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뜯기는’ 이대 노점상 무슨 일이…

지부장 완장 차고 무소불위 전횡

[일요시사 취재1팀] 신상미 기자 = “그가 원하는 대로 해주면 장사하는 동안엔 보호받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이가 다 빠졌어요. 김 지부장이 날 괴롭히니까 주변 상인들도 덩달아 날 무시하고 피했어요. 함께 장사하는 아내가 ‘왜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지 이제야 알았다’고 하더군요.”

지난 1일 만난 이화여대 앞 노점상 A씨는 지난 2년간의 피해 사실을 조목조목 말했다. 그는 “법의 사각지대라 피해를 봐도 다들 쉬쉬한다”며 “미움을 사거나 새 얼굴이 들어오면 구청에 집중 단속하라고 언질한다. 기분 맞춰주고 돈을 주면 ‘구청에 회원이니까 단속하지 말라’고 보호해 준다”고도 했다.

피해액 5000만원

A씨는 사업에 실패하고 2013년 10월부터 이대특화지구에서 노점상을 시작했다. 장사를 시작한 지 2개월 만인 다음해 1월, 서대문구청으로부터 4개월간 영업정지를 받았다. 김모씨라는 사람이 나선 것은 그때였다. 김씨는 그에게 장사품목에 대한 권리금을 요구했다. A씨는 권리금 명목으로 200만원, 회비 명목으로 71만원 등 총 271만원을 건넸다. 그러나 해당 단체의 회비는 월 4만원이었고 정작 회원 가입도 시켜주지 않았다.

그 후로도 3차례에 걸쳐 단속을 당해 벌금을 내거나 영업정지를 당했다. 그때마다 마차수리비와 벌금(8만원), 집게차 비용, 재료비 등을 포함해 50만원가량의 손해가 반복됐다. A씨는 자신이 타 노점상과 달리 4번이나 단속 대상이 된 것이 김씨의 신고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마차를 찾으러 김씨와 함께 구청에 들어갔을 때 김씨가 구청 직원들과 담소를 나누며 회원이 아닌 노점상을 단속하라고 약도까지 그려가면서 알려주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얼마 후에 보면 김씨가 지목한 상인들은 여지 없이 계고장을 받고 벌금을 물었다. 김씨는 자기 말을 듣지 않는 노점상인들에게 그런 식으로 불이익을 줬다. 또 다른 노점상은 “벌금 액수와 영업정지 기간을 조율하는 것도 봤다”고 밝혔다.

김씨는 오래 장사한 사람들에겐 비교적 친절했다. 그러나 새로 들어온 상인들에겐 단속을 막아준다거나 구청 직원들에게 식사 대접을 해야 한다는 등의 명목으로 30만∼271만원까지 갈취했다. 이외에도 B씨에게 품목을 고정하는 대가로 250만원, C씨에게 200만원 등 회비 유용을 포함해 총 5000만원(민주노점상전국연합 집계)의 피해 정황이 확인됐다.

주변의 한 노점상은 A씨에게 ‘안주머니에 100만원을 넣고 있다가 만나면 주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김씨는 A씨와 일주일에 1∼2회가량 함께 식사를 하고 식대를 지불하지 않았다. 김씨는 육회와 고기만 즐겼기 때문에 식사 때마다 10만원가량이 들었다.  A씨는 “가족을 지키고 사회의 일원이 되려는 사람을 같은 노점상이 괴롭혔다”며 “들어와서 오히려 더 빚을 졌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밖에도 자기에게 돈을 지불하고 기술을 배우라고 강권하거나 매출을 묻고 다니며 압박한 피해 사례도 확인됐다.

김씨도 현재 이대특화지구에서 거리음식 노점상을 운영 중이다. 피해자들과 같은 노점상인인 김씨가 상인들에게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게 된 것은 무슨 연유일까.

기자가 만난 상인들은 모두 입을 모아 “같은 노점상끼리 이런 권력을 누리는 사람은 처음 봤다”며 “구청과 연계돼 있어 보호하고 힘을 실어주는 것 같다”고 진술했다. 관리 감독을 해야 하는 구청 측이 김씨가 지나치게 많은 권한을 행사하도록 내버려 두면서 노점상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초부터 서대문구청은 이대특화지구 재정비계획을 세우고 노점 이전사업(일명 박스사업)을 추진해왔다. 현재 구청 측은 대로변의 노점 전체를 대현문화공원 안쪽 골목에 ‘ㄷ’자 형태로 이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구청 건설관리과 관계자는 “이대가 유커들 사이에서 관광명소이지만 노점상 때문에 통행이 불편하다는 민원이 끊임없이 들어온다”라며 “이전을 하면 전기와 수도가 공급되고 박스도 구청예산으로 무료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청 측은 지난해부터 간담회를 2차례 열고 해당 사업을 홍보 중이지만 상인 중 3분의 2가량은 박스사업에 불신을 드러내며 반대하고 있다. 현재 대로변에서도 매출이 떨어지는데 좁은 골목으로 들어갔다가 매출이 더 줄어들 것을 염려하기 때문.

사실상 노점상인들은 거리 미관 개선과 통행권 확보를 명분으로 대로변에 흩어져 있는 현 노점상들을 정리해 좁은 골목에 밀어 넣는다는 발상으로 이해하고 있다. 신촌 연세로에서 동일한 성격의 노점 박스화 사업을 실시했으나 사업의 효과는 미미하고 신촌을 떠난 상인이 많았다. 구청의 ‘실적 위주 전시 행정’이라는 비판도 있다.

해당 사업에 김씨가 노점상들을 상대로 홍보하고 의견을 수렴해 구청에 전달하는 등의 역할을 하면서 구청 쪽에 힘을 보태고 있다는 전언이다. 구청 역시 그를 보호하고 힘을 실어준다고 귀띔했다. 김씨는 최근 열린 간담회에서 상인들에게 “이전을 하면 전기와 수도를 공급받고 더 좋아진다”면서 “협조를 안 하면 포클레인으로 찍어서 단속하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김씨는 지난 2012년 회비 명목으로 이대특화지구 노점상들에게 금품을 갈취한 사건에 연루된 바 있다. 당시 지부장이었던 강모씨가 구속돼 집행유예를 받았으나 총무였던 김씨를 비롯해 나머지 간부들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다. 이후 김씨가 지부장 자리를 물려받았다.

노점상이 노점상 협박·갈취
관할구청 측과 연계 의혹도

현재 이대 노점상인들은 ‘시민과 상생하는 이대노점상대책위’를 만들어 노점상을 갈취·협박하는 가해자 처벌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1000여명의 시민으로부터 서명을 받았다.

3월 중순, 대책위를 주축으로 인근 15개 대학 학생회, 청년 · 노동 · 시민단체 등이 연대해 서대문경찰서에 공동고발을 할 예정이다. 고발장 접수 후 경찰청과 서대문구청 앞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열어 공정 수사를 촉구하고, 구청 내에 내부감사 등을 두어 이번 사건을 다룰 것을 요구할 예정이다.

식품위생법과 도로법상 노점은 관리청으로부터 사전 승인을 받고 점용료를 내면 합법적으로 영업을 할 수 있다. 도로법상 점용허가를 지자체에 일임하고 있기 때문에 노점이 점용허가를 받으려면 구청의 허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도로행정은 도시미관 개선, 보행자 편의, 노점상 수를 줄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유지돼 왔다. 조례의 제정 목적이 대부분 노점의 엄격한 관리와 감축에 무게를 두고 있고, 노점 합법화를 위한 조례 제정은 실태조사 및 엄격한 관리규정을 만드는 과정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대문구청의 경우 관련 조례 자체가 없기 때문에 노점상은 여전히 불법인 채로 남아 있다. 그러나 노점은 실업, 빈곤, 사업 실패 등에 따른 생계유지 수단으로, 사회구조적 문제에 기인하고 있다. 정부가 도시미관, 건설행정, 법질서, 공권력 확립에만 초점을 두고 정책을 수립·유지해가고 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김씨는 <일요시사>에 “돈을 받은 적이 없다”며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이어 “경찰에 가서 다 말하겠다. 장부를 보여줄 수도 있다. 회비를 3만원씩 걷어서 회원들의 경조사비에 썼다”며 “한쪽 말만 듣고 보도하지 말아 달라.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구청 건설관리과 관계자는 갈취 정황에 대해 “그런 것을 전혀 몰랐다”면서 “개인적으로 하고 다니는 것을 우리가 어떻게 일일이 알겠나”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김씨가 단속 대상을 구청에 일일이 지적해준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모르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유죄가 확인되면 소통 창구를 바꿀 수도 있냐”는 질문엔 “물론이다”라면서도 “아직 죄가 확인된 것은 아니지 않나? 김씨에게 들어보니 고발을 하면 무고로 고소하겠다고 하더라. 소속이 다른 노점상들이 나와서 실태조사에 응하고 구청과 소통을 했으면 좋겠다. 우리는 사욕이 아닌 사명감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구청마다 노점상 관련 조례가 제각각이고, 법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는 노점상의 특성상 이런 사례가 빈발한다는 점이다.

민주노점상 전국연합 산하 서부지역 노점상 연합 이경민 조직부장은 “노점상을 갈취하는 이도 있고 이것을 묵인하는 이도 있고 지위 상승의 도구로 이용하는 이도 있다”라며 “이것이 해결되기 위해선 공무원이 노점상을 지위상승의 도구로 여기지 말아야 한다. 노점상도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대화의 파트너로 여겨야 한다. 그래야 시민 보행권, 노점상 세금 부과에 대한 문제도 같이 해결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밉보이면 보복

이 조직부장은 또 “김무성 의원이 정책발표회 당시에 노점상경제 규모가 3조원이 넘는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며 “노점상도 우리 경제의 일부분을 담당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노점상이 스스로 개혁하기 위해선 정화작용도 필요하다. 노점상이 사회의 천덕꾸러기가 아닌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양지로 나와서 대화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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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