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8·9전대> 서청원 '맏형 리더십' 재조명

“최대 위기…큰형님 리더십이 필요하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대선의 바로미터, 새누리당 전당대회의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후보로 거론되던 인사들은 저마다 출마를 저울질 중이다. 친박 좌장 서청원 전 대표도 그 중 하나. 최근 정가에 퍼진 서 전 대표의 출마 소식에 반응은 엇갈린다. 무리한 출마라는 주장과 전대 흥행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는 해석이 부딪친다. <일요시사>는 서 전 대표의 출마 가능성과 전대 유불리, 그리고 당선 후의 행보를 분석해봤다.

8·9 새누리당 전당대회(이하 전대)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앞서 김용태, 이정현, 이주영 의원의 출마 러시가 있었다. 나경원, 정병국, 홍문종 의원도 곧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총선 참패로 ‘독이 든 성배’가 되어버린 당권과 이에 마땅한 후보조차 거론되지 않던 시절보다는 진일보한 상태.

독이 든 성배
균열 막는다

그러나 새누리당 관계자들의 입을 통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후보는 많아진 데 비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거물급들이 빠졌다는 것이다. 이는 전대 흥행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알맹이가 빠진 전대”라며 “흥행은 물 건너 갔다”고 말했다.

최경환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흥행적인 면에서 새누리당에게 악재였다. 최 의원은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전대에 출마하지 않겠다”라며 “오직 평의원으로서 백의종군하겠다”고 선언했다. 당초 출마가 유력하다는 소문이 정가에 돌았지만, 결국 불출마로 입장을 정리한 것이다. 불출마 선언 직후 당 핵심 관계자의 입에서는 “정말 요즘 (당이) 잘 안 되려나 보다”라는 푸념 섞인 말도 나왔다.

다른 이들의 생각도 대체로 비슷했다. 한 비박(비 박근혜)계 의원실 관계자는 “지금까지 나온 사람들 중에 ‘아! 이 사람이다’하는 사람이 없다”라며 “한두 명을 제외하면 다들 무난하게 의원 생활해 오신 분들이라 흥행에는 별로 도움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계파를 떠나 흥행몰이 측면에서 실패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최근 정가에 퍼진 서 전 대표의 출마 소식은 이러한 ‘흥행 실패론’을 바꿔놓았다. 당 핵심 관계자는 서 전 대표의 출마 가능성이 대두된 날 <일요시사>와의 전화통화에서 “그분(서 전 대표)이 합류한다면 화제성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당의 큰 어른인 만큼 중심을 잡아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갑윤, 조원진, 김명연, 김태흠, 박대출 등 친박(친 박근혜)계 의원 10여명은 최근 서 전 대표의 의원실을 연이어 방문해 출마를 독려한 바 있다.

“당의 큰어른
중심 잡는다”

핵심 친박 중 한 명인 조원진 의원은 “당 상황을 볼 때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분이 서 전 대표”라고 말했고 김태흠 의원은 “당내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을 이루는 데 적임자”라고 추켜세웠다. 당시 서 전 대표는 참석자들의 출마 권유에 “이 나이에 무슨 전대에 출마하겠느냐”라며 “좋은 후배들이 많으니 잘하겠지”라고 고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서 전 대표는 최근 마음을 바꿔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정가 소식에 밝은 한 의원실 관계자는 “서 전 대표가 전대에 출마할 계획”이라며 “곧 공식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 의원들의 출마 독려가 서 전 대표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것이다. 서 전 대표 의원실에서는 해당 소식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서 전 대표의 출격 가능성에 앞서 출사표를 던졌던 후보자들은 제각각의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대체로 자신감을 잃지 않으면서도 한편으론 ‘경계’하는 모습이다.

가장 먼저 출마 선언을 했던 비박계 김용태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장을 찾아 서 전 대표를 향해 “뜸 들이지 말고 하루빨리 전대에 출마해 당원과 국민의 심판을 받길 바란다”며 “최 의원이 출마를 접으면서 지난 총선에서 책임을 지고 나름대로 친박 패권이 자숙하고 새누리당의 미래를 위해 뒤로 물러서 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여전히 친박 패권이 새누리당을 더 이끌어가겠다는 의지가 확고해 보이는 것 같아서 당원들과 국민들에게 심판을 받자고 내가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 후보들도 반응이 유사하다. 이주영 의원은 같은 날 새누리당 당사에서 출마 선언 직후 ‘서청원 의원의 출마 여부와 상관없이 완주하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오늘 출마 선언을 했다. 출마는 경선에 나간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출마를 저울질 중인 홍문종 의원은 “서 전 대표께서 (출마를) 고민하고 계시는데, 서 전 대표가 절대 나와서 안 된다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다”고 견제하기도 했다.

이에 교통정리가 어떻게 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일각에서 서 전 대표 ‘추대론’이 나오면서 후보들이 경계심을 보이는 것으로 관측된다. 만약 서 전 대표가 추대되면 같은 친박계인 이정현·이주영·홍문종 의원의 방정식이 복잡해진다. 자칫 완주를 못할 수도 있는 상황에 직면하는 것이다.

출마하기로 가닥 “좌장이 나선다”
흥행 우려 새누리 출마 소식에 반색

그러나 추대론은 당내 균열을 만들 수 있다는 측면에서 실행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이주영 의원은 일각에서 이는 추대론에 대해 “선의의 경쟁을 통해 당원과 국민의 뜻을 묻는 것이 민주주의 정당의 원칙”이라고 일축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추대는 절대 없을 것”이라며 “무조건 경선으로 갈 것이며 그게 당원들의 관심을 끌기에도 좋다”고 말했다.

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전대룰을 확정하면서 후보들 간 유불리에 관심이 모아진다. 비대위는 지난 7일,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해서 선출하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이하 단일지도체제) 개편안에 최종 의결했다. 또한 후보 난립을 막기 위해 컷오프(예비경선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논란이 됐던 모바일투표는 결국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
 

지상욱 대변인은 “당 지도체제는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해 선거를 하고 대표 권한을 강화하지만 ‘공천권을 주는 것은 아니다’라는 전제에서 의결했고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컷오프 제도를 만들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마련할 것”이라며 “모바일투표는 의총에서 여러 가지 의견이 있었고 이견이 있었다. 선거룰은 합의가 안 되면 채택하기 어렵다는 게 비대위의 의견”이라고 밝혔다.

전대룰 결정
누가 유리하나

단일지도체제는 친박계에 불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상대적으로 후보자 수가 많아 표가 분산될 것이란 예상에서다. 그러나 최근 비박계 후보들의 출마 러시가 이어지면서 어느 한 계파에게만 불리하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또한 모바일투표가 시행되지 않는 점은 상대적으로 지지층의 연령대가 높은 친박계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전대룰에 있어서 서 전 대표가 결코 불리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서 전 대표 출마 자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전해진다. 하반기 국회의장이 거의 확정적임에도 당선이 불투명한 전대에 모험을 걸 이유가 있냐는 지적이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본 기자와의 대화에서 “자칫 낙선이라도 하게 될 경우, 서 전 대표가 받는 정치적 타격은 클 것”이라며 “괜한 모험이 아닐지 심히 걱정된다”고 말했다.

판 커진 전대 “신구가 조화롭다”
당선 후 ‘옥석가리기’ 시작할 듯

서 전 대표가 출마를 선언하게 되면 ‘총선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데, 비박계에서는 이를 지속적으로 거론하는 중이다. 만약 당선되더라도 내년 대선까지 꼬리표가 따라붙을 수밖에 없다. 당적이 없으며 정치적 논란에서 자유로운 국회의장직이 정치 인생의 대미로써 더 나은 선택 아니냐는 해석이다. 또 서 전 대표의 출마가 당원들과 국민들에게 ‘구태정치’로 비쳐질 수도 있다.

만약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실제 서 전 대표가 출마를 선언한다면 이는 전적으로 박근혜정부를 위한 움직임으로 봐야 한다고 정가 관계자들은 말한다. 임기 말로 접어들면서 레임덕의 신호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는 박근혜정부 입장에서 서 전 대표의 존재는 달가울 수밖에 없다.


최근 청와대에서 있었던 새누리당 의원 전원과의 오찬 이후 “전대 시그널이 있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오찬에 참석한 모 의원은 “전대와 관련해 특별히 언급된 것들은 없었다”고 했다.
 

서 전 대표의 당선은 정치 고수들의 ‘킹메이커’ 대전을 불러올 수 있어 흥미롭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김종인 의원과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은 연륜과 경력 면에서 최고의 위치에 있는 정치인들이다. 만약 서 전 대표가 이에 합류한다면 1940년대 초반 생들의 전성시대가 정치권에서 펼쳐질 것이다(김종인 1940년 7월11일생, 박지원 1942년 6월5일생, 서청원 1943년 4월3일생). 이들은 여느 40, 50대에 뒤지지 않는 활동량을 자랑한다.

정치 고수들의
킹메이커 대전

당선 이후의 행보는 대선 주자들에 대한 ‘옥석가리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새누리당에서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라는 걸출한 인물이 등장했다. 그러나 이에 맞설 경쟁자가 마땅히 보이지 않아 당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1년 넘게 남은 대선까지 가기에 반 총장 한 명만으로는 힘에 부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서 전 대표의 당선 후 행보는 김무성, 남경필, 오세훈, 유승민, 원희룡 등 여당이 가진 원석들을 만나 반 총장의 경쟁 상대를 찾는 작업이 될 것이다. 더민주 김종인 의원이 최근 박원순·안희정 등 야권의 잠재적 대선주자들과 잇따라 접촉하고 있고,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이 안철수 대표의 상대로 더민주 손학규 전 고문을 선택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대선주자가 많을수록 입지가 확고해지는 킹메이커의 정치적 이해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과연 서 전 대표의 큰 그림은 어떤 모습이 될 것인가. 유권자들은 이번 전대를 통해 대략적인 스케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서청원에 맞선 나경원 전략은?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이 전당대회(이하 전대) 출마를 시사했다. 서청원 전 대표의 등판 가능성에 대한 비박계의 응수로 풀이된다. 나 의원은 기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서 전 대표가 전대에 나온다고 하면 어떤 방식으로든 관여할 것”이라며 “친박 핵심들이 일선에서 물러나지 않으면 민심에서 그만큼 멀어지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 의원은 서 전 대표의 총선 책임론을 거론했다. 해당 오찬 자리에서 그는 “서 전 대표는 총선 때 당 최고위원이었다. 총선 패배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친박계 최경환 의원의 출마설이 나올 당시 “최 의원이 출마하면 나도 나설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같은 맥락에서 이번에도 나 의원은 서 전 대표가 나설 경우 다른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을 생각까지 하고 있다고 했다.

서 전 대표의 낙선을 위해 실력행사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각에서는 서 전 대표의 출마가 본격화될 경우 나 의원의 당대표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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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