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결단’ 박근혜 8월 승부수

개각과 전대…두 마리 토끼 잡는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레임덕을 목전에 둔 박근혜 대통령이 과연 어떤 승부수를 던질 것인가. 현 상황에서 예상되는 가장 유력한 방법은 ‘중폭 개각’과 ‘친박계 당대표’다. 후반기 국정운영을 위해 박 대통령은 8월 중 행동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박 대통령의 행보는 예상보다 더욱 빨라질 수 있다고 정가에서는 예상한다.

최근 정가의 최대 화두는 ‘개각’과 ‘8·9 전당대회’다. 국회 보좌진들이 기자를 만나면 이 두 가지는 꼭 물어볼 정도로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둘 모두 향후 국정 운영의 향배를 가를 중요 이슈이기 때문이다. 이는 청와대도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청와대에서 개각 적기를 점치고 있다는 소식을 정가에서 쉽게 들을 수 있다. 또한 박 대통령이 최근 대구·경북(TK) 지역 의원들과 면담을 가진 것을 두고 전대 개입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내각 물갈이
후보 줄이어

과연 박근혜 정권은 중폭 개각에 나설 것인가. 박 대통령이 휴가를 다녀온 시점에 개각 얘기가 쏟아지고 있다. ‘휴가 후 인사 단행’이란 패턴이 올해도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집권 첫 해인 지난 2013년부터 매년 휴가에서 돌아온 직후 청와대 비서진 또는 정부부처 장관을 일부 교체해왔다. 일각에서는 후보군 인사검증이 이미 끝난 상태라는 얘기도 나온다.

‘여소야대’ ‘사드 후폭풍’ 등 박근혜호가 국정동력을 잃어가는 상황이라 개각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휴가 전부터 남은 1년 반가량을 위해 국정 동력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7월 말 또는 8월 초 사이에 중폭 개각을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 일찌감치 정·관가에 퍼진 바 있다.

개각 대상 부처로는 정권 출범 때 임명된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림부), 환경부, 고용노동부(이하 고용부), 외교부를 비롯, 재임 기간이 2년에 가까운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등이 거론되고 있다. 또한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그동안 야권의 사퇴 압박을 받아온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의 교체 여부도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박 처장이 교체될 수 있다는 풍문은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어떻게든 야권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현 정부의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앞서 야권은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민주화운동 기념곡 지정 문제를 ‘협치’ 가늠자로 삼았지만, 보훈처가 기념곡 지정을 불허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야권은 꾸준히 박 처장 경질을 촉구하는 입장이다.

미래부·문체부를 두고는 문책성 장관 교체도 거론되고 있다. 미래부는 최근 직원들의 ‘기강해이’가 도마 위에 올랐다. 문체부는 새로운 국가브랜드 ‘CREATIVE KOREA’(크리에이티브 코리아, 창의 한국)가 표절 논란에 휩싸이면서 타격을 받았다. 이에 해당 부처의 장관 교체는 필수적이라는 주장이 여권 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때문에 최양희 미래부장관의 뒤를 이을 후임 미래부장관 후보자 5명의 이름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후보 중 한 명인 홍남기 미래부 1차관은 강원 춘천 출신으로 춘천고, 한양대 경제학과를 나와 제29회 행정고시(이하 행시)에 합격했다.

지난 1984년 경제기획원 대외경제조정실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그는 경제기획원 심사평가국 행정사무관, 재정경제원 예산실 행정사무관, 예산청·기획예산처 예산실 예산총괄과 서기관, 기획예산처 성과주의예산팀장·예산실 예산기준과장 등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친 바 있다. 이후 박근혜정부 출범 때부터 국정기획수석비서관실 기획비서관을 지낸 뒤 지난해 2월 정책조정수석비서관실 기획비서관으로 발탁됐다.

홍 차관에 앞서 미래부 1차관을 지낸 윤종록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의 이름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그는 지난 1957년 광주에서 태어나 제15회 기술고등고시를 합격했으며, KT부사장을 지낸 이력이 있다.

또 다른 후보자인 최재유 미래부 2차관은 충북 출신으로 행시27기다. 연세대를 나와 미국 미시간대 대학원 정보통신미디어정책학 석사로 졸업했다. 지난 2월까지 미래부 기획조정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정가 쪽 사람의 이름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서상기 전 의원과 홍문종 의원이 그들이다. 3선인 서 전 의원은 대구 출신으로 한국기계연구원 원장, 국민생활체육회 회장을 지냈으며 지난 19대 국회에서 후반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 위원이었다. 친박계 핵심 홍문종 의원은 새누리당 사무총장을 역임했으며 19대 미방위 위원장을 하기도 했다.

개국공신들
원년멤버도 교체?

김종덕 문체부장관의 후임으로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장관이 가장 유력하다는 소문이다. 지난 1966년 서울 출생인 조 전 장관은 제33회 사법고시를 합격한 법조인 출신이다. 지난 19대 국회 당시 여가부장관을 지내다 사퇴한 후 제20대 총선에 출마했으나, 이혜훈 당시 후보와의 경선에 패배해 국회 입성에 실패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국회 입성에 실패한 조 전 장관을 구제하기 위한 회전문 인사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부 또한 문체부처럼 한 명의 유력 후보가 거론된다. 윤성규 환경부장관의 뒤를 이어 이정섭 환경부차관의 승진이 예상된다. 1963생인 그는 충남에서 태어나 31회 행시를 합격했다. 과거 청와대 기후환경비서관을 역임한 바 있는데, 이를 제외하면 환경부에서만 근무해 적임자라는 평가다.

농림부는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이양호 농촌진흥청 청장의 양자 구도로 전개되는 모습이다. 김 사장은 1957년생으로 경북 출생으로 지난 2013년 3월 지금의 농림축산식품부로 바뀌기 전인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제1차관을 지낸 바 있다.
 

1959년생인 이 청장은 김 사장과 같은 경북 출생이다. 김 사장은 경북고, 경북대를 나온 반면 이 청장은 영남고, 영남대를 나와 지역을 대표하는 대학 출신들의 대결이 흥미롭다.

중폭 인사 가시화 4∼6개 부처 거론
미래부·외교부 하마평 문책성 교체?

고용부장관 또한 이재갑 근로복지공단 이사장과 박영범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의 양자 구도다. 1958년생인 이 이사장은 경기 출신으로 26회 행시를 합격했다. 또한 지난 2012년 6월부터 2013년 3월까지 고용부 차관을 지냈다. 박 이사장은 1956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산업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이었으며 지난 2011년 10월부터 2014년 8월까지 제6대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원장으로 재직했다.

윤병세 외교부장관의 교체도 예상되고 있다. 최근 사드 배치를 발표하던 시각에 윤 장관이 한가로이 강남 백화점에서 쇼핑을 한 사실이 확인돼 이러한 기류가 가속화됐다. 윤 장관은 지난 2013년 3월부터 재임한 박근혜정부 ‘원년 멤버’다. 박 대통령의 ‘외교 철학’을 잘 이해해 임기 5년을 채울 것이란 전망 때문에 ‘오병세’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다.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차기 외교부장관 후보는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임성남 외교부 1차관, 조태용 국가안보실 1차장이다. 한편 세 사람은 공통점이 많다. 모두 서울 출생으로 제14회 외무고시를 합격한 동기다. 서울대 동문이기도 하다. 그중 김 수석과 조 차장은 같은 고등학교(경기고)를 나왔으며 둘 모두 외교부 제1차관을 지낸 바 있다.

이처럼 하마평이 줄을 잇는 가운데 개각 시기가 관심으로 떠올랐다. 당초 7월이 예상됐던 만큼 청와대가 개각의 고삐를 바짝 당기고 있다는 분석이 언론을 통해 나온 바 있다. 그러나 최근 고위공직자 인사검증을 책임지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구설에 올라 변수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감찰까지 받게 되면서 개각 시기가 늦어지거나 범위가 줄어들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우 수석 사퇴까지 거론되고 있어 개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병우 변수
개각 시기는?


반면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야권의 우 수석 사퇴 공세에 흔들리지 않고 뚝심 있게 개각 등을 진행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박 대통령이 휴가 중이던 지난달 28일 신임 경찰청장을 내정한 게 그 증거라는 것이다. 필요한 인사수요에 즉각 대처한 것만 봐도 개각에 대한 기류가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다.

따라서 우 수석 사퇴와는 별개로 박 대통령의 최종 결단만 내려지면 조기에 개각이 단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한 장관의 경우 인사청문회를 거쳐 정식 임명까지 최대 한 달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9월 정기국회 전까지 내각 구성을 마무리 지으려면 지금이 적기라는 관측도 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이 8·15 특별사면을 예고한 것도 국정 운영을 위한 승부수라는 견해가 있다. 사면 바람을 통해 최근 부침을 겪고 있는 지지율을 끌어올려 국정 동력으로 사용할 것이란 예상이다. 과연 경제인과 정치인 몇 명이 대상에 포함될 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8·9 전대는 새누리당은 물론 박 대통령 입장에서도 중요한 정치 이벤트다. 누가 당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향후 당·정·청 관계가 정립될 것이고 이는 박근혜정부의 수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당·정·청 관계에 있어 비박계 후보자들은 ‘수평적 관계’를 통한 균형과 견제를 내세우는 반면 친박계는 ‘당·정·청 일체화’를 통한 공존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친박 당대표 세우나? 만찬 노림수
전대 후보들 당정청 관계 온도차

친박계로 꼽히는 이주영, 이정현, 한선교 의원은 “당과 청와대는 한 몸” “대통령과 당은 공동운명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일 서울 강서구 등촌동 SBS공개홀에서 새누리당 당대표 경선 TV토론회가 열렸을 때 이주영 의원은 “터무니없이 야당이 공세를 취하거나 발목을 잡으면 당이 일체가 되서 설득하고 때론 강경하게 막아가야지 대통령에 대한 지나친 공격은 우리 스스로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비박계인 주호영, 정병국 의원은 친박계가 당권을 잡았을 경우 당이 청와대에 끌려갈 것이란 우려를 내놓았다. 주 의원과 단일화 되기 전 정 의원은 해당 토론회에서 “당·정·청 관계에서 중요한 건 소통인데 친박은 무조건 청와대 얘기만 따라간다”라며 “국민이 원하는 게 뭔지를 대통령에게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당이 돼야 (당·정·청) 관계가 원활하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 의원은 “친박 중 당대표가 되면 수직적 관계에서 벗어날 수 있겠냐 하는 우려가 있고 반대로 비박계가 되면 과연 협조가 될 수 있을지 걱정도 있다”며 “중립적인 사람이 당대표를 맡아서 적절한 협조와 긴장관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흥미로운 점은 당·정·청 관계뿐만 아니라 개각에 대한 의견 또한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개각의 필요성에 대해 비박계 주호영 의원은 찬성한 반면, 친박계 이주영·한선교·이정현 의원은 반대해 계파 간 온도차가 있음을 입증했다. 다만 한 의원의 경우 개각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닌 3∼4개 부처 장관의 개각에는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후보자들 간 난타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박 대통령이 전대에 개입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박 대통령이 TK 지역 의원들과 면담을 가진 일이 일종의 전대 개입이 아니냐는 게 비박계의 주장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지난달 김정재 의원을 포함해 TK 지역 초선 의원들이 사드 배치와 대구공항 이전 등 지역 현안에 대한 민심을 박 대통령에게 전달하겠다며 면담을 요청했다.

청와대는 전대 개입 논란을 일축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3일 기자들에게 “(TK 초선과의 면담이) 전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느냐”며 반문한 뒤 “국정 현안에 대한 민심을 청취하기 위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8·9 전당대회
친박으로 모여?

박 대통령 또한 대변인의 말이 있기 전날 있었던 국무회의에서 “나는 사드 배치 문제를 비롯한 여러 지역 현안들에 대해 민심을 청취하고,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기 위해 지역의 대표인 의원들과 단체장들을 직접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반박에도 불구하고 전대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친박계가 다수인 TK 초선들과의 만남은 자칫 불필요한 논쟁을 불러올 수 있다는 주장이 공존하고 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김무성 비박 지지 노림수
무대도 전대 개입?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비주류가 당대표가 돼야한다”며 정병국·주호영 의원의 후보 단일화를 촉구한 것을 두고 친박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일각에서는 징계를 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들린다.

수일간의 외국 일정을 마치고 지난 4일 귀국한 친박계 핵심 최경환 의원은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대표의 해당 발언에 대해 “우려스럽다”며 “(김 전 대표의 발언이) 계파 갈등보다는 당의 화합과 미래 비전을 위한 전대가 되도록 하는 데 악영향을 끼치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비주류가 당대표 돼야”
화합 위한 전대에 찬물

역시 친박 핵심인 김태흠 의원 또한 “김 전 대표가 비박계 특정 후보를 밀면서 노골적으로 전대에 개입하고 있다”라며 “본인이 비박계 후보 단일화를 직간접적으로 종용하면서 ‘친박 비주류’라고 하는 것은 말장난”이라고 쏘아붙였다.

최고위원 후보로 나선 이장우 의원은 같은 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전 대표가 ‘짝퉁’ 배낭여행을 하며 전대에 개입하고 있다”라며 “비박계 단일화를 운운하는 것은 해당행위”라고 비난했다. 또한 김 전 대표에 대해 “역대 최악의 당대표였다”고 말하는가 하면 “김 전 대표의 이런 선거 개입과 선거운동은 후보자가 아닌 국회의원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한 당규의 명백한 위반”이라며 김희옥 비대위원장에게 김 전 대표의 징계를 요구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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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