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결국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따라갈까? 당권주자들은 총선 전략보다도 자신이 가진 윤심의 크기를 앞세운다. 여당은 윤심 반영을 위해 룰 변경마저 불사했다. 그런데 산 넘어 산이다. ‘민심’을 넘으니 ‘당심’이 윤심을 막아섰다. 일찍이 정리한 줄 알았던 나경원 전 의원이 줄곧 당심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숱한 견제에도 출마를 강행할 분위기다. 친윤(친 윤석열)계가 ‘닭 쫓던 개’ 신세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의 당 대표 출마설은 오래전부터 제기돼왔다. 나 전 의원은 국민의힘에 비대위 체제가 들어선 직후 스스로 당권 도전을 시사한 바 있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실시된 당권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줄곧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판사 출신 보수 중진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반윤(반 윤석열)계 핵심’ 유승민 전 의원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당 지지층 대상 조사에서는 대부분 1위 자리를 지켜왔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룰은 변경 전에도 당원 선호도 70%·국민 여론조사 30%였다. 나 전 의원이 다른 당권주자들보다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았던 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리나갤러리에서 올해 첫 전시로 곽연주·정선주 작가의 2인전 ‘Everything is Possible’을 준비했다. 관람객에게 가능하다고 믿으면 실제로 이뤄지는 ‘시크릿 효과’를 전달한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Everything is possible. Even the impossible.” ‘불가능해 보일지라도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영화 <메리포핀스>에 나오는 대사로 엄마를 잃고 집까지 빼앗기게 될 상황에 놓인 마이클 가족에게 유모 메리포핀스가 건네는 말이다. 도전 메리포핀스의 방문은 불운의 연속으로 마음을 닫아버린 아이가 다시 꿈을 꾸도록 만든다.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우산을 타고 홀연히 사라지는 메리포핀스는 불가능해 보이지만 꿈을 안고 노력한다면 기적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영화 <메리포핀스>는 동명의 소설 <메리포핀스>를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영화다. 메리포핀스 역을 맡은 줄리 앤드류스는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1964년 제작된 이래 전 세계인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고전 중의 고전’으로 평가받는다. 관람객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국민을 통틀어 3명뿐인 직업이 있다. 이들은 전국을 3개로 쪼개 각 지역을 담당한다. 1명만 없어도 남은 2명의 부담은 배로 늘어난다. 백골이 된 사체의 신원을 밝혀내는 법의인류학자. <일요시사>가 박대균 순천향대 해부학교실 교수를 만났다. 지난해 9월13일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에서 만난 박대균 교수는 코로나19를 심하게 앓았다고 털어놨다. 박 교수는 ‘태어나서 이렇게 아파본 적은 처음’이라고 했다. 그의 앞에는 <일요시사> 취재진이 사전에 보낸 인터뷰 질문지가 놓여 있었다. 질문지는 답변을 위한 기록으로 빼곡했다. 뼈가 하는 말 박 교수는 국내에 단 3명뿐인 법의인류학자다. 사망 이후 백골이 된 사체의 뼈를 통해 신원을 확인한다. 다른 2명은 가톨릭대 해부학교실에서 일하고 있다. 박 교수는 충청도와 전라도에서 의뢰를 받는다. 백골화 된 사체가 발견되면 박 교수에게 연락이 오고 사람의 뼈로 판명되면 부검 등의 작업을 진행하는 식이다. “법의인류학은 법의학이라는 큰 범주 안에 아주 작은 부분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법의학을 1로 따지면 법의인류학은 1/16 정도입니다. 법의학자는 사망 이후 3일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흥행가도를 달리던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시원찮은 결말과 함께 종영했다. 아쉬운 목소리가 커질수록, 극에서 조기 퇴장한 이성민을 향한 찬사도 덩달아 커졌다. 이성민은 엄청난 내공이 담긴 연기를 선보이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항간에서는 벌써 “연기대상은 따놓은 당상”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성민은 지난달 말 종영한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순양그룹의 총수 ‘진양철’을 연기했다. 실제 나이보다 20세 이상 많은 노인으로 분해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며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이성민은 어느덧 연기파 배우의 대표주자로 자리 잡았다. 그 뒤에는 긴 무명 생활과 꿈을 향한 뚝심이 있다. 접었던 배우의 꿈 이성민은 1968년 경상북도 봉화군 봉화읍 도촌리에서 태어나 인근 도시인 영주시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왔다. 이성민은 스스로 생각해도 어렸을 때 자신이 연기자로서의 소질이 부족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고등학교 때 배우가 되기로 결심했다. 당시 시민회관에서 단체 관람한 연극이 뇌리를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심을 굳힌 이성민은 중앙대 연극영화과에 지원했다. 하지만 교수들에겐 무시를 당하기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특별사면됐다. ‘복권 없는 사면’인 만큼 오는 2027년까지 모든 선거에 나올 수 없다. 당초 그는 옥중에서 사면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던 바 있다. 출소 후 가장 먼저 한 말은 “받고 싶지 않은 선물을 받은 것”이었다. 지난달 27일, 2023년 신년을 맞아 정부는 이튿날(28일 자)로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2023년 특별사면’ 브리핑을 열고 “화해와 포용, 배려를 통한 폭넓은 국민 통합 관점에서 28일 자로 정치인·공직자·특별 배려 수형자 등 1373명을 특별사면한다”고 밝혔다. 5개월 남기고 들러리 세워 사면 대상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사면 및 복권’으로,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복권 없는 사면’으로 포함됐다. 이 외에도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조윤선 전 정무수석 등도 포함됐다. 또 ‘국정원 특활비’ 사건의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가정보원장도 사면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남은 형기가 감형됐다. 이 밖에 여권에선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성태·이완영 전 국민의힘 의원, 야권에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갤러리현대가 2022년 마지막과 2023년 시작을 알리는 전시를 준비했다. 박민준 작가의 개인전 ‘X’. X는 박민준이 집필한 신화적 원형성을 품은 서사와 고전적 아름다움을 지닌 도상, 작품 제작의 개념적 장치와 치밀한 방법론을 종합적으로 조망하는 전시다. 전시 제목인 X는 박민준의 작품 곳곳에 배치된 상징 코드로 다층적인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X는 로마자로 숫자 10을 의미하고, 박민준의 10번째 개인전을 기념한다. 추상화된 기호를 내포한 미지의 가능성, 박민준의 과거 연작과 새로운 연작이 컬래버레이션 하듯 연결돼 그의 세계관을 형성하는 전 과정을 폭넓게 지시한다. 이미지로 이번 전시에서 박민준은 회화와 조각, 드로잉 등 4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라포르 서커스’는 천재 곡예사인 형 라포와 평범한 동생 라푸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라포르 서커스 단원의 별난 사연을 담은 작품이다. 미술사학자 알리자린이 600여년 전 활동한 화가 사피에르가 남긴 최후의 작품을 추적하는 ‘두 개의 깃발’도 소개한다. 두 연작을 포용하는 동시에 정물화, 풍경화의 형식과 조형성을 변주한 작품 ‘X’, 16~18세기 이탈리아에서 유행한 즉흥극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지난 여름 18‧19세 보호종료아동이 연달아 극단적 선택으로 목숨을 끊었다. 안타까움과 분노를 드러내는 기자에게 조윤환 고아권익연대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기자님. 저는요, 이런 일을 너무나 많이 보고 듣고 겪어서요. 하나도 놀랍지 않습니다.” 어느 날 자정이 다 된 시각, 조윤환 고아권익연대 대표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보호종료아동의 장례식에 가고 있다고 했다. 차를 몰고 가는 건지 통화 음질은 좋지 않았다. 조 대표는 얼른 장례식장으로 오라고 기자를 채근했다. 언론이 사건을 알려야 한다고, 빨리 와달라고. 버려진 아이 매번 보고 듣고 겪어서 놀랍지 않다고 해도 슬픔까지 없으랴. 조 대표는 오랜 시간 속울음을 삼켜왔다. 정제되지 않은 표현으로 거침없이 말을 쏟아내는 조 대표의 모습은 ‘위로’처럼 느껴졌다. 보육원에서 학대 피해를 입고 사회로 나와서 적응하지 못하다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많은 보호종료아동에게 건네는 애도. 지난해 9월29일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고아권익연대 사무실에서 조 대표를 만났다. 따로 생업이 있는 조 대표는 이날 인터뷰를 위해 시간을 뺀 상황이었다. 1시간 남짓한 인터뷰 시
[JSA뉴스] 부산 해운대구 소재 갤러리 MUSEUM1(뮤지엄 원)에서 상환·임동욱·조정현 작가의 3인 단체전 ‘가려진 시선’을 준비했다. 이번 3인전은 뮤지엄 원에서 개최했던 storage2.0 전시에 참여했던 작가가 모인 단체전이다. 상환·임동욱·조정현 등 세 작가는 현대사회에서 겪는 차별, 부조리 등 사회 이면에 대해 관찰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시각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해왔다. 일상을 살아가는 개인의 이야기부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과 예술에 대한 사유를 작품으로 구성하고 그들의 시선을 영상과 설치 작품에 담아냈다. 어두운 사회 ▲상환= 부산대 미술학과에서 조소를 전공한 상환은 현대사회 속 미처 깨닫지 못한 ‘일상 속 가치’에 대한 고민을 작품에 반영했다. 사람은 각자 꿈꾸는 이상향이 있고 그곳에 닿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간다. 그 과정에서 놓치는 일상의 가치, 그리고 사람과 가치를 연결해주는 매개체의 관계를 작품을 통해 표현했다. 상환은 본인과 일상 속 가치 있는 여러 가지 것, 반려묘를 매개체로 ‘삼각’을 만들어 균형을 이뤘다. 작품 제목인 ‘Special triangular relation’에 나오는 삼각형은 단순한 모양이지만 꼭짓점이 하나라도 없어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가수 이루가 지난 19일, 음주 운전으로 방송 활동을 쉬고 자숙 기간을 갖기로 약속했다. 황당한 점은 3개월 전에도 음주 운전을 했었다는 점이다. 당시 동승했던 프로 골퍼는 자신이 운전했다고 진술했다가 거짓말로 드러나면서 검찰에 송치됐다. 이루는 자신의 SNS에 사과문을 올렸지만, 여론은 여전히 냉담하다. 1983년생 가수 이루(본명 조성현)는 가수 태진아의 아들로, 아버지의 후광을 벗고 실력파 가수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한국 가요계에 발을 들였다. ‘이루’라는 이름도 어머니 성에서 따온 이와 새길 루 자를 조합해 ‘가요계에 이름을 새기겠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아버지를 뛰어넘어? 이루가 가수로 정식 데뷔한 것은 2005년 9월이지만 활동을 계속 이어나가진 못했다. 데뷔 후 곧 입대했기 때문이다. 2008년 5월1일 25세였던 이루는 논산훈련소로 입소하면서 팬들에게 “갑작스럽게 입대하게 돼 많은 분들께 너무 죄송스럽다. 아쉽지만 대한의 건아로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훈련 열심히 받고 잘 다녀오겠다”고 입대 소감을 밝혔다. 제대한 후 이루는 세 번째 앨범을 내 ‘다시 태어나도’ ‘까만 안경’ ‘흰 눈’을 히트시켰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바야흐로 K-문화의 시대다. K-팝이 미국 빌보드차트에 오르내리고 K-드라마와 K-영화가 OTT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전 세계 곳곳에 우뚝 선 금자탑은 오랜 기간 명맥을 이어온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세워졌다. 30년 넘게 지역에서 묵묵히 ‘전통문화 지킴이’로 활동한 양영두 사선문화제전위원회 위원장을 만났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보훈회관에 자리한 ‘연대와공생’ 사무실에서 양영두 사선문화제전위원회 위원장을 마주했다. 해가 잘 드는 사무실은 영하의 날씨가 무색하게 훈훈했다. 셀 수 없을 만큼 언론을 접했을 양 위원장은 <일요시사>와의 인터뷰를 앞두고 “긴장된다. 그리고 긴장한 상태로 진행하는 게 맞다”며 매무새를 가다듬었다. 사선대 전설 지난 9월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전북 임실군 사선대 일원에서 ‘2022년 사선문화제’가 열렸다. 올해로 36회째를 맞는 ‘사선녀 선발대회’를 비롯해 사선가요제, 호남좌도농악 전국경연대회 등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됐다. 각 분야 사회발전에 헌신해온 유공자를 발굴해 시상하는 소충·사선문화상도 함께 진행했다. 전주에서 남원 방향으로 내려가다 보면 임실군 관촌면에 사선대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부산 해운대구 소재 갤러리 소울아트스페이스에서 김덕기 작가의 개인전 ‘Memories of the wind: 바람의 기억’을 준비했다. 이번 전시에서 김덕기는 물 위의 돛단배를 소재로 다수의 신작을 선보인다. 특히 아이패드 드로잉 작품을 최초로 공개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햇살에 반짝이는 수면 위로 하얀 요트를 띄운 사람이 돛을 올려 항해를 시작한다. 돛단배는 오직 바람이 이끄는 힘에 의해 앞으로 나아갈 동력을 얻는다. 김덕기의 화면은 힘찬 여정의 출발점에 선 사람에게 희망을 전하듯 활기차고 평화롭게 펼쳐진다. 치유와 긍정 김덕기는 “캔버스에 담아내는 풍경은 기억을 꺼내 옮기는 즐거운 과정이자 놀이”라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발이 묶였던 지난 3년여간 여행이 즐거웠던 이유를 깊이 생각해봤다”고 전했다. 이어 “좋은 경험이 된 여행이었다. 그동안 힘든 시간을 보낸 이들도 나와 같은 경험을 그림을 통해 나누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전시를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김덕기의 신작에서 돛단배와 함께 주요하게 다뤄진 소재는 ‘물’이다. 강과 시내, 늪으로 둘러싸인 환경에서 자란 그는 풍경을 그릴 때 물 표현을 즐기는 편이다. 이전 작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4선 중진의 국회의원이 막다른 길로 내몰렸다.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뇌물수수 혐의의 수렁에 빠졌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가운데 노 의원은 계속 결백함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당의 ‘엄호사격’은 미미한 수준이다. 여차하면 ‘방탄 프레임’이 덧씌워질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마저 읽힌다. “저를 버리지 말아 달라. 간절히 부탁드린다.”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지난 13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3쪽짜리 편지를 동료 의원들에게 돌렸다. 다음날에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듭 결백을 주장했다. 노 의원은 현재 뇌물수수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돌아선 당심 찬밥 신세? 노 의원은 유력 정치인의 아들에서 4선 중진 정치인으로 거듭났다. 1957년8월3일 서울특별시 마포구 신공덕동에서 태어난 그는 고 노승환 전 국회부의장의 차남이다. 노 전 부의장은 5선 국회의원과 국회부의장, 재선 마포구청장을 역임했다. 야권 인사 중에서는 드물게 출마한 선거에서 전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노 의원은 공덕초등학교와 대성중학교를 거쳐 대성고등학교에 진학했다. 국민의힘 이재오 상임고문이 노 의원의 고등학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택시기사는 몇 번이나 주소가 맞는지 물었다. 광주에서 20년 넘게 택시 운전을 했지만 이 길은 처음이라고 했다. ‘차를 돌릴 수 있을까’ 걱정이 나올 때쯤 3층집이 보였다. 벨을 누르자 개 짖는 소리가 온 산을 울렸다. 추사재, 생각을 따라가는 집에 도착했다. “무등이 앉아, 손. 그다음에 간식을 줘야 돼요.” 추사재를 찾은 취재진은 나란히 서서 ‘무등이 아빠’의 지시에 따랐다. 온 집안이 떠나가라 짖던 래브라도 리트리버 종의 무등이는 한 사람, 한 사람과 나름의 의식을 치른 후 얌전해졌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에도 ‘탁탁’ 바닥에 꼬리치는 소리만 가끔 날뿐 조용히 기다렸다. 책과 술 1.5층 높이의 서재는 2만5000권 분량의 책으로 가득했다. 3층집 곳곳 어딜 가도 책이 놓여있었다. 책뿐이랴. 추사재에는 술도 그득했다. 지난 15년 동안 윤창륙 조선대학교 치과대학 법의치과학교실 명예교수가 마개를 딴 와인만 4500여병에 이른다. 단순히 계산해도 1년에 300여병 수준이다. 지난 8월5일 작열하는 태양 아래 책 향기와 술 향기가 공존하는 곳, 추사재에서 윤 교수를 만났다. 윤 교수는 “추사재는 생각을 따라가는 집, 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임옥상 작가의 개인전 ‘임옥상: 여기, 일어서는 땅’을 준비했다. 리얼리즘 미술에서 출발해 대지미술, 환경미술로까지 작업 영역을 넓힌 임옥상의 현재 활동과 작업을 살펴본다는 취지다. 임옥상 작가는 1950년 충남 부여 출생으로 서울대 회화과와 동 대학원, 프랑스 앙굴렘 미술학교를 졸업했다. 1981년 문예진흥원 미술회관에서 진행한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다수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1995년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전, 2004년과 2010년 베이징비엔날레 등 국제미술행사에 참가했다. 대지의 숨소리 임옥상은 1990년대 중반 이후 ‘미술관 밖’ 미술실천적 참여프로그램, 이벤트, 설치, 퍼포먼스 등을 다수 기획해 진행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공공미술, 공공프로그램 등을 통해 소통의 계기를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최근 들어서는 경기 파주 장단평야의 논에서 ‘예술이 흙이 되는’ 형식을 빌려 일종의 환경미술 혹은 대지미술, 현장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임옥상의 오랜 인생관과 예술관이 복합적으로 펼쳐진 실천의 장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서울관 6~7전시실과 야외 전시마당에 설치되는 6점을 포함해 총 40여점의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손영서 변호사는 성형수술 피해자를 위해 성형외과 앞에서 1인 시위, 유튜브 영상 게시, 무료소송, 무료상담, 변론 지원, 국민동의청원 올리기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성형외과 수술실에서 발생하는 대리 수술을 없애자’는 것이 이런 일을 시작한 이유다. 그는 성형수술 피해자에게 “소송이 아니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변호사법 제1조에는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의 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을 사명으로 한다’ ‘변호사는 사회질서 유지와 법률제도 개선을 노력해야 한다’고 기재돼있다. 법률사무소 율신 손영서 변호사가 성형수술 부작용을 겪은 피해자(이하 피해자)를 위한 법률 전문가가 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앞서 그는 대형 성형외과 사내 변호사로 일한 경력이 있다. 이때부터 성형외과의 대리 수술 등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인지했다. 그가 만난 피해자들은 공통적으로 비싼 변호사 수임료 때문에 문제 해결을 시작하기도 전에 포기했다. 의료소송은 기본 수임료가 500만원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어찌 보면 이 같은 현실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런 당연한 현실 때문에 피해자 구제는 뒷전이 된다. 성형외과 역시 문제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성공과 위기 모두 가장 극적이다. 게임사 위메이드와 장현국 대표가 불과 1년 사이 정반대의 겨울을 맞고 있다. 지난해 위메이드는 신작 게임과 자체 개발 암호화폐의 성공으로 화려하게 비상했다. 장 대표 역시 밝게 웃으며 더 큰 성공을 자신했다. 하지만 상황이 급변했다. 자체 암호화폐가 국내시장에서 퇴출되면서 사업 전반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서둘러 대안을 찾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지난 7일 위믹스 유한책임회사가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닥사) 소속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을 상대로 낸 거래 지원 종료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가처분 기각 거래소 퇴출 재판부는 “단기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손해가 발생할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가상자산 생태계를 침해하는 행위를 엄격히 제한해 시장 투명성을 확보하고 잠재적 투자자의 손해와 위험을 미리 방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위믹스는 게임사 위메이드가 만든 암호화폐다. 위메이드는 게임 내 재화를 암호화폐로 바꿀 수 있도록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해 대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닥사 소속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우리는 노예가 아니다’. 포천이주노동자센터라고 알려진 장소에 들어서자 색연필로 쓴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8평 남짓한 원룸에는 세간살이도 많지 않았다. 작은 상을 사이에 두고 포천이주노동자센터 대표인 김달성 목사와 마주 앉았다. 1980년대부터 서울, 인천 등지에서 노동선교를 해온 김달성 목사는 10년 전, 경기도 포천으로 활동 지역을 옮겼다. 포천은 언뜻 보면 동남아에 와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외국인들이 많은 지역이다. 김 목사는 “이주노동자가 자꾸 눈에 밟혔다”고 했다. 5년 전부터는 이주노동자 선교활동에만 전념하고 있다. 맨땅에 헤딩 지난 10월4일, 포천 소흘읍 송우리에 위치한 포천이주노동자센터(이하 센터)에서 김 목사를 만났다. 이날 만남에서 김 목사의 지난 5년을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그간 국가가 만든 법과 제도에 상처 입은 이주노동자들은 센터를 찾았다. 김 목사의 활동은 ‘분투’에 가까웠다. 넘을 수 없는 벽을 앞에 두고 끊임없이 두드리는 형국이었다. 김 목사가 이주노동자 선교활동을 위해 찾은 곳은 이주노동자들이 다수 입원해있다는 포천의 한 병원. 그는 산업재해로 병원 신세를 지고 있는 이주노동자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중구 소재 충무로갤러리에서 김경원·장세일 작가의 2인전 ‘플라시보 바이러스’를 준비했다. 플라시보 바이러스는 ‘플라시보 효과’에서 비롯된 합성어다. 이번 전시에서 두 작가의 플라시보 효과를 느낄 수 있을 전망이다. 플라시보 효과는 의료진이 제안한 가짜약 혹은 꾸며낸 치료법으로 병세가 호전되는 현상을 말한다. 환자의 긍정적인 믿음, 즉 심리적 요인에 의해 병세가 나아지는 현상이다. 예를 들어, 불면에 시달리는 환자에게 수면제 모양의 소화제를 건네면 신기하게도 편안하게 잠든다고 한다. 위약 효과, 가짜약 효과라고도 한다. 보통 사람을 바이러스는 혼자서는 증식이 불가능해 숙주 세포 내에서 복제가 이뤄진다. 짧은 복제 주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변이가 가능하다. 변이가 지속될수록 초기 모습을 잃어버려 나중에는 다른 바이러스라고 봐도 될 정도로 달라지기도 한다. 작가들은 이 두 단어를 합쳐 ‘플라시보 바이러스’라는 새로운 단어를 만들었다. 김경원은 대상을 무수히 반복시켜 다른 형상을 만드는 작업을 해왔다. 대상을 중첩시키는 현재의 작업방식을 갖게 되기 전에는 특정 동물을 의인화하는 작업을 했다. 예를 들면 젖소가 소파에 앉거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아침 햇살이 세상을 비추기도 전에 / 차가운 해부대 위에 / 벗은 몸으로 누우신 당신, / 우리 날마다 그대 영혼을 만나 / 버림받은 당신의 감추인 사연을 듣고 / 모진 삶의 이면을 보지요, <3일간의 진실> 중 ‘서삼 가는 길’. 김윤신 조선대 의과대학 법의학교실 교수는 ‘시 쓰는 법의학자’다. 2014년 10월 <3일간의 진실>이라는 시집을 냈다. 고등학생 때 이육사 선생의 ‘광야’를 외우고 다녔던 문학소년이 ‘시인’이 된 순간이다. 따뜻한 시인 김 교수가 제일 좋아하는 시인 ‘서삼 가는 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 광주과학수사연구소 유족 대기실에 걸려 있다. 시를 읽은 유족은 부검을 맡은 법의학자에게 신뢰의 눈빛을, 형사는 공감을 보낸다. 한 형사는 그의 시를 베껴 출동 전 읽고 나간다고 한다. <3일간의 진실>이라는 제목은 김 교수의 법의학 입문 배경과 닿아있다. 김 교수를 법의학의 세계로 이끈 선배 법의학자는 황적준 고려대 교수.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에서 부검을 맡은 부검의다. 김 교수는 1987년 당시 내용이 담긴 다큐멘터리를 보고 법의학에 관심을 가졌는데, 그 프로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벤투 감독이 준비한 비장의 무기였다. 월드컵 무대를 밟은 조규성은 K리그 득점왕의 진가를 어김없이 증명했다. 우루과이전 교체 출전해 예열을 마친 그는 가나전에 선발 출전해 멀티골을 기록했다. 관계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아직 월드컵이 끝나지도 않았지만, 조규성을 향한 국내외 관심이 뜨겁다. 국내 무대를 평정한 그가 더 큰 무대로 나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규성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각) 카타르 알 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가나의 월드컵 조별 예선 H조 2차전 후반전에 2골을 몰아넣었다. 전반전 가나에 2골을 내주고 끌려가던 상황에서 순식간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은 귀중한 득점이었다. 이는 조규성의 18번째 A 매치에서 나온 5~6호 골인 동시에 월드컵에서 터트린 데뷔골이다. 왜소한 체격 급격한 성장 조규성은 후반 13분 교체 투입된 이강인이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헤딩으로 마무리했다. 그리고 불과 2분 27초 뒤에는 김진수의 크로스를 또다시 다이빙 헤딩슛으로 꽂아 넣었다. 조규성은 이날 두 골로 역대 월드컵 최단 시간 연속골 4위라는 이색 기록을 거머쥐었다. 또 조규성은 한국 선수 최초로 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