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국감장 가는 김민종

K팝 스캔들 휩싸인 30년 한류스타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국정감사 시즌 때면 증인으로 출석하는 인물에게 관심이 집중된다. 국감 증인은 대부분 사회적 책임을 지거나 특정 논란에 관해 해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류스타로 꼽히는 김민종이 그렇다. 이른바 ‘K팝 사업 의혹’에 휩싸인 그는 오는 26일 국회에 출석해 자신의 논란에 관해 해명할 전망이다.

김민종은 배우이기 이전에 가수였다. 1990년대를 대표하는 엔터테이너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다. 그런 그가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하는 건 불명예스러운 일이다. 김민종이 공동대표로 있는 KC컨텐츠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K팝 콘텐츠시티’ 조성사업 등을 진행하면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게 이유다.

1988년 데뷔
당대 최고 스타

김민종은 안양예고와 서울예대를 졸업했다. 정식 데뷔 전에는 광고모델로 업계에 얼굴도장을 찍다가 1988년 영화 <아스팔트 위의 동키호테>로 데뷔했고, 1989년 영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로 처음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1990년대를 대표하는 인물로 가수뿐만 아니라 배우로서 최고의 인기를 자랑했는데, 드라마만 나왔다 하면 히트를 쳐서 안방극장의 흥행 보증수표로 불렸다.

<느낌> <머나먼 나라> <미스터Q> <수호천사> 등의 숱한 드라마서 당대 최고의 스타들과 호흡을 맞춰 성공가도를 달린 김민종은 드라마 OST까지 직접 불러 명성을 더 했다. 특히 김희선과는 <머나먼 나라> <웨딩드레스> <미스터Q> 세 작품서 주연으로 만나 커플로서 찰떡궁합 콤비를 과시햐 1990년대 드라마 남녀 캐스팅 1순위였다.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반에 등장한 여러 하이틴 스타들 군단의 일원이자 톱가수로서 인기까지 누려 1990년대 초반서 2000년대 초중반까지 크게 활약했다. 지금은 결혼한 배우 이승연과 6년 넘게 공개 열애를 하며 1990년대 대표적인 톱스타 커플이었으나 2001년 결별했다.

드라마와는 달리 영화 쪽으로는 잘 풀리지 않았다. 데뷔 초 조연으로 출연한 영화들이 나름 성공하고 인지도를 쌓아가다 인기스타가 된 이후 찍은 영화 <귀천도>로 일약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그 뒤로 출연한 영화들은 흥행을 거두지 못했다.

박찬욱 감독의 초기작인 <3인조> <마지막 방위>와 <홀리데이 인 서울>은 왕가위 영화 기법 표절작이라는 의혹이 제기됐고, 이후로 출연한 <이것이 법이다> <패밀리> <나비> <낭만자객> 등은 영화 평론계서까지 반응이 냉랭했다.

김민종은 진지하게 정극 연기를 펼친 <나비>와 망가지는 것도 불사하고 연기한 <낭만자객>을 연달아 찍었다. 특히 <나비> 흥행이 실패하면 연예계를 은퇴하겠다는 각오로 작업에 임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낭만자객> 이후 그는 영화계에서는 제작자, 감독 그 아무도 찾지 않는 배우가 됐다.

단 <나비> 같은 경우는 본인도 매우 진지하게 작품에 임했고 평가도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에 개봉했던 영화가 <매트릭스 리로디드> <엑스맨 2> <살인의 추억> 등이었다.

1990년대 드라마·영화 종횡무진
손지창과 활약 더 블루 스타덤

토크쇼 <힐링캠프>서 김민종이 직접 밝혔듯 영화 <낭만자객>이 자신의 연기 커리어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작품이었다고 한다. 드라마와 음반에서는 성공하며 최고의 대우를 받았으나 영화에서는 매번 실패해온 김민종은 당시 하이틴 스타의 틀을 벗어나 영화배우로서의 성공이 절실했다.

하지만 <낭만자객>은 전국 관객 90만명이라는 아쉬운 성적을 거두고 혹평을 받았다.

2003년 KBS 주말 드라마 <진주 목걸이>, 2004년 SBS 수목 드라마 <섬마을 선생님>, 2005년 MBC 수목 드라마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서 주연을 맡아 드라마 커리어는 이어갔지만 1990년대 안방극장의 흥행 보증수표란 말은 서서히 힘을 잃었다.

2006년 tvN 개국기념 미니시리즈 <하이에나>를 끝으로 원톱 주연의 자리서 내려왔고, 2008년 MBC 드라마 <천하일색 박정금>, 2009년 MBC 드라마 돌아온 <일지매>, 2010년 MBC 드라마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 2011년 SBS 드라마 <아테나: 전쟁의 여신> 등을 거치며 주연 자리서도 확실히 물러나게 됐다.

그러다 2012년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으로 복귀했다. 팬들의 기다림을 실망시키지 않았고, 완벽한 연기로 부활의 날개를 펼치게 된다. 덕분에 미중년 콘셉트로 다시 인기몰이를 이어갔다. 드라마서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했는데,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는 자신이 <신사의 품격>서 맡은 변호사 역을 그대로 활용해 선배 변호사로 등장했다.

2019년에는 SBS 드라마 <배가본드>서 청와대 민정수석실 비서관 윤한기 역할로 출연했는데, 2010년 MBC 드라마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에 이어 두 번째 악역을 맡았다.

흥행 실패
부활 날개

김민종은 가수로서의 활약도 대단했다. 1992년 솔로 1집 ‘또 다른 만남을 위해’로 데뷔해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서 신인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바로 10위 안에 들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1993년 솔로 2집 ‘하늘 아래서’가 1위를 하고 록발라드 대표 주자로 떠올랐다.

솔로 1집 활동이 끝나가던 시기인 1992년 12월에 당대 최고의 청춘스타 중 하나인 손지창과 함께 2인조 그룹 ‘더 블루’를 결성해서 투유 초콜릿 CF송이자 더블루 1집 타이틀 ‘너만을 느끼며’ (1992), 손지창과 함께 주연을 맡은 드라마 <느낌>의 OST ‘그대와 함께’ (1994년), 더블루 2집 후속 ‘친구를 위해’ (1995) 등을 연속으로 히트시키며 듀엣 그룹으로서도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정규 앨범뿐만 아니라 자신이 주연으로 출연한 드라마나 영화의 OST도 직접 불러 많은 인기를 끌었다. 드라마 <열정시대>의 ‘내가 알고 있는 미소’, <느낌>의 ‘그대와 함께’, 드라마 <머나먼 나라>의 ‘Endless Love’, <미스터Q>의 ‘세상 끝에서의 시작’, 드라마 <사랑하세요>의 ‘항상 그 자리에’, 드라마 <수호천사>의 ‘난 다를거야’, 영화 <패밀리>의 ‘추억애’ 그리고 2010년대로 넓히면 드라마 <신사의 품격>의 ‘아름다운 아픔’ 등이 있다.

1996년부터 약 2년간 가수로서는 활동을 하지 않다가 미련이 남았는지 작곡가 김도형과 가수 신승훈, 가수 이소라 등 주위의 설득에 김민종은 그의 대표곡으로 아직도 사랑받는 록발라드 명곡 ‘착한 사랑의 작사’를 직접하면서 2년 만에 가요계에 복귀한다.

‘착한 사랑’은 1998년에 가요 프로그램 1위를 수차례 기록하며 대히트를 기록하였고 김민종은 과거 인기가수의 영광을 되찾는다. 그 뒤 발매하는 앨범마다 큰 인기를 끌고 가요 프로그램 1위를 쓸어담으며 2000년대 초중반까지 1990년대 대표 남자 인기가수이자 록발라드의 대표 주자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05년 영화 <종려나무숲>의 OST ‘좋은 사람 만나요’, 2008년 드라마 <천하일색박정금>의 OST ‘이별도 사랑이다’ 등의 OST를 발매했으나 정규앨범은 2003년 솔로 8집 이후로 더 이상 발매하지 않고 있다.

최근 음반을 발매하지 않는 이유는 음악을 잘해낼 자신이 없고 잘하는 후배가 너무 많아서 가요계에 나서기가 부끄럽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인터뷰나 방송에 나오면 여전히 음악적 갈증은 마음속에 있다고 하고 <라디오 스타>나 <복면가왕> 게스트로 나와서 가끔 본인의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국정감사
증인으로

<히든싱어4> 보아 편에 패널로 나왔을 때는 자기는 1라운드서 떨어질 거라며 <히든싱어> 출연을 고사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방송에서는 김민종의 모창자를 꾸준히 모으고 있지만 시즌 6까지 방영했음에도 출연하지 않았다.

그런데 시즌7 모집 티저에 얼굴을 비추면서 드디어 <히든싱어> 출연이 성사됐고, <히든싱어7>의 3번째 원조 가수로 출연했다.

인기몰이를 이어가고 있는 김민종이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다는 건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인천경제청이 추진 중인 복수의 개발사업이 시끄러운 가운데, 약 6조원대 ‘K-콘텐츠시티’ 사업에 뛰어든 업체의 대표가 김민종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김민종은 지난 7월 KC컨텐츠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김민종의 취임과 동시에 해당 업체는 K-콘텐츠시티 사업에 제안서를 제출했다. 앞서 사업부지 제공과 관련된 특혜 시비가 있었고, 수주 방식이 수의계약서 공모로 변경된 직후였다.

문제 지점은 시점이다. 김민종은 사업 공모 6개월 전인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서 열린 CES(세계전자박람회) 현장에 김진용 청장 등 인천경제청 관계자들과 만났다. 이 자리에는 두 사람 외에도 시행업자 A씨, 이수만 전 SM 대표 등도 동석했다.

K-콘텐츠시티 사업 구상이 사전 유출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A씨가 운영하는 시행업체의 부회장은 유정복 인천시장이 구단주로 있는 인천유나이티드 이사 B씨다. 사실상 김민종의 회사가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거두기 어려운 대목이다.

<노컷뉴스> 단독 보도에 따르면 인천경제청의 ‘미국 투자유치 IR 국외출장 결과 보고’에는 김 청장을 비롯한 인천경제청 소속 공무원 6명이 지난 1월4일부터 6박8일간 일정으로 미국 출장을 다녀왔다. 이들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서 열린 CES에 참석했고, 로스앤젤레스(LA)도 방문했다.

50대 들어 사업 쪽으로 발 넓혀
자신 대표 회사 인천 특혜 의혹

법인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김민종은 7월18일 KC컨텐츠의 사내이사로 들어왔고, 그날 바로 공동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후 같은 달 26일 KC컨텐츠는 인천경제청에 총사업비가 6조8000억원에 달하는 K-콘텐츠시티 사업을 제안했다.

K-콘텐츠시티는 인천 연수구 송도동 324일대(R2블록) 부지 약 21만㎡에 약 2만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는 K팝 공연장(아레나) 등을 만들겠다는 사업이다. 하지만 실체를 들여다보면 부지 중 대부분에 주거용 오피스텔 등을 짓고, 주택 분양에 따른 수익의 일부를 아레나와 상업시설 등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사실상 대규모 부동산 개발사업인 셈이다.

일례로 KC컨텐츠는 사업 제안에서 토지비를 포함해 총사업비를 7조원 가까이 상정했는데, 아레나 건립에 쓰이는 금액은 4000억원 규모다.

특혜 논란의 다른 한 축은 토지 ‘저가 매각’ 시도다. 지난 7월14일 KC컨텐츠 측은 인천경제청에 K-POP FUTURE CITY 컨소시엄(가칭)에 참여하고 싶다고 제안서를 보냈다. 그러자 인천경제청은 당일 ‘R2 블록’ 부지 소유권을 갖고 있는 인천도시공사(iH)에 양해각서(MOU) 체결 검토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는 수의계약 방식을 통해 R2 블록 부지를 주변 시세 대비 저가에 매각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시 ‘애초 인천경제청이 KC컨텐츠를 염두에 두고 사업을 추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김 청장은 특혜 의혹을 피하기 위해 수의계약이 아닌 제안 공모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특혜 의혹’의 대상이었던 KC컨텐츠는 김 청장의 발표 직후 6조8000억원대 사업 제안서를 제출했다. 발표와 제출 사이만큼 김 청장과 KC컨텐츠 사이가 예사롭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이다.

현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사전 미팅 등 추가적인 의혹이 제기되면서 ‘원점 재검토’ 의견이 제출된 상태다.

김 청장은 미국서 A씨를 만나는 등 사전 미팅 의혹이 제기되자 “미국 (MSG가) 라스베이거스에 ‘MSG 스피어’(공연장)라고 하는 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웅장한 시스템이다. 그런 것을 송도에 유치하기 위한 관심이 있었다”며 “거기서 같이 만나 MSG 스피어 관련 얘기를 한 것일 뿐 다른 이유는 없다”고 입장을 낸 바 있다.

KC컨텐츠
무슨 관계?

인천시와 KC컨텐츠의 연결고리에는 인천유나이티드 이사이자, 시행업체 N사의 부회장인 B씨가 존재한다. 유 시장은 인천유나이티드의 구단주고, B씨와는 학연도 얽혀있다. A씨가 설립한 N사는 과거 인천경제청이 추진한 또 다른 사업인 ‘송도 R1블록’에 참여해 오피스텔 약 2500세대를 분양했던 곳이다.

N사는 김민종이 KC컨텐츠의 대표로 취임한 직후 이 회사에 지분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금 1000만원에 불과했던 KC컨텐츠는 김민종의 취임 이후 자본금이 10억원으로 늘어났다. 결국 송도 R1블록 사업에 참여했던 N사가 또다시 송도 R2블록에 참여하고, 김 청장은 미국에서 김민종과 N사의 A씨를 만나고 온 셈이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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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