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15>

새 철길 따라 돈이 보인다


실수요자가 내 집 마련 시 가장 중요시하는 요인은 교통환경이다. 역세권 아파트는 편리한 교통에 역을 중심으로 발달된 상업시설 이용이 용이해 경기불황에도 인기가 높다. 특히 유류비 상승에 따라 대중교통 이용자가 늘면서 역세권 단지는 실거주와 투자의 일석이조 효과도 누릴 수 있는 알짜 단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올 수도권 5개 전철노선 개통…신역세권 주목
상업시설 접근 용이 “경기불황에도 인기 높아”

올해 수도권에 새롭게 개통될 5개의 전철노선이 대부분 교통시설이 열악한 지역에 신설되는 만큼 역세권 입지를 갖추게 돼 가격 상승이 기대된다. 지방에서는 부산지하철 4호선이 개통 예정이다. 2011년 개통 예정인 노선 주변 분양 예정 단지를 분석하고 역세권 부동산 투자 요령에 대해서 알아보자.

선릉~왕십리
[분당선 2단계 구간]

올해 12월 개통 예정인 분당선 연장선 2차 구간인 선릉~왕십리 구간은 강남구 삼성동, 청담동 및 성동구 행당동 과 왕십리동 일대가 수혜지역으로 꼽힌다. 성동구 하왕십리동에는 그 동안 분양 시기가 지연됐던 왕십리뉴타운 첫 분양이 예정돼 있다. 가장 먼저 분양되는 곳은 왕십리뉴타운 2구역이다. GS건설, 현대산업개발, 대림산업, 삼성물산이 공동 시공해 1148가구 중 80~195㎡ 510가구를 3월 일반분양할 계획.

1구역은 현대산업개발, GS건설, 대림산업, 삼성물산이 공동 시공해 172가구 중 83~179㎡ 600가구가 6월 일반 분양할 예정이다. 3구역은 삼성물산, 대우건설 공동 시공을 2101가구 중 79~231㎡ 836가구가 8월 일반 분양될 계획이다. 내부순환도로와 강변북로 등 도로 진입이 수월하고 서울 각 지역으로 연결되는 버스 노선 역시 풍부해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다. 1구역 및 2구역 일부 층에서는 청계천 조망이 가능하며 이마트(청계천점)와 홈플러스(동대문점) 등 대형마트가 인접해 생활 여건이 뛰어난 편.

서울지하철 2·5호선, 중앙선 및 분당선 환승역인 왕십리역이 걸어서 10~15분 거리다. 행당동 155의 1번지 일대에는 포스코건설이 113~193㎡ 495가구 주상복합 분양을 3월로 예정하고 있다. 사업부지는 한양대 바로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으며 단지 남쪽에는 중랑천이 자리해 조망권이 확보된다. 차량으로 5분 정도면 서울숲 이용도 가능하며 왕십리역이 걸어서 10분 거리다.

이밖에 SK건설이 5월에 강남구 역삼동 716의 1번지 개나리5차를 재건축해 240가구 중 112~159㎡ 46가구를 일반분양할 계획이다. 10월에는 현대산업개발이 역삼동 709번지 성보를 재건축해 400가구 중 83~147㎡ 25가구를 일반분양할 예정. 도성초등, 진선여중, 진선여고 등의 학군이 인접해 있으며 서울지하철 2호선 및 분당선 환승역인 선릉역이 걸어서 5분이면 이용 가능하다.

죽전~기흥
[분당선 4단계 구간]

분당선 연장선 4차 연장 구간은 죽전~기흥까지 연결된다. 용인시 보정동을 비롯해 신갈동 등이 수혜 예상 지역이며 기흥역에서 용인경전철(구갈역)로도 환승이 가능하다. 개통 예정 시기는 12월 예정.

포스코건설은 용인시 신갈동 86번지 신갈주공을 재건축해 612가구 중 83~172㎡ 51가구를 3월 일반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 주변에 관곡초등, 산양초등, 구갈중, 기흥중, 신갈중, 기흥고 등 학군이 밀집해 있어 교육 여건이 우수하다. 수원C.C 조망이 가능하고 신갈인터체인지를 이용, 경부고속도로 진입도 수월하다. 분당선 연장선 면허시험장역이 걸어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동원시스템즈는 용인시 신갈동 58번지 일대 218가구를 하반기에 분양할 계획이다. 신갈오거리와 접해있고 수원인터체인지를 이용해 경부고속도로 진입이 편리하다. 신갈초등이 단지 맞은편에 위치해 있고 인근에 기흥중, 상갈중, 신갈중, 신갈고 등 학군이 잘 갖춰져 있다. 경기도 박물관 및 백남준 아트센터 등도 가까이 위치해 있어 교육환경이 좋다. 분당선 연장선 및 용인경전철 환승이 가능한 기흥역이 걸어서 15분이면 이용이 가능하다.

정자~강남
[신분당선 ]

정자~강남으로 이어지는 신분당선이 올 9월에 개통되면 분당의 강남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다. 정자에서 강남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15분 정도로 판교역은 신도시 판교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건설은 판교신도시 C1-2블록에 주상복합아파트 142가구를 상반기 중 분양할 예정이다. 보평초등, 보평중, 보평고를 걸어서 통학이 가능하고 분당선 서현역 주변 편의시설 이용이 가능하다. 신분당선 판교역과 인접한 역세권 단지로 상업지구와 접해있어 다양한 상권 이용도 편리하다.


오이도~송도
[수인선]

수인선은 오이도에서 송도를 연결하는 11㎞구간이 내년 말에 1차 개통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경기 시흥시 월곶동, 인천 논현·송도동 등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시흥 월곶동 ‘풍림아이원 1~4차’, 인천 고잔동 ‘한화꿈에그린월드에코메트로’등이 각 역과 가까운 단지로 꼽힌다.
월곶동 풍림아이원은 2560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2002년 입주했다. 109㎡형이 2억5000만원선에서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소래역과 가까운 인천 한화꿈에그린월드에코메트로는 2009년 입주한 새 아파트로 109㎡형이 3억5000만원선이다.

구갈~에버랜드
[용인경전철]

용인경전철은 교통 사각지대인 구갈에서 에버랜드까지 운행되는 전철로 하반기부터 운행될 예정이다. 특히 분당선 연장구간(기흥역)과 환승이 가능해 강남 진입이 한층 수월해질 전망이다.

두산중공업은 용인시 삼가동 187번지 일대 112~182㎡ 1293가구 대단지를 7월 분양할 계획이다. 용인시청과 바로 접해있으며 용인세브란스병원, 이마트(용인점) 등이 가까이 위치해 있어 생활여건이 편리하다. 용인경전철 삼가역이 걸어서 8분 거리.

실거주와 투자 일석이조 효과
분양 단지 철저하게 분석해야

우남건설은 용인시 역북동 256의 3번지 일대에 110~172㎡ 919가구를 상반기에 분양할 계획이다. 용인초등, 용인중, 용인고 등 걸어서 통학 가능한 학군이 밀집해 있으며 용인경전철 김량장역이 걸어서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서해종합건설은 용인시 중동 도시개발사업 A2-3블록에 109~142㎡ 236가구를 2월 분양할 계획이다. 산 15번지 일대 850가구도 상반기 중 분양할 계획. 단지 동쪽으로 동백지구가 자리하고 이마트(동백점), 롯데시네마 등의 편의·문화시설이 근거리에 위치해 있다. 용인경전철 어정역이 걸어서 8~10분 거리.


의정부시내 관통
[의정부경전철]

의정부 경전철은 총 11㎞ 규모로 의정부 시내를 C자형으로 관통한다. 회룡역에서 전철 1호선과 연결돼 서울 접근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회룡역 인근에는 지난 2003년 입주한 ‘신일유토빌’의 단지 규모가 가장 크다. 전체 1432가구로 구성됐으며 82㎡형이 2억3000만~2억7000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또 새말역과 경기도 제2청사역 인근에도 600여 가구 규모의 아파트단지가 있다. 3.3㎡당 매매가는 800만~900만원 수준이다.

인천공항~서울역
[인천국제공항철도]

지난해 12월29일 인천공항과 서울역을 잇는 인천공항철도가 개통했다. 그 중 미개통역인 공덕역은 올해 말 개통 예정이다. 현대산업개발이 서울 마포구 신공덕6구역을 재개발해 195가구 중 79~142㎡ 71가구를 4월에 분양할 계획이다. 부지 동쪽으로 효창공원이 인접해 있고 공덕초등과 동도중이 걸어서 10분 내외면 통학이 가능하고 신촌세브란스병원 및 현대백화점(신촌점) 이용이 편리하다. 인근에 아현뉴타운이 인접해 있어 간접적인 수혜도 기대할 수 있다. 공덕역이 걸어서 5분 거리.


미남로터리~안평
[부산지하철 4호선]

지방에서는 미남로터리에서 안평을 잇는 부산지하철 4호선이 현재 시운전에 들어간 상태로 올 3월 개통 예정이다. 현대산업개발은 부산 동래구 명륜동 명륜3구역을 재개발해 1420가구 중 92~195㎡ 1043가구를 3월에 분양할 계획이다. 단지 뒤편으로 동래사적공원이 인접해 있고 롯데백화점(동래점)이 걸어서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단지 가까이 명륜초등, 동래중, 부산중앙여고, 동래고 등 학군이 위치해 생활 및 교육 여건이 좋다. 부산지하철 1호선 동래역이 걸어서 3분, 4호선 수안역이 걸어서 10분이면 이용 가능하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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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장동혁 옹립의 정치학

‘벼랑 끝’ 장동혁 옹립의 정치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구 친윤(친 윤석열)계 핵심으로 분류됐던 윤한홍 의원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장 대표는 흔들리면서도 흔들리지 않는다. 이들의 공개 갈등엔 ‘옹립의 정치학’이 숨어 있다. 특정 세력이 정변을 일으키거나 지도자 교체를 시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지도자 옹립이다. 그 과정에서 정치적 정당성·생존 본능이 적절하게 조화해야 한다. 그래서 복잡한 조건이 가미된다. 지도자 옹립을 위한 조건으로는 대체로 ▲적절한 상징성 ▲새 기득권이 될 주도 세력과의 조화 ▲지도자의 약한 권력 의지 등을 들 수 있다. 아무나 못 갖는 지도자 조건 이 중 가장 어려운 숙제는 ‘지도자의 약한 권력 의지’라고 할 수 있다. 새 지도자가 자신의 정치적 의지를 강하게 밀어붙이면, 새 기득권 세력과의 충돌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새 지도자는 자신의 생존을 도모해야 한다. 생존 본능은 강한 권력 의지로 연결된다. 자신만의 새로운 비전을 실천하려는 정치적 의지가 강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자신을 옹립한 주도 세력과 마찰한 사례는 역사적으로 빈번하다. 왕은 왕권을 강화하려고 했고, 귀족은 이를 막으려고 했다.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왕과 귀족은 끊임없이 정치적 다툼을 벌였다. 이 때문에 많은 왕이 교체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옹립된 지도자는 대체로 권위가 약하다. 옹립된 지도자는 지배 질서가 규정한 정통성이 약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옹립되는 과정 자체가 지도자로선 주도 세력에게 빚을 진 격이 되는 사례도 많다. 조선 태종은 정변을 일으켜 아버지를 몰아낸 후 즉위했다. 태종은 태조의 다섯 번째 아들이었다. 적장자 승계를 중시하는 유교 질서에선 도저히 후계자가 될 수 없었다. 하지만 태조는 막내아들을 세자로 책봉하는 악수를 뒀고, 사병을 혁파하려고 했다. 새 질서를 왕이 직접 부정하는 사태가 발생했고, 기득권 세력의 기반을 침범하려고 한 것이다. 태종은 적장자 대접을 받던 형 정종을 세자·왕으로 옹립한 후 형의 양자로서 왕위를 승계해 질서를 지키는 모양새를 갖췄다. 제1차 왕자의 난에서 주축은 주도 세력이 동원한 사병이었는데, 태종은 이들에게 빚을 진 셈이다. 하지만 그는 주도 세력 중 상당수를 정계에서 일시 퇴출시킨 후 사병을 혁파했다. 자신과 왕조의 생존을 유지하기 위한 안전판을 확실하게 확보한 것이다. 경제적 이권까지 거둬들이려고 해선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 태종은 공신들이 저지르는 각종 비행을 적당한 선에서 눈감아줬다. 태종의 킹메이커 하륜은 도성 안에 조성된 신덕왕후의 능이 이장되자, 주변의 좋은 땅을 선점하기 위해 사위들을 동원했다. 하륜에겐 지금도 유능한 신하·부정부패의 상징이란 평가가 함께 따라다닌다. 조선 중종도 형 연산군 폐위 이후 옹립된 임금이었다. 엉겁결에 왕위에 올라 큰 빚을 졌기 때문에 중종은 공신들을 통제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핵심 공신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병사했다. 이후 중종은 조광조·김안로 등 대리인을 내세웠다가 토사구팽하는 정치술을 반복했다. 너무 유능해도, 너무 무능해도 안 된다 출마설 도는 주호영·윤한홍의 장 직격 조광조 일파는 중종이 한밤중에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숙청됐다. 김안로는 아들의 초례가 예정된 날 체포됐다. 주도 세력으로선 왕이 너무 유능하거나 정치에 밝으면 곤란하다. 그렇다고 너무 무능하거나 막 나가도 안 된다. 지나치게 막 나가서 폐위된 대표적인 왕은 고려 충혜왕이었다. 충혜왕은 아버지 충숙왕이 양위해서 즉위했다. 당시 고려 왕은 원나라 사신이 하루아침에 폐위해 귀양을 보낼 수 있을 정도로 권위가 없었다. 고려 친원파의 권력은 왕보다 더 강했다. 그리고 고려엔 원나라 제2황후 기황후의 오빠 기철이 있었다. 고려 왕은 정상적으로 즉위하더라도 원나라·친원파가 사실상 인준해야 왕 노릇을 할 수 있었다. 즉위하는 임금마다 옹립된 지도자나 다름없었다. 충혜왕은 즉위 후 아무나 성폭행하는 기행을 저질렀다. 성폭행 대상 중엔 서모 경화공주도 있었다. 이 사실은 원나라 사신에게도 알려졌다. 결국 충혜왕은 폐위돼 귀양 가던 중 사망했다. 한편으로 충혜왕은 폭력배들을 자신의 측근 세력으로 양성한 후 권문세족이 독점하던 유통구조 개선을 통해 재정을 확충하려고 했다. 아울러 권문세족의 사유지를 혁파하려 하는 등 이들의 경제기반을 뒤흔들려고 했다. 충혜왕이 폐위된 결정적인 계기는 기철의 건의였다. 원나라는 기철의 건의를 받아들여 충혜왕을 폐위했다. 충혜왕은 폐위되던 순간 사신으로부터 발길질을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주도했던 12·3 비상계엄 1주년을 맞아, 국민의힘 의원 25명은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 대부분은 소장파 성향의 초·재선 의원들이었다. 이들은 지난 1년 동안 꾸준히 당에 비상계엄 관련 사과와 당의 혁신을 요구했기 때문에 딱히 특별할 것은 없었다. 하지만 ‘원조 친윤’ 중 1명으로 평가받는 국민의힘 3선 윤한홍 의원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게 비상계엄 관련 사과를 요구한 것은 이례적이었다. 윤 의원은 지난 5일 진행된 국민의힘 ‘이재명정권 6개월 국정평가 회의’ 도중 장 대표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인연과 골수 지지층의 손가락질을 다 벗어던지고, 계엄 굴레에서 벗어나자”고 요구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비상계엄이 잘못됐단 인식을 아직도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계엄을 벗어던지고, 국민께 어이없는 판단의 부끄러움을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앞에서 사과 요구 이는 장 대표가 지난 3일 비상계엄에 대해 사과하지 않고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려던 계엄이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한 반박이었다. 장 대표는 이날 윤 의원의 비판을 들은 후 고개만 살짝 숙인 채 굳은 표정을 유지했다. 국민의힘 6선 주호영 국회부의장도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주 부의장은 지난 8일 대구 지역 언론인과의 정책토론회 중 장 대표를 일컬어 “자기 편을 단결시키는 과정을 밟다가 중도가 도망간다면 잘못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장 대표는 ‘12월3일까진 지켜봐 달라’고 말했고, 그 이후엔 민심에 따르는 조치가 있을 거라고 기대했지만, 그런 말을 하지 않아서 당내 반발이 많다”고 강조했다. 주 부의장은 “윤 전 대통령은 폭정을 거듭하다가 탄핵당했다”며 “비상계엄도 김건희 여사 특검을 막으려던 것이 아닌가 짐작만 할 뿐”이라는 등 윤 전 대통령도 강하게 비판했다. 주 부의장과 윤 의원은 광역자치단체장 선거 출마 가능성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주 부의장은 이날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 “준비는 많이 해왔고, 이른 시일 안에 의견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지난 2021년 경남도지사 출마 의사를 내비쳤다가 입장을 선회했던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지난 2월 공개한 명태균씨의 전화 통화 녹취엔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윤 의원의 경남도지사 출마를 막았다”는 취지의 대화가 공개됐다. 지방선거를 약 6개월 앞두고 있는 시점이었다. 주 부의장처럼 출마 가능성을 암시한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지방선거는 국회의원에게는 매우 중요한 정치적 이벤트다. 국회의원이 지역구에서 이익을 거두는 방법엔 ▲지역구 내 지방선거 공천 ▲중앙정치에 지역 이해관계 반영 등이 있다. 지방선거에선 국회의원이 공천·조직 동원 등에 행사하는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민주당 이상헌 의원은 기초의원 공천 대가로 수천만원을 받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박순자 전 의원도 기초의원 공천 대가로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지난 3월 징역형을 확정받았다. 힘 못 쓰는 2가지 이유 국민의힘 대표를 지냈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지난 2월 <일요시사>와 만나 “국민의힘은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이준석 대표 체제 외엔 선거에서 이겨본 적이 없다”고 단언했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지난 2016년 이후 지난 2022년 대선·지방선거 외엔 참패를 거듭했다. 국민의힘이 선거에서 힘을 못 쓰는 이유로는 크게 2가지가 거론된다. 하나는 자체적으로 선거 후보를 양성하는 게 아니라, 선거가 임박해 외부 명망가를 데려와 주요 선거 후보로 옹립하는 특성이다. 다른 하나는 영남·강원 등 핵심 텃밭에 자리 잡아 중앙정치보다 지역구 기반 다지기에 집중하는 정치인 집단이다. 세간에선 이들을 일명 ‘언더 찐윤’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선거 참패가 이어지면, 중앙정치에 끼칠 수 있는 영향력도 줄어든다. 영향력이 줄면, 지역의 이익을 중앙정치에 반영하기 어렵다. 국회의원이 지역구에서 이익을 거둘 방법·영향력을 모두 잃는다는 것은 언더 찐윤 의원들에게 매우 치명적이다. 아무리 중앙정치·전국 단위 선거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정당이 정권 획득 가능성이 아예 없는 수준으로 추락하는 것은 매우 곤란하다. 그 정당에 소속된 국회의원과 이해관계를 교환해야 할 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21세기 이후 국민의힘에서 배출한 대선후보는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 ▲이명박·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 ▲홍준표 전 대구시장·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다. 이들의 대체적인 공통점은 ▲전국적 인지도 ▲정치적 상징성 ▲낮은 당 장악력 등이다. 대선 출마 당시 “당 장악력이 낮다”는 평가를 받지 않았던 대선후보는 이 전 총재·박 전 대통령밖에 없었다. “당 장악력이 낮다”는 명제는 국민의힘 친윤계 의원들에게 매우 중요했다. 당 장악력이 높은 대통령·대권주자는 의원들과 굳이 이익을 주고받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언더 찐윤 성향 의원들은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대표 등 수도권에 기반해 중도 공략 의지가 강한 정치인과의 불화가 잦다. 이들과 이해관계·성향·기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른 것이 많아서 당권을 다투거나 알력이 있을 가능성도 큰데, 결국 화합하기 어렵다. 살기 위해 충돌하는 장 VS 친윤 “우리끼리 총구 안 돼” 의견 고수 언더 찐윤 의원들이 언론 노출을 꺼리는 성향도 ‘당 장악력이 낮은 적절한 대권주자’를 선호하는 현상과 맞물린다. 언더 찐윤의 관점으로 보자면, 윤 전 대통령은 자멸해서 사라졌다. 한 전 대표·안 의원은 수도권 엘리트 성향이 강하다. 지난 8월 당 대표 선거에 출마했던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언더 찐윤 성향 의원들을 청산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런 상황에서 두드러진 사람이 바로 장 대표였다. 장 대표는 정치 경력이 짧으면서도 한 전 대표와 결별한 이력이 있다. 지난 2월엔 백봉신사상을 수상할 정도로 신사적 이미지도 강했다. 국민의힘 내 강성 보수 성향 당원들은 장 대표를 선택했다. 이후 장 대표는 범보수 대권주자로 주목받았다. 코리아정보리서치가 지난 6일부터 이틀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범보수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도 21.3%의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장 대표에겐 정치적 기반이 없다. 대권주자에게 필요한 것은 독자적인 정치 기반이다. 대선에 출마하지 않더라도, 독자적인 정치 기반이 없으면 정치 생명을 길게 유지할 수 없다. 장 대표는 장외집회 개최 위주로 정치활동을 이어갔다. 장외집회에선 이재명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하는 강성 발언을 주로 내놨다. 국민의힘 양향자 최고위원은 지난달 29일 대전 장외집회에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불법이었고, 국민의힘은 그 불법을 방치했다”고 주장했다가 강경 보수 성향 당원의 비난을 받았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을 강경 보수의 길로 이끄는 ‘투톱’이다. 그런데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둔 시점이기 때문에 둘 사이에 충돌이 일어난다. 지방선거는 이들의 정치적 삶과 죽음을 좌우할 가능성이 있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 의원들이 충돌하는 결정적인 지점은 살고자 하는 의지다. 윤 의원이 장 대표를 비판했다는 사실은 “국민의힘 구 친윤계가 장 대표를 통제불능으로 인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으로 연결된다. 강경 보수 성향이 짙어지면, 선거의 캐스팅보트로 인식되는 중도층의 선택을 받지 못한다. 친윤계 의원들에겐 당과 개인의 이익이 모두 줄어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조 의원은 지난 8월 <일요시사>와 만나 “강경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선택지는 어차피 국민의힘밖에 없다”면서 중도 공략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것이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친윤계 의원들이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한 이유와 맞물릴 가능성이 크다. 장 대표의 실질적 임기는 지방선거 결과에 달렸다. 따라서 장 대표에게 주어진 시간은 6개월 정도다. 장 대표는 이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자신의 독자적인 기반으로 삼으려 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옹립하는 세력과 옹립되는 수장은 각자의 삶과 죽음이 걸려 있어 긴장 관계가 될 수밖에 없다. 장 대표에 대해선 “국민의힘, 나아가 보수 진영의 진정한 1인자가 될 만한 기반이 부족하다”는 다수의 분석이 나온다. 장 대표와 친윤계의 이해관계는 여기서 엇갈릴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남은 6개월 빠듯한 시간 새누리당 정옥임 전 의원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신중한 사람이지만 현실감각이 굉장히 빠르다”며 “장 대표는 화장을 지운 여자의 얼굴처럼 다 보여줘서 장 대표 체제 종언은 이제 뚜껑만 열리면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장 대표에게 남은 시간은 불과 6개월이다. 부족한 것은 결국 시간이다. 하지만 장 대표는 윤 의원·주 부의장의 비판에 “우리끼리 총구를 겨눠선 안 된다”며 “싸워야 할 대상은 이재명 독재정권”이라고 반박했다. 장 대표는 흔들리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흔들리지 않고 있다. 장 대표와 구 친윤계는 과연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