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세력화’ 김종인 마이웨이 플랜

“시한부? 뒷방 늙은이 되지 않겠다”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시한부' 대표직을 맡고 있는 그가 앞으로 2선에 머물러 있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최근에는 안보와 경제를 강조하면서 외연 확장에도 주력하고 있다. <일요시사>는 김 대표의 행보를 추적해봤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최근 행보가 매섭다. 지난 11일, 김 대표는 경기도 광주의 한 골프장에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 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를 초청해 회동을 가졌다.

모임 주도
존재감 여전

정 원내대표는 “김종인 대표가 일주일 전 골프 회동을 제안했다”며 “라운드 중간에 ‘우리끼리는 흉금을 터놓고 대화하자’ ‘국민이 3당을 만든 뜻은 결국 잘 대화하라는 것’이라는 대화가 오갔다”고 말했다. 골프회동을 놓고 우 원내대표도 “서로 경쟁하는 관계이긴 하지만 긴밀한 소통도 중요하다”며 “공사 모두 제대로 어울리자는 의미에서 가진 첫 번째 사석 모임”이라고 했다.

모임은 김 대표가 참석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초대한 것으로 알려진다. 야당 관계자는 “김 대표가 국회 화합 차원에서 개인적으로 자리를 마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시한부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는 김 대표가 전면에 나서 ‘협치’를 강조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당 내에서 친문(친 문재인)계에 밀려 있는 그가 자신의 정치력을 과시하고자 하는 의도가 다분해 보인다.

김 대표는 4·13총선이 끝난 후 전당대회가 열리는 8월27일까지만 대표직을 유지하기로 한 상태. 지난달 3일 더민주는 당무위원회를 열고 전당대회 개최와 경제비상대책기구 설치를 의결했다. 같은 날 당무위에서 한 당무위원이 “김종인 대표가 경제비상대책기구를 맡아 역할을 해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김 대표는 “그러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총선 이후 ‘합의추대설’ 등을 놓고 문재인 전 대표와 갈등 국면을 연출하기도 했었지만 자연스럽게 2선으로 물러나는 방향을 택함으로써 친노(친 노무현)·친문계와 전면전을 피하기도 했다.

3당 원내대표 초청 골프회동 “긴밀한 소통”
전대 열리는 8월까지 대표직 유지…이후는?

최근에는 경제비상대책기구 출범이 미뤄지면서 김 대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늦어도 5월말쯤에는 김 대표가 인선을 완료하고 기구를 출범시킬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정치권에서는 기구 출범 지연 원인을 김 대표의 향후 정치행보와 연관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시한부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는 김 대표가 전대 이후 정계개편의 중심축으로 떠오르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또한 김 대표 주도하의 경제기구가 출범될 경우 스스로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더민주의 한 관계자는 “인선도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태”라며 사실상 추진 중단 상태임을 시인했다. 그는 “사실상 멈춰 있다”고도 했다.

김 대표의 행보를 살펴보면 단순히 2선에 물러나기 보다는 전면에 등장해 중요한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국회의장 선출을 놓고 여야가 다툼을 벌일 때 김 대표는 원칙론을 앞세웠다. 지난 8일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그는 “총선 결과 엄연히 더민주가 1당이 됐다”며 “그럼 의회 관행상 원내 1당이 국회의장을 차지하는 건 협상 여지가 없는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오후 새누리당, 더민주, 국민의당 3당 원내대표 협상에서 국회의장은 원내 제1당인 더민주가 맡는 것으로 최종 합의됐다. 원구성 협상 결과를 놓고 더민주 관계자들은 “공천권을 휘두를 때와 같을 수는 없겠지만 김 대표의 존재감이 여전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명분을 쥐고 본질을 꿰뚫는 김종인식 해법이 원구성 협상에 반영된 측면이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안보와 경제
투트랙 행보

6월 들어서는 ‘안보와 경제’에 중점을 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8일 오전 야당대표로는 최초로 합동참모본부를 방문했다. 합참 방문에 앞서 김포 해병2사단본부와 보훈병원을 방문하기도 했다. 해병2사단을 방문한 자리에서 그는 “우리가 6.25사변을 겪은지 66년이 됐지만 우리는 남북관계에 있어서 정상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하지 못하고 있고, 북한은 계속 무력증강에 혈안이 돼 있다”며 “남북관계의 진척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박근혜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했다.

당 차원에서도 대표회의실의 배경막 문구를 '살피는 민생 지키는 안보’로 바꿨다. 민생과 안보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중이 담겼다. 최근의 김 대표를 중심으로 한 안보행보에 대해 박광온 대변인은 “우리 당이 집권을 위해 ‘유능한 경제정당’과 ‘유능한 안보정당’을 표방하고 관련 정책을 추진하면서 이슈를 만드는 중”이라며 “더민주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 바친 분들을 최대한 예우하고 국민이 존중하는 풍토를 만들 것이다.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관련 일정을 만들어가겠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경제 부분에 있어서도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합참 방문 이후 민주정책연구원이 주최한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편 방안’ 포럼과 ‘서민주거정책의 방향과 과제’를 주제로 한 주거정책 심포지엄에 각각 참석했다.

김 대표는 건보료 부과 체계 개편과 관련해 “이번 20대 국회, 특히 내년 대선 이전에 이 문제를 더민주의 안으로 의원입법화 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건강보험료 납부 체계 자체를 단순화하고, 불평등을 제거하는 작업이 선결돼야 하지만 그동안 이 과제 자체가 복잡한데다 여러 이해 당사자들과 연관돼 있어 해소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서민주거정책의 방향에 대해서는 “우리나라는 단순하게 경기 부양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부동산 정책을 펼쳐왔다”며 “부동산 경기 활성화가 부동산 가격의 인상을 가져오지 않고서는 활성화가 이뤄지지 않으니 항상 투기성의 경기 정책을 해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서민주택 문제를 골똘하고 집요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며 “이 사람들을 어떻게 하면 주택에 대한 걱정 없이 살 수 있게 해주느냐는 각도에서 서민주택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행사는 김 대표가 주장하는 경제민주화와 관련돼 있다. 이처럼 안보와 경제분야에 목소리를 내고 있는 김 대표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외연확대에 돌입했다고 분석한다. 친노·친문세력이 장악한 당 내에서 보다는 당 밖에서 입지 다지기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본인의 구체적인 생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13일 국회에서 ‘경제란 무엇인가’라는 주제의 간담회에 참석해 “권력이 시장에 넘어가서 아무것도 못하겠다고 한다면 넘어간 권력을 되찾느냐는 경제민주화를 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경제민주화 실현의 어려움에 대해 “포용적 성장의 전제조건은 제도적 장치가 시장의 메커니즘에 포함되는 것인데 그 과정은 쉽지 않다”며 “시장경제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한 경제세력이 시장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제도적 장치를 하려고 하면 불편하니 절대적으로 찬동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어젠다 2050’
개헌론 가세

최근에는 20대 국회의 화두인 개헌론에 가세하고 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개원사에서 개헌 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정치권에 개헌 바람을 일으켰다. 김 대표는 지난 14일 “개인적으로 개헌은 시도를 해볼 때가 되지 않았나고 생각한다”고 말해 정 의장의 발언에 힘을 보탰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개헌론에 대해 “우리가 5년 단임 대통령제를 30년째 체험하고 있는데 5년 단임제가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앞으로 점점 민주화가 발전하게 될 것 같으면 서로 간 상호 협치하는 시스템으로 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개헌 방법에 대해서는 헌법만 다뤄선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선거법까지 다뤄야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에 광범위한 논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헌론에서 가장 먼저 이야기되는 것이 이원집정부제다. 이원집정부제는 대통령과 총리에게 권력을 분산 시킨다. 대통령이 국방·외교 등 대외 정책을 수행하고 총리는 대내 행정을 맡는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대통령을 국민이 직접 선출하지 못하는 내각제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으로 꼽힌다. 김 대표는 이원집정부제 쪽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에 이원집정부제가 반갑지 않은 문 전 대표는 개헌엔 찬성 입장이지만 4년 중임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 대표가 이원집정부제를 주장하는 것 자체가 문 전 대표를 자극하는 모양새다.

당 밖 외연 다지기 수순
“5년 단임제 문제 있어”

김 대표의 독자세력화 플랜의 중심축은 ‘어젠다2050’이다. 어젠다2050은 여야 의원이 모두 참여하는 초당적 입법 연구 모임이다. 모임의 이름은 2000년대 초반 경제위기와 사회분열 위기 속 독일을 구해냈다는 평가를 받는 노동개혁 모델인 ‘어젠다 2010’에서 착안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모임을 주도적으로 이끈 것으로 알려진 새누리당 3선 김세연 의원은 어젠다2050에 대해 “미래입법에 대한 논의를 특정 정당만의 전유물로 다뤄서는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며 “정당·정파를 따지기보다는 정책적 노선에서 방향성을 공유하고, 또 실제 정책 구현 의지와 역량을 갖춘 인사들로 초점을 맞춰 모신 것이 전부”라고 소개했다.

국회 연구단체로 공식 등록될 이 모임에는 새누리당 6명, 더민주 3명, 국민의당 3명 등 12명의 의원이 참여 서명을 마쳤다. 김 대표를 비롯해,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 등 거물급 중진 의원들이 대거 참여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여야의 대권주자 및 킹메이커가 한 자리에 모인 만큼 자연스럽게 차기 대권뿐만 아니라 논의 의제들도 대선 공약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여권의 대선주자로 꼽히는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과 지난 2012년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후보를 도왔던 인연이 있다. 또한 김 대표와 유 의원은 모두 새누리당에서 개혁적 노선을 지향하다 친박계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지난 2012년 당시 김 대표는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을 맡으며 박근혜 당시 대선후보의 경제민주화 공약을 마련했다가 당선 뒤 공약이 후퇴하자 비판하며 탈당했다. 김 대표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김세연 의원이 연구모임을 같이하자고 해서 ‘좋다’고 대답 했을 뿐 정계개편과는 상관없다. 단지 유승민·김성식 등 자기주장이 확실한 사람들이 좀 모여 있을 뿐”이라며 확대해석은 경계했다.

더민주의 한 의원은 최근 김 대표의 행보에 대해 “당 대표로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당의 존재감을 키우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김 대표는 리더십도 훌륭하지만, 시대정신을 정확하게 짚어낸다”고 말했다. 친노계 한 의원도 “김 대표는 경제민주화도 그렇지만, 안보정책에서도 당 내 여론을 확장시켰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광폭 행보
엇갈린 반응

한 정치학교수는 “(김 대표가) 경제민주화 등 전문적인 측면에서 킹메이커 역할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자세히 들여다보면 총선 과정에서 실질적 영향을 끼쳤다기보다 관리인 역할에 그쳤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가 킹메이커로 나설 경우, 더민주 대선 후보가 호남에서 호응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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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