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결단’ 박근혜 8월 승부수

개각과 전대…두 마리 토끼 잡는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레임덕을 목전에 둔 박근혜 대통령이 과연 어떤 승부수를 던질 것인가. 현 상황에서 예상되는 가장 유력한 방법은 ‘중폭 개각’과 ‘친박계 당대표’다. 후반기 국정운영을 위해 박 대통령은 8월 중 행동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박 대통령의 행보는 예상보다 더욱 빨라질 수 있다고 정가에서는 예상한다.

최근 정가의 최대 화두는 ‘개각’과 ‘8·9 전당대회’다. 국회 보좌진들이 기자를 만나면 이 두 가지는 꼭 물어볼 정도로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둘 모두 향후 국정 운영의 향배를 가를 중요 이슈이기 때문이다. 이는 청와대도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청와대에서 개각 적기를 점치고 있다는 소식을 정가에서 쉽게 들을 수 있다. 또한 박 대통령이 최근 대구·경북(TK) 지역 의원들과 면담을 가진 것을 두고 전대 개입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내각 물갈이
후보 줄이어

과연 박근혜 정권은 중폭 개각에 나설 것인가. 박 대통령이 휴가를 다녀온 시점에 개각 얘기가 쏟아지고 있다. ‘휴가 후 인사 단행’이란 패턴이 올해도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집권 첫 해인 지난 2013년부터 매년 휴가에서 돌아온 직후 청와대 비서진 또는 정부부처 장관을 일부 교체해왔다. 일각에서는 후보군 인사검증이 이미 끝난 상태라는 얘기도 나온다.

‘여소야대’ ‘사드 후폭풍’ 등 박근혜호가 국정동력을 잃어가는 상황이라 개각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휴가 전부터 남은 1년 반가량을 위해 국정 동력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7월 말 또는 8월 초 사이에 중폭 개각을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 일찌감치 정·관가에 퍼진 바 있다.

개각 대상 부처로는 정권 출범 때 임명된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림부), 환경부, 고용노동부(이하 고용부), 외교부를 비롯, 재임 기간이 2년에 가까운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등이 거론되고 있다. 또한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그동안 야권의 사퇴 압박을 받아온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의 교체 여부도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박 처장이 교체될 수 있다는 풍문은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어떻게든 야권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현 정부의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앞서 야권은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민주화운동 기념곡 지정 문제를 ‘협치’ 가늠자로 삼았지만, 보훈처가 기념곡 지정을 불허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야권은 꾸준히 박 처장 경질을 촉구하는 입장이다.

미래부·문체부를 두고는 문책성 장관 교체도 거론되고 있다. 미래부는 최근 직원들의 ‘기강해이’가 도마 위에 올랐다. 문체부는 새로운 국가브랜드 ‘CREATIVE KOREA’(크리에이티브 코리아, 창의 한국)가 표절 논란에 휩싸이면서 타격을 받았다. 이에 해당 부처의 장관 교체는 필수적이라는 주장이 여권 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때문에 최양희 미래부장관의 뒤를 이을 후임 미래부장관 후보자 5명의 이름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후보 중 한 명인 홍남기 미래부 1차관은 강원 춘천 출신으로 춘천고, 한양대 경제학과를 나와 제29회 행정고시(이하 행시)에 합격했다.

지난 1984년 경제기획원 대외경제조정실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그는 경제기획원 심사평가국 행정사무관, 재정경제원 예산실 행정사무관, 예산청·기획예산처 예산실 예산총괄과 서기관, 기획예산처 성과주의예산팀장·예산실 예산기준과장 등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친 바 있다. 이후 박근혜정부 출범 때부터 국정기획수석비서관실 기획비서관을 지낸 뒤 지난해 2월 정책조정수석비서관실 기획비서관으로 발탁됐다.

홍 차관에 앞서 미래부 1차관을 지낸 윤종록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의 이름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그는 지난 1957년 광주에서 태어나 제15회 기술고등고시를 합격했으며, KT부사장을 지낸 이력이 있다.

또 다른 후보자인 최재유 미래부 2차관은 충북 출신으로 행시27기다. 연세대를 나와 미국 미시간대 대학원 정보통신미디어정책학 석사로 졸업했다. 지난 2월까지 미래부 기획조정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정가 쪽 사람의 이름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서상기 전 의원과 홍문종 의원이 그들이다. 3선인 서 전 의원은 대구 출신으로 한국기계연구원 원장, 국민생활체육회 회장을 지냈으며 지난 19대 국회에서 후반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 위원이었다. 친박계 핵심 홍문종 의원은 새누리당 사무총장을 역임했으며 19대 미방위 위원장을 하기도 했다.

개국공신들
원년멤버도 교체?

김종덕 문체부장관의 후임으로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장관이 가장 유력하다는 소문이다. 지난 1966년 서울 출생인 조 전 장관은 제33회 사법고시를 합격한 법조인 출신이다. 지난 19대 국회 당시 여가부장관을 지내다 사퇴한 후 제20대 총선에 출마했으나, 이혜훈 당시 후보와의 경선에 패배해 국회 입성에 실패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국회 입성에 실패한 조 전 장관을 구제하기 위한 회전문 인사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부 또한 문체부처럼 한 명의 유력 후보가 거론된다. 윤성규 환경부장관의 뒤를 이어 이정섭 환경부차관의 승진이 예상된다. 1963생인 그는 충남에서 태어나 31회 행시를 합격했다. 과거 청와대 기후환경비서관을 역임한 바 있는데, 이를 제외하면 환경부에서만 근무해 적임자라는 평가다.

농림부는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이양호 농촌진흥청 청장의 양자 구도로 전개되는 모습이다. 김 사장은 1957년생으로 경북 출생으로 지난 2013년 3월 지금의 농림축산식품부로 바뀌기 전인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제1차관을 지낸 바 있다.
 

1959년생인 이 청장은 김 사장과 같은 경북 출생이다. 김 사장은 경북고, 경북대를 나온 반면 이 청장은 영남고, 영남대를 나와 지역을 대표하는 대학 출신들의 대결이 흥미롭다.

중폭 인사 가시화 4∼6개 부처 거론
미래부·외교부 하마평 문책성 교체?

고용부장관 또한 이재갑 근로복지공단 이사장과 박영범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의 양자 구도다. 1958년생인 이 이사장은 경기 출신으로 26회 행시를 합격했다. 또한 지난 2012년 6월부터 2013년 3월까지 고용부 차관을 지냈다. 박 이사장은 1956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산업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이었으며 지난 2011년 10월부터 2014년 8월까지 제6대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원장으로 재직했다.

윤병세 외교부장관의 교체도 예상되고 있다. 최근 사드 배치를 발표하던 시각에 윤 장관이 한가로이 강남 백화점에서 쇼핑을 한 사실이 확인돼 이러한 기류가 가속화됐다. 윤 장관은 지난 2013년 3월부터 재임한 박근혜정부 ‘원년 멤버’다. 박 대통령의 ‘외교 철학’을 잘 이해해 임기 5년을 채울 것이란 전망 때문에 ‘오병세’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다.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차기 외교부장관 후보는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임성남 외교부 1차관, 조태용 국가안보실 1차장이다. 한편 세 사람은 공통점이 많다. 모두 서울 출생으로 제14회 외무고시를 합격한 동기다. 서울대 동문이기도 하다. 그중 김 수석과 조 차장은 같은 고등학교(경기고)를 나왔으며 둘 모두 외교부 제1차관을 지낸 바 있다.

이처럼 하마평이 줄을 잇는 가운데 개각 시기가 관심으로 떠올랐다. 당초 7월이 예상됐던 만큼 청와대가 개각의 고삐를 바짝 당기고 있다는 분석이 언론을 통해 나온 바 있다. 그러나 최근 고위공직자 인사검증을 책임지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구설에 올라 변수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감찰까지 받게 되면서 개각 시기가 늦어지거나 범위가 줄어들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우 수석 사퇴까지 거론되고 있어 개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병우 변수
개각 시기는?


반면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야권의 우 수석 사퇴 공세에 흔들리지 않고 뚝심 있게 개각 등을 진행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박 대통령이 휴가 중이던 지난달 28일 신임 경찰청장을 내정한 게 그 증거라는 것이다. 필요한 인사수요에 즉각 대처한 것만 봐도 개각에 대한 기류가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다.

따라서 우 수석 사퇴와는 별개로 박 대통령의 최종 결단만 내려지면 조기에 개각이 단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한 장관의 경우 인사청문회를 거쳐 정식 임명까지 최대 한 달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9월 정기국회 전까지 내각 구성을 마무리 지으려면 지금이 적기라는 관측도 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이 8·15 특별사면을 예고한 것도 국정 운영을 위한 승부수라는 견해가 있다. 사면 바람을 통해 최근 부침을 겪고 있는 지지율을 끌어올려 국정 동력으로 사용할 것이란 예상이다. 과연 경제인과 정치인 몇 명이 대상에 포함될 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8·9 전대는 새누리당은 물론 박 대통령 입장에서도 중요한 정치 이벤트다. 누가 당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향후 당·정·청 관계가 정립될 것이고 이는 박근혜정부의 수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당·정·청 관계에 있어 비박계 후보자들은 ‘수평적 관계’를 통한 균형과 견제를 내세우는 반면 친박계는 ‘당·정·청 일체화’를 통한 공존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친박 당대표 세우나? 만찬 노림수
전대 후보들 당정청 관계 온도차

친박계로 꼽히는 이주영, 이정현, 한선교 의원은 “당과 청와대는 한 몸” “대통령과 당은 공동운명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일 서울 강서구 등촌동 SBS공개홀에서 새누리당 당대표 경선 TV토론회가 열렸을 때 이주영 의원은 “터무니없이 야당이 공세를 취하거나 발목을 잡으면 당이 일체가 되서 설득하고 때론 강경하게 막아가야지 대통령에 대한 지나친 공격은 우리 스스로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비박계인 주호영, 정병국 의원은 친박계가 당권을 잡았을 경우 당이 청와대에 끌려갈 것이란 우려를 내놓았다. 주 의원과 단일화 되기 전 정 의원은 해당 토론회에서 “당·정·청 관계에서 중요한 건 소통인데 친박은 무조건 청와대 얘기만 따라간다”라며 “국민이 원하는 게 뭔지를 대통령에게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당이 돼야 (당·정·청) 관계가 원활하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 의원은 “친박 중 당대표가 되면 수직적 관계에서 벗어날 수 있겠냐 하는 우려가 있고 반대로 비박계가 되면 과연 협조가 될 수 있을지 걱정도 있다”며 “중립적인 사람이 당대표를 맡아서 적절한 협조와 긴장관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흥미로운 점은 당·정·청 관계뿐만 아니라 개각에 대한 의견 또한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개각의 필요성에 대해 비박계 주호영 의원은 찬성한 반면, 친박계 이주영·한선교·이정현 의원은 반대해 계파 간 온도차가 있음을 입증했다. 다만 한 의원의 경우 개각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닌 3∼4개 부처 장관의 개각에는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후보자들 간 난타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박 대통령이 전대에 개입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박 대통령이 TK 지역 의원들과 면담을 가진 일이 일종의 전대 개입이 아니냐는 게 비박계의 주장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지난달 김정재 의원을 포함해 TK 지역 초선 의원들이 사드 배치와 대구공항 이전 등 지역 현안에 대한 민심을 박 대통령에게 전달하겠다며 면담을 요청했다.

청와대는 전대 개입 논란을 일축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3일 기자들에게 “(TK 초선과의 면담이) 전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느냐”며 반문한 뒤 “국정 현안에 대한 민심을 청취하기 위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8·9 전당대회
친박으로 모여?

박 대통령 또한 대변인의 말이 있기 전날 있었던 국무회의에서 “나는 사드 배치 문제를 비롯한 여러 지역 현안들에 대해 민심을 청취하고,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기 위해 지역의 대표인 의원들과 단체장들을 직접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반박에도 불구하고 전대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친박계가 다수인 TK 초선들과의 만남은 자칫 불필요한 논쟁을 불러올 수 있다는 주장이 공존하고 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김무성 비박 지지 노림수
무대도 전대 개입?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비주류가 당대표가 돼야한다”며 정병국·주호영 의원의 후보 단일화를 촉구한 것을 두고 친박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일각에서는 징계를 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들린다.

수일간의 외국 일정을 마치고 지난 4일 귀국한 친박계 핵심 최경환 의원은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대표의 해당 발언에 대해 “우려스럽다”며 “(김 전 대표의 발언이) 계파 갈등보다는 당의 화합과 미래 비전을 위한 전대가 되도록 하는 데 악영향을 끼치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비주류가 당대표 돼야”
화합 위한 전대에 찬물

역시 친박 핵심인 김태흠 의원 또한 “김 전 대표가 비박계 특정 후보를 밀면서 노골적으로 전대에 개입하고 있다”라며 “본인이 비박계 후보 단일화를 직간접적으로 종용하면서 ‘친박 비주류’라고 하는 것은 말장난”이라고 쏘아붙였다.

최고위원 후보로 나선 이장우 의원은 같은 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전 대표가 ‘짝퉁’ 배낭여행을 하며 전대에 개입하고 있다”라며 “비박계 단일화를 운운하는 것은 해당행위”라고 비난했다. 또한 김 전 대표에 대해 “역대 최악의 당대표였다”고 말하는가 하면 “김 전 대표의 이런 선거 개입과 선거운동은 후보자가 아닌 국회의원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한 당규의 명백한 위반”이라며 김희옥 비대위원장에게 김 전 대표의 징계를 요구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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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