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트럼프가 대통령 된다면…

“한국 싫어” 한반도 큰일 나게 생겼다

[일요시사 취재1팀] 신승훈 기자 = 미국의 공화당 대권후보로 떠오른 트럼프에 대해 미국의 유력 언론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 땐 주한 미군 분담금으로 한국에 싸움 걸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대북강경 노선을 천명하고 보호무역주의를 지향하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다면 한국사회에 미칠 악영향이 클 것이라는 평가다.

지난 1일, 10여개 주에서 동시경선이 치러지는 ‘슈퍼 화요일’을 승리로 장식한 트럼프가 미국 공화당 유력 대권 후보로 떠올랐다.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 2일 ‘대통령 트럼프는 국제사회에서 미국을 약화시킨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트럼프의 외교 정책에 따라 장기간 유지돼온 미국의 유대와 동맹은 격하되거나 재협상은 포기될 것”이라며 “이미 불안정한 세계는 더욱 혼란스러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가 공화당의 실질적인 대선후보로 떠오르면서 힐러리 클린턴과 미국의 대통령 자리를 두고 양자구도로 좁혀졌다.

무임승차론 주장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의 기업인이자 방송인, 정치인이다. 와튼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후 곧바로 부동산 사업에 뛰어들어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 지난해 10월 기준 29억달러로 우리나라 돈 3조4000억원에 해당한다.

트럼프는 지난해 7월 공화당 경선 후보로 나서면서 정치·경제·사회 분야에서 거친 발언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미국의 대표들이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전면 금지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해 무슬림들의 공분을 샀다.


이밖에 멕시코를 겨냥한 듯 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들은 문제 많은 사람들을 보내고 있다”며 “마약을 가져오고, 범죄를 들여오고 있다. 남쪽 국경에 거대한 벽을 쌓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무슬림 및 히스패닉계에 대한 배타적인 모습을 보여 대선후보답지 않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멕시코 정부는 트럼프의 미-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 구상에 발끈했다. 멕시코 재무장관은 지난 2일 “우리는 트럼프가 제안한 ‘끔찍한’ 국경 장벽에 어떤 경우에도 비용을 내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수도인 멕시코시티 시의회는 연방정부가 트럼프의 멕시코 입국을 금지할 것을 촉구하는 건의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말 많고 탈 많은…결국 유력 대권후보
한반도에 엄청난 악재 “불보듯 뻔해”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겨냥한 발언도 서슴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달 25일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CNN> 주최 공화당 대선주자 토론회에서 트럼프는 “우리는 모든 나라를 방어할 수 없다”며 일본, 한국, 독일을 거론했다.

그는 “(국방)예산 문제를 이야기하는데, 우리는 이 모든 나라들로부터 군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로 돈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꾸준히 주장한 트럼프는 북한 문제에 대한 발언 기회에서는 ‘무임승차론’만 다시 주장했고 북한의 핵무기, 장거리미사일 개발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이에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한국과 일본은 기여하고 있다”며 “우리가 그들로부터 걸어 나온다면 그들은 둘 다 핵무기로 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7월에도 트럼프는 한국 정부가 주한미군 방위비를 분담하고 있음에도 “한국이 미국에게 안보를 공짜로 의존하고 있다”는 망언을 했고 지난 1월 18일 버지니아주 리버티 대학 유세에서는 “우리가 아주 부유하고 강한 나라들을 보호해 주고 있다”며 “우리는 한국을 보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한국에 친구가 많이 있고 그곳에서 사업도 하고 빌딩도 있다”며 “우리가 미치광이(북한)와 한국 사이의 경계에 2만8000명의 미군을 두고 보호하는데, 그들은 (미군주둔 비용 분담금을) 쥐꼬리만큼 낸다”고도 했다.


이 같은 강경노선에 미국 내 정치인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지난 2012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미트 롬니는 트럼프에 대해 사기꾼이라고 칭하면서 “트럼프가 자신을 성공한 사업가라고 주장하는데 그는 천재 비즈니스맨도 아니고 재산을 상속한 뒤 트럼프 항공, 트럼프 대학, 트럼프 보드카, 트럼프 매거진 등을 파산에 이르게 한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만일 공화당이 트럼프를 대선 후보로 지명한다면 안전하고 번영된 미래에 대한 전망은 거의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의 경제 정책에 대한 우려도 높은 상황이다.

<CNN머니>는 먼저 중국, 멕시코와 무역 분쟁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트럼프는 중국과 멕시코산 제품에 관세를 45% 높인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는데 이에 중국과 멕시코는 관세에 따라 수출 제품의 가격을 높여 대항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성을 지적했다. 트럼프는 즉흥적이고 선거 유세 기간에도 특정 이슈에 대한 입장을 번복하기 일쑤여서 투자자들과 경영자들의 불확실성에 대한 염려를 높인다는 것이다.

국가 부채 급증에 대한 우려도 있다. 트럼프는 내국인과 자국 회사에 대해서 세율을 인하한다는 방침인데 이로 인해 정부 부채가 급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투자회사 레콘캐피털의 최고투자책임자는 “트럼프가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그의 이미지”라며 “그는 뛰어난 사업가로 인식되고 싶어하며 친기업적인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8월 미국 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삼성, LG의 제품을 한국에서 들여오고 그들은 많은 돈을 번다”라고 말해 한국이 미국과의 무역에서 큰 이득을 보고 있는 것처럼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경제정책인 FTA 비판과 보호무역주의는 각국 외교관들에게 ‘공포’로 다가오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는 중국과 일본에 대해 “미국 노동자의 일자리를 빼앗는 나라”라며 라이벌로 인식해 비판했다. 이에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미 양국은 국제 정치와 경제적 안정을 유지하는 중요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말해 트럼프의 입장을 반박했다.

무슬림·히스패닉도 타깃
미 전방위 저지운동 확산

지난해 10월에는 한인 하버드생이 트럼프 유세장에서 바디페인팅 시위를 벌인 사실도 있다. 한인 여고생 김유진, 새라박양은 각각 ‘성난 합법이민자’라는 붉은 글씨와 ‘쓰레기 트럼프’ 등을 가슴과 배에 썼다. 두 사람은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페미니즘과 이민자들을 옹호한다”고 말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처럼 자국 내 국민 및 동아시아인, 무슬림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승승장구하고 있는 이유는 미디어 대응에 능숙한 트럼프가 적기에 정치에 등판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늘 같은 이야기만 하는 다른 후보와 달리 새로운 뉴스에 배고픈 언론의 갈증을 풀어줬다고 평가했다. 또한 성공적인 선거 슬로건에서 그 이유를 찾았다. 트럼프의 선거 구호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다.

단순하고 직설적이며 기억하기 쉽다는 분석이다. 이어 경쟁자의 약점 파악에 능하다는 점을 꼽았다. 트럼프는 부시 전 주지사를 ‘에너지 없는 후보’로 낙인찍어 공격을 거듭해 결국 레이스에서 떨어뜨렸다.

경쟁자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의 지지율이 올라가자 ‘출생 의혹’을 물고 늘어져 격차를 벌리기도 했다. 트럼프는 저소득, 저학력 백인 유권자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이들은 오바마 정권하에 의료보험료 불만, 유색인종들의 직장과 지역사회에서의 성장에 불만이 큰 상황이다. 그리고 기존 정치인들과 다르게 ‘단순한’ 화법과 논리로 정치·경제·외교 현안에 대해 해법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외교정책 변화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국 대선 결과가 한반도 정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트럼프가 만약에 대선 후보가 돼 대통령이 된다면 한반도 뿐 아니라 전 세계를 향한 외교정책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며 “그 엄청난 파급효과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힐러리가 당선되면, 오바마 정부에서 국무장관을 했기 때문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한반도 정책이 미국 외무정책의 1순위가 될 수 없다”고 언론을 통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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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