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1등 당첨' 불행한 이야기

돈과 행복, 당신의 선택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재필 기자 = '로또'하면 인생역전이라는 단어가 따라다닌다. 그만큼 타 복권보다 높은 당첨금을 받을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지금은 과거에 비해 당첨 금액이 많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로또는 인생역전의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낮은 확률을 뚫고 당첨된 행운아들이 있지만 이들이 마냥 행복한 것은 아니다. 이들 중 당첨이라는 행운과 동시에 불행도 함께 찾아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로또 1등 당첨자는 인생 역전 주인공이 되어 행복할 것으로 보인다. 비 당첨자들이 보기엔 부럽기만 한 상황이다. 그러나 당첨자 일부는 나름의 사정으로 불행한 결말을 맞기도 한다. 갑작스럽게 생긴 돈에 가족과 지인을 잃고 인생을 낭비하게 된 사연들을 소개한다.

[노모 방치]
[그리고 외면]

지난 5일, 경남 양산시청 현관 앞에서 A 할머니와 딸2명이 “패륜아들을 사회에 고발합니다”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피켓에는 로또 40억원에 당첨된 아들이 엄마를 버렸다는 내용도 적혀있었다. 이 시위 사진은 SNS에도 올라가 화제가 됐다. 당시 A 할머니는 “집에 찾아간 엄마를 주거침입죄로 고발했다. 손자·손녀를 키워줬는데도 엄마를 버렸다”고 억울해했다.

A 할머니의 아들 B씨는 지난달 23일, 로또 복권 1등에 당첨됐다. 총 당첨금은 40억원으로 세금을 제외한 27억3000여만원을 수령했다. B씨는 이를 여동생 등에게 알린 뒤 부산에 거주하는 어머니의 집으로 내려간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발생했다. B씨에게는 누나 1명과 여동생 3명이 있다. 이들 남매는 어머니의 봉양 문제를 논의했는데 여기에서 의견이 엇갈린 것이다. A 할머니의 딸과 사위는 어머니의 봉양을 B씨에게 요구했다.


B씨는 이혼 후 혼자여서 어머니를 모시기 힘들다며 양로원에 보낼 것을 주장했다. 그러나 그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이에 화가 난 B씨는 가족에게 행방을 말하지 않은 채 양산으로 이사한다. 한편에선 B씨가 당첨금을 제대로 나눠주지 않은 것이 갈등의 원인이라는 말도 있다.

가족들은 B씨의 행방을 수소문해 그를 찾아갔다. 집을 찾아가도 B씨가 문을 열어주지 않자 열쇠수리공을 불러 도어락을 강제로 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도어락이 부서졌다. B씨가 A할머니 등 가족을 주거침입죄로 경찰에 고발하자 A 할머니 등 가족들은 양산구청과 아파트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게 된다.

[무려 189억원]
[5년만에 소진]

A 할머니는 부산에서 단독주택 방 2칸을 얻어 보증금 500만원에 월 임차료 20만원을 내며 어렵게 살고 있다. A 할머니의 사위 C씨는 “장모가 지난 6월 뇌졸중으로 병원에 입원했을 때 딸들이 병원 수발을 했지 B씨는 하지 않았다. 장모를 모셔간다 해놓고 내팽개쳤다”고 주장한다. A 할머니 가족은 그동안 할머니가 손주들을 돌봐줬기 때문에 최소한 아들이 집은 마련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수십억이라는 당첨금으로 인해 한 가족의 파탄 난 셈이다.

지난 2014년에는 국내 로또 사상 역대 두 번째로 큰 당첨금을 받은 행운아가 경찰에 붙잡힌 일이 있었다. 당첨금은 총 242억원으로 알려져 있어 진정한 인생역전의 주인공이라는 말도 나왔다. 지난 2003년 로또 1등에 당첨된 A씨는 세후 당첨금 189억원을 받았다.

그가 모든 당첨금을 소진하기까지는 5년이라는 시간이면 충분했다. 당첨금을 수령한 A씨는 곧바로 서초구의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2채를 샀다. 당시 이 아파트는 한 채당 20억으로 40억을 들여 자신의 집을 마련했다.

꿈만 같던 인생 역전? 이내 인생 반전
가족끼리 분쟁…남보다 못한 사이로


후로 그의 수중엔 149억원이 남았다. 지난날 특정 직업 없이 주식 소액투자로 생활하며 사업가의 꿈을 꾼 그는 병원 설립 투자금 40억원을 지출한다. 지인에게 20억을 맡겼지만 뒤통수를 맞아 돈을 잃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수중엔 89억이 남았다.
 

그는 다시 주식으로 눈을 돌린다. 소액투자로 생활하던 그에겐 충분히 큰 금액이었다. 그러나 지난 2008년 전후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오면서 주식에 돈을 넣었던 A씨는 돈을 탕진하게 된다. 심지어 병원 설립에 투자한 40억원도 서류상의 문제로 돌려받지 못했다.

수중의 돈이 전부 사라졌지만 A씨에겐 여전히 아파트 2채가 남아 있었다. 그는 아파트를 담보삼아 주식투자에 다시 도전한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아파트는 넘어가고 1억3000만원이라는 빚도 생겼다. 당첨금을 수령한지 5년 만에 억소리나는 빚까지 생기고 만 것이다.

이에 A씨는 인터넷 채팅 사이트 등에서 자신을 ‘펀드 매니저’라고 소개하며 상담을 시작한다. A씨는 채팅을 통해 알게 된 B씨에게 접근해 로또 당첨금 원천징수영수증과 아파트의 매매계약서 등을 보여주며 선물투자를 권유했다. 선물투자는 상품의 미래 가치를 예측해 투자하는 것으로 상품이 앞으로 생산될 것으로 믿고 투자하는 방식이다.

B씨는 선물투자가 손실 위험성이 큰 만큼 망설였지만 A씨가 자신에게 돈이 있는 만큼 손실이 나더라도 손해보지 않게 해주겠다고 하며 1억2200만원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 A씨는 오히려 빚을 지고 있던 상황이었다. A씨는 B씨로부터 돈을 돌려달라는 독촉을 받자 ‘민사소송서 이기면 15억원을 받을 수 있다’고 속여 2600만원을 더 챙기기도 했다. B씨는 돈을 돌려받지 못하자 A씨를 고소하기에 이른다.

A씨는 잠적하게 되고 부동산중개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찜질방 등을 전전하다 경찰에 체포된다. 그렇게 A씨의 로또 인생역전은 초라하게 마무리됐다. 당시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복권에 당첨된 이후 가족들과도 떨어져 혼자 살았다”며 “피해금액을 갚으면 불구속 재판을 받을 수 있지만 김씨가 계속 갚을 수 있다고 주장만 할 뿐 실제로 갚을 능력이 있어 보이진 않는다”고 전했다.

[중국집 배달원]
[폭행 전과자로]

지난 2011년, 중국집 배달원이 로또 1등에 당첨돼 19억원을 손에 쥔 일도 있다. 배달부 A씨는 당첨금을 수령한 뒤 일하던 중국집에 200만원이 넘는 오토바이를 쾌척하고 직원과 주인에게 돈을 준 뒤 떠나 미담을 뿌리기도 했다. 그는 형제들에게도 당첨금을 나눠주며 베푸는 모습도 보여줬다. 그러나 지난 2012년 A씨는 경찰서에 폭행혐의로 경찰에 붙잡히게 된다. 그는 아내가 자신 몰래 1억원을 썼다는 이유로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 따르면 아내는 돈을 헤프게 쓰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A씨가 돈을 물 쓰듯 쓰고 다녔다. 술집 탁자에 100만원을 꺼내 놓고 (술집)여자들을 다 불러서 노는 등 비슷한 행위가 이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장에 돈이 사라지게 되자 돈을 빼돌렸다며 자신을 폭행했다는 것이다. 그녀는 A씨가 몸을 묶고 담뱃불로 지지거나 칼로 찌르기까지 했다고 증언한다.

프로그램 제작진에 따르면 A씨의 주장은 다르다. A씨는 아내가 돈을 빼돌린 사실을 무마하기 위해 자신을 자극해 폭력 전과자로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A씨를 체포했던 경찰은 A씨가 매우 피폐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어떻게 네가 날…]
[아내가 들고 튀어]

로또 당첨으로 인해 20년간 같이 산 아내에게 배신당한 사례도 있다. 소금장수 A씨의 이야기다. A씨는 소금을 트럭에 싣고 전국을 누비며 파는 일을 업으로 삼았다. 그는 어느 날 로또를 사서 아내에게 당첨번호를 불러달라고 부탁했다. 아내가 맞힌 번호는 1등에 당첨됐다. A씨는 한참 뒤에야 그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A씨는 자신이 당첨된 복권을 샀다는 사실을 증명하지 못해 당첨금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없었다.
 


이후 아내는 A씨에게 접근금지가처분 신청을 하고 이혼신청을 한다. 이에 A씨는 재산분할과 양육권을 놓고 소송을 벌였다. 그 과정에서 A씨는 아내의 통장을 확인하게 되고 아내가 당첨금을 수령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아내는 1년간 그에게 당첨 사실을 숨겨왔던 것이다.

아내가 당첨금 빼돌려 도주
오래가지 못한 일가족 몰락

A씨는 전부터 이상한 낌새를 느끼긴 했다고 한다. 집안일만 하던 아내가 성형수술을 하거나 명품 가방을 사는 등의 행동을 보였다는 것이다. 심지어 밤에 나가서 아침에 술을 잔뜩 마시고 들어오기도 했다. 자식들에게 물어보니 누구랑 나갔다는 말도 들었다. 하지만 로또에 당첨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결국 A씨는 아내와 결별하고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 채 신용불량자가 됐다.

A씨의 아내는 10억이 넘는 오피스텔의 주인이 되어 자식들과 함께 살고 있다. 아내는 더 이상 A씨를 만나려 하지 않고 지쳐버린 A씨는 모든 소송을 포기한 상태다. A씨는 자신이 돈을 넉넉하게 가져다주지 못해 로또에 당첨된 후 이런 일이 생겼다며 자책했다.

1등 당첨금 25억원가량을 받은 A씨가 지난 2012년 한 대중목욕탕서 목을 매 자살하는 사건도 있었다. A씨는 주점사업을 하고 있던 영세업자로 지난 2007년, 로또 1등에 당첨된 후 주점을 접었다. 그가 수령한 액수는 세후 18억원으로 A씨는 일부를 가족에게 건네고 나머지 금액을 사업에 투자했다.

[빚까지 떠안고]
[목욕탕서 목 매]


주식투자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씨가 시도한 사업은 뜻대로 되지 않았다. 수천만원의 빚까지 떠안았다. 이어진 생활고로 가정불화가 심해져 아내가 떠나고 자녀와도 떨어져 혼자 사는 처지로 전락했다.

결국 A씨는 상황을 비관해 자살을 선택하게 된다. 경찰에 따르면 A씨가 자살한 시점은 점심시간으로 목욕탕에는 손님이 없었다고 한다. A씨는 출입문을 잠그고 준비한 노끈으로 목을 맸다. 유서는 따로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A씨의 유족은 “당첨금을 모두 날린 A씨는 가족들에게 돈을 빌릴 만큼 어려운 처지였다”며 “가족과도 떨어져 지내고 빚더미에 오르자 우울증세를 보였다”고 진술했다.

어린 나이에 당첨 돼 씀씀이를 주체하지 못하고 탕진한 뒤 절도범이 된 사례도 있다. 지난 2006년 로또 1등에 당첨된 A씨의 이야기다. 그는 당시 미혼에 20대 중반으로 우연히 로또를 샀다가 당첨됐다. A씨가 수령한 금액은 세금을 제한 약 13억원으로 알려졌다. 그는 당첨금을 수령하자 유흥주점과 강원랜드를 돌며 흥청망청 돈을 썼다. 카지노서 많게는 하루에 3억원을 잃기도 했다. 결국 A씨의 행복은 4년이 지나지 않아 사라지게 됐다.

A씨는 지난 2010년 돈이 떨어지자 절도에 눈을 돌리게 된다. 그는 바로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휴대폰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당시 시가 300만원이던 최신 스마트폰 2대를 들고 맞은편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계약서를 쓰자며 거짓말을 한 뒤 달아났다. 다른 매장에서는 종업원에게 사장과 전화연결을 해달라며 휴대폰을 넘겨받은 뒤 도망가기도 했다.

[“당첨 안 됐으면]
[평범하게 살았다”]

그는 훔친 휴대폰을 장물업자를 통해 돈으로 교환했다. 신형의 경우 최대 100만원, 중고일 경우 최소 30만원을 받기도 했다. 그렇게 A씨가 훔친 휴대폰은 시가 1억3000만원에 달한다. A씨는 지난 2010년 절도와 사기혐의로 지명수배되자 도피에 들어갔다. 그는 도피를 하며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대포폰과 대포차량을 이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도피 중에도 로또와 스포츠토토 등 복권을 구입하기도 했다.
 
결국 A씨는 4년만에 경찰에 붙잡히게 된다. 그는 경찰에서 “로또에 당첨되지 않았으면 평범하게 살았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A씨는 당첨 이후 당첨 사실이 주변에 알려지면서 우울증 약물도 복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anjapil@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찾아가지 않은 로또 당첨금은 얼마?

지난 3년간 로또 당첨자가 당첨금을 찾아가지 않아 모인 금액이 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6일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로또에 당첨되고도 찾아가지 않은 당첨금은 지난 2013년 504억400만원, 2014년 441억6500만원 2015년 437억6800만원 등 총 1383억3700만원이었다.

미수령 당첨금의 대부분은 5등에서 나왔다. 당첨금이 5000원인 5등 미수령금은 지난 3년간 884억1400만원으로 전체 미수령 당첨금의 63%를 차지했다. 당첨자수는 1768만여명으로 집계됐다. 당첨금이 5만원인 4등의 경우도 미수령 당첨금의 12%를 차지했다. 4등 미수령액은 166억3600만원에 달한다. 놀랍게도 1등 미수령 당첨자도 꽤 있다. 지난 2013년엔 6명 2014년은 3명이나 된다. 지난해인 2015년엔 4명이 당첨금을 받아가지 않았다.

로또 당첨금은 당첨 이후 1년이 지나면 소멸시효가 끝난다. 당첨자가 찾아가지 않은 당첨금은 정부 기금으로 편입돼 사회 소외계층 지원사업에 활용된다.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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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