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한국교총 두드리는 두영택 교수

“교권 향상에 목숨 걸겠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학교 교사들의 권위가 땅에 떨어진 시대다. 언론에서는 매번 교사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들이 쏟아진다. 이 뿐만 아니다.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교사는 어깨도 펴지 못한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라는 노랫말조차도 무색해졌다. 두영택 광주여자대학교 교수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의 차기 회장 선거에 도전한다. 두 교수는 “교사들의 교권 향상에 목숨을 걸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5월13일 서울 광화문에 있는 세종문화회관에서 ‘제35회 스승의날 기념식’이 열렸다. 두영택(54) 광주여자대학교 교수는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직후 <일요시사>와 만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 회장 선거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작아지는 교사들

교총은 대한교육연합회(1947년 11월23일 설립)가 전신이며 1989년 창립됐다. 대한민국 교사의 70%가 교총 소속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전문직 단체다. 한국교총은 교사의 복리증진과 교권침해 구제·개선활동, 교원의 교육연수활동 지원, 교육제도 및 환경 개선, 사회정의 실현과 민족통일 촉진 등을 주요활동으로 하고 있다.

두 교수는 서울대학교 사범대학교를 졸업하고 1986년부터 2009년까지 교사 생활을 했다. 그는 자신을 ‘오리지널 교총맨’이라고 자부했다. 그는 서울에서 중·고등학교 교사 생활을 하며 교총 회원으로서 오랫동안 활동했다. 이번 교총 회장 선거에 출마한 이유에 대해 그는 “현장에 있으면 교권이 실추됐음을 끊임없이 느낀다. ‘교권을 바로 잡아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생각으로 이번 교총 선거에 출마했다”고 말했다.

지난 2월21일 교육부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5년까지 교권보호위원회에 접수된 교권 침해 사례는 총 2만9541건이었다. 1년에 평균 4220건으로 2015년 4월1일 현재 전국의 초·중·고등학교 수가 1만1526개인 점을 감안하면 매년 학교 3곳 중 1곳에서 교권 침해 사건이 발생하는 셈이다.


두 교수는 이런 교권침해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선행조건으로 교권을 제도해야 한다는 것. 두 교수는 “교권은 가르칠 권리를 의미한다. 가르칠 권리에 대해서 예전에 교실은 치외법권이었다”며 “경찰이 학교 안으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교장의 동의가 필요했다. 그런데 요즘은 교사들이 학생들 폭행했다고 경찰이 체포하러 학교에 온다”고 말했다.

그는 교권이란 교사에게 부여된 당연한 권리로 봤다. 이 때문에 교실에서 일어난 모든 일은 교권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 교수는 “권리가 보장되는 교권 확립에 중점을 두겠다”고 약속했다.

대신 '체벌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두 교수는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에 무지몽매한 체벌은 금지해야 한다. 하지만 요즘은 조금만 학생들에게 체벌을 하면 폭력교사라는 낙인이을 찍는 것도 문제”라며 “교육적 측면에서의 체벌권이 인정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권확립 제도적으로 필요
교실은 치외법권 인정해야

교권 추락의 상징적인 말이 ‘10분 만’이다. 교사가 수업시간에 잠자는 학생, 핸드폰만 보는 학생 등을 보며 ‘10분 만 참자’라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두 교수는 “교사들 사이에서 왜 ‘’10분 만이라는 말이 나왔는가. 교권이 추락했기 때문에 학생이 잘못해도 교사들이 손 쓸 수가 없다”며 “만일 잠자는 학생을 억지로 깨울 경우 ‘왜 깨우냐’며 반항하기 일색이다. 예전 같으면 꿈도 못 꿀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옛날 같으면 이 학생을 혼내기라도 했지만, 요즘은 그랬다가 폭력교사가 된다”며 “이런 불편한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아 교사들은 학생을 방관하기에 이른다”고 말했다.
 

최근 증가하는 학부모들의 교권 침해에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지난 13일 새누리당 이종배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가 112건 발생했다. 2014년의 63건보다 77.7% 늘어났다.


두 교수는 “교사는 학부모 앞에서 죄인이 된다”며 “예고도 없이 학교에 불쑥 방문해 학생들 앞에서 교사에게 폭언·폭행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이어 “만일 교총 회장이 된다면 교총 차원에서 학부모의 교권침해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요즘 학부모들은 자식이 어떻게 학교생활을 하는지도 관심이 없다고 두 교수는 토로했다. 그는 “학부모들은 자기들 오고 싶을 때만 온다. 애들이 잘못했으면 학부모도 알아야 한다”며 “학부모에게 자식 문제 때문에 상담해야 한다고 해도 오질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 놓고 자식들이 학교에서 맞았다고 하면 앞뒤 가리지 않고 학교에 들이닥친다”고 성토했다.

학부모 소환권 등 추진
교권침해에 선제적 대응

이런 연유로 그는 학부모 소환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학부모한테 학교에 나오라고 해도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영국의 경우는 '학부모 소환제'라는 제도가 있다. 만일 학부모가 교사의 상담 요청에 불응할 시 학교는 학부모에게 과태료를 청구할 수 있다. 두 교수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삼위일체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올해 교원성과급 확대를 추진 중인 가운데 3만명이 넘는 교직원과 공무원이 성과급제 폐지를 위한 공동선언에 나섰다. 그러나 교육부는 “열심히 한 교원들을 동일하게 평가하는 것이 오히려 차별”이라며 교원성과급 확대 추진 입장을 고수했다.

두 교수 역시도 교원성과급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였다. 그는 “교사를 일반 기업의 잣대로 보는 거나 마찬가지다. 교사의 실적을 갖고 성과 정도를 결정짓겠다는 건데, 학교가 성과가 나올 수 있는 그런 곳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서울대학교 보내면 성과가 좋고 보내지 못하면 안 좋은 것인가? 학생의 특기와 소질을 발굴하는 게 교사다. 당장의 성과를 기대하기 보다는 오랜 시간 갖고 지켜보는 게 교사 의무”라며 “교사의 성과를 바탕으로 칼질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총 회장이 된다면 상여금 기준을 재검토하겠다고도 했다.

두 교수는 인터뷰 말미에 교사들의 ‘프라이드’를 강조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학교 일대에 있는 노래방이나 당구장에 학생부장 선생님들이 출몰하는 일은 흔한 풍경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그런 모습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상담 불응시 과태료

두 교수는 “과거에는 교사에게 ‘지도권’이라는 것을 줬다. 이 지도권으로 교사들은 청소년 유해업소를 돌아다니며 단속을 할 수 있었다”며 “이게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이런 게 교사의 프라이드”라고 말했다. 이어 “교사는 학생들을 올바른 길로 이끈다는 자부심이 없으면 시체나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min1330@ilyosisa.co.kr>

 

[교총 회장 선거 4파전]


한국교원총연합회(이하 교총)가 신임 회장 선출을 위한 후보자 4명을 확정하고, 한달간의 선거전에 돌입했다.

교총은 제36대 회장 후보자로 기호 1번 박용조(진주교대 교수), 기호 2번 두영택(광주여대 교수), 기호 3번 김경회(성신여대 교수), 기호 4번 하윤수(부산교대 총장)을 확정했다고 12일 밝혔다.

후보자들은 후보자 확정 공고일인 지난 9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한달간 선거운동을 할수 있다. 이후 선거운동기간이 끝나는 6월10일부터 19일까지 10일간 전국 유·초·중·고교 교총 전 회원을 대상으로 휴대전화와 PC, 이메일 등 온라인을 통해 투표가 진행된다. 교총은 6월 20일 개표와 당선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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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