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상처, 이렇게 하세요!

초기 응급치료가 중요한 ‘화상’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화상’ 질환으로 인한 건강보험 지급자료를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진료인원은 2009년 45만4068명에서 2014년 50만5278명으로 연평균 2.2% 증가했고, 총 진료비는 2009년 914억원에서 2014년 1,265억 원으로 연평균 6.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흐르는 찬물에 화상 부위 재빨리 식혀야
소주, 치약 등 잘못된 민간요법 주의

2014년 기준으로 연령대별 진료인원 구성비율을 보면 9세 이하가 16.9%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건강보험적용인구 10만명당으로, 9세 이하가 1881명으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약 2배 정도 진료인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응급의학과 정상원 교수는 화상 환자 중 9세 이하 어린이가 많은 이유에 대해 “어린이의 경우 피부의 두께가 성인보다 얇은 해부학적, 생리학적 특성이 있다.

또한 호기심이 왕성한 데 비해, 신체조절 기능이 성인에 비해 미숙하고, 판단력 및 사고 발생 시 대처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성인에 비해 사고의 위험성이 높다. 특히 보호자의 한순간의 부주의에도 쉽게 화상이 발생할 수 있다. 더불어 핵가족 및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아이를 지켜보지 못하는 환경 등이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화상을 입히는 원인이다”라고 말했다. 9세 이하를 0세, 1~4세, 5~9세로 나누어 살펴보면 1~4세의 비중이 67.7%(2014년)로 가장 많았다. 이와 관련하여 정상원 교수는 “영·유아의 경우 기거나 걷기 시작하면서 본능적으로 물건을 손으로 잡으려 하기 때문에 아이가 뜨거운 것을 만지지 못하도록 미리 예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9세 이하 비중 높아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응급의학과 정상원 교수는 화상의 원인, 치료법, 예방 및 관리요령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화상은 생체 특히 피부 및 피부의 부속기(손, 발톱이나 털)와 눈 등의 단백질이 열전도를 포함한 다양한 원인에 의해 변성 또는 응고되어 세포가 괴사되는 현상으로 손상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화상은 전체 표면적의 15% 이상에서 전신증상이 나타나고, 40% 이상에 이르면 생명의 위험이 있다. 


화재사고나 가스 폭발 등의 불꽃에 의한 화염화상은 상처가 깊으면서 호흡기관에 손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며, 뜨거운 액체(물이나 수증기 및 식용유 및 글루건 등)에 의한 열탕화상의 경우 아동이나 노인이 주로 입게 된다. 또한 전류가 몸에 감전되면서 발생하는 전기화상은 고압전류뿐 아니라 가정에서 사용하는 낮은 전압에서도 화상을 입을 수 있으며,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기도 한다.

이밖에 뜨거운 철판이나 냄비, 다리미, 전기장판 등에 피부가 장시간 노출되면서 발생하는 접촉화상이 있을 수 있으며, 산 또는 알칼리나 일반 유기 용매제의 접촉에 의해 일어나는 화학화상도 있을 수 있다. 여름에 흔하게 발생하는 일광 화상과 특별한 방사성물질에 노출되는 경우에도 화상이 발생할 수 있다.
화상의 정도는 온도 등과 그 작용시간에 따라 다르지만, 국소에 생기는 변화는 다음 4단계로 구분한다.
1도 화상은 표피층만 손상된 상태로 화상을 입은 부위에 홍반이 생긴다. 이 때 약간의 통증과 부종이 생기며 이러한 증상은 약 48시간 후에 거의 없어진다.
2도 화상은 1도 화상보다 더 깊은 조직 손상을 입는 것으로 끓는 물이나 섬광, 화염, 기름 등에 의해 생기며 표피 전부와 진피의 일부를 포함하는 화상이다. 2도 화상의 대부분은 물집이 생기고, 피하조직의 부종을 동반하게 된다. 때로 심재성 2도 화상의 경우 통증을 느끼지 못하고, 압력만 느끼는 상태가 된다.
3도 화상은 화염, 증기, 기름, 화학물질, 고압 전기에 의해 생길 수 있다. 표피, 진피의 피부 전 층에 손상이 발생된 상태로 조직괴사가 심해 부종이 심한 편이지만 오히려 통증은 별로 없다.

4도 화상의 경우는 피하지방층과 근육층 심지어 뼈까지 손상을 받게 되는 경우를 말하며, 탄화되는 경우에 해당된다. 대부분의 경우 국소적으로는 깊이에 따라 색상의 변화나 흉터와 구축 등의 운동 장애를 남길 수도 있다. 드물게 전신적인 심한 화상의 경우는 정상적인 피부를 통해 손실되는 수분 양의 약 20여배까지 수분 손실이 오기 때문에 쇼크에 빠질 수도 있으며 혈중 이온의 농도가 증가되고, 심한 경우 혈액의 점도가 증가하고, 심장 기능이 떨어져 순환혈액량을 감소시켜 콩팥 등 다른 장기의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동시에 몸에서 많은 열을 빼앗아 심한 경우 저체온증에 빠지게 된다. 또한 피부 방어막의 소실과 면역기능의 약화로 세균의 침입이 쉽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심한 경우 패혈증을 일으키기도 하고 흡입화상을 입는 환자의 경우 만성기관지염이나 기관지 협착증이 생길 수도 있다.

각별한 주의 필요

초기에는 화상의 피해를 최소로 줄이는 것이 중요하며 상처 회복을 촉진시키고, 통증을 줄이며 감염을 예방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반면에 후기에는 흉터, 기능장애, 구축 등의 후유증을 줄이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뜨거운 물에 젖은 옷, 화학물질에 노출된 옷 등은 가위로 빨리 제거해야 한다. 달라붙는 옷은 씻으면서 제거한다. 멸균한 거즈에 생리식염수를 섭씨 12도 정도로 냉각시키거나 흐르는 찬물에 화상 부위를 충분히(15~ 20분) 식히되, 화상 부위가 넓은 경우에는 저체온증에 빠질 수 있으므로 몸 전체를 담그지는 말도록 하고, 얼음을 직접 화상 부위에 대는 것은 피부에 손상을 입힐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화상을 입고 나면 부종이 생기므로 화상 부위를 식힌 후 조이는 옷이나 장신구는 제거하여 혈액 순환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소주, 치약 등의 민간요법은 화상 상처에 효과가 있다고 증명된 바가 없고, 때로는 상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하며, 연고를 바르고 병원에 오게 되면 연고를 닦아 내기 위해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 물이나 자극성이 적은 비누로 먼저 깨끗이 씻고 잘 건조시켜 화상 부위를 깨끗하게 하고 건조한 시트로 덮어주는 것이 좋으며 이 경우 환부에 공기가 닿으면서 생기는 통증을 줄일 수가 있다. 그러므로 깨끗한 천이나 붕대로 화상 부위를 감싼 후 병원에 방문하는 것이 좋으며 붕대는 너무 조이지 않게 감아야 혈액순환을 유지할 수 있다.

물집은 터트리지 말고, 필요시 무균적으로 제거해야 하며, 감염에 유의하도록 한다. 통증이 심한 경우 소염 진통제를 복용해도 되며 이미 터진 수포라면 소독 후 항생제 연고를 바르는 것이 좋다. 후기 치료에는 피부의 원활한 기능이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보습제를 바르도록 한다. 화상을 입은 피부는 과색소화가 생길 수 있는데, 정상 피부색이 돌아올 때까지 약 1년 정도는 SPF(skin protection factor)15 이상의 자외선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회복기에 활동을 많이 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화상 상처 부위에 흔히 가려움증이 생기는데, 보습제를 바르거나 헐렁하고 부드러운 면 소재 옷을 입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심한 화상은 신체적인 문제 외에도 환자 본인이나 가족에게 심리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위 사람들이 적절한 정서적 지지와 적절한 정신적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사고 예방을 위한 노력은 아무리 주의를 해도 부족한 경우가 많다. 불을 사용할 때 부주의하지 않도록 조심하며, 아이들이 닿지 않는 높이에서 사용하고, 뜨거운 물을 다룰 때는 특히나 조심해야 한다. 주거지의 벽지, 아이들 잠옷 등은 불에 잘 타지 않는 것으로 하며, 주거지 내에서는 되도록 흡연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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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