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무는’ 홍만표 의혹들

부동산 투기부터 수십억 수임료까지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법조비리가 점입가경이다. 검찰은 홍만표 변호사를 수사하며, 이번 법조비리의 마침표를 찍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홍 변호사를 기소하기 위해 그의 주변을 탈탈 털고 있다. 부동산 투기부터 대기업 막후 변론까지. 의혹은 고구마줄기처럼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검찰이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57)를 둘러싼 의혹 전반을 확인하는 작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홍 변호사를 소환해 그를 둘러싼 여러 의혹들을 연일 조사 중이다. 지난 24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는 홍 변호사의 ‘막후 변론’ 정황을 포착해 22일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현재 홍 변호사의 고액 수임료와 탈세 혐의에 초점을 맞추고 수사 중이다. 편법적 기업 고문료 수수, 퇴직 후 사건 수임 제한 위반 의혹 등도 살펴보고 있다. 현재 홍 변호사를 둘러싼 의혹들을 짚어봤다.

[정운호 사건 ]
[받은 금액은?]

서울중앙지검 특수 1부는 홍 변호사의 계좌 추적과 서울지방변호사회 압수수색, 홍 변호사 자택과 사무실 압수수색 등을 통해 공식 수임 신고한 내역 외 사건의 수임료 입출금 내역으로 보이는 자금 흐름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더불어 검찰은 홍 변호사가 정 대표로부터 수임료로 최소 6억원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정 대표를 소환해 “홍 변호사에게 변호 대가로 6억 가량을 전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정 대표는 “경찰 수사 시 3억원, 검찰 수사 시 3억원을 건넸다”며 구체적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변호사는 네이처리퍼블릭의 고문 변호사로 별도의 고문료도 받았다.


정운호 구명로비 의혹 수사 가속
편법 고문료·탈세 혐의에 초점

홍 변호사는 정 대표가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2014년부터 변호인으로 활동했다. 정 대표는 2014년 7월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경찰에서 불기소 의견 송치됐다. 4개월 뒤 서울중앙지검에서도 같은 처분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홍 변호사가 ‘전관’ 영향력을 행사하며 별도의 대가를 챙겼다는 의혹이 일었다.

이에 대해 홍 변호사는 “수임료는 1억5000만원이며 발생한 소득은 성실하게 신고했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전관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변호사로 충실했을 뿐”이라고 부인했다.

[네이처 주식]
[왜 배정했나]

검찰은 네이처리퍼블릭이 지난해 3∼4월 제3자 배정방식으로 발행한 주식 239억원과 홍 변호사의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다. 이때 네이처리퍼블릭이 유가 증권 사장을 추진 중이었고, 정 대표가 원정도박 혐의에 대한 경찰과 검찰의 1차 수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직후였다. 검찰은 정 대표의 변호를 맡았던 홍 변호사에게 ‘보은’의 성격으로 해당 주식의 일부를 건넸을 가능성이 높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이달 초 네이처리퍼블릭 본사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주주명부와 법인 계좌 등을 분석하면서 3월10일과 17일, 4월4일 세 차례에 걸친 유상증자로 발행된 신주의 흐름을 분석하고 있다.

당시 네이처리퍼블릭은 제3자 배정방식으로 총 3만1574주를 신규 발행했다. 주당 발행가액은 76만원으로 총 238억9624만원 규모의 증자였다. 문제는 당시 네이처리퍼블릭 주식이 ‘연내 사장’이라는 호재를 갖고 있었다는 점이다. 유상증자 직후 이 회사 주식은 10분의 1로 분할돼 발행 주식 총수도 10배로 늘어나면서 개인 간 장외거래가 시작됐다. 이런 주식 이동과정을 거쳐 회사설립 이후 줄곧 100%를 유지해 온 정 대표의 지분율은 75.47%까지 떨어졌다.


검찰은 주식을 매입한 개인투자자들 가운데 홍 변호사 등 현직 법조인이나 정·관계 유력인사들이 있는지 일일이 검증하고 있다. 특히 정 대표 측이 저가에 주식을 매도하는 특혜를 제공했다거나, 일부 인사들이 차명으로 주식을 사들였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아내 명의 회사]
[세탁창구 활용?]

홍 변호사는 자회사를 5개나 거느린 부동산 투자·개발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검찰은 홍 변호사가 이 회사를 수임료 세탁 등의 용도로 이용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19일 오후, 경기도 파주와 성남에 있는 부동사 개발업체 A사 사무실 2곳을 압수수색하는 한편, A사 대표 김모씨도 소환 조사했다.

A사는 2013년 8월 부동산 임대·매매·컨설팅·분양업을 목적으로 자본금 3000만원에 설립됐다. 이후 15차례 증자를 거쳐 현재 자본금이 25억원에 이른다. 지난달에만 두 차례 총 10억원이 증자됐다. 누리집에는 수도권 오피스텔 등 6곳을 소개하며 투자나 임대절차 등을 안내하고 있다.
 

임원 명단에 홍 변호사는 빠져 있지만, 그의 부인과 검찰 수사관 출신 사무장이 각각 이 회사의 사내이사와 감사를 맡고 있다. 홍 변호사의 부인은 대외적으로 이 회사 상무 직함으로 활동했다. 검찰은 이런 정황 등을 바탕으로 홍 변호사가 회사를 운영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김씨는 ‘홍 변호사가 실소유주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관으로 돈 긁어모았나
개업 첫해만 수임료 90억

A사는 지난 6일 회사 정관을 바꿔 사업 목적을 10여개 추가했다. 특히 화장품 도·소매 및 수출입업 등이 포함돼 있다. 이를 두고 홍 변호사가 정 대표의 도박 사건을 수임한 것과 연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홍 변호사가 A사를 통해 수임료에 대한 자금 세탁을 했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 계좌추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월 A사는 10억원대의 수상한 건물 매매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홍 변호사가 A사를 통해 수임료 은닉에 나섰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이 부동산 거래 시기는 홍 변호사가 정 대표의 원정 도박사건 변호를 맡아 무혐의를 이끌어낸 시기와 맞물린다. 당시 검찰은 이 사건에 대해 2014년 11월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홍 변호사가 설립했던 법무법인의 수임 내용 및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검찰은 홍 변호사 수임 내용과 소득신고 자료 등을 토대로 선임계를 내지 않고 변론 활동을 한 뒤 거액의 수임료를 챙기는 등 탈세 혐의가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기업사건 수임]
[막후 변론했나]

홍 변호사가 설립한 법률사무소 에이치앤파트너스는 2014년 12월부터 2016년 5월까지 총 25개 선고가 난 재판을 대리했다. 에이치앤파트너스 법률 대리한 판결문 중 홍 변호사 이름이 등장하는 것은 5건 뿐이었다. 대다수 사건은 소속 변호사인 A 변호사와 B 변호사가 이름을 올렸다. 홍 변호사는 2013년 91억원 상당의 소득신고를 했다. 이후 수십억원이 줄어든 소득을 신고한 것으로 알려져 수임 건수 누락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홍 변호사는 2013년 수천억원대 계열사 부당지원으로 재판을 받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변호했다. CJ그룹으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억대 금품을 받은 전군표 전 국세청장을 변호한 때도 2013년이었다. 홍 변호사는 한솔그룹 경영진 3세의 병역기피 사건을 변호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LG전자의 사외이사로도 선임됐다. 법조계에서는 홍 변호사가 영향력을 행사한 대기업 사건은 훨씬 많으며, 수익 역시 알려진 액수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min1330@ilyosisa.co.kr>

  

[홍만표는 누구?]

홍 변호사는 전직 대통령, 대기업 오너의 비리를 파헤쳤던 검사장 출신이다. 사법연수원 동기인 최재경, 김경수 변호사와 함께 ‘17기 트로이카’로 불린 대표적인 특별수사통이었다. 평검사 때 서울지검 특수1, 2, 3부를 모두 거친 데 이어 대검 중수2과장과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 대검 수사기획관도 지냈다.

그의 손을 거쳐 간 굵직한 사건만 해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이 연루된 한보그룹 비리, 노무현 전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박연차 게이트 등이 있다. “홍만표 반만 하라”고 할 정도로 역대 검찰총장과 법무부장관의 신임도 각별했다.

홍 변호사는 2011년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맡아 검경 수사권 조정과정에서 검찰 측 실무 총책임자로 일했다. 최종 조정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사표를 낸 그를 두고 검찰 내부에서는 “큰일을 할 유능한 간부를 잃었다”라는 탄식이 나왔다. ‘박수 받으며 떠난 몇 안 되는 검사’라는 찬사도 받았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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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