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최고의 진기명기 '장면들'

믿을 수 없는 리커버리 샷

모든 스포츠가 마찬가지지만 골프에서도 위기의 순간 최고의 샷이 나온다. 선수들이 보여주는 창의적인 샷에 갤러리는 열광한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 of America)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PGA투어에서 실제 일어난 믿을 수 없는 9개의 리커버리 샷을 선정해 소개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를 비롯해 필 미컬슨, 빌 하스(이상 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미구엘 앙헬 히메네즈, 세르히오 가르시아(이상 스페인), 빅토르 뒤뷔송(프랑스), 비제이 싱(피지)의 샷이 최고의 진기명기로 꼽혔다. 특히 미컬슨은 9가지의 샷 중 2개가 선정돼 ‘쇼트 게임의 달인’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위기의 순간
최고의 샷

최고의 샷은 가르시아의 나무 위 샷이다. 그는 2013년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최종 4라운드 10번홀에서 티샷이 나무로 올라가는 불운을 맞았다. 보통 선수들은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할 법한 상황에서 가르시아는 그대로 샷을 하기로 결정했다.

나무 위로 올라간 가르시아는 자세가 나오지 않아 여러 번 다양한 각도에서 어드레스 자세를 취해야 했다. 결국 페어웨이를 등진 채 왼손으로는 나뭇가지를 잡고 오른손으로 클럽을 쥐어 등 뒤쪽으로 볼을 쳐냈다. 다행히 볼은 페어웨이로 빠져나왔다. 나무 위 샷의 결과는 나쁘지 않았지만 가르시아는 나무에서 내려온 뒤 첫 번째 샷을 30야드밖에 보내지 못했고 결국 더블보기를 범했다.

히메네즈는 2010년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에서 열린 디 오픈에서 ‘벽치기’ 샷을 선보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히메네즈는 로드 홀로 불리는 17번홀에서 볼이 그린 뒤 돌담 바로 앞에 멈추자 궁여지책으로 돌담을 향해 볼을 쳤다. 볼은 벽에 맞고 바운스된 뒤 그린에 올라갔고 갤러리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세계 랭킹 2위 조던 스피스(미국)도 지난해 디 오픈을 앞두고 로드 홀에서 벽치기 샷을 연습한 적이 있다.


하스가 2011년 투어 챔피언십 연장전에서 보여준 ‘워터해저드 샷’도 명장면에 선정됐다. 이스트레이크 골프장 17번홀에서 열린 연장 두 번째 홀에서 하스는 절제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두 번째 샷이 그린 왼쪽 연못 가장자리에 떨어져 볼이 반쯤 물에 잠긴 것. 오른발은 물에 담근 채 스탠스를 취해야 하는 까다로운 상황이었다.

가르시아 나무 위 샷 ‘최고’
창의적 샷에 갤러리는 열광

그러나 하스가 물을 튀기며 친 워터해저드 샷은 홀을 약 90㎝ 지나친 지점에 절묘하게 멈춰 섰다. 가볍게 파 세이브하며 고비를 넘긴 그는 세 번째 연장전에서 파를 지켜내 승리했다. 하스는 당시 우승으로 페덱스컵 보너스 1000만달러까지 챙기는 ‘잭팟’을 터뜨렸다. 그의 샷은 그해 PGA투어가 선정한 ‘올해의 샷’으로도 뽑혔다.

뒤뷔송은 지난 2014년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액센추어 매치플레이 결승에서 호주의 제이슨 데이에게 비록 패했지만 당시 연장전에서 보여준 두 차례의 리커버리 샷이 명장면으로 꼽혔다.

뒤뷔송은 연장 첫 번째 홀에서 선인장 밑 모래밭에 들어간 볼을 홀 1.2m에 붙여 파 세이브에 성공했고, 연장 두 번째 홀에서도 덤불 사이로 빠진 볼을 다시 2m에 붙인 뒤 기어이 파를 잡아냈다. 뒤뷔송은 연장 다섯 번째 홀에서 백기를 들긴 했지만 두 번의 파세이브는 최고의 샷으로 뽑혔다. 데이는 당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한때 우즈를 밀어내고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던 싱은 2001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16번홀에서 퍼터로 이색적인 플레이를 선보였다. 파5 홀인 이곳에서 싱의 두 번째 샷은 그린 옆 프린지와 러프 사이에 떨어졌다. 싱은 퍼터를 90도로 돌려 잡더니 페이스가 아니라 ‘토’(헤드 앞 끝)로 볼을 쳐내 5m 거리의 홀에 집어넣어 이글을 잡았다.

싱은 경기 후 “연습을 많이 해본 샷이었으나 대회에서는 처음 써먹었다”며 “볼이 프린지와 러프 사이에 멈춰 있어서 샌드웨지를 썼더라면 결과는 달라졌을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진기샷 잘하는
톱랭커 압권

미컬슨은 2008년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 콜로니얼 골프장에서 열린 크라운플라자 인비테이셔널 최종 라운드 18번홀에서 환상적인 로브 샷을 앞세워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미컬슨의 티샷은 왼쪽 나무 숲 러프로 들어갔다. 핀까지 거리는 140 야드. 키 큰 나무들이 가로막고 있어 파 세이브도 결코 만만치 않은 상황. 미컬슨은 로브 샷을 감행했고, 나뭇가지 위로 붕 떠오른 볼은 그린에 안착하더니 홀 2.7m 거리에 멈췄다. 이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우승을 차지한 미컬슨은 “내 생애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멋진 샷”이라고 했다.

미컬슨은 2014년 WGC 캐딜락 챔피언십 1라운드 때도 쇼트 게임의 진수를 선보여 박수갈채를 받았다. 대회장인 블루 몬스터 TPC 17번홀. 파4 419야드인 이 홀에서 미컬슨의 티샷은 그린 주변까지 날아가 카트 도로에 멈췄다. 카트 도로 뒤쪽엔 갤러리 스탠드가 있었다. 구제를 받고 드롭을 해도 상황이 더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미컬슨은 카트 도로에서 그대로 샷을 하기로 결정했다. 홀까지 47야드. 미컬슨은 웨지 샷을 했고, 볼은 그린에 떨어진 후 홀 2.7m 거리에 붙었다. 미컬슨은 버디로 연결했다.

나무 위에서…
최고의 장면

세계 랭킹 3위 매킬로이는 지난 2014년 메이저 우승자들만 출전하는 이벤트 대회인 PGA그랜드 슬램에서 ‘왼손 해저드 샷’으로 트러블 상황을 탈출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당시 2라운드 17번홀(파5)에서 그의 티샷은 페어웨이 왼쪽 워터해저드 가장자리에 빠졌다. 스탠스를 잡을 수 없게 된 매킬로이는 웨지 헤드를 거꾸로 잡은 뒤 왼손잡이 스윙으로 볼을 페어웨이에서 꺼냈다. 매킬로이는 세 번째 샷을 러프로 보내고, 네 번째 샷으로도 볼을 그린에 올리지 못했지만 다섯 번째 웨지 샷을 그대로 홀에 집어넣어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우즈가 2005년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 16번홀(파3)에서 보여준 ‘기적의 칩샷’은 우즈의 명성과 어우러진 까닭에 골프 역사상 가장 유명한 명장면으로 꼽힌다. 당시 우즈의 티샷은 러프에 빠지고 말았다. 파 세이브조차 쉽지 않은 상황에서 우즈는 회심의 칩샷을 날렸고, 홀 8m 거리의 그린에 떨어진 볼은 90도로 꺾이면서 경사를 타고 내려가더니 홀 앞에서 약 1.5초 동안 멈춰선 뒤 거짓말처럼 빨려 들어갔다.
이 장면은 방송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됐을 뿐

니라 TV뉴스와 인터넷 등을 통해 급속히 퍼져나갔다. 더구나 우즈의 볼은 마치 연출한 듯 홀에 들어가면서 나이키의 상징인 갈고리 모양의 로고를 보여줘 극적인 효과를 더했다.

하지만 역대급 진기명기 샷도 통하지 않는 악명높은 벙커들이 골퍼들을 골탕먹이고 있다.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샌드세이브율이 가장 높은 선수는 데이비드 톰스(미국)로 66.67% 성공률을 자랑하고 있다. 가장 나쁜 선수는 34.57% 확률을 보이는 키건 브래들리(미국). 전체 199명 중 정확히 중간인 100위 자리에는 세계 랭킹 3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올라 있다. 공교롭게도 확률도 절반인 50%다. 세계 최고 선수들도 벙커에 들어갔을 때 빠져나와서 1퍼트로 마무리하는 확률이 평균적으로 50%밖에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난감한 골퍼들…색다른 흥밋거리
아무 것도 안통하는 치명적 벙커들

스코틀랜드 출신 골프코스 설계가 도널드 로스는 “골프 코스 내에 잘못 배치된 벙커는 없다. 따라서 벙커가 어디에 있든지 그것을 피하는 것은 플레이어 몫”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하지만 전 세계 골프장에는 한번 빠지면 탈출하는 것 자체만으로 감지덕지해야 하는 ‘마의 벙커’가 꽤 있다.

오크몬트 골프장의 ‘교회 의자들(Church Pews)’로 불리는 벙커도 한번 빠지고 나면 악명에 치를 떠는 곳이다. 3번홀과 4번홀 페어웨이 사이에 있는 이 벙커는 길이가 100야드 이상 될 정도로 엄청나게 크다. 이 벙커 내에 있는 기다란 러프 둔덕들이 마치 교회 의자를 일렬로 정렬해놓은 것 같아 이런 닉네임이 붙었다. 원래 6개 벙커로 나뉘어 있었지만 이것을 하나로 만들면서 유명해졌다. 처음에는 7개 ‘의자’밖에 없었지만 점점 늘어 지금은 12개가 됐고, 각 의자들은 두껍고 질긴 페스큐 잔디로 구성됐다. 이곳에 공이 빠지면 탈출은커녕 찾는 것조차 힘들다.


2011년 디오픈이 열린 잉글랜드 로열 세인트조지스 골프장의 4번홀 12m짜리 벙커는 깊고 위협적인 시각 효과로 ‘히말라야 벙커’라는 애칭을 얻었다. 정말 벙커 한쪽 사이드가 히말라야를 보는 것 같은 웅장함을 준다.

아무리 무시무시한 벙커가 많다고 해도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 17번홀의 ‘나카지마 벙커’보다 더 악명을 떨친 벙커는 없을 것이다. ‘로드홀’로 불리는 이 홀에서도 나카지마 벙커는 유독 유명세를 타고 있다. 1978년 브리티시오픈에서 일본 나카지마 쓰네유키는 이 홀에서 9타를 치며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다. 볼을 두 번 만에 그린에 올렸지만 첫 퍼트가 길어 ‘그린 OB’가 나면서 벙커에 빠졌고, 벙커에서 나오는 데 5타를 소비했다.

악명높은 벙커
선수들 눈물

미국 뉴저지주에 있는 파인밸리 골프장 10번홀(파3) 그린 앞 벙커는 ‘악마의 항문(Devil’s Asshole)’이라는 아주 독특한 닉네임을 갖고 있다. 그 모양을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깊이는 3m밖에 되지 않지만 너무 작아서 백스윙 각도가 잘 나오지 않을 정도로 치명적이다. 체임버스베이 골프장 18번홀 페어웨이 중앙에 있는 벙커는 ‘지하실(Basement)’이란 애칭이 있다. 3.6m 높이에 지하실처럼 넓은 이 벙커는 레이업하는 공을 모두 잡아먹는 것으로 악명 높다.

‘모래 언덕’을 연상시킬 정도로 높아 탈출하기 힘든 샌드힐스 골프장 18번홀 벙커, PGA 웨스트스타디움 코스 16번홀 5m짜리 벙커, 로열포트러시 골프장 17번홀 벙커 등도 피하는 게 상책인 치명적인 벙커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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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