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의원 릴레이 인터뷰> 국민의당 이용호 의원

“손학규, 골든타임 놓치고 있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이번 20대 국회는 새로움의 연속이다. 대한민국은 17대 총선 이후 12년 만에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으로 접어들었다. 국민의당이 원내에 입성해 국회는 3당 체제로 재편됐다. 낙선한 의원들의 빈자리는 새로운 얼굴들로 각각 채워졌다. <일요시사>는 독자들을 대신해 의원들을 찾아가는 릴레이 인터뷰를 시작, 새로워진 국회를 알아가는 시간을 준비했다. 그 열두 번째로 국민의당 이용호 의원을 만나봤다.

국민의당의 목소리. 당 대변인을 맡고 있는 이용호 의원은 거침없는 언변으로 유명하다. 평소 소신을 기반으로 한 그의 말 속에는 단단한 뜻이 담겨있다. 그는 당선되기 전, 정치평론가로서 활동한 이력도 가지고 있다.

지난 12년간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으며 쌓아온 특유의 맷집은 이제 갓 출발한 국민의당 입장에서 필요했던 덕목이었을지 모른다. 그렇기에 국민의당은 오랜 시간 공을 들여 그를 영입하기에 이른다. <일요시사>는 그런 이 의원을 찾아가 최근 정치권 상황에 대한 담론을 나눴다.

다음은 이 의원과의 일문일답.

- 당선 소감을 말해 달라.
▲지난 12년 동안 준비하고 도전하는 과정에서 여러 번 실패를 맛봤다. 사람들은 어렵게 당선된 만큼 기쁜 마음이 더할 것이라 말하지만, 너무 오래 고생해서 그런지 그만큼 기쁘지는 않다. 오히려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부담감이 크게 느껴진다.

- 전북 남원·임실·순창 지역 현안에는 어떤 것이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지역이 열악하다. 기업이 없어서 일자리도 없는 상황이다. 소비도시로 전락해 당장의 일자리 창출이 쉽지 않아 보인다. 때문에 눈앞에 있는 ‘지리산 산악철도’ 예산 확보 문제를 제1과제로 삼고 추진하고 있다. 또 남원시나 임실군, 순창군에서 원하는 예산이 있기 때문에 예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 최근 2개의 개정안(지방자치법 일부 개정안,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개정안)을 대표로 발의했다. 후속으로 준비하고 있는 대표발의 법안이 있나?
▲민생에 관련된 법안을 내려고 한다. 어려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걸 어떻게 법으로 바꿀 수 있을지를 수없이 고민하고 있다. 예를 들면 최근 한 지역 주민으로부터 ‘1인 미디어 매체’의 폐해 사례를 들었다.

해당 매체들에서는 시청자가 방송자(BJ)를 금전적으로 후원하는 기능이 있는데, 청소년들 사이에서 중독 현상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생활고를 겪고 자살하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특정 매체는 3000만원까지 후원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한도 금액을 정하는 법안을 생각하고 있다.

- 안전행정위원회(이하 안행위)에 배정됐다. 대선을 앞두고 소관인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역할이 중요한데.
▲난 선관위가 나름 공정하게 해왔다고 생각한다. 비록 최근 국민의당과 새누리당 리베이트 건에 대해 형평성 논란이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선관위는 비교적 공정했다. 다만 대선을 앞두고 선관위가 조금 더 공정해질 수 있도록 안행위에서 따져보는 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12년 도전끝에 당선 “부담이 크다”
“난 개헌 환영론자, 내각제로 가야”

- 박지원 원내대표의 손학규 전 고문에 대한 영입 제의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대선 전에는 외부 인사들을 최대한 많이 영입해야 된다. 우리 당에 안철수 전 대표라는 대선주자가 있지만, 안 전 대표만으로 국민의당이 집권하기는 어렵다. 외연확장이 필요하고 그렇기에 판을 키울 수 있는 손 전 고문을 국민의당에서 영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는 손 전 고문 외에 다른 인사들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 손 전 고문의 정계복귀를 두고 말이 많다.
▲손 전 고문은 지금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 너무 논리적으로 일을 하려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 일례로 메시지가 원샷으로 끝나야 하는데 기승전결로 너무 나뉘어져 있다. 메시지가 선명하지 않다보니 보는 사람들이 지루해한다. 손 전 고문이 복귀하기에 가장 좋은 시점은 지난 총선이었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다.

국민의당은 다음 대선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호남이 주축인 당이다. 손 전 고문 입장에서도 호남을 등에 업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볼 수 있다. 정치적 기반이 수도권인 손 전 고문과 호남이 주축인 국민의당이 결합하는 그림이 그려질 수 있다고 본다. 들어와서 당의 비대위원장을 맡아주면 좋겠다.

- 최근 정치권에 개헌 바람이 불고 있다. 생각하는 이상적인 개헌 방향은?
▲난 개헌에 대해 찬성을 넘어 환영론자다. 지금 현 정부만 봐도 5년 단임의 대통령중심제는 분명 문제가 있어 보인다. 결국 대통령중심제라는 게 이기는 사람이 모든 권력을 독점하는 것 아닌가. 다양한 의견과 사회를 반영할 수 없는 제도다. 대선을 치러보면 득표율이 50:50으로 비등하게 나오지 않나. 그런데도 승자독식이기 때문에 나머지 50%가 소외된다. 반쪽자리 대통령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난 궁극적으로 내각제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각제는 의석수, 인구수 등이 적어도 소수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구조다. 지역 차원으로 생각해도 호남의 인구가 점점 줄고 있어 대통령이 나오기 쉽지 않기 때문에 내각제 도입이 필요하다. 그러나 단번에 내각제로 바뀌면 혼란이 있을 수 있으니 외치와 내치를 구분하는 이원집정부제를 거쳐야 한다고 본다.

- 당론이 의원들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있다는 의견이 있다. 이 의원의 생각은?
▲사드 같이 국가적 현안에 대해선 당론으로 정하는 것이 맞는 일이라고 본다. 그러나 너무 당론을 우선시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최근 당들이 너무 당론에만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더욱 큰 문제는 당이 당론을 수렴하는 과정이 민주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누가 당론을 정하는지 모른다.

그러다 보니 충돌이 발생한다. 국가적 현안이 아닌 부분에 대해서는 의원에게 맡기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민생이라든지 정책 하나하나마다 당론으로 정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넌센스다. 난 당의 대변인을 맡고 있지만, 만약 당론과 내 개인 소신이 부딪친다면 언제든지 소신을 우선시할 것이다.
 

<chm@ilyosisa.co.kr>


[이용호는?]

▲전주고등학교 졸업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학사
▲<경향신문> 정치부 기자
▲전 국무총리실 공보정책비서관
▲전 민주당 전라북도당 남원·순창 운영위원장
▲전 국회 홍보기획관
▲현 20대 국회의원(전북 남원·임실·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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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검찰개혁에 대해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끝으로 정치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있다. <일요시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김 전 비대위원장을 만나 그가 제시하는 정국 진단 결과와 향후 우리 정치가 나아가야 할 길을 들었다. 다음은 김 전 비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출범 100일을 넘긴 이재명 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100일 동안 별 탈 없이 무난하게 잘했다고 본다. 국민과 소통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 -추석을 앞두고 지급된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의견은? ▲민생 경제가 굉장히 어렵고, 우리나라의 총수요가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진단한 올해 성장률도 0.9%밖에 안 된다. 쿠폰을 풀면, 약간의 소비 촉진 효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엔 부족하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겉보기엔 훈훈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3500억달러 투자 펀드 조성 요구와 노동자 317명 추방 등 사태와 맞물려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불거졌다. ▲우리 경제 부처 장관들이 미국 월가를 이해하지 못한 채 막연하게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미국의 요구는 보증·대출을 거쳐 이행하면 될 것”이라고 이해한 것 같다. 근본적인 시각 차이 때문에 협상이 타결되지 못했다. 그런데 국민에겐 마치 타결된 것 같은 인상을 줬다. 한 달도 안 돼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국민은 의아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하는 미국의 MAGA 진영은 우리나라 일각의 부정선거론을 지지하면서 “한국이 공산주의에 진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보는가? ▲그들은 미국이 어떻게 위대한 나라가 됐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트럼프의 MAGA 프로젝트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우리와도 관계가 없다. “MAGA 진영이 우리 정치에 개입할 것”이란 믿음은 국내 보수 진영의 희망 사항일 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검찰 해체를 서둘러 마무리하려고 한다. 민주당이 새로 구상하는 검찰 체계에 대한 평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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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당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받아들일 의사가 있어야 진행될 수 있다.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서 합의점에 도달하면 합당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대통령 있는데 당대표가 어떻게 의사 관철?” “장동혁은 대권 욕심 갖고 계속 변화할 것”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이끌던 국민의당과 혁신당은 총선을 치르면서 호남에서 선전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 민심이 어떤 선택을 할 거라고 보나? ▲두고 봐야 안다. 호남 민심은 제19대 대선에선 안 의원이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호남 유권자들은 상당히 전략적으로 투표한다. 그들은 정권 재창출이 가능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다. 그러니 선거를 치러봐야 알 수 있다. 지금은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취임하자, 강경 보수 유튜버들은 “군소 보수 정당에 지방자치단체장 30석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강경 보수 유튜버들이 너무 밀착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민의힘이 계속 지금과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우리 정치 지형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변화가 있어야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와의 밀착과 중도층 공략 사이에서 계속 의견이 바뀐다. ▲장 대표에게도 정치적 목표가 있을 텐데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많은 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 대표가 됐지만,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어떻게 결정할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만약 “지나치게 강경 보수와 밀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그들과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선을 긋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그에게는 크게 정치적 기대를 하기 힘들다고 본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고 평가한다. ▲장 대표도 어차피 당 대표가 됐으니, 대권 욕심을 가질 것이다. 정치인은 언제나 시대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장 대표 스스로 “변화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계속 많이 변할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장 대표가 당선되면서 위상이 많이 훼손됐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전 대표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국민의힘 당원들은 상당한 분노에 차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강경해졌다. 세월이 흘러 당원들이 당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면, 또 변할 수도 있다. 지금 상황만으로 판단하기엔 굉장히 이르다. 한 전 대표가 당시 여당 대표로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한 것은 굉장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앞으로 어떻게 정치적으로 발전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래도 국민의힘에선 가장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본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장 대표로선 당연히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쫓아낼 수 있겠는가? 어떻게 쫓아내겠나? 오늘의 장 대표는 한 전 대표 덕분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지방선거에서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친다. ▲뻔한 사람들끼리 하는 거라서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진 않다. 모두 국민의힘 사람이거나 국민의힘 출신인데 특별한 효과가 있겠는가? -진영 간 대결 구도가 성별·세대 갈등 구도로 번졌다. 정치권 원로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시대·사회·경제 구조가 변하고, 새 기술이 도입되면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국민 사이에 형성되는 ‘그룹’을 조화시킬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은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이준석·안철수·오세훈? 뻔한 사람들” “국힘, 강경 보수로? 희망 보이지 않아” -일부 정치인은 갈등을 이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후원금을 벌고 있다.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다. 갈등을 전체적으로 포괄한 후 최대공약수를 찾아 정치해야 한다. -과거 정치와 현재 정치의 가장 큰 변화와 차이점은? ▲못 살던 시절엔 먹고사는 게 가장 중요해서 경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지금은 국민의 의식 구조가 과거와 다르다. 이 시대의 젊은 세대는 우리 국민 중 성숙도가 가장 높다.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가장 좋다. 이들은 공정하지 못하고, 불평등하며, 민주적이지 않은 것에 크게 저항한다. 세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극우화됐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4050 남성이 2030 남성에게 가장 불만을 품는 부분은 “너희는 왜 국민의힘을 지지하면서 보수화되느냐”는 것이다. ▲2030 남성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최근 국민의힘은 장외 집회를 하고 있는데, 이들은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너무 소란을 피우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흔히들 “장 자크 루소가 얘기하는 계몽주의가 프랑스 대혁명을 낳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계몽주의가 뭔가? 성숙지 못한 국민을 성숙하게 만들어서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의 성숙도는 매우 높아졌다. 이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도 실패했다.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 정치가 이를 따라가야 하는데, 접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정계의 킹메이커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대통령은 정직해야 한다.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대통령들이 모두 실패한 원인은 너무 탐욕스러웠고, 시대 변화를 제대로 못 따라갔다는 것이었다. -최근 한국 정치·사회에서 작게나마 희망을 봤거나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그 반대가 된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제일 시급한 과제는 아주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다. 이를 완화하지 않으면, 한국 정치는 국민통합을 이룰 수 없다. 우리는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고, 출산율은 매우 낮다. 경제의 역동성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 정치인이 말로만 소통·통합을 외친들 아무 소용이 없다. -추석 연휴를 앞둔 <일요시사> 독자에게 남길 덕담 한마디가 있다면? ▲대통령을 선출하는 기준이 여론조사에 휩쓸리는 식으로 정해지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윤 전 대통령도 그렇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오랫동안 검사였던 사람이 지도자가 된 사례가 세계적으로 별로 없다. 이들은 남의 부정적인 측면만 따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창의적·긍정적 역할을 하기 힘든 사람들이다. 제가 그를 호의적으로 봤던 것도 큰 잘못이었다. 당시 국민의힘엔 대통령감이 없었다. 그래서 저는 윤 전 대통령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것을 일컬어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 말했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제가 우려했던 행동을 했다. 저는 이승만 전 대통령 외엔 모든 대통령을 만나봤다. 직접 자문도 했고,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적도 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라는 책도 출간했다. 이들이 실패한 원인은 초심을 관철하지 못했단 것이었다.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에선 오래전에 보수·진보가 사라졌다. 지난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제15대 대선도 보수·진보의 싸움이 아니었다. 모두 보수였다. 1980년대 운동권 출신들은 정치권에 진출한 후 스스로 대단한 진보를 자처했다. 그런데 이들은 진보의 뜻도 모른다. 이들은 정권을 네 번 잡을 동안 양극화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무슨 진보 정권인가? 국민이 정치 상황을 냉철하게 관찰하시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자세를 갖추셔야 한다. 대통령·국회의원도 결국 국민이 선출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ctzxp@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