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행자부-새마을운동 커넥션 의혹

세금 면제 해주고 재취업?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행정자치부 고위공무원이 퇴직 후 곧바로 새마을운동중앙회(이하 새마을운동) 임원으로 재취업한 배경을 두고 의혹이 일고 있다. 중앙회에 유리한 입안을 빌미로 한 대가성 인사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난 729일 행자부는 지방세 제·개정 입법예고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새마을운동이 20161231일 부로 폐지되는 지방세(취득세, 재산세) 면제 연장안이 포함됐다.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88)에 따르면 새마을운동 조직이 (중략) 취득한 부동산에 대해 취득세를, (중략) 직접 사용하는 부동산에 대해서는 재산세에 따른 부과액을 각각 20191231일까지 면제한다고 고시했다.

낙하산 인사

행자부의 관리감독을 받는 3대 국민운동단체(새마을운동, 한국자유총연맹,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중 새마을운동만 유일하게 지방세 면제가 연장됐다. 반면 한국자유총연맹과 재향군인회(국가보훈처 소관)는 지난 20141231일 특례제한 일몰 경과로 지방세 면제가 폐지됐다. 일몰이란 법률이나 각종 규제의 효력이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없어지도록 하는 제도다.

행자부를 주무 감독부처로 두고 있는 새마을운동과 한국자유총연맹은 국민운동단체로서 개별 육성법을 근거로 정부로부터 출연·보조조세감면등 간접지원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한국자유총연맹의 경우 특례제한법 폐지로 작년에만 10억원이 넘는 세금을 납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는 보유부동산 지가 변동폭에 따라 지난해보다 더 많은 세금이 재산세로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다수의 국민운동단체들이 지속적인 국고지원 예산 감액과 특례제한 폐지에 따른 막대한 세금부과로 단체 재정운용에 압박을 받고 있다는 전언이 있다.


[7월29일 지방세 혜택]
[8월2일 공직서 퇴직]
[8월6일 총장직 취임]

새마을운동의 경우 2012, 2014, 2016년 각각 지방세 면제가 세 차례나 연장됐다. 올해까지 포함, 지방세감면특례에 대한 일몰 연장을 세 차례 달성해 다른 유사단체와 달리 수십억원에 달하는 재산세 납부를 피해갈 수 있게 됐다. 새마을운동이 보유한 부동산을 감안하면 2013년도 이후 지금까지 70억원 이상의 재산세를 면했다. 단체 사업비에 투입되는 국고지원을 받는 것보다 훨씬 이득인 셈이다.

같은 국민운동단체임에도 불구하고 새마을운동만 일몰 연장이 된 특혜의 배경은 무엇일까. 특혜의 배경으로 행자부 지방재정세제실장 출신의 새마을운동 사무총장인 A씨가 지목되고 있다. 새마을운동에 대한 특혜의 대가로 감독부처와 소관단체가 거래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행자부에 있을 당시 지방재정세제실장으로 근무했다. 지방재정세제실은 지자체의 자체 재원 비중 확대를 위해 지방세·비과세 감면 제도를 정비하고 지방재정법 등 관련 법률을 담당 총괄하는 부서다. 사실상 이번 새마을운동의 지방세 감면 일몰 연장에 대한 법을 개정한 부서나 마찬가지다.
 

A씨는 2012년 당시 행정안전부 지방재정세제국 국장, 2013년 지방재정세제실 지방재정정책관, 2014년 충북도 행정부지사, 2015년부터 올해 8월까지 행자부 지방재정세제실장을 지내며 행자부 내의 주요 요직을 거쳤다.


지방재정세제실은 각 지방자치단체와 부처 소관 법인, 각종 공기업의 조세부과 등 세무와 관련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특히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의 경우만 보더라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간사, 동 위원회 예산안소위(구 계수조정소위) 위원들과 더불어 국가예산안 규모를 움직일 수 있는 지위에 있음을 비춰 볼 때 차관급 바로 아래였던 A씨의 영향력이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실제 A씨가 새마을운동에 유리한 입안(지방세 면제 연장안)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게 안전행정부 위원 관계자와 시민단체의 시각이다.

안행위 소속 의원실의 한 보좌관은 “A씨는 행자부에서도 고위공직자로 근무하며 새마을운동에 유리한 입안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결정권은 행자부 장관에게 있지만 A씨 역시 세수 업무를 총괄했다. 지방세 감면 일몰 연장 관련 권한이 A씨에게 있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A씨가 새마을운동 사무총장으로 취임한 시기 역시 절묘했다. 행자부 제·개정 입법예고안은 지난 729일 발표됐다. A씨는 지난달 2일 공직에서 퇴직했으며, 같은 달 6일 새마을운동 사무총장으로 취임했다. 이런 사실 등을 종합해보면 A씨가 새마을운동에 유리한 입안을 해준 대가로 사무총장 자리를 꿰찬 모양새가 된다. 결과적으로 자신이 사무총장으로 갈 조직이 세금감면 혜택을 본 셈이다.

A씨는 퇴직하자마자 곧장 행자부 소관 단체인 새마을운동 사무총장으로 취임,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관피아를 방지하고 퇴직하는 고위공직자와 업체의 유착 가능성 차단을 위해 퇴직 전 취급한 업무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곳에는 취업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세수업무 총괄하다 퇴직
입안 해준 대가로 영입?
공직윤리법 위반 지적도

A씨는 퇴임 직후 새마을운동 사무총장으로 취임했다. 새마을운동은 새마을운동조직 육성법에 따라 행자부가 관리감독하는 단체다. 이 때문에 A씨는 공직자윤리법서 정하는 퇴직 후 3년간 취급한 업무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곳에 취업할 수 없다는 규정을 위반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A씨가 새마을운동의 사무총장으로 곧장 취임하면서 행자부가 이를 제대로 심사했는지도 의문이다. 퇴직공무원의 재취업과 관련 공직자윤리법 제18조에서는 퇴직 당시 소속되었던 기관의 장을 거쳐 관할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취업이 제한되는지 여부 등 심사를 거쳐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행자부 감사실은 문제 없다는 반응이다. 행자부 감사실 관계자는 새마을운동은 취업제한 대상 기관이 아니므로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최근 관피아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서 새마을운동이 취업제한 대상에서 피해갔다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의혹들에 새마을운동 역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새마을운동 관계자는 민법에 따라 설립된 민간단체로 (공직윤리법) 위반 여부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세 감면 연장도 A씨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진짜 이유는?

새마을운동 관계자는 새마을조직육성법에 의거해 계속 지방세를 감면 받다가 일몰법으로 폐지 통보를 (행자부로부터) 받았다연장안을 2년마다 제출한 상황이다. 현 사무총장(A)이 오기 전에 모든 걸 마무리했다. 이분(A)이 오든 안 오든 우리는 2년마다 지방세 감면을 연장해왔다고 말했다.
 

<min1330@ilyosisa.co.kr>

 

<기사속기사> 새마을운동중앙회 예산 보니

지난 19대 국회서 새마을운동 관련 예산이 청와대의 쪽지예산이 아니냐는 문제가 지속 제기된 바 있다. 새마을운동은 박근혜정부의 역점사업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201310월 전국새마을운동지도자대회서 박근혜 대통령이 새마을운동을 다시 한번 범국민운동으로 승화시키자고 언급한 후 박정희 관련 기념 예산과 동 단체에 대한 지원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정부의 새마을운동 지원 예산은 최근 2년 사이 30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행자부의 새마을운동 지원예산은 201446200만원서 2015565300만원으로 증가했고, 올해엔 1432300만원이 편성됐다. 명목은 새마을운동 지원 예산이지만 새로운 사업 내용은 없고 대부분 유신 후인 1970년대 박정희정권의 치적을 홍보하기 위한 예산이다. 새마을운동 테마공원(경북 구미) 조성사업에 1374300만원, 새마을기록물관리 아카이브 구축 및 현지어 언어번역 5억원 등이 소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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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선거는 전 정부의 공과를 통째로 평가받는 시험이다. 여당 후보는 전 정부의 공이 크면 후광을 입고, 반대로 과가 많으면 핸디캡을 안고 시험장에 들어서는 셈이다. 이번 대선 정국은 대통령 탄핵으로부터 시작됐다. 야당은 5년 만에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정권 창출에 성공한 대통령은 집권 1~2년 차에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 3~4년 차에 이르면 정부 안팎서 누수가 발생한다. 빠르면 이 시기에 레임덕이 시작된다. 임기 마지막 해에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몸을 사려야 한다. 지지율에 따라 차기 대선에 끼치는 입김도 달라진다. 5년 단임제 이후 대체로 나타나던 대통령의 모습이다. 주기설 깬 집값 폭등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가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띤다면 대선은 최종 시험에 가깝다. 모든 정당의 목표가 정권 창출인 만큼 대선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행정부 수장을 넘어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이 갖는 권한이 그만큼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대통령직선제가 도입됐다. 국민 모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도록 헌법이 개정된 것이다. 대통령직선제가 정착된 이후 정권교체는 10년 주기로 이뤄졌다. 보수 진영의 노태우·김영삼정부에 이어 진보 진영의 김대중·노무현정부가 들어섰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보수 진영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난 뒤 진보 진영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수 끝에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대로 이어지는 듯했던 ‘10년 주기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등장으로 깨졌다. 5년 만의 정권교체가 진보 진영에 안긴 충격은 컸다. 문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퇴임 전까지 40% 안팎을 오르내렸다. 지지율 10~20%대를 오가며 레임덕에 시달렸던 과거 대통령 때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그럼에도 진보 진영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득표율 차이는 1%도 되지 않았다. 지난 대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0.73%p 차이로 졌다. 대선 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여준 윤 전 대통령이 이 후보를 넉넉하게 앞선다는 결과와 비교해서는 선전이었지만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패배였다. 게다가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선출직 출마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초보 정치인’이었다. 대선 패배, 서울이 결정적 역할 부동산 가격이 낙선에 영향 줘 민주당에서는 대선 패배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이 과정서 레이더망에 걸려든 게 ‘부동산’ 문제였다. 정확하게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정부에서는 20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이 쏟아졌다. 정부 발표가 나올 때마다 부동산시장은 널뛰었다. 실제 윤 전 대통령 승리의 쐐기를 박은 서울 표심이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개표 직후 제기됐다. 지난 대선은 말 그대로 양 진영을 ‘쥐어짠’ 선거였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 지역서 총결집했다. 당락을 가른 건 서울서의 격차였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서 31만여표를 앞섰다. 전체 표 차이인 24만표보다 많다. 윤 전 대통령은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지역과 광진·강동·양천 등 아파트가 밀집돼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서 이겼다. 구별로 따지면 25개 구 중 14곳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21대 총선 때 민주당이 4곳을 빼고 21개 구를 이긴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선방이었다. 노원·도봉·강북 등 ‘노도강’으로 불리는 지역서도 윤 전 대통령은 선전했다. 이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밀집돼있다. 승부 자체는 이 후보가 이겼지만 표 차가 근소했다. 총선 때 20% 가까이 차이 났던 게 대선에서는 1% 안팎으로 줄었다. 부동산 문제에 따른 민심이반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완전한 실패 최악의 실정 같은 해 8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 자료에도 부동산이 가른 표심이 언급돼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가 관심을 가진 의제는 경제 회복과 주거 안정 등 부동산 정책이었다. 대선 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서 조사한 대선 주요 의제 관련 설문서도 경제 회복(32%), 부동산 문제 해결(32%)이 첫손에 꼽혔다. 40~50대보다 30대서 부동산 문제에 관한 관심이 컸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과거 민주당 후보에 비해 수도권 득표가 낮았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민주화 이후 모든 대선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국민의힘 계열 후보에게 서울서 패한 적은 2007년밖에 없었다”며 “수도권은 인구가 집중된 탓에 득표율 차이가 작더라도 득표 차는 매우 크게 나타난다. 그만큼 선거 승패에 수도권 표심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부동산 이슈와 득표율의 상관관계를 보기 위해 동 단위로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살폈다. 아파트 가격 변동에 따른 득표율을 본 것이다. 분석 결과 2021년 아파트 가격과 2020~2021년 가격 변동이 윤 전 대통령, 이 후보의 득표율과 상관성이 높았다. 가격 변동보다는 가격 자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아파트 평(3.3㎡)당 평균 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아파트 가격 증가폭이 큰 지역일수록 윤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이 후보보다 높았다. 또 재산세 부담이 증가한 지역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많았다. 재산세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지지율도 무용지물 민주당서 지목한 패배 원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1년 뒤인 2023년 8월 녹서(Green Paper, 정책을 제안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담은 대화록) <민주당 재집권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발표한 일종의 대선 패배 ‘반성문’이었다. 민주당은 해당 보고서에서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집값 상승을 잡지 못했다”고 짚었다.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보수와 진보 양 진영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 원인을 일관성 부족에서 찾은 것이다. 그러면서 “노무현정부 부동산 정책도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선거 대패와 당내 비난에도 철학과 원칙을 버리지 않은 점은 높게 평가된다”며 “문정부는 세제 개편 이후에도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비판에 직면하자 전반적인 세제를 완화하는 정반대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문정부는 부동산, 즉 집이 투자가 아닌 거주의 대상이라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데 정책 방향을 맞췄다. 당연히 투기 수요를 때려잡는 데 모든 역량이 집중됐다.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려는 세력이 많아지면서 집값이 왜곡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른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문정부는 세금 부과, 대출 규제 등으로 돈줄을 조였다. 2017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정책이 시행됐고 2018년에는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규제 지역서 새집을 사려 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서울 25개 구, 분당·과천·하남·세종 등이 규제 지역으로 묶였다. 규제가 심해질수록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부동산이 ‘우상향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몰리고 또 몰렸다. 저가의 낡은 집 여러 채보다 고가의 좋은 집 한 채를 사자는 ‘똘똘한 한 채’ 이론도 생겨났다.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말이 돌면서 부동산 심리를 크게 자극한 것이다. 당시 ‘영끌족’ 지금은 곡소리 통계 조작으로 검찰 수사까지 부동산을 움직이는 건 ‘심리’라는 말이 있듯 너도나도 집을 사는 데 혈안이 되면서 집값이 요동쳤다. 집값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있으니 계속 상승하는 구조였다. 이 과정서 ‘벼락 거지’ 등의 말이 생겨났다.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난해진 상황을 일컫는 표현이다.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어느 정부든 출범하자마자 제일 먼저 손대는 게 부동산 정책일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의 ‘집’ 사랑은 남다른 데가 있다. 문정부 역시 임기 내내 ‘집값 잡기’에 몰두했다. 하지만 끝내 실패했다. 몇몇 전문가는 문정부의 가장 큰 패착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을 정도다. 그 여파가 대선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후폭풍이다. 문정부 당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 방식으로 집을 마련한 이들이 현재 파산 지경에 이르고 있다. 폭탄 돌리기를 하다가 더 버티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 ‘영끌족’의 몰락이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 사람은 높아진 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문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펴면서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정책을 주도했던 대통령 비서실장,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감사원의 의뢰로 전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들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통계를 만들어내라고 통계청, 한국부동산원 등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정부가 통계를 조작한 횟수는 102회에 달한다. 2018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일어난 일이다.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는 한국부동산원에 주택 가격 변동률을 하향 조정하도록 하거나 부동산 대책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통계 수치 조정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전 정권에 대한 탄압’이라면서 반발 중이다. 이번에도 이슈 될까? 이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공약도 비슷하다. 후보별로 차이가 미미해 이번 대선에서는 부동산 이슈가 생각보다 대망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문정부의 정책 후폭풍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만큼 또다시 문정부에 이 후보가 발목을 잡히는 형국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