇼생크 탈출>의 백미는 주인공 앤디가 악명 높은 쇼생크 감옥을 탈출한 후 팔을 벌리고 비를 맞는 장면이다. 18년간 돌망치로 벽을 파낸 주인공의 집념은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겼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 않다. 탈주범들은 경찰에게 붙잡히거나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방식으로 탈주의 끝을 맞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감옥의 담을 넘으려는 탈주범들의 기상천외한 탈주 노력을 살펴봤다.

연쇄살인범 정두영이 탈옥을 시도하다 교도소 직원들에게 붙잡힌 사실이 알려졌다. 대전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정씨는 8월초 교도소 작업장에서 몰래 만든 4m 높이의 사다리를 이용해 탈옥을 시도했다. 정씨는 사다리를 이용, 교도소 내 3곳의 담 중 2곳을 뛰어넘고 마지막 담을 넘는 과정서 발각됐다.

연쇄살인 정두영
사다리로 담 넘어

정씨는 지난 1999년 6월부터 2000년 4월까지 부산과 경남 등지서 강도·살인 행각을 벌였다. 정씨는 철강회사 회장 등 9명을 둔기 등으로 잔혹하게 살해했다. 정씨는 검거된 이후 잔인한 살해 수법의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내 안에 악마가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답해 세간을 놀라게 했다.

재소자의 교도소 탈주 시도는 잊을 만하면 한번씩 터져 나온다. 이들의 시도는 정씨의 사례처럼 탈주 과정서 발각되기도 하고, 희대의 탈주범 신창원처럼 탈주 성공 후 도주극을 벌인 경우도 있다. 경찰과 대치 끝에 탈주범의 자살로 마무리된 사례도 몇 차례 있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외치며 탈주극을 벌인 지강헌 사건도 그 중 하나다. 당시 지씨는 500만원을 훔친 죄로 징역 7년에 보호감호 10년 등 총 17년형을 선고받았다.


1988년 10월8일 지씨를 포함한 12명의 미결수들은 교도소 이감 과정서 미리 준비한 흉기로 수갑을 풀고 호송버스를 탈취했다. 지씨의 탈주극은 인질극으로 이어졌다.

지씨 일행은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의 한 가정집에 침입, 가족을 인질로 잡고 경찰과 대치하던 중 2명이 머리에 총을 쏴 자살했다. 지씨는 유리조각으로 목을 그어 자살을 시도했으나 경찰이 쏜 총을 맞고 과다출혈로 숨졌다.

탈주범의 자살로 탈주극의 전말이 온통 베일에 가려진 사건도 있다. 살인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박봉선은 역시 살인 혐의로 징역 15년을 받은 신광재, 폭력 초범이었던 김모군과 함께 탈옥을 도모했다. 감옥 쇠창살을 자르고 교도소 담벼락을 넘는 등 세 사람의 탈주 방식은 대범했다.

실사판 쇼생크 탈출? 현실은 달라
탈주범들 대부분 한 달 내 붙잡혀

1990년 12월27일 이들은 감방 창문에 설치된 철책 2개를 쇠톱으로 자르고 사물함으로 쓰던 선반으로 사다리를 만들어 4.5m 높이의 교도소 담을 넘었다. 세 사람의 행각은 이틀 만에 경찰의 감시망에 걸렸다.

박씨와 신씨는 경찰의 포위망이 좁혀오자 탈주 당시 경찰에게 빼앗은 총으로 자살했다. 공범이었던 김모군은 경찰에 연행됐으나 단순 공범 수준이어서 아는 바가 없었다. 두 사람의 자살로 직경 2㎝의 쇠창살이 어떻게 잘렸는지, 어떻게 수시로 복도를 오가는 교도관의 눈을 피했는지 등은 영원히 미스터리로 남았다.

무기수로 수감 중이던 재소자가 귀휴제도를 통해 교도소 밖으로 나갔다가 잠적 후 자살한 사례도 있었다.강도·살인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홍승만은 2015년 4월 귀휴 허가를 받고 나갔다가 연락이 끊겼다.


1962년부터 시행된 귀휴제도는 6개월 이상 복역한 수형자가 형기의 3분의 1이 지나고 교정성적이 우수하면 1년 중 20일 내로 귀휴 허가를 받을 수 있는 제도다. 홍씨가 잠적 8일 만에 유서를 남기고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되면서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대도’ 조세형 탈주사건도 빼놓을 수 없다. 전문털이범이었던 조씨는 부유층과 권력층 집만 골라 털어 대도라는 별명이 붙었다. 조씨의 범행은 피해 사실을 극구 숨기려 드는 피해자들의 행태로 더욱 유명세를 탔다.

1982년 검거된 조씨는 1983년 결심 공판날 구치소로 돌아가기 전 구치감 문을 부수고 복도로 나와 환풍기를 뜯고 탈주했다. 조씨는 탈주 후 다섯 차례나 주택에 몰래 침입해 음식, 현금, 옷가지 등을 훔쳤다. 조씨의 도주극은 장충동 주택가서 그를 발견한 한 청년의 신고로 5일 만에 막을 내렸다.

관련 경찰들
여럿 옷벗어

법원서 탈주를 시도한 일도 발생했다. 2000년 1월 특수강도죄로 14년을 복역한 정필호는 호송버스서 재소자 두 사람을 만나 탈주 계획을 전했다. 정씨는 감방 내 방범창틀을 잘라낸 뒤 화장실 시멘트 바닥에 갈아 날카롭게 만들었다.

정씨는 2차 재판기일이었던 2000년 2월24일 춥다는 핑계로 평소보다 훨씬 많은 옷을 껴입고 흉기를 허리춤에 감췄다. 이후 정씨는 광주지법서 교도관이 수갑을 풀어주자 그 틈을 타 흉기로 교도관을 찌르고 도주했다. 낮에는 서울 지역 야산서 은신하고, 밤에는 도심 부근에 내려와 도피 행각을 벌이던 정씨는 탈주 13일 만에 경찰과 격투 끝에 검거됐다.
 

유치장서 온몸에 연고를 바르고 배식구를 통해 탈주한 사례도 있었다. 2012년 9월 강도·상해 피의자였던 최갑복은 대구동부경찰서 유치장서 경찰이 졸고 있는 틈을 타 탈주했다. 최씨는 연고를 발라 몸을 매끄럽게 만든 뒤 가로 45㎝, 세로 15㎝ 유치장 배식구를 빠져나가 대중을 경악케 했다.

신창원·이낙성 희대의 탈옥
경찰과 대치 자살로 끝내기도

최씨가 배식구를 빠져나오는 데 걸린 시간은 30여초 남짓. 이후 그는 2m 높이의 창문에 매달려 창살 사이를 벌리고 1분 만에 도망쳤다. 최씨의 탈주 행각은 미국 CNN이 뽑은 ‘희대의 탈옥 사건’으로 뽑힐 정도로 기상천외했다.

최씨는 탈주 직전 3번에 걸쳐 예행연습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의 탈주 당시 근무 중이던 경찰관들은 근무소홀 등의 이유로 징계를 받았다. 최씨는 1990년 7월에도 경찰 호송버스 뒤쪽 쇠창살을 뜯고 탈주했다가 이틀 만에 검거된 바 있다.

대부분 재소자들의 탈주가 한 달을 넘기지 못하고 짧게 끝나는 것에 반해 탈주 후 1년6개월 이상 도주해 경찰을 놀라게 한 탈주범들도 있다.

신창원은 1997년 1월 부산교도소를 탈옥한 뒤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경찰을 농락해 ‘희대의 탈주범’으로 불린다. 절도 등으로 소년원과 교도소를 들락거리던 신씨는 1989년 3월 공범과 함께 서울 성북구 돈암동의 한 가정집에 침입, 집주인을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6개월간 수배생활 끝에 같은 해 9월 검거된 신씨는 강도치사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탈주 당시 신씨는 1994년 부산교도소로 이감돼 복역 중이었다. 신씨는 노역작업 중 손에 넣은 작은 실톱날 조각으로 4개월에 걸쳐 화장실 쇠창살을 잘라냈다. 당시 부산교도소는 교회 공사를 위해 교도소 외벽 일부가 철거되고 철제 울타리로 대체된 상태였다.

관리는 허술
제보 결정적

신씨의 탈주는 감방 동료 사전 포섭설, 교도소 묵인설이 제기될 정도로 신출귀몰했다. 신씨는 부산교도소에서 오랜 시간 모범수로 지내고, 15㎏ 이상 감량하는 등 탈주를 위해 치밀한 준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가 외부환기통을 타고 공사장서 주운 밧줄을 이용해 공사장 담을 넘어 교도소를 빠져나가는 데 걸린 시간은 1시간30분 정도였다. 교도소 탈주에 성공한 신씨는 화훼농가에 침입, 옷을 훔쳐 입고 택시를 타고 서울로 잠입했다. 2년6개월에 걸친 도주극의 시작이었다.

신씨는 도주 기간 동안 여러 차례 경찰과 맞닥뜨렸지만 유유히 따돌려 ‘다람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그는 경찰이 쏜 가스총을 맞고도 도주한 적이 있으며, 그 과정서 빌라 5층 높이에서 뛰어내리는 대담성을 보이기도 했다.
 

신씨의 변호사였던 엄상익 변호사는 <신창원 907일의 고백>이라는 책을 통해 그의 탈옥, 검거 순간, 도주 당시 행적 등의 얘기를 담았다. 책에는 신씨가 도주 과정서 다방 종업원, 주유소 종업원 등 15명의 여자들과 동거했으며 절도 행각으로 생활비를 마련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화제를 모았다.


신씨의 도주 행각은 집에 방문한 가스수리공 이모씨의 눈썰미 덕분에 막을 내렸다. 이씨는 한 아파트에 가스레인지 수리를 하러 갔다가 신씨로 보이는 남자를 발견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이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1999년 7월 신씨를 검거하면서 그의 도주극은 끝을 맺었다.

신씨가 검거 당시 입고 있던 화려한 티셔츠가 큰 관심을 받는 등 그는 도주극 내내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신씨는 검거 이후 무기징역 외에 22년3개월의 형을 추가로 언도받고 복역 중이다.

보호감호 도중 치핵 수술을 위해 병원에 입원했다가 탈출해 1년7개월 만에 검거된 이낙성 역시 경찰에게는 악명 높은 탈주범이다. 이씨는 1986년 절도 혐의로 처음 체포된 후 1988년 강도·상해 혐의로 12년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2001년 강도 혐의로 또 다시 체포돼 징역 3년에 보호 감호 7년을 선고받았다.

2004년 1월부터 청송감호소서 보호 감호를 받던 이씨는 2005년 4월 경북 안동시 한 병원에 입원했다가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탈주했다. 이후 그는 지하철 2호선 사당역 근처에 내린 후 종적을 감췄다.

이씨가 1년7개월간 자취를 감춘 사이 청송보호소 보안과장이 직위 해제됐고, 이씨의 탈주에 협조한 친구 염모씨가 구속됐다. 또 극히 열악한 수용환경과 이중처벌 논란이 있었던 청송보호감호소가 폐쇄되기도 했다.

경찰은 2005년 6월 전국 10개 경찰서에 이낙성 수사 전담반을 추가 편성했다. 그 이후에도 4개월 이상 도피행각을 벌인 이씨는 같은 해 10월 서울 영동병원에서 체포됐다. 이씨는 검거 당시 윗니 몇 개가 완전히 빠졌고 아랫입술, 턱 등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한 상태였다.

이씨는 ‘정종철’이라는 가짜 이름을 대는 등 신원을 밝히지 않고 있다가 도주했다. 병원 관계자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근처 은행 지점 앞에서 이씨를 체포했다.

목숨 건 도주
허무하게 막 내려

사망설, 중국 밀항설 등 갖가지 소문이 돌 정도로 철저히 숨어있던 이씨의 도주는 그렇게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이씨는 도주 기간 동안 인력시장을 찾아가 중국집 등에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검거 이후 “도주한 것을 후회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최장기 탈옥수' 신창원은 지금?

‘최장기 탈옥수’신창원의 근황이 화제다. 탈주범들은 대부분 탈주 후 한 달 이내에 경찰에 검거되거나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그와 비교하면 신씨의 2년6개월간 도주 행각은 기함할 수준. 신씨가 도주 기간 동안 움직인 거리는 4만㎞에 달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4만㎞는 서울과 부산을 약 50회 왕복한 만큼의 거리다.

그의 탈옥으로 수많은 경찰들이 옷을 벗었다. 경찰은 신씨를 검거하기 위해 헬리콥터를 띄우고 전경을 동원하는 등 총력을 다했으나 번번히 눈앞에서 놓치면서 망신살을 샀다.

신씨가 부산교도소를 탈주했던 1997년부터 가스수리공의 제보로 1999년 검거되기까지 전국이 들썩일 정도로 그에 대한 관심이 컸다. 신씨가 체포 당시 입고 있던 화려한 빛깔의 티셔츠가 대중 사이에서 유행할 정도였다.

신씨는 재검거 된 후 항소심에서 22년6개월형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그는 교도소에서 모범적으로 생활하며 지난 2004년에는 고입검정고시에 합격하기도 했다. 이전까지 신씨의 학력은 중학교 중퇴였다.

신씨는 국가와 교도소장 등을 상대로 4건의 소송을 제기한 적도 있다. 당시 모든 소장을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려져 놀라움을 자아냈다.

2009년 신씨는 자신이 작성한 편지 12통의 발송이 불허되자 교도소장을 상대로 서신발송 불허처분 취소와 300만원의 손해배상금 지급을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보다 앞서 신씨는 교도소 내 수용자 인성교육의 문제점을 담은 신문기고용 서신 발송이 불허되고 외부 서신 2통을 받지 못한 데 대해 정보비공개 처분취소와 손해배상금 150만원을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두 건의 행정소송은 신씨가 취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 취하의 이유는 뚜렷하게 알려진 바가 없다.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는 승소를 하기도 했다. 신씨는 “교도소에서 기자 접견을 막고 편지를 외부로 보내주지 않아 피해를 봤다”며 2008년 국가를 상대로 300만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은 대법원까지 갔다. 1·2심 재판부는 신씨의 정신적 고통을 인정해 일부 승소 판결했고, 대법원은 “소액사건에서는 원심 판결이 대법원 판례에 위배될 때 상고할 수 있는데 원심이 대법원 판례에 상반되는 판단을 했다고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들어 100만원을 지급하라는 원심을 확정했다.

이와 별개로 신씨가 수감생활 중 디스크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도 500만원을 지급하라는 1·2심 재판부의 판결이 있었다.

국가 등을 상대로 한 소송으로 세간을 깜짝 놀라게 한 신씨는 2011년 11월 독방에서 자살을 기도해 또 한 번 대중의 입에 오르내렸다. 신씨는 11월18일 새벽 4시10분경 교도소 독방에서 고무장갑으로 목을 졸라 자살을 기도했다. 당시 신씨가 머물던 독방에서는 ‘죄송합니다’라는 글이 발견되기도 했다. 정확한 자살 기도 원인은 공개된 바 없지만 부친의 사망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한동안 조용하던 신씨의 근황은 뜻밖에도 이해인 수녀를 통해 전해졌다. 이해인 수녀는 지난 4월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신씨와 연락하며 지낸다고 말했다. 이해인 수녀는 “(신씨가) 시의 매력에 빠져있다더라.다섯 편을 쓰면 제게 보내겠다고 해서 격려해줬다”고 전했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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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