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는 '유승민 대망론' 명암

비상하는 잠룡 '여의주만 물면 된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이제 대선이다. 4·13총선이 끝난 지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았지만, 유권자들과 정치권의 관심은 이미 내년으로 맞춰져 있다. 후보들에 대한 하마평이 끊이지 않는 것이 그 증거.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새누리당에서는 마땅히 내세울 만한 카드가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유승민이라는 새로운 수가 생겼지만, 여러 가지 이유에서 힘들 수 있다는 지적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제1당의 지위에서 내려온 게 위기의 본질이 아니라고 새누리당 내부에선 분석한다. “(4·13 총선으로) 대선주자들이 다 날아가 남은 사람이 없다”는 한 관계자의 말에 위기의 실체가 있다. 그야말로 수확을 앞두고 태풍을 맞은 농부의 심정과 진배없다. 김무성, 김문수, 오세훈 등 그간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여권 1, 2, 3위를 석권해왔던 잠룡들은 이번 ‘총선 참패’로 정치적 치명상을 입고 재활에 들어간 상황이다.

위기의 새누리
전멸한 잠룡들

미우나 고우나 이들은 당에서 심혈을 기울여 키워온 미래 권력 후보들이었다. 복수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김무성 전 대표는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여권 1위는 물론 전체 1위 자리를 오랜기간 독점해왔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에서는 18주 연속 전체 1위라는 금자탑도 세웠다. 이는 다른 유력 대선후보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도 해내지 못한 기록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당의 또 다른 노림수였다. 앞서 무상급식 파동으로 오랜 공백을 가졌음에도 정계 복귀 후 김 전 대표에 이은 여권 2위에 오른 일은 그의 경쟁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당 지지자들로부터 눈도장을 받은 상태였다. 정치1번지 탈환으로 여권 1위에 올라선다는 긍정론은 충분히 설득력 있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의 대구 수성갑 출마는 그의 대권 행보에 청신호를 밝혀줄 전략이었다. 자신이 가진 기존 수도권 지지기반에 대구·경북(이하 TK) 지지까지 더한다면, 본선 직행 티켓은 김 전 지사의 몫이 될 게 분명했다. 그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민주 김부겸 후보에 밀리는 상황에서도 안심할 수 있었던 건 현장에서 바뀌는 ‘TK 민심’을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들 3명은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했고, 정치적 치명상을 입었다. 특히 김부겸 당선인에게 패한 김 전 지사를 두고는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을 냈으면 오히려 결과가 더 좋았을 것”이란 혹평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결과적으로 가장 불안했던 사람이 최후의 승자로 남았다. 무소속 유승민 의원은 친박계의 갖은 방해를 뚫고 재선에 성공해 단숨에 유력 대선주자로 올라섰다. 단독 생환으로 더욱 가치가 올랐다는 평이다. 친박계의 공격이 집요했던 만큼 컨벤션 효과가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정가 안팎에서 들려온다.

김무성·오세훈·김문수 대권 치명상
홀로 생존…복당후 본격 행보 나설까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국민일보> 의뢰로 지난 18∼19일까지 전국 유권자 10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 결과’를 보면, 유 의원은 17.6%의 지지율로 여당 1위를 차지했다.

해당 지지율에 대해 긍정론과 부정론이 동시에 존재하지만, 긍정론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당에서 불고 있는 ‘친박 책임론’이 이를 뒷받침한다.

일례로 최근 있었던 ‘새누리당 당선자 대회’에서 다시 한 번 책임론이 제기돼 본격적인 비판여론이 형성될 조짐을 보였다. 참석자의 전언에 따르면, 비공개로 전환된 뒤 대회에 참석한 TK·PK 지역 당선자들을 중심으로 친박계가 총선 참패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성토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책임론이 커질수록 친박계와 대척점에 있는 유 의원의 가치는 뛸 수밖에 없다.

때문에 최근 정치권에서는 ‘유승민 대망론’이 힘을 받고 있다. 본인은 대권에 대해 일절 언급을 하지 않고 있지만, 많은 정치권 관계자들은 그가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 예상한다.
 


유 의원이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하기 위해선 복당이 선결 과제다. 새누리당 당헌 제93조 후보자의 자격 ①을 보면 ‘대통령 후보자로 선출될 수 있는 사람은 대통령의 피선거권이 있고 후보자 등록일 현재 당적을 보유하여야 한다’고 나와 있다. 따라서 유 의원이 당으로 돌아오는 시점부터 대망론이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는 김무성
뜨는 유승민

당 지도부는 유 의원의 복당 시점을 늦추는 모습이다. 이른 복당은 자칫 친박계 책임론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박근혜 대통령의 반응 또한 복당 시점을 늦추는 요인이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 출입 언론사의 편집·보도국장단과 가진 오찬에서 ‘배신의 정치’에 대해 입을 열었는데, 유 의원을 겨냥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유 의원의 복당 시점에 대해 “당을 보니까 안정이 안 돼 있다”며 “앞으로 안정이 되고 지도체제가 잘 안착이 되고 하면 그때 협의해서 판단할 문제가 아닌가 생각을 한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어진 발언에서는 여전히 앙금이 남아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사람 사이에 관계라는 것이 신뢰가 바탕이 되고 또 그 가치가 서로 맞아서 일을 해 나가는 것”이라며 “그게(관계가) 바뀌어서 오히려 대통령이라는 사람을 더 힘들게 만들고, 막 이렇게 될 때 제 마음은 허탈하다고 할까, 어떻게 보면 굉장히 비애 같은 거를 많이 느꼈다”고 유 의원을 겨냥해 섭섭한 감정을 내비쳤다.

대안 반기문
교체 남경필

그러나 복귀 시점과는 별개로 당내에서는 “과연 유 의원을 믿고 가도 될까”라는 본질적 불안감이 있어 주목된다. 아래의 5가지 이유에서 대선주자로 부족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첫 번째로 대구 편중도가 높다는 것이다. 이는 지역 선거에서는 장점이 될 수 있지만, 전국 단위의 표를 얻어야 하는 대선에서는 분명 아쉬운 대목이다. 과연 대구 동을에서 4선을 한 유 의원이 서울까지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새누리당은 서울 민심의 엄중함을 경험해 경쟁력 있는 수도권 후보에 대한 갈증이 커진 상황이다.

두번째는 당내 입지가 좁아졌다는 것이다. 총선 전 본격적인 지역 유세가 시작되자 유 의원이 바쁜 일정에도 권은희, 류성걸, 조해진 등의 유세를 도운 이유는 이들의 생환을 돕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생환에 실패하면서 유 의원의 당내 입지도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세번째는 아직 대중성이 여타 야당 후보들에게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익명의 당 관계자는 “(유 의원은) 선거를 통해 정치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알려지긴 했지만, 대중적 인지도는 여전히 낮다”며 “대선은 정치에 몰입도가 높은 사람만 하는 선거가 아니기 때문에 인지도가 낮은 것은 분명히 취약점”이라고 분석했다.

대구 편중 등
5가지 취약점

네번째는 당에 극한적 반발세력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이다. 유 의원이 경선을 거쳐 새누리당 후보가 된다고 해도 계파를 초월한 지원이 뒷받침돼야 본선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는데, 그러기엔 현 정부와의 대립이 너무 첨예했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일관된 관측이다.


다섯 번째는 대중적 이미지가 약하다는 것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그동안 유 의원은 엘리트 정치인의 길을 걸어왔다. 또한 총선을 앞두고 20대 초반의 딸이 억대 재산을 가진 것으로 선관위에 신고돼 ‘금수저’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서민적인 이미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총선 후 정권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는 점도 유 의원을 그대로 믿고 가기엔 새누리당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요소다. 때문에 유 의원과 함께 유력한 대선후보로 꼽히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남·원·정의 한 축을 맡았던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대안적 인물로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선 총선 참패의 구세주 역할로 반 총장을 영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국면 전환을 위해 새누리당에서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설로만 존재했던 그의 출마가 가속도를 낼 수 있다는 예상이 정치권에서 나오는 중이다.

친박계, 대항마로 반기문 러브콜
남경필 ‘킹메이커’ 윤여준 영입

그의 출마를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반 총장이 여러모로 매력적인 카드라는 반응을 보인다. 서울 표심이 날아간 상황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충청 민심을 끌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평론가는 “지금으로서는 새누리당 입장에서 반기문 카드가 가장 상수”라고 말했을 정도다.

그러나 리스크 또한 존재한다. 반 총장의 경우 친인척 비리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 지난해 ‘성완종 사태’가 정가를 발칵 뒤집었을 당시 반 총장과의 친분은 물론 성완종 회장이 가졌던 경남기업과 반 총장의 조카와의 연루 기사가 JTBC를 통해 보도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기자들이 반 총장이 대권에 나올 것을 예상하고 관련 자료들을 모으고 있다는 출처 모를 괴담도 돌고 있는 상황이다.


‘세대교체 스크럼’은 남경필 경기도지사에게 힘을 실어준다. 지난 18대 대선 때 김문수 당시 경기도지사가 도지사 직을 유지하면서 대통령 경선에 끼어들었던 것처럼 남 지사 또한 그렇게 나설 수 있다는 예상이다. 직을 던질 필요가 없기 때문에 본인으로서도 한결 부담이 적다.

남 지사는 앞서 차기보단 차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던 인물이다. 그러나 최근 언론을 통해 ‘50대 기수론’ 등이 거론돼 ‘조기 등판론’이 부각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남 지사는 내년 대선 출마에 대해 “도민들의 먹고사는 문제에만 전념하겠다”고 선을 그었지만, ‘킹메이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삼고초려 끝에 영입하는 등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어 출마설이 돌고 있다.

내년 대선판은
지자체장들의 전쟁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남 지사가 내년 대선 출마를 결심하고 본격적으로 캠프를 꾸리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말이 있을 정도다.

윤 전 장관은 복수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대통령 선거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면서도 남 지사에 대해 “작은 권력을 나눌 줄 아는 사람이 큰 권력도 나눌 수 있는 것 아니겠냐”고 추켜세웠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지사들의 전쟁’을 예상하기도 한다. 여당에서는 앞서 남 지사를 포함해 원희룡 제주도지사,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출격하고 더민주는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세대교체의 바람을 타고 출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박원순 서울시장까지 더한다면 ‘지자체장들의 전쟁’으로 판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유승민 복당 언제?
새누리당 대선후보로 못나간다?

무소속 유승민 의원의 늦어지는 복당에 새누리당 대선후보로 출마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유권자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시간적 여유는 충분한 상황이다. 새누리당 당헌 제94조 (대통령)후보자의 선출시기를 보면 ‘대통령후보자의 선출은 대통령선거일 전 120일까지 하여야 한다’고 나와 있다. 19대 대선이 2017년 12월19일로 예정돼 있기 때문에 그해 8월22일까지 새누리 당적을 가지게 되면 후보로 출마하는데 문제없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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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