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골프 ‘3번 아이언’ 실종 왜?

자취 감춘 장타자 전유물

최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은 괴력의 장타자다. 공식 기록에는 장타순위 16위(평균 266.98야드)에 불과하나 LPGA투어에서는 누구나 쭈타누깐을 최장자로 친다. 

박성현만 간간히 사용
대신 하이브리드 대세

쭈타누깐은 대회 때 드라이버를 쓰지 않는다. 드라이버 방향성이 좋지 않은 탓도 있지만, 굳이 드라이버를 잡지 않아도 될 만큼 장타력이 뛰어나서다. 그는 파4홀과 파5홀에서는 주로 3번 우드로 티샷을 때린다. 540야드짜리 파5홀에서 3번 우드를 두 번 쳐서 그린에 볼을 올린 적도 있다. 3번 우드 비거리가 270야드가 넘는다는 얘기다. 쭈타누깐이 남다른 점은 롱아이언을 능숙하게 다룬다는 사실이다. 그는 남자 선수들도 잘 쓰지 않는 2번 아이언을 티샷용으로 친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호주)는 2번 아이언으로 300야드를 날려 화제가 됐지만 2번 아이언은 아무나 쓰는 클럽이 아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2번 아이언은 ‘멸종 위기’에 몰렸다는 말도 있다.
여자 프로 골프 선수에게는 2번 아이언은 언감생심이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선수 가운데 3번 아이언을 쓰는 선수는 사실상 사라졌다. 3번 아이언뿐 아니라 4번 아이언을 쓰는 선수들마저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애매한 쓰임새

아이언을 쓰는 여자 선수 5명도 모두 3번 아이언이 없다. 4번 아이언도 이민영(23·한화)과 이소영(19·롯데) 두 명만 쓴다. 이젠 하이브리드 클럽이 3, 4, 5번 아이언을 대신하는 게 대세가 된 지 오래다. 3번 아이언은 볼을 띄우기가 어렵다. 정확하게 볼을 맞히지 않으면 원하는 거리가 나지 않는다. 3번 아이언을 쓰려면 빠른 헤드 스피드와 강하고 정확한 임팩트, 그리고 작은 헤드가 주는 불안감을 이겨낼 수 있는 든든한 정신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프로 선수라도 여성이 3번 아이언을 쓰는 건 쉽지 않다. 3번 아이언은 그래서 남자에 버금가는 스윙 스피드를 지닌 장타자의 전유물이다. 그러나 장타자라도 여자 선수가 3번 아이언을 골프백에 넣는 건 모험이다. 이정민(24·비씨카드)과 김세영(23·미래에셋)도 빠른 스윙 스피드와 정확한 임팩트를 자랑하는 장타자지만 3번 아이언은 백에 없다.

3번 아이언을 실전에 사용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선수는 박성현(23·넵스)뿐이다. 박성현도 늘 3번 아이언을 쓰는 건 아니다. 맞바람이 불거나 코스 특성상 하이브리드보다 3번 아이언이 더 낫다고 판단될 때만 쓴다.
제주도처럼 바람이 많은 곳에서는 하이브리드보다 3번 아이언이 더 쓰임새가 많다. 언제 실전에서 쓸지 모르니 3번 아이언샷 연습에도 적지 않는 시간을 할애한다. 박성현은 쭈타누깐이 쓴다는 2번 아이언도 갖고 있다. 하지만 실전에서는 쓴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미 사라져가는 3번 아이언이 있는가 하면 해마다 더 멀리 보낼 수 있다는 골프 클럽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신제품들이 전 세계 프로골프투어에서 비거리 증가는 거의 없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계골프규칙을 관장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의 R&A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유럽프로골프투어, 미국의 시니어투어, 웹닷컴 투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등 7개 투어에서 뛰는 프로 선수들을 대상으로 2003년부터 2015년까지 비거리 변화를 공동으로 조사해 최근 발표했다.

차라리 하이브리드

미국과 유럽의 남자투어에서는 비거리가 소폭 늘어난 반면 LPGA투어와 유럽여자프로골프 투어, 일본프로골프투어에서는 오히려 소폭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전체 프로 선수들의 비거리는 1년에 0.2야드씩 늘어난 것에 그쳐 그 변화는 미미한 것으로 조사됐다.

각 투어별로 보면 PGA투어의 2003년 평균 비거리가 277.9야드에서 2015년 281.5야드로 3.6야드 늘었다. 유럽투어도 2003년 286.3야드에서 2015년 288.4야드로, 2.1야드 늘어났다. 하지만 LPGA투어에서는 249.6야드에서 248.4야드로 1.2야드 줄었다. 일본프로골프투어도 279.0야드서 276.2야드로 2.8야드 줄었다.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도 같은 기간 1.8야드 거리 감소를 보였다.

특이한 점은 PGA투어의 2부 투어인 웹닷컴 투어다. 이 투어에서는 2003년 292.3야드였던 평균 비거리가 2015년에는 297.7야드로, 5.4야드가 늘었다. 평균 비거리만으로 볼 때 웹닷컴 투어 선수들이 가장 멀리 드라이버샷을 날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USGA 관계자는 “웹닷컴 투어의 평균 비거리가 긴 것은 PGA투어의 장타자들이 웹닷컴 투어로 많이 유입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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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