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론’ 승부수 띄운 ‘위기의 남자’ MB 속내

‘설 민심’ 떠보고 괜찮으면 그대로 밀어붙여!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달 3일 신년특별연설을 통해 “서민 희망 3대 예산을 올해 핵심과제로 편성했고 중산층까지 보육료 전액을 국가가 책임지며 다문화 가정 보육료도 전액 지원한다”라는 정책을 공표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한정된 국가 재정으로 무차별적 시혜를 베풀고 환심을 사려는 복지 포퓰리즘은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다”라면서 “복지 포퓰리즘은 재정 위기를 초래해 국가의 장래와 복지 그 자체를 위협한다”라고 위험성을 경고했다.

신년 연설 통해 ‘박근혜 복지’ 손 들어준 MB
꺼져가는 ‘개헌 불씨’ 보다 못해 직접 살려

이명박 대통령(MB)이 신년특별연설에서 ‘맞춤형 복지’를 언급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됐다. MB는 연설에서 “개인이 태어나 노후까지 생애주기에 맞게 자아실현과 행복한 삶을 누리도록 해야된다. 맞춤형 복지로 촘촘히 혜택을 드리는 것을 우선적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른바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를 강조했다.

신정 때 내가 도와줬으니
구정 때 나 좀 도와줘~

이 같은 MB의 복지 발언은 여권 유력 대권주자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한국형 복지’ 내용과 정확히 일치한다. 박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20일 사회보장기본법 전부개정안 공청회에서 “전 국민에게 각자 평생 단계마다 꼭 필요한 것을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생애주기에 따라 맞춤형 복지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당시 MB가 박 전 대표의 손을 들어준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추후 뭔가를 주고받기(Give&Take) 위한 포석이었다는 이유에서다.

MB가 무엇을 받기 위해 박 전 대표를 옹호했나에 대한 정치권의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현재로서 가장 큰 무게가 실리는 쪽은 바로 ‘개헌’이다.
개헌과 관련된 이명박 대통령의 입장이 참 기막히다. 청와대가 개헌을 강하게 들고 나서자니 야당 측 역풍이 부담스럽고, 돌아가는 상황을 가만히 팔짱끼고 지켜보자니 개헌 바람이 점차 소멸될 것 같은 느낌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들이 전하는 개헌에 대한 MB의 입장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개헌에 대한 소신은 분명하다고 전해진다. 지난 1987년 개헌 이후 20년 넘게 시간이 흐른 만큼 헌법에도 새로운 시대상을 담아야 된다는 것이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원 포인트 또는 투 포인트식 개헌은 곤란하다는 의미일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개헌은 국회가 직접 나서야 된다는 것이 MB의 생각이다. MB는 실제로 지난해 8·15 경축사에서도 “국회가 직접 나서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청와대가 나설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MB가 지난달 23일 한나라당 지도부와의 회동 말미에 “청와대는 일절 개헌에 대해 얘기를 꺼내지 말라”라고 지시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3년여 국정 경험을 통해 지난 헌법의 문제점을 느끼고 있지만 “직접 나서면 될 일도 안 될 수 있다”라는 것이 MB의 판단이라는 것이다.

직접 나서자니 애매하고
팔짱 끼고 보자니 답답하고

지난 역사를 살펴보면 9차례 개헌 중 6차례가 청와대 주도였다. 하지만 이승만(두 차례)·박정희(세 차례)·전두환(한 차례) 정부 등 당시 개헌은 권위주의 정부였기에 청와대의 조정이 가능했다. 1987년 이후의 대통령들은 개헌을 추진했거나 개헌 의사를 밝히기도 했지만 성공에 이르지는 못했다.

다시 개헌론이 꿈틀거리기 시작한 것은 당·청 회동 직후인 지난달 23일 이후다. MB의 개헌 소신과 아이디어가 여당 지도부에 전달된 바로 그 시점이다. 그 전까지는 대통령 ‘특별임무’를 담당하는 이재오 장관만 홀로 고군분투(孤軍奮鬪)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당·청 회동 시점 이후 친이계를 중심으로 개헌 토론회가 마련됐고, 구정 연휴 직후 시점으로 개헌 관련 의원총회 일정(2월8~10일)도 잡혔다. 결국 돌아가는 모양새로 보면 이 대통령이 입을 뗀 후 모든 일들이 일사분란하게 진행되고 있다.

헌법 개정이 발의돼 국회 의결을 통과해도 국민투표를 거쳐야 최종적으로 ‘개헌’이 확정된다. 결국 국민 지지 없이 개헌은 이루어질 수 없다. 국민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 오랜 숙성 기간이 필요한 만큼 집권 초 개헌이 추진돼야 한다는 것이 대체적인 정치권 시각이다. 하지만 MB는 집권 3개월 만에 ‘광우병 파동’과 ‘전 세계적 금융위기’를 겪으며 개헌 추진의 적절한 시기를 놓친 측면이 없지 않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도 개헌과 관련된 질문에 “개헌은 국민적 공감이 필요하다”면서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개헌에 부정적 입장을 표명했다. 박 전 대표는 현재 국민이 필요로 하는 것은 개헌이 아닌 ‘복지’라는 생각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친이계 쪽의 ‘박근혜 떠보기’ 시도에 쉽사리 말려들지 않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MB의 현재 입장에서는 박 전 대표가 자신의 손을 들어줘 ‘개헌 논의’에 탄력이 붙는 모양새가 최선이다. ‘국민 여론’만 편승되면 박 전 대표도 결국 움직이게 될 것이라는 것이 청와대쪽 분위기고, 실제 박 전 대표측과 협상 여지도 ‘없지 않다’고 판단하는 상태다.
이 같은 생각의 청와대와 친이계는 이번 구정 연휴 기간 동안 ‘설 민심’을 ‘개헌 민심’쪽으로 묶어 두기 위한 사전 행보에 일찌감치 돌입했다. 지난달 23일 당·청 회동을 통해 청와대 쪽에서는 큰 틀에서 개헌 이슈를 던진 상태다.

개헌 최종관문 ‘국민투표’
정치권보다 국민 설득해야

친이계 측에서도 이에 질세라 개헌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다. 개헌에 대한 긍정적 여론 확산을 위해 ‘개헌 전도사’ 이재오 특임장관은 회동 바로 다음 날인 지난달 24일 사단법인 ‘푸른한국’이 개최한 토론회에서 “헌법은 시대정신의 반영이고 시대 흐름에 따라 법도 고쳐져야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사흘 뒤 한나라당 이군현 원내수석부대표가 국회에서 개최한 ‘개헌 토론회’에 참석, 30분 가까이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개헌 추진 반대 목소리도 함께 나오며 논쟁은 다시금 강하게 번져 나갔다. 친박계 이성헌 의원은 “국민이 원하지 않는 개헌을 이 시점에서 굳이 논의하겠다는 것은 몇몇 사람들이 자기들이 맡은 소임을 다하려는 것”이라며 “이 문제로 인해 당내, 여야, 국민 내부에서 의견이 나눠지게 되면 나라가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지금 (개헌) 시기를 이미 상실했다”라고 반기를 들었다.

‘개헌 종결’은 ‘국민투표’ 결국 여론 편승해야
설 연휴 통해 여론 올라타고 박근혜 설득?

당내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 21’ 간사 김성태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개헌 같은 국가적 현안을 다룰 때는 그 목표와 비전, 일정 등을 분명히 정한 다음 야당과 국민 설득에 나서야 하는 것”이라며 “현재 정치권이 자가 발전 개헌론에 국민을 끌어들이려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라고 말했다.

MB와 이 장관이 생각하는 개헌 논의 가능 시점은 2011년 상반기다. MB의 임기중 개헌이 추진되려면 각종 진행 절차를 감안했을 때 상반기가 마지노선이라는 생각이다. 친이계 측에서는 설 연휴 지나고 당에서 추진하는 개헌 의총을 진행한 뒤, 개헌 논의의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치권 일각에서박 전 대표측과 논의가 불발될 경우, 결국 청와대와 친이계가 야권 쪽으로 눈을 돌릴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야당 일부에서는 애당초 개헌의 필요성을 제기해 왔기 때문에 개헌 공론화 과정에서 이견이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임기 내 추진 최후 시점
‘박근혜’ 안되면 야권으로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개헌의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한 상태고,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도 개헌을 통해 ‘강소국 연방제’를 꿈꾸고 있다.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섣불리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범야권 인사들도 일부 있는 상태다.

현재 ‘분당을’ ‘김해을’‘순천’을 제외한 296석의 의석 분포를 대략적으로 나눠보면 ‘친이계(90)’ ‘친박계(50)’ ‘한나라 중립(30)’ ‘민주(86)’ ‘선진(16)’ ‘미래희망(8)’ ‘기타 정당 및 무소속(16)’석이다. 지난해 8월 MB가 이 장관에게 ‘특별 임무’를 부여할 당시보다 친이계 의석수는 20여석 가까이 줄어든 상태다. 친이계의 줄어든 의석수는 중립 지대와 친박계쪽으로 흘러 들어갔다. 개헌안 의결을 위해서 198석의 의석이 필요하다.

개헌의 수레바퀴는 돌고 돌아, 결국 설 연휴 기간을 통한 ‘민심 설득’ 수순으로 넘어갔다. 개헌을 확정 짓는 마무리(국민 투표)를 하는 것도 국민이고, 정치권에서 개헌 논의를 진지하게 벌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결국 최고 권력자인 이명박 대통령이 아닌 국민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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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