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0] 새누리 당권 전쟁 중간점검

‘친박 vs 비박’ 누가 잡아도 쪼개진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새누리당 전당대회가 3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당권을 두고 후보자간 본격적인 레이스가 펼쳐질 예정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향방은 이전과는 차이가 있다. 앞서의 전대가 기싸움이라면 지금의 전대는 철저한 눈치싸움으로 전개되는 모습이다.

이번 새누리당 전당대회(이하 전대)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4·13총선 참패는 새누리당의 위기의식을 고취시켰다. 정권이 교체될 수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당내에서 들려온다. 누가 당권을 잡느냐는 이런 ‘대선위기론’의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일요시사>는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전대를 점검해봤다.

대선위기론
전대에 영향

전당대회준비위원회(이하 전준위) 구성을 마친 새누리당은 본격적인 전대체제에 돌입했다.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이하 혁신비대위)는 앞서 회의에서 오는 8월9일 열리는 전준위 구성을 의결했다. 위원장에는 박명재 사무총장이 임명됐다.

그 과정에서 친박-비박은 한차례 격돌했다. 권성동 당시 사무총장의 사퇴를 두고 비박(비 박근혜)계는 “친박(친 박근혜)계가 무리하게 (권 사무총장) 사퇴를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친박계는 “비박계가 모든 걸 친박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결국 권 당시 사무총장이 자진사퇴하면서 갈등은 일단락됐다.

그러나 불똥은 새로운 곳으로 튀었다. 권 전 사무총장이 자신의 사퇴 조건으로 김태흠 제1사무부총장의 동반퇴진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비박계에서도 같은 주장을 내놨다. 당내 여성 최다선이자 비박계인 나경원 의원은 YTN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권 사무총장 사퇴가) 국민의 생각과는 괴리가 있는 것 같다. (권 사무총장 사퇴 같은) 자연스럽지 않은 일이 자꾸 반복되면서 아직도 새누리당이 정신 못 차렸다, 이런 얘기를 많이 들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사무총장을 임명하지 않고 부총장(김태흠 의원)이 대행하는 체제는 맞지 않다”며 “빨리 후임 사무총장을 인선하고 한 달 동안 전대를 잘 치르는 수순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박계 강성으로 분류되는 김 부총장이 전대를 준비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소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결국 김 부총장도 사퇴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앙금은 남아있었다. 김 부총장은 사퇴를 알리는 입장문을 통해 “내가 부총장직을 유지함으로 전대 준비 과정에 공정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면, 당의 화합과 발전을 위해 부총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면서도 “전대 일정, 지도체제 개편 등의 핵심 사안들을 당내 비대위원들 주도로 결정해놓고 모든 것에 친박계의 음모가 있는 것처럼 몰고 갔다. 이는 이율배반적”이라고 쏘아붙였다.

권성동·김태흠
동반 사퇴하기로

두 사람의 동반 사퇴로 계파 갈등은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그러나 뇌관이라고 할 수 있는 ‘지도체제’와 ‘모바일 사전투표’가 오는 6일 의총에서 논의될 예정이어서 갈등이 재점화될 여지를 남겨뒀다.

지도체제는 당권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요소다. 현재 비박계는 ‘단일지도체제’로의 전환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친박계는 ‘집단지도체제’를 고수해야 한다고 반박한다.
 

집단지도체제는 당대표보다 최고위원회의에 더 많은 힘을 실어주는 시스템이다. 당대표의 전횡을 막을 수 있다는 점, 최대한 많은 사람이 의사결정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민주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번 4·13 총선을 통해 드러났듯 ‘봉숭아학당’ 식의 파행을 거듭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단일지도체제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이유다. 이에 혁신비대위는 단일지도체제를 의결했는데, 친박계는 최근 수용불가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비박계는 이런 친박계를 두고 전대에서 유리한 구도를 만들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즉 단일지도체제로 전환될 경우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선거가 분리돼 시행된다. 당원들의 투표권도 1인1표가 된다. 다수의 후보가 난립하고 있는 친박계 입장에서는 그만큼 불리해질 수 있는 것이다.

해당 단일지도체제는 이미 친박계 좌장인 최경환 의원과 정진석 원내대표, 그리고 김무성 전 대표가 모여 합의를 본 사항이다. 앞서 지난 5월 말 세 사람이 만난 자리에서 “의총에서 (집단지도체제를 바꿔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정 원내대표가 말을 꺼내자 최 의원은 “맞다. 그거(집단지도체제) 고쳐야 된다. 나도 그거 고치는 것에 찬성”이라고 했고, 김 전 대표도 “그거(집단지도체제) 손 봐야 되겠다. 지금의 체제를 계속 유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의견이 모아졌다는 것이다.

전준위원장에 박명재 임명전대 가시화
‘단일’이냐 ‘집단’이냐 지도체제 두고 논란

그러나 최근 최 의원을 위시로 친박계에서 입장을 선회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지난달 23일 최 의원과 유기준, 홍문종, 정우택, 한선교 의원 등 친박계 중진 5인,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이 회동을 갖고 현행 집단지도체제를 유지하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최 의원의 당대표 출마가 이러한 공감대를 불러온 핵심요소라고 보고 있다. 즉 최 의원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대한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졌다는 주장이다.

최 의원은 아직 출마를 공식화하지 않았다. 당초 출마가 유력했으나 최근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총선 책임론에 대한 당내 여론이 좋지 못하다는 게 이유다. 최근 사석에서 불출마 얘기를 꺼내는 것도 이러한 점이 작용했을 것이란 해석이다. 그러나 공식적으로는 불출마를 선언하지 않고 있어 언제든 출마할 수 있다고 정치권은 내다본다.
 

만약 최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면 기존의 이정현, 이주영 의원과의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또한 홍문종 의원이 최근 TBS라디오에 출연해 “출마를 생각하고 있는데 정치인이라는 게 자기가 출마 의사를 갖는다고 해서 모든 게 다 실행에 옮겨지는 건 아니다”라며 “아직 선언을 못하고 있지만 출마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고 말해 구도는 더욱 복잡해졌다.

최경환·홍문종
물밑협상 있었나?

이와 관련해 최 의원과 홍 의원간 진로에 대한 대화가 있었는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다시 말해 홍 의원이 당권 도전 의사를 보였으니, 최 의원은 대권 도전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란 예상이다. 이에 최 의원이 홍 의원의 당권을 위해 물밑에서 전폭적 지원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중이다.

비박계도 상황이 복잡해졌다. 앞서 정병국 의원 단일 후보로 의견이 모아지는 듯 했으나, 김용태 의원이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의원은 최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정부의 성공적 마무리를 위해 수직적 당청관계를 근본적으로 고치겠다”며 “삼권분립의 헌법적 가치와 당헌·당규를 훼손하는 외부 또는 당내 특정 세력의 자의적 당권 개입을 원천 차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당대표 후보군 가운데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인사는 김 의원이 처음이었다.

김 의원은 연일 혁신의 메시지를 던지며 자신을 어필하고 있다. KBS라디오에 출연해 “(권 전 사무총장은) 사실 교체될 아무런 이유가 없었다. 바로 이런 것들이 특정 계파가 당을 좌지우지한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친박계를 겨냥했다. 이어서 그는 “이번 전대에서 당이 선출되지 않은 권력으로부터 좌지우지 되는 것을 막고 공당으로서의 면모를 복원하는 것, 그것을 혁신의 1호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친박 후보 난립…최경환 시그널 기다리나
기존 정병국에 김용태 가세 “판 커졌다”


비박계 후보군 중 또 다른 한 축인 정병국 의원은 곧 출마를 공식화할 것임을 알렸다. 부산의 한 호텔에서 개최된 ‘경제민주화실천모임 최종 세미나’에 참석한 정 의원은 기자들에게 “전대에 대한 마음의 준비는 돼 있고 뜻도 모아졌다 생각한다”며 “다만 전대 일정과 룰이 확정되는 시점에 이야기하겠다”고 전했다.

김 의원과의 교통정리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에 정 의원은 “전대는 누구나 뜻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나와야 하고, 그 과정에서 생각과 가치관이 같다면 함께 뜻을 모을 수 있다”고 말해 연대 가능성을 열어 놨다.
 

일각에서는 김무성 전 대표가 정 의원의 당선을 위해 전폭적 지원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양상은 최 의원의 지원을 받는 홍 의원과 김 전 대표의 지원을 받는 정 의원간의 양자 구도로 전개될 수 있다.

최근 모바일 사전투표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오는 의총에서 해당 투표 도입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에 계파간 유불리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다. 젊은 당원의 투표 참여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라는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비박계에 유리한 방식이라는 해석이 많다. 대리투표를 사전에 얼마나 예방할 수 있는가가 최대 논쟁거리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비박계에 유리한
모바일 사전투표

그러나 아직까지 친박계가 당 주류라는 측면에서 우세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의석수 129석 중 70여석이 친박계로 분류된다. 지난 공천과정에서 비박계 의원들이 상당수 탈락해 원내를 기준으로 보면 비박계가 열세인 게 사실이다.


물론, 변수는 존재한다. 70여석 중 지역구 의원이 아닌 비례대표의 비중이 높아 투표권을 갖는 대의원, 당원들을 끌어 모으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또한 친박계 내에서도 ‘진박 마케팅’의 실패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어 판세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 무엇보다 박근혜정부가 임기 말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표심이 미래 권력으로 향할 수도 있다. 결국 당권 후보들이 남은 한 달 동안 어떤 리더십을 보이느냐가 승패를 가를 관건이 될 전망이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정현 ‘보도 개입’ 논란
“비판 보도 빼 달라”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때 아닌 복병을 만났다. 청와대 홍보수석 시절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KBS 보도에 이 의원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김시곤 당시 KBS 보도국장에게 해경 비판 보도를 하지 말라고 압박한 전화 통화 내용의 녹취록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달 30일 공개된 ‘청와대의 세월호 보도 통제 증거 공개에 대한 언론단체 입장’이라는 자료에는 이 의원이 김 국장에게 “뉴스 편집에서 빼 달라” “다시 녹음해서 만들어 달라” “하필이면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 KBS를 봤으니, 내용을 바꿔 달라” 등의 말을 한 것으로 나와 있다. 이에 이 의원의 당권 행보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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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