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정성립-조욱성 커넥션 의혹

여기저기 붙어다니며 사람 자르는 환상의 콤비?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정성립 사장이 대우조선해양에 부임한지 벌써 1년이 지났다. 너무 큰 기대였을까. 든든한 지원군이라 생각했던 초반의 기대감은 조금씩 희미해지고 있다. 때마침 정 사장과 그의 측근들이 점령군으로 탈바꿈했다는 묘한 소문마저 떠돈다. 그의 곁을 지켜온 핵심 참모와 정 사장 사이의 연결고리가 수면 위로 부각되는 양상이다.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한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업계를 대표하는 ‘선박통’이다. 1976년 동해조선공업에 입사하면서 조선업계에 첫 발을 내디뎠던 그는 1981년 대우조선공업(현 대우조선해양)으로 자리를 옮긴 후 탄탄대로를 달려왔다.

2001년부터 2006년까지는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대우정보시스템 대표이사 회장(2006~2012년)을 맡으면서 잠시 조선업계를 떠났지만 2013년 STX조선해양 대표이사 총괄사장으로 부임하며 다시금 조선업계에 발을 디뎠다.

자타공인 조선통
대우조선 컴백

정 사장이 다시금 대우조선해양과 연을 맺은 건 지난해 5월이었다. 앞서 2014년 12월 무렵부터 대우조선해양 안팎에서는 고재호 사장 경질설이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시선은 ‘후임자가 누구냐’에 쏠렸다. 물론 후임자 선정의 열쇠는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쥐고 있었다.

이 시점에서 산업은행은 STX조선해양 총괄사장이었던 정씨를 후임 사장후보로 내세웠다. 정 사장이 STX조선해양에 몸담던 시절 보여준 리더십에 후한 점수를 준 까닭이다.

실제로 정 사장은 자율협약에 접어든 STX조선해양을 2년여간 진두지휘하면서 영업적자 폭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조선업계에서도 과거 대우조선해양에 몸담았던 정 사장을 적임자라고 치켜세우며 산업은행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물론 정 사장의 부임을 반대했던 목소리가 아예 없던 건 아니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정 사장이 사장후보로 추천되자 즉각 산업은행의 ‘불순한 의도’라고 주장하며 반발했다. 올바른 인사검증을 거친 참신한 내부인사를 선임하는 게 회사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는 입장을 내세웠다.

그러나 대세는 변하지 않았다. 후보로 추천된 지 약 한 달이 흐른 지난해 5월 정 사장은 대우조선해양에 정식 부임했다. 당시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를 역임했던 정 사장이야말로 체질 개선을 완수할 만한 전문경영인”이라며 정 사장 선임 이유를 밝혔다.

공교롭게도 정 사장은 거취가 바뀔 때마다 혼자 움직이지 않았다. 그를 보좌하는 든든한 지원군이 매번 동행했다. 그리고 정 사장이 대우조선해양에 부임하자마자 조선업계의 눈은 그와 손발을 맞출 것으로 예상되는 또 한사람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조욱성 현 대우조선해양 부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한몸처럼 움직이는 ‘정-조’ 듀오 
인사전횡 의혹…곳곳에 측근 배치?

울산대학교서 조선공학을 전공한 조 부사장은 1984년 대우조선에 입사해 2004년 대우조선해양 상무를 거쳤다. 2007년 대우정보시스템으로 자리를 옮겨 2008년 지원총괄부사장을 역임했으며 2012년 포스텍 총괄대표를 거쳐 2014년부터 올해 초까지 STX조선해양에 몸담았다.

조 부사장은 정 사장의 최측근이자 코드가 가장 잘 맞는 인사로 꼽힌다. 지난해 정 사장이 대우조선해양에 부임하자마자 내놓은 인력감축안과 세부적인 자구계획안의 초안도 조 부사장을 통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둘 사이의 접점은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 표면상 둘 간의 인연은 정 사장이 대우조선해양의 전신인 대우중공업 수장으로 있을 때부터 시작됐다. 이후 조 부사장의 근무지는 대우정보시스템, STX조선해양으로 연이어 바뀌었고 이곳들은 모두 정 사장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던 행선지였다. 정 사장이 대우조선해양으로 복귀하자마자 조선업계에서 조 부사장의 ‘대우조선행’을 유력하게 내다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몇몇 대우조선해양 직원들은 지난 2002년 4월 발생했던 ‘4·4사태’를 둘 간의 접점이 이뤄진 시기로 꼽기도 한다. 노사갈등이 최악으로 치닫던 상황에서 조 부사장이 전면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자 정 사장이 신임을 보냈고 이후부터 밀접한 관계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당시 대우조선해양의 노사갈등은 정 사장의 최대 골칫거리였던 만큼 조 부사장에게 있어서는 또 다른 기회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한 노조 관계자는 “유혈충돌로 번졌던 4·4사태가 발생했던 시기에 인사2팀장으로 재직하던 조 부사장은 선두에서 해당 사건을 책임지는 입장이었고 성공리에 임무를 완수했다”며 “이후 조 부사장은 정 사장의 절대적인 신임 하에 승승장구했고 사내에서 그는 ‘왕의 남자’로 불렸다”고 말했다.

따로 또 같이
구조조정 손발

물론 조 부사장이 대우조선해양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도 잡음이 아예 없던 건 아니었다. STX조선해양의 의중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채 정 사장과 산업은행이 일방적인 인사를 계획했다는 시각도 팽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 부사장은 별 탈 없이 대우조선해양으로 넘어왔고 최근에는 그에게 더욱 힘이 실리는 형국이다. 급기야 지난달 13일 서울 중구 대우조선해양 본사에서 개최된 임시주주총회서 조 부사장은 사내 등기이사로 선임되기에 이른다.

흥미로운 점은 대우조선해양에 둥지를 튼 두 사람이 어느 순간부터 예기치 못한 뒷말을 양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조 부사장을 둘러싼 갖가지 소문은 그냥 지나치기 어려울 만큼 확산되고 있다.

조 부사장은 대우조선해양에서 경영관리·인사·충무·협력사운영·조달에 이르는 관리 전반의 업무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회사의 핵심 요직을 모두 통솔하는 셈이다. 전반적인 실무가 조 부사장에게 집중되다 보니 알게 모르게 부정 의혹도 제기된다. 조 부사장과 접점을 지닌 C씨, L씨와 관련된 의혹이 대표적이다.

생산 및 생산지원 업무를 맡고 있는 C씨와 L씨는 대우조선해양의 핵심 임원으로 꼽힌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조 부사장과 같은 대학교 동문이자 절친한 관계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조 부사장이 대우조선해양 상무로 재직하던 200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인 출세 가도를 달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곳곳 의혹 투성
인사전횡 의혹

대우조선해양 내부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C씨의 경우 조 부사장과 대학교 학군단 동기라는 인연이 (승진에) 작용했다는 소문이 돈다”며 “회사 내부에서도 이 같은 의혹을 사실처럼 믿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산동유한공사’에서 근무하는 임원 K씨도 조 부사장과 대학교 동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 역시 조 부사장의 회사 내 영향력이 확대되는 시점부터 고속 승진이 이뤄졌다는 의혹을 받는다.

더욱 놀라운 건 대우조선해양산동유한공사에서 조 부사장과 밀접히 연루되는 또 다른 인물의 이름을 찾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바로 그의 아들이다. 취재 결과 조 부사장의 아들로 추측되는 인물이 대우조선해양산동유한공사에서 총무과장으로 재직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과거 대우조선해양 상무, 대우조선해양건설 대표이사로 재직했던 조 부사장의 연혁을 감안하면 충분히 의혹을 살 만한 구석이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조 부사장 아들과 관련된 인사 의혹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김재훈 대우조선해양 홍보실 과장은 “해당 인물이 연태 조선에서 근무하는 건 맞지만 근무 연혁을 비롯한 자세한 정보는 비공개가 원칙”이라며 “이는 조 부사장의 아들 여부를 떠나 모든 직원들에게 해당되는 사안”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들을 둘러싼 소문들
그리고 꼬리무는 의혹

근래에 일어난 2건의 선박 화재사건에서도 조 부사장은 도의적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 8월 대우조선해양은 LPG운반선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 사건 때문에 책임자 교체가 이뤄졌지만 지난 11월 또 한 번의 화재사고가 발생해 2명이 추가로 사망하기에 이른다. 석달 사이에 작업 현장에서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이다. 

물론 조 부사장은 생산관리 책임자가 아니라는 점에서 일차적인 책임 소지를 논하는 건 무리가 있다. 노조 관계자 역시 "조 사장은 일차적인 책임이 없고 굳이 책임을 따지자면 생산쪽 담당 임원이 추궁을 받는 게 맞다"고 밝혔다.

다만 최적의 관리자를 선임하지 못한 데 따른 예고된 인재였기에 조 부사장 역시 일말의 책임이 있다는 분위기도 곳곳에서 조성됐다. 심지어 이 과정에서 조 부사장이 자신의 측근들을 생산관리 요직에 내세웠다가 참사가 벌어졌다는 의혹마저 제기됐다.

조 부사장이 연루된 의혹이 꼬리를 무는 사이에 정 사장에 대한 내부 불만도 조금씩 부각되는 양상이다. 지난달 대우조선해양 블라인드(익명 커뮤니티 앱)에 올라온 익명의 글은 회사 내부의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글은 대우조선해양이 구조조정과 횡령, 분식회계 등으로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한 직원이 정 사장을 향해 충고와 비판의 논조를 게재한 것이었다.

고조되는 불만
미심쩍은 시선

스스로를 미래 사장이 될 비전을 가진 직원이라고 밝힌 그는 “10년 전 사장 시절 데리고 다니던 부하들을 다시 불러들여 승진까지 시키고 회사가 이 지경인데도 무보직 전무·상무들 계약 연장까지 시켜가며 데리고 있을 것인가”라며 “간신만 곁에 둬 각 본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실상은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간신들의 입에 발린 거짓말에 그만 놀아나시길 바란다”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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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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