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안 쇼크> 공포의 화학물질 CMIT/MIT '대해부'

가습기에 놀란 가슴, 치약 보고 더 놀란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가습기 살균제 사용으로 산모, 영유아 등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 큰 충격이 일었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은 일상에서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하던 생활용품 속 화학물질이 살인무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전 국민에게 각인시켰다. 정부의 안일한 대처와 허술한 화학물질 관리시스템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대책이나 규제는 여전히 요원한 상황이다. 그 와중에 시중에 유통 중인 치약에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인 CMIT/MIT 성분이 발견돼 식약처에서 회수 조치하는 일이 일어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이하 환노위) 소속 정의당 이정미 의원이 가습기 살균제 원료물질인 CMIT(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과 MIT(메칠이소티아졸리논)가 메디안, 송염 등 치약에 함유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아모레퍼시픽이 미국 식약청에 일반의약품으로 인정받기 위해 제출한 자료와 제품리스트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 원료를 미원상사로부터 납품받았다.

가습기 공포
치약까지 번져

문제가 된 치약제품은 메디안 후레쉬포레스트 치약, 메디안 후레쉬마린 치약, 메디안 바이탈에너지 치약,본초연구잇몸 치약, 송염본소금 잇몸시린이 치약, 그린티스트 치약, 메디안 바이탈액션 치약, 메디안 바이탈클린 치약, 송염청아단 치약플러스, 뉴송염오복잇몸 치약, 메디안 잇몸 치약 등 11종이다.

CMIT/MIT는 가습기 살균제처럼 살균 용도로 쓰이기도 하고 곰팡이나 박테리아 증식을 억제하는 보존제로도 쓰인다. 우리나라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서 치약용으로 사용을 금지한 바 있다. 환경부에서도 2012년 유독물로 지정했다.


CMIT/MIT는 샴푸나 비누, 면도크림, 섬유유연제 등 생활용품에 허용된다. 이 용품들의 공통점은 모두 물에 완전히 씻어내는 제품이라는 것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의 <생활화학용품 함유 유해화학물질 건강영향 연구Ⅱ>에 따르면 가습기 살균제 ‘가습기 메이트’의 원료인 CMIT/MIT는 변기 세정제·페인트 용도로 사용시 공기 중으로 노출돼 알레르기성 피부염, 안면발진, 비염, 기침 및 호흡곤란 증세 등이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이 물질의 치약 제품 사용을 금지한 이유는 삼켰을 때 폐에 손상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생산·판매업체가 제품에 들어가는 성분의 위해성을 몰랐다는 사실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치약과 구강세척용으로 들어가는 화학제품인 MICOLIN S490을 생산하는 미원상사가 방부제로 사용된CMIT/MIT를 치약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조차 몰랐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미원상사뿐만 아니라 치약을 생산하고 판매한 아모레퍼시픽 역시 이 사실을 몰랐다고 꼬집었다.

식약처 뒤늦게 문제 제품들 회수
안일한 대처 허술한 관리 시스템

앞서 식약처는 지난달 26일 문제가 된 아모레퍼시픽 치약 제품 11종을 회수한다고 밝혔다. 이들 제품에서는 CMIT/MIT가 0.0022∼0.0044ppm 검출됐다.

식약처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CMIT/MIT 사용에 제한이 없으며 유럽에서도 위해평가 결과에 따라 구강점막 등에 사용하는 씻어내는 제품류에 15ppm까지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회수된 제품 내에 잔류될 수 있는 양은 0.0044ppm으로 유럽 기준과 비교할 때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것.

또한 유럽소비자과학안전위원회(SCCS)의 위해평가 결과에 따르면 치약에 CMIT/MIT가 15ppm 함유돼 있을 경우, 하루 치약 사용량 중 잔류량이 모두 흡수되더라도 인체에 안전한 것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식약처는 미국, 유럽 등과는 달리 국내에서는 벤조산나트륨, 파라옥시벤조산메틸 및 파라옥시벤조산프로필 3종만을 규정하고 있어 아모레퍼시픽 제품이 법규 위반 품목에 해당되기 때문에 회수 조치를 하게 됐다고 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허가된 물질 외에 다른 성분이 첨가되면 약사법 등에 의해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
 

식약처는 미원상사의 원료를 사용한 다른 제품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이 의원은 미원상사가 CMIT/MIT물질이 함유된 12개 제품을 치약, 구강청결제, 화장품, 샴푸 등으로 제작해 국내외 30개 업체에 납품했다고 밝혔다.

이에 식약처는 화장품, 의약외품 등 씻어내는 제품에는 15ppm까지 사용이 가능하다고 했다. 식약처는 미원상사의 공급내역을 근거로 제조업체에 대한 추가적인 법규 위반 여부를 점검할 계획이다. 아울러 문제가 된 제품은 구매시기, 사용여부, 영수증 소지 여부 등에 상관없이 가까운 대형마트 또는 아모레퍼시픽 고객상담실을 통한 교환과 환불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아모레퍼시픽은 공식사과문을 내고 진화 조치에 나섰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원료사로부터 납품받은 소듐라이룰셀페이트(SLS) 내에 CMIT/MIT 성분이 극미량 포함된 것을 확인했다”며 “원료 매입 단계부터 철저히 관리하지 못하고 부적절한 원료를 사용한 것에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모든 제품에 대해 원료 관리를 비롯한 생산 전 과정을 철저히 점검해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식약처와 아모레퍼시픽의 해명·사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불안은 여전하다. 가습기 살균제 사용으로 사망하거나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수천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정부와 생산·판매업체가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현행법 위반
인체에 무해?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기도 손상, 호흡 곤란, 기침, 급속한 폐손상(섬유화) 등 폐손상증후군이 일어나 영유아, 아동, 임신부, 노인 등이 사망한 사건이다.

가습기 살균제가 처음 출시된 것은 1990년대지만 그로 인한 폐손상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사망사건은 2011년 4월부터 알려지기 시작했다. 2011년 4월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실에 폐섬유화를 동반한 호흡부전을 주 증상으로 하는 중증 폐렴 임산부 환자들이 입원했다.

폐섬유화는 여러 가지 원인을 통한 염증 과정을 거치면서 호흡을 담당하는 폐세포가 호흡할 수 없는 상처조직(섬유조직)으로 변해버린 상태를 말한다. 서울아산병원은 사안의 심각성을 느끼고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에 신고, 조사를 요청했다.

3개월 뒤인 8월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가습기 살균제가 원인미상 폐손상 위험 요인으로 추정된다는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질본은 최종 인과관계가 확인될 때까지 가습기 살균제 사용과 출시를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복지부와 질본은 11월이 돼서야 역학조사와 동물흡입실험 결과,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 PGH(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의 흡입 독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후 복지부와 질본은 옥시레킷벤키저와 롯데마트·홈플러스 등에서 파는 6가지 제품 수거에 나섰다.

이후 복지부는 가습기 살균제를 의약외품으로 지정해 관리하는 내용의 ‘의약외품 범위 지정’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했고 12월 의약외품으로 분류했다. 복지부의 행정예고 전까지 가습기 살균제는 공산품으로 분류, 정부 관리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의약외품으로 분류되면 식약처의 허가·관리를 받아야 한다.


2012년 1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하고 유통한 업체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하기에 이른다. 피해자 유가족들은 제조·판매업체에 대해서는 제조물 책임법을, 국가를 상대로는 국가배상법에 근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같은 해 2월 질본은 동물실험 결과 CMIT/MIT 성분은 폐 손상의 원인이 아니라는 결과를 내놓는다. 이 때문에 이를 주성분으로 한 애경의 가습기 메이트는 검찰수사 대상서 제외됐다.

살균제 사태
여전히 진행형
 

복지부에 의해 가습기 살균제의 독성이 확인되고 제품 수거 명령 및 판매 중단 조치가 내려졌지만 기업에 대한 제재 조치는 미미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12년 가습기 살균제가 안전하다고 허위로 표시한 제조사 옥시레킷벤키저와 홈플러스 등 4곳에 과징금 5000여만원을 부과한 게 전부였다. 그나마도 롯데마트는 과징금 없이 경고 조치만 했다.

그러자 2012년 8월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다 사망한 피해자 유족들이 살균제 제조업체를 과실치사 혐의로 고발했다. 당시 고발 대상은 옥시레킷벤키저, 롯데마트, 홈플러스, 이마트 등 17개 업체였다.
 

정부 차원서 피해자에 대한 지원이 구체화된 건 2013년 6월에 이르러서다. 정부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를 지원하는 피해구제기금을 설치하고 환경부에 피해대책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의 법률안이 논란 끝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상정된다.


같은 해 8월 정부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의 의료비를 지원하기로 결정한다. 부담이 큰 의료비를 정부가 먼저 지원하고 나중에 원인 제공 기업에 구상권을 행사하기로 한 것이다.

2013년 12월에는 당시 환경부 윤성규 장관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을 만나 “유감이며 안타깝다”는 심경을 전했다. 2011년 4월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불거진 이후 주무부처인 환경부 장관이 피해자를 직접 마주한 것은 처음이다.

호흡부전에 급속한 폐섬유화
영유아·임신부·노인 치명적

이후 2014년 8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유족들은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 국내에 유통한 업체를 살인 혐의로 고소했다. 하지만 법원은 지난해 1월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 질환으로 사망한 피해자들에 대해 국가가 배상할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가습기 살균제에 일부 유해한 화학물질이 사용된 것은 인정되지만 국가가 이를 미리 알았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지난해 9월에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 피해자들이 가장 큰 문제를 일으킨 레킷벤키저사 영국 본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검찰은 올해 4월이 돼서야 사망 원인이 된 폐 손상을 유발하는 제품군을 4개로 압축해 해당 제품의 제조·유통업체를 본격적으로 조사하기로 결정했다.

수사팀은 연구 및 조사를 통해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옥시),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롯데마트PB), 홈플러스 가습기 청정제(홈플러스PB), 세퓨 가습기 살균제(버터플라이이펙트) 등 4개 제품이 폐 손상을 유발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리고 옥시레킷벤키저 인사 담당 상무를 불러 조사를 시작했다. 제조사 임원에 대한 첫 소환조사였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뒤늦게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 롯데마트는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 큰 고통과 슬픔을 겪은 피해자 여러분과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관련 보상 재원으로 100억원 정도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홈플러스는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대단히 죄송하며 피해자들의 아픔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검찰 수사 종결 시 인과관계가 확인된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 협의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낸 옥시의 경우는 지난달 21일(현지시각) 책임을 인정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레킷벤키저 최고경영자 라케시 카푸어는 영국 본사를 방문한 국회 ‘가습기 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들과 피해자 가족들을 만난 자리서 사과와 함께 이같이 밝혔다.

카푸어 CEO는 “이번 일로 인해 많은 가정에 아픔과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초래한 것을 인정하며 특히 영유아 피해자들과 부모들이 겪은 고통과 상실감에 대해 매우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 옥시 레킷벤키저의 배상을 지원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사과했지만…
피해 보상은?

지난달 29일에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한 첫 형사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2부는 수뢰 후 부정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서울대 수의과대학 조모 교수에게 징역 2년과 벌금 2500만원, 추징금1200만원을 선고했다. 조 교수는 가습기 살균제와 폐 손상 사이에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거짓 내용이 담긴 연구 보고서를 만들고, 옥시 측을 통해 수사기관에 유리한 증거로 내게 한 혐의로 지난 5월 구속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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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