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적 옮긴' 정치인 현주소

둥지 떠난 철새들 잘 먹고 잘 산다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철새 정치인들이 국회에 무혈 입성했다. 뿐만 아니라 당과 국회에서 요직까지 챙기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들은 국민을 위하는 정치를 하겠다며 매번 같은 변명을 대지만 정작 행보를 살펴보면 사리사욕을 챙기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철새 정치인'은 정강과 신념보다는 당장의 이익과 권력을 좇아 쉽게 당적을 바꾸는 정치인을 말한다. 주로 야당으로 활동하다가 집권당으로 당적을 옮기거나 선거기간 동안 집권이 유력한 정당으로 당적을 옮기는 정치인을 일컫는다.

회유? 자발?

우리나라에서는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집권당 측에서 과반의석을 확보하기 위해 야당 의원들을 회유해 빼내는 일이 많았다. 이때 여당으로 갈아타는 인사들이 생기면서 처음 철새 정치인이란 말이 생겨났다. 2000년대로 접어들어서는 집권당에 입당하는 야당 정치인들 뿐 아니라 여당을 탈당해 집권이 유력한 야당으로 입당하는 일도 비일비재 했다.

20대 국회도 다르지 않았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당적을 옮긴 이들을 살펴보면 당 지도부와의 갈등이나 공천탈락 등을 이유로 들 수 있다. 우선 새누리당 조경태 의원은 17대 국회의원을 시작으로 19대까지 열린우리당, 통합민주당, 새정치민주연합, 더불어민주당 간판으로 부산 사하구에서 줄곧 당선됐다.

2004년 17대 국회 때 처음 입성했던 조 의원은 여의도 정가에서는 신인이지만 8년간 부산 지역구를 누볐던 만큼 주변에서는 ‘대기만성형’이라고 불렀다. 그는 2000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에 먼저 공천을 신청했다. 그 후로 한나라당 공천서 탈락한 그는 민주당서 공천을 받는 데 성공했고 이적하면서 2004년 총선에서 ‘철새’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조 의원은 2004년 당선 직후 정치에 입문했던 이야기를 꺼내며 “돈도 배경도 없는 젊은이가 ‘정치를 하겠다고’ 민주당 부산시지부의 문을 두드렸을 때, 김정길 전 의원은 ‘기막히다는 표정이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8년 총선 당시 한나라당 후보와의 대결에서 통합민주당 간판으로 재선에 성공해 지역주의 타파의 씨앗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는 부산 부시장 출신인 새누리당 안준태 후보를 꺾고 내리 3선에 성공했다.

이처럼 지역주의 타파의 선봉장이자 3선의 중진의원이 된 조 의원은 지난해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다 결국 당 혁신위에서 징계처리를 받게 된다.

그는 결국 지난 1월19일 더민주를 탈당해 새누리당에 입당했다. 조 의원은 입당 인사말을 통해 “이렇게 받아주셔서 감사하다”며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의원이 되겠다. 초심을 잃지 않고 오직 국민만 바라보는 정치를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조 의원의 행보에 더민주 부산시당은 성명을 내고 “야당 소속으로 부산에서 내리 3선을 지내놓고 자신의 정치생명 연장을 위해 하루아침에 여당 품에 안기는 모습에 인간에 대한 서글픔과 연민을 느낀다”며 “당에 남아서 건전한 비판세력으로 역할을 하겠다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입장을 바꿔 탈당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비난했다.

더민주의 진영 의원(3선)도 조 의원과 유사한 행보를 보였다. 새누리당 공천서 배제돼 탈당한 진 의원은 더민주에 지난 3월20일 입당했다. 그것도 4·13총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는 시점에서 당적을 옮겼다. 진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최 측근으로 통했다. 초선이던 2004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의 비서실장을 시작으로 2012년 대선 때는 김종인 대표와 함께 새누리당 대선공약기구를 이끌고, 대통력직 인수위 부위원장도 맡았다.

당적 옮기고 승승장구
당·국회서 요직 꿰차


더민주로 옮긴 진 의원은 “저에게는 특정인 지시로 움직이는 파당이 아닌 참된 정당 정치가 소중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권에서는 금배지 한 번 더 달려고 친정을 비난하는 것은 비겁한 일이란 비판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는 지난 3월31일 진영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용산을 찾아 “진영 의원이 새누리당에 있었는데 반대당으로 가서 용산에 출마한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진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모르는데 경쟁당, 박근혜 정권에 사사건건 발목잡고 발전을 방해했던 운동권 정당인 더민주로 출마한 건 용산주민, 새누리당, 국민을 배신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개인적인 선택이지만, 박 대통령을 두 번이나 떠나간 정치인”이라며 “이렇게까지 당을 옮기면서 정치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진 의원은 당적을 바꾸자마자 더민주서 4·13 총선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이라는 중책까지 맡았다.

당시 더민주 대변인은 “이번 선거를 경제 선거로 치러 경제민주화와 우리당의 복지공약을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진 의원의 임명 배경을 설명했다. 진 의원은 당을 옮기자마자 당의 중책을 꿰차는 정치적 영향력을 과시한 셈이다.

앞서 당적을 옮긴 조경태 의원은 국회 기재위원장에 올랐다. 새누리당과 적대관계인 더민주에서 3선의원을 지냈고 당적을 옮긴지 불과 6개월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조 의원이 기재위원장을 차지하기에는 무리라는 평이 파다하다.

게다가 당내 경제통으로 불리는 이혜훈·이종구 의원의 존재감도 컸다.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은 빗나갔다. 국회 의총에서 열린 기재위원장 경선에서 조 의원은 114표 중 70표를 받아 20대 국회 전반기 기재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정치권에서는 친박·비박 간 이해관계로 인해 어부지리로 당선됐다는 의견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단순히 그렇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조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의원 분들이 선수(選數)를 인정해 주신 것 같다”면서도 “정견발표 내용에서도 많은 차이가 있었다고 본다”며 정치적 이해관계로 기재위원장에 오른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당적을 옮기는 정치인들에 대해 이내영 고려대 교수는 "한국 정치판의 양당 구조가 재편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면서 "단순히 현상적으로만 보면 일관성이 없는 행보라는 시선도 나올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분들이 (진영을 옮겨 이동해서)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이들의 행보가 결국은 사욕을 채우기 위한 갈지자 행보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는 게 사실이다.

사욕 채우기

신율 명지대 교수는 “봉사적 성격이나 시대적 소명이 아니라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채택한 과정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라면 “철새들의 행보에서 국민이 열망하는 봉사정신에 입각한 정치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소위 원로라는 인사들도 쉽게 말해 일자리를 찾아 왔다갔다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혹평했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피닉제' 이인제의 당적 기록


'피닉제(피닉스+이인제의 합성어) 이인제 전 의원은 13번의 당적 변경을 기록했다. 무소속을 포함하면 14번이나 자리를 옮겼다. 이 전 의원은 1988년 통일민주당 소속으로 13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1993년 3당 합당으로 민주자유당에 합류했다. 1997년 대선 이후 본격적으로 당을 옮겨다니기 시작했다. 1997년 대선 당시 이 전 의원은 당내 경선에서 이회창 후보에게 패하자 민자당을 탈당하고 국민신당을 창당해 대선에 출마했다.

이후 새정치국민회의에 합류한 이 의원은 2002년 대선 경선에서 외압의혹을 제기하면서 사퇴하고 탈당까지 했다. 그는 10번 넘게 당적을 옮기고도 6선에 성공했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이 전 의원을 두고 “철새가 아니라 불사조”라고 말했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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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