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발 정계개편 시나리오

기존판 뒤흔들 새로운 카드는?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새누리당이 계파갈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야권발 정계개편 움직임이 포착됐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원내 제1당의 자리에 오르고 국민의당이 정계개편에 성공해 원내 제3당의 지위를 차지했기 때문에 정계개편이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은 상황. 야권에 기존 판을 뒤흔들 새로운 카드가 등장할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은 “지난 4·13 총선에서 분출된 국민의 분노와 좌절을 담아낼 그릇에 금이 갔다”며 “새 그릇을 만들기 위한 정치권의 각성과 헌신, 또 진정한 노력을 담아내는 새판이 짜여져야 한다”고 밝혔다.

국정 주도할
새판을 짠다

앞서 지난 18일에는 광주 5·18묘역서 열린 ‘제36주년 5·18 민주화운동 정부 기념식’에 참석해 “5·18의 뜻은 각성의 시작이자, 분노와 심판의 시작, 또 용서와 화해의 시작”이라며 “지금 국민들이 모든 것을 녹여내는 ‘새판짜기’를 시작하라고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5월 들어 새 그릇, 새판 등을 언급하면서 독자세력화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손 전 고문이 당적을 두고 있는 더민주는 일단 그의 당 복귀를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손 전 고문의 정계복귀를 환영한다는 입장를 밝혔고, 능력 있고 소중한 인재라고 평가했다.

그와 함께 5·18묘역을 참배했던 더민주 이개호 의원도 손 전 고문의 복귀에 대해 “그분께서 정치를 한다면 당연히 우리 당에서 정치를 해야 하는 것이고 또 우리 당에서 그 분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충분히 확보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손 전 고문에 힘을 실어줬다.


더민주 일각에서는 문재인 전 대표라는 강력한 대선주자 곁에 손 전 고문과 같은 건전한 경쟁자가 많아야 정권교체를 이루는 데 힘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반면, 당 안팎에서 손 전 고문의 정계복귀에 대해 비판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손 전 고문이 총선 전 더민주의 지원 요청을 거부했기 때문에 정계복귀 자체에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또 더민주가 원내 제1당을 차지한 상황에서 뒤늦게 숟가락을 올리려 한다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아울러 지난 2014년 7월30일 경기 수원병 보궐선거에서 패한 뒤 정계은퇴를 했고, 총선이 일단락 됐기 때문에 정계개편의 동력으로 작용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슬슬 움직이는 손학규
흐름 주도하는 박지원

타당에서도 손 전 고문 행보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손 전 고문의 복귀 타이밍이 늦었다고 본다”며 “복귀할 생각이 있었다면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기 전에 정계복귀해서 정리를 했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학규-문재인-천정배가 당내에서 존재감을 보였다면 안 대표는 혼자서 탈당 결정을 내리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손 전 고문의 독자세력화에는 회의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손 전 고문은 독자 세력화에 나설 만한 결단력을 보여주지 못할 것 같다. 성품이 훌륭하기는 한데 그래서 자기 계파를 요란하게 챙기지 못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손 전 고문이 세력화에 나설 경우 더민주나 국민의당을 탈당해 따라나설 인사가 별로 없을 것”이라며 평가절하했다. 다만 박 원내대표는 더민주 김종인 비대위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김 대표가 8월 말∼9월 초 임기가 끝나는 점과 그가 문 전 대표와 함께 갈 생각이 없는 점에 비춰볼 때 손 전 상임고문을 끌어들여 당내에서 2012년 대선 경선의 리턴매치 국면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012년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당시 손 전 상임고문은 문 전 대표에 뒤진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박 원내대표는 그러나 “친노(친 노무현)가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기 때문에 당내 손 전 고문의 측근을 비롯한 비노(비 노무현) 의원들이 똘똘 뭉친다 해도 이길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손 전 고문은 국민의당에 와서 안 대표와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그래도 안 대표는 친노와 달리 열린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손 전 고문의 정계개편 움직임과 관련해 ‘손학규 영입론’이 제기되고 있다.

“함께 하자”
손에 러브콜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은 “(손 전 고문)이 상황을 지켜보면서 나름대로 정치에 기여할 바가 있을지 모색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새판짜기에 대해서도 “정치 변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는 있을 수 있지만 그게 어떤 결론을 낼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우리는 우리 할 일을 하겠다”며 선을 그었다.

박 원대대표는 정계개편 정국에서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지난 25일 정의화 국회의장, 손학규 전 고문, 합리적인 새누리당 비박(비 박근혜)계 인사들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 박 원내대표는 “우리는 안 대표가 이미 말한대로 열린 정당이기 때문에 우리의 정체성에 부합되는 분들 같으면 함께 해서 판을 키워보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호남에 지지기반을 두고 있는 국민의당이 단독집권을 위해서 본격적 세 불리기에 나선 셈이다. 또한 정의화 전 의장이 창당 가능성을 시사한 상황이고 손 전 고문도 새판짜기를 언급했기 때문에 이 둘의 세력을 국민의당이 흡수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계개편 정국에서 국민의당 안 대표도 박 원내대표와 같은 생각이다. 이미 정계개편을 통해 원내 제3당에 오른 안 대표 입장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정계개편이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안 대표는 5·18 기념식에 앞서 가진 지역언론사 대표들과 조찬간담회서 “새누리당과의 연정은 없다”고 못박았다. 내년 대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나설 수 있다는 정치권 일각의 관측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안 대표는 다만 새누리당에서 합리적인 성향의 인사가 온다면 영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 대표는 광주에 이어 전남 고흥의 국립소록도병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라가 백척간두의 위기에 선 때 편가르고 정치공학적으로 뭔가를 더 얻겠다고 하면 안 된다"며 "정당을 만들 때부터 개혁적 보수, 합리적 진보와 함께 합리적 개혁을 해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전날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뽑는 전국위원회가 무산되는 등 친박(친 박근혜)계와 비박(비 박근혜)계간 내홍이 확산된 상황에서 박지원 원내대표와 마찬가지로 외연확장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손 전 고문의 정계개편 논의가 수면에 떠오르면서 야권내 차기 대권 후보자들도 대권에 대한 속내를 숨기지 않고 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충남지역 20대 총선 당선인 초청 정책설명회에서 차기 대권 도전 의사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시대의 요구가 있을 때 준비가 안 된 건 군대조직으로 치면 장수의 문제이고, 부름에 응답하지 못하는 건 가장 큰 죄”라며 대권 도전의지를 내비쳤다.

안 지사는 또 “지난번 도지사 선거 때도 열심히 준비하고 실력을 쌓아 기회가 되면 대한민국을 이끄는 정치 지도자로 성장하겠다고 약속 드렸었다”며 지금도 같은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안 지사가 확정적으로 대권 도전을 하겠다는 의사표현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발언 중 ‘부름에 응답’ ‘정치 지도자’ ‘슛을 쏘겠다’ 등을 해석하면 대권 도전에 대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안 지사는 손 전고문이 “새 판을 짜겠다”며 최근 잇달아 정계 복귀 의사를 밝히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며 굳게 입을 닫았다. 정계개편 구도와 관련한 기자들의 잇단 질문에도 “지금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정계에서는 안 지사가 충청권을 중심으로 한 인적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차기 대선의 돌풍의 핵이 될 수도있다는 평가다. 다음 대통령은 충청권에서 나와야 한다는 이른바 ‘충청대망론’이 힘을 받고 있기 때문에 안 지사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대선 앞두고
잠룡들 시동

일각에서는 안 지사가 친노계인 만큼 문 전 대표의 대선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대해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그것은 잘못된 분석 같다”며 “문재인은 문재인, 안희정은 안희정”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두분이 같은 가문은 맞지만 한 가문에서 한 명만 나오라는 법은 없다”라고 강조했다.

4·13 총선 이후 더민주 내 대권 잠룡인 박원순 시장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은데 이런 박 시장이 본격적인 ‘호남 챙기기’에 나선 모습도 대권 행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지난 12일 광주에서 “광주는 늘 내 생각의 뿌리이자 가치관이었다”며 “역사의 부름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더 행동하겠다. 나도 뒤로 숨지 않겠다”라고 말해 호남 챙기기와 더불어 대권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최근에는 박근혜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본인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24일 국회서 “11년째 국민소득은 2만 달러대로 정체되고 창조경제를 내걸었던 박근혜정부에서조차 성장 동력은 식어버린 상황”이라며 “일자리 문제도 중앙집권적인 성장고용 정책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박 시장의 최근 일련의 광폭행보가 야권 내 잠룡들의 급부상과 연관됐다고 분석한다. 총선 결과 친노계로 분류되는 ‘안희정계’의 상당수가 국회에 입성해 안 지사는 물론 문 전 대표의 입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반면에 박 시장은 지자체장이라는 핸디캡으로 총선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과시하기 어려웠고 ‘박원순계’가 대거 낙선하면서 대권행보에 타격을 입은 것도 사실이다.


지금은 시큰둥한 안희정
광폭행보 시작한 박원순

최근 박 시장의 행보에 대해 박 시장 측 관계자는 “바로 대권 행보로 이어진다는 해석은 무리가 있다. 박 시장의 행보가 궁극적으로 서울시민의 안녕과 생활에 더 보탬이 된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면서 “국회의원 선거 때는 직책 때문에 역할이 제한됐지만 원래 서울시장은 행정가이면서 정치가”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반기문 UN사무총장에게도 견제구를 날리면서 여야 가리지 않고 대권주자들을 겨냥하고 있다. 박 시장은 25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유엔 결의문을 언급했다. ‘유엔 사무총장 지명에 관한 약정서’에 따르면 사무총장은 여러 나라의 기밀을 공유할 수 있다는 이유로 ‘회원국은 사무총장에게 어떠한 정부 직위도 제안해서는 안 되며 사무총장도 이런 제안을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결의문 대로한다면 반 총장이 대선에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박 시장은 “(반 총장이) 유엔사무총장 및 간부로서 여러 국가의 비밀 정보를 많이 알게 되지 않았나”라며 “그런데 특정 국가의 공직자가 되면 이를 활용하거나 악용할 가능성이 있어 직책의 공정성 담보하고자 (이러한 결의안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박 시장은 야권 잠룡들에 대해서도 각을 세웠다. 최근 국민의당 박 원내대표가 “더민주는 이미 문재인 대표로 다 정해져있다”라고 발언한 데 대해 “그런 절차가 있었나”라며 “정치인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최종의 심판자 국민이 보고 알고 계신다고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5월 이후 정계개편 화두를 던지면서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는 손 전 고문에 대해서는 “총선이 지금 얼마 전에 끝났는데 갑자기 정계개편이 될 리 없다”라며 “모든 일은 국민이 결정하는 바”라고 말했다.

불안한 중진들
여기저기 견제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총선 이후 정당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정치인들이 보이지 않는 정계개편 예선전이 펼치고 있다"며 "내년 대선을 앞두고서야 정계개편이 실현되겠지만 어느 정당이든 민생경제 문제 등 현안을 해결할 때야 비로소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또 거론되는 개헌론

20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정가에서 개헌론이 떠오르고 있다. 개헌론은 1987년 체제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개헌론의 핵심 주장은 87년 때 제정된 헌법이 오늘날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개헌론은 대통령의 임기, 선출 방식, 내각제, 양원제 등의 문제이기 때문에 정치판 자체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우리나라 정치사에 개헌론은 1997년 ‘DJP연합’이 내각제 카드로 뭉쳤지만 대선이후 각종 논란 속에 무산됐다.

김대중 정부 4년 임기 대통령 중임제를 공론화 했었고 노무현 정부는 대통령과 국회의원 임기 주기가 맞지 않다는 점을 들어 개헌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도 마찬가지로 개헌카드를 꺼내들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분권형 개헌론’을 제기했지만 박 대통령이 강하게 반발하자 철회했다.

최근에는 결선투표제를 둘러싸고 야권 곳곳에서 개헌논의를 시작하고 있다. 지난 25일 퇴임한 정의화 전 의장도 대표적인 개헌론자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개헌논의부터 해야한다”며 “낡은 정치를 바꾸려면 정치의 틀 역시 바꿔야 한다. 지금은 87년 체제를 극복해야 할 구조적 전환기”라고 주장했다. 개헌론은 매번 정치권에 주요 쟁점 사항으로 떠오르지만 정치권의 이해관계 속에 국면전환용에 머물렀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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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