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면 그만’ 수입 트럭의 배신

하루 벌어 하루 사는데 하루 반납?

[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국내 중대형 트럭 시장서 수입 상용차가 잘 나가고 있다. 수입차 승용 부문보다 빠른 속도다. 그런데 소비자들의 불만은 갈수록 쌓이는 상황. 배신감마저 든다고 한다. 어찌된 일일까.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에 등록된 4.5톤 이상 중대형 트럭은 총 1959대로 나타났다.

국산 7733대
수입 3226대

현대차와 타타대우 등 국산차가 7733, 볼보··다임러·스카니아 등 수입차가 3226대를 차지하고 있다. 국산차 시장점유율이 70.6%로 여전히 앞서 있지만, 수입 트럭은 역대 최고 수준인 29.4%를 기록했다. 수입 트럭은 올 연말까지 처음으로 3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급성장한 수입 트럭 = 5년 전인 2011년 수입 중대형 트럭의 시장 점유율은 11.5%에 불과했다. 하지만 매년 성장을 거듭해 2015년엔 26.7%를 기록하며 4년 만에 15.2% 포인트나 상승했다. 반면 수입 승용차는 이 기간 동안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을 6.7%에서 13.3%6.6% 포인트 높이는 데 그쳤던 것을 감안할 때 수입 중대형 트럭이 얼마나 빠르게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수입 중대형 트럭 시장점유율 매년 성장
서비스 네트워크 부족…정비도 오래 걸려

대형 트럭시장, 그 중에서도 볼보의 인기가 매섭다. 볼보는 2011년 중대형 트럭 1135대를 판매했지만, 지난해엔 이보다 53.8% 증가한 1746대를 팔았다. 올해는 상반기까지 1000대 넘게 판매해 연말까지 2000대 판매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부족한 A/S센터 = 국내 중대형 트럭 시장서 수입 상용차가 잘 나가고 있다. 수입차 승용 부문보다 빠른 속도다. 그런데 소비자들의 불만은 갈수록 쌓이는 상황. 배신감마저 든다고 한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부족한 서비스 네트워크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수입 중대형 트럭 업체 중 판매 1위인 볼보의 전국 서비스 네트워크는 고작 27개에 불과하다. 이어 스카니아는 19, 벤츠는 17, 만은 16개뿐이다.

반면 현대차는 166개의 중대형 트럭 서비스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여기엔 고난이도 차량 수리를 위한 상용 하이테크센터 7개소도 포함돼 있다. 타타대우 역시 69개로 수입차보다 훨씬 많다.

지나친 정비 시간 = 물류 유통 창고가 집중돼 있는 경인권, 충청권은 더하다. 이들 지역 수입 트럭 회사들의 정비망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 이 지역을 자주 다니는 수입 트럭 차주들의 불만은 하늘을 찌른다. 특히 경정비 외 엔진, 변속기 등 주요 부품 정비가 필요할 경우 직영 서비스센터를 방문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직영 센터는 업체별로 전국에 34개밖에 없어 정비 소요기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다.


물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트럭 소유주에게 돌아간다. ‘팔면 그만이란 수입 트럭들의 태도가 자영업자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부분의 화물 차주들은 하루 벌어 하루 사는 경우가 많다.

너무 비싼 부품비 = 문제는 또 있다. 너무 비싼 부품비도 도마에 올랐다. 상용차는 하중이 수십톤에 이르고 장거리 주행이나 험로 주행이 많은 특성상 고장이나 부품 교환이 잦다. 부품 교체 비용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수입 화물트럭 소유주에게는 막대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잦은 부품 교환
바꿀 때마다 헉

실제 수입 대형 트랙터 차주인 A씨는 실수로 가드레일에 충돌, 앞범퍼 우측부분과 조수석 도어 하단이 파손되는 사고를 냈다. 엔진부위가 사고 난 것도 아니고 파손 부위도 심각하지 않아 수리비를 크게 걱정하지 않았던 A씨는 B사 정비센터의 정비 견적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50여개의 부품 값만 1600만원인데다가 공임은 1500만원으로 총 수리비가 3100만원이 나온 것이다. 대부분의 중대형 트럭 차주들과 마찬가지로 비싼 보험료 때문에 자차보험을 가입하지 않은 A씨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수리비를 부담했다.

소유주 막대한 부담 작용
자영업자 생계 위협 지적

그렇다면 국산차였다면 어땠을까. 국산 대형트럭 서비스센터에 따르면 A씨가 소유한 수입 트럭과 동급인 국산 대형트럭의 수리비는 부품비 약 400만원, 공임 약 800만원 등 총 1200만원이면 가능했다.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유지비용도 비싸 = 오일류, 필터 교환 등 일반적 유지비용도 수입 중대형 트럭이 훨씬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국산차인 현대차 엑시언트의 경우 엔진오일(필터 포함), 에어클리너 엘리먼트, 연료필터를 동시에 교체하는 데 약 43만원이 발생한다.

하지만 동일 작업 시 수입차 업체는 약 70만원(볼보), 72만원(스카니아), 82만원()의 가격이 발생하는 등 국산차 보다 최대 2배 가까이 가격 차이가 난다.


한 자동차 전문가는 대형 화물차 소유주들은 수입과 직접적 연관이 있는 AS문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최근 들어 수입 트럭 업체들이 서비스센터를 늘리면서 고객 불만을 잠재우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제자리 걸음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판매와 맞먹는 리콜 = 수입 대형 트럭은 판매대수와 리콜 대수가 맞먹는다. 올해 상반기 수입 대형 트럭은 총 3050대가 국토교통부로부터 리콜 조치 대상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지난 1월 스카니아 카고트럭이 스프링 브레이크 챔버 불량을 4대를 리콜한 것을 시작으로, 2월 볼보트럭 FH 트랙터/카고트럭 415대가 사인보드 광도 문제로 리콜한 바 있고, 이어 7월에는 벤츠 아록스 덤프트럭 128대가 배기장치 문제로 리콜했다.

올 상반기 수입 대형 트럭 리콜 대수(3050)는 상반기 판매 대수인 3226대 수준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올 상반기 중 국산 중대형 상용차 리콜대수는 지난 7월 타타대우 프리마 19t 카고 트럭이 주간 주행등 광도 기준 미달로 55대가 리콜 된 것이 전부다. 현대차는 리콜 건수가 한 건도 없었다.

만약 리콜 조치됐다면 차주는 하루를 시간 내 서비스센터를 방문해야 한다. 트럭 차주들에겐 이 자체가 굉장히 부담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3226대 판매

3050대 리콜

업계 관계자는 부분의 상용차 차주들이 하루 일당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리콜 조치를 위해 하루 동안 차를 정비소에 맡기면 결국 일당을 손해 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게다가 A/S센터도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먼 거리를 가야 하는 차주로선 더더욱 부담이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현대자동차 상용차 유럽 공략
자동차 본고장서 쌩쌩

현대자동차가 지난 21일(현지시각) 독일 니더작센주 하노버에서 열린 ‘2016 하노버 모터쇼’에 콘셉트카 1대와 양산차 5대를 출품하면서 유럽 상용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했다. 현대차는 총 550m²(약 166평)의 전시장을 마련하고 ▲H350(국내명 쏠라티) FCEV(Fuel Cell Electric Vehicle, 수소전기차) 모형(Mock-Up) 1대 ▲H350 2대 ▲마이티 1대 ▲H-1(국내명 스타렉스) 1대 ▲엑시언트 1대 등 6개 차종을 선보였다.

현대차는 ‘2014 하노버 모터쇼’에서 최초로 공개한 H350의 카고밴(화물차)과 트럭 등 특장 모델을 공개해 유럽 소비자의 입맛에 맞춘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였다. 뿐만 아니라 이번 모터쇼를 통해 기존 H350에 수소전기차 시스템을 더한 콘셉트카 H350 FCEV를 선보여 상용차 부분에 대한 친환경 기술 개발 의지를 보였다.

현대차는 국내에서 28년간 기술 노하우를 쌓은 중형 트럭 마이티를 유럽시장에 처음으로 공개해 모터쇼에 참석한 관람객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현대차는 소형상용차에서 대형 트럭까지 상용차 풀라인업(Full Line-Up)을 갖추고 130여개국에 상용차를 수출하고 있다. 향후 유럽시장 판매망과 상품 라인업을 확대해 신시장 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갈 계획이다.

2016 독일 하노버 모터쇼 참가
콘셉트카 1대 양산차 5대 출품

현대차 상용사업담당 한성권 사장은 “현대차는 소형상용차를 비롯해 버스와 트럭까지 다양한 상용 라인업을 갖추었다”며 “현대자동차가 승용에 이어 상용 부문에서도 글로벌 톱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완전 무공해 ‘H350 FCEV 콘셉트카’ = 이번 하노버 모터쇼를 통해 공개된 H350 FCEV 콘셉트카는 완전 무공해 차량으로 현대자동차가 독자 개발한 고효율 연료전지 시스템과 구동계를 탑재했다. 24kW급 (0.95kWh) 고효율 리튬이온폴리머배터리를 장착했다. 약 100kW의 강력한 구동 모터를 활용해 약 150km/h(연구소 자체 측정치)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또 총 175ℓ 대용량 연료탱크가 적용돼 최대 420km(연구소 자체 측정치)를 주행 할 수 있어, 실용성에서도 두각을 나타낸다.

▲중형트럭의 자존심 ‘마이티’ = 세련된 외관 디자인과 상용차의 실용성 그리고 세단 수준의 편의성을 동시에 갖춘 마이티는 올해로 출시된 지 28년을 맞는 현대자동차의 대표 중형 트럭이다. 최고출력 170마력(ps), 최대토크 62.0kg·m의 강력한 동력 성능을 자랑하는 F엔진이 적용됐으며 운전자의 거주 공간 및 편의성 극대화, 동급 최고 수준의 안전사양과 내구성, 향상된 연비 효율 등을 특징으로 한다. 제동성능이 탁월한 4휠 디스크브레이크를 적용하는 한편 언덕길 발진보조장치(EHS), 차선이탈경보장치(LDWS), 차체자세제어장치(VDC) 등 각종 첨단 안전 사양을 적용해 동급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했다.

 

<기사 속 기사> 'KB금융-현대증권' 주식교환 시너지

KB금융그룹은 지난 8월 개최된 이사회를 통해 현대증권과의 주식교환 및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방안을 결의했다. 이번 주식교환으로 주주가치의 극대화는 물론 책임경영 강화, 신속한 경영의사 결정을 통한 경영효율성 제고 및 그룹 내 기타 자회사와의 시너지가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교환 비율 산정 = 주식 교환비율은 두 회사 모두 주권상장법인으로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과 동법 시행령에 따라 교환가액을 선정, 기준으로 정했다. 구체적으로는 81일을 기산일로 한 최근 1개월간 가중산술평균종가, 최근 1주일간 가중산술평균종가, 최근일의 종가를 산술평균한 가액으로 산정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합병 후 추가 지분 매입 전망 의견이 많았으나,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합병은 상장법인과 비상장법인과의 합병인 관계로 합병비율 관점에서 현대증권 주주에게 불리한 것으로 예상됐다. 따라서 현대증권 소액주주의 권익보호를 위해서는 상장사인 KB금융과의 주식교환을 통해 오랜 기간 시장에서 형성돼 온 시장가격에 기반해 교환비율을 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주주 이익 극대화 = 증권가에서는 이번 주식교환에 대해 현대증권 소액주주들을 나름대로 배려한 결정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실적발표 기준 trailing PBR은 당사 기준으로는 현대증권 0.49, KB금융 0.52배로 주식교환 후 이익의 가시성 제고, 배당투자여력의 증대, 경영진 및 편입그룹 쇄신에 따른 실적 개선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차이가 없거나 되려 KB금융 주주에게 소폭 불리할 수 있다주식교환에 반대할 현대증권 주주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증권 주주의 입장에서도 KB금융과 현대증권 간 시너지로 인한 이익을 KB금융 주주로서 향유하는 것이 가장 이로운 결과일 것으로 판단된다.

현대증권이나 KB금융의 주주 등 제반 이해관계자들의 입장과 권익을 보호하면서도 조속하게 완전자회사로 가는 방법인 주식교환을 선택하면서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을 이끌어 냈으며, 특히 상당히 분산되어 있는 현대증권 소액주주 보호 측면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는 분석이다.

자사주 매입 배경 = 이번 결정은 현대증권 주주들에게도 매력적인 투자기회가 될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교환비율에 따른 주식교환과 함께 자사주 매입을 병행하기로 했는데, 이는 주식교환에 따른 KB금융의 신주 발행으로 발생할 수 있는 지분 희석화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것으로 향후 진행 예정인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통해 일정 부분 상쇄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 관계자는 이번 주식교환 및 자사주 매입 결정은 주주가치를 극대화함과 동시에 양사간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기대되는 시너지 = KB금융지주는 통합 전 ‘Quick Win’과제 선정을 통해 현대증권 인수를 통한 그룹 내 다양한 시너지 극대화 노력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WM부문 Quick-Win 과제로, 71일부터 은행 창구에서 발급 시작된 증권연계계좌가 불과 1개월 만에 약 67500구좌가 개설됐으며, ELS/DLS 등 상품판매 활성화, 증권 창구를 통한 방카슈랑스, 신용카드 상품 판매 준비 등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CIB 시너지 부문에서는 CIB 소개·공동영업 활성화를 비롯한 다양한 과제를 발굴 모니터링 중이다.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그룹 간 상품 개발과 채널 플랫폼의 유기적 결합으로 KB금융그룹만의 차별화된 자산관리 서비스 등을 더욱 활발히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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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