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조용기 목사 ‘수임료 상납’ 의혹

“재판비용 제자교회서 갹출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신상미 기자 = 교회재산 사유화, 횡령·배임 의혹 등에 휩싸인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에게 또 다른 배임 의혹이 제기됐다. 130억대 배임 혐의로 현재 대법원 상고심을 앞두고 있는 조 목사 측이 20억원대에 달하는 변호사수임료를 포함한 재판비용을 제자교회(서울 및 경기 22개)에 할당하고 갹출했다는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지난 2014년 9월께 여의도순복음 본교회를 포함해 서울 및 수도권 22개 제자교회가 교회재정, 신도수 등 교회 규모에 따라 3000만∼1억원까지 차등 할당을 받고, 같은해 하반기 현금을 상납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는 조 원로목사가 항소심 재판에서 유죄선고를 받은 직후다. 그간의 변호사수임료 지불 및 대법원 상고비용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영목회서 논의
각 교회로 하달

할당은 각 제자교회 담임목사들의 정기모임인 ‘영목회’에서 논의되고 각 교회로 하달됐다. 교회는 교회재정이 지출될 때마다 운영위원회를 통해 지출을 결의하는 과정을 거친다. 재판비용 상납도 드러내놓고 공식적으로 논의할 만한 사항은 아니나 담임목사나 장로회장 등 소수가 비밀스럽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도 아니다.

교회마다 실무장로들이 참여하는 운영위원회를 통해 해당 안건이 논의되면서 불만이 터져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장로들 사이에서 “돈이 없는데도 할당을 받았다”는 호소와 불만 속에서 교회끼리 서로의 할당액을 확인·비교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예배당 신축으로 인해 ‘부채’가 많은 교회들이 이러한 종류의 할당이 내려올 때마다 곤혹스러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교회는 5000만원을, B교회는 두 차례에 걸쳐 6000만원을 갹출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A교회는 2014년 9월께 안건이 상정됐을 당시 장로회장이 “줄 수 없다”고 반대했으나, 나머지 장로들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해주자”라고 설득해 어렵게 의결이 됐다.


B교회 측은 ‘선교헌금’ 명목으로 6000만원 지출을 운영위에서 의결했다. 해당 교회의 담임목사 C씨가 “장로들이 반대할 것 같아서 지난해 내 돈으로 우선 3000만원을 입금했다. 그 돈도 의결했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총 6000만원 지출이 결정됐다. 3000만원은 담임목사에게, 나머지 3000만원은 조 원로목사 측에 상납이 됐다. 
 

재판비용 할당을 부당한 처사로 보고 끝내 납부하지 않은 교회도 1∼2곳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도들이 신심으로 낸 교회헌금을 목사 개인의 재판비용으로 낸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최고 변호사들 선임…20억 출처 의문
22개 교회에 할당하고 헌금으로 충당

갹출은 교회 내부에서도 이뤄졌다. 교역자(직원)들에게도 갹출을 한 결과 6억원 이상의 돈이 모아졌다는 전언이다. 이것은 여의도 본교회를 포함해 전체 제자교회 내에서 이뤄졌다.

조 원로목사 측은 1심에서 법무법인 로고스를 변호인으로 선임해 재판에 임했다. 일설에 따르면 로고스 측으로부터 ‘구속’을 면하게 해준다는 확약을 받고 억대의 수임료를 건넸다고 한다. 기소 단계에서 조 원로목사 측은 검찰로부터 약 305억원에 이르는 배임 및 조세포탈 혐의를 받았기 때문에 혹시 있을지 모르는 구속 사태를 두려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선 배임죄의 이익이 50억원 이상일 때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 목사로서는 구속을 면해야 한다는 절박한 이유로 김승규 변호사(로고스 상임고문)를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성도들 돈으로…
벌금납부 명목?


김 변호사는 법무부장관과 국정원장을 차례로 지냈고 양승태 대법원장과 사돈관계다. 1심에서 구속은 면했으나 집행유예와 벌금 50억원을 선고받자, 2심에선 2개 로펌을 새로 선임했다. 재판에 나선 변호인들은 모두 금융·주식 관련 전문 변호사들이었다.

이후 변호인들이 주식 가격을 두고 다투면서 주식 가격이 높게 산정됐고 이에 따라 배임액이 131억원대로 낮아졌다. 조세포탈 혐의가 무죄로 선고되면서 벌금 50억원을 면하게 됐고 집행유예도 기간이 줄었다. 

이런 식으로 최고의 변호사들을 선임하면서 수임료를 포함한 재판비용에 현재까지 약 20억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다. 해당 비용은 조 원로목사의 사적인 돈이 아니라 교회헌금으로 충당됐다.

“부당한 처사 아닌가”
납부 거부한 교회도

모 제자교회의 한 장로는 “운영위원(실무장로)들은 다 아는 내용”이라며 “교회는 결의가 되면 그냥 주는 거다. (교회마다) 운영위 자료를 보면 다 나와 있다”고 진술했다.

교계의 한 목사는 “당사자들이 돈이 없는데 할당받았다고 호소를 하면서 알게 됐다”면서 “이것도 담임목사가 혼자 마음대로 못하는 것이고 운영위 의결을 거쳐야 하는 사안이다 보니 말이 나오는 거다. 잘못한 게 없다면서 교회헌금으로 목사가 그렇게 해야 하나”라고 답답해했다.
 

그는 또 “옛날엔 잘못된 일이 있어도 쉬쉬했다. 이제는 불만을 가진 사람이 많다. 신앙을 가지면 바르고 정직하게 살려고 해야 한다. 원로목사를 둘러싸고 있는 측근들이 더 잘못하는 것 같다. 세상 사람들이 보고 역시 좀 다르다고 느끼게끔 행동해야 하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울며 겨자 먹기’
서로 할당액 비교

여의도순복음교회 측은 <일요시사>에 “돈을 냈다고 하는 제자교회에 물어봐야 하는 사안인 것 같다”며 “원로목사님은 이미 교회에서 은퇴하신 분이라 교회에서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 없다”라고 답변했다.


<shin@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퇴진 약속’ 말 바꾼 목사님

여의도순복음교회(이하 교회)와 여의도순복음교회바로세우기장로기도모임(이하 기도모임) 측이 ‘조용기 원로목사의 퇴진’을 두고 지난 두 달여간 협상을 벌였으나 최종 결렬된 것으로 확인됐다.


기도모임 측은 지난달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조 원로목사와 일가의 비리를 폭로하고 퇴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3월 초순 강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3년 11월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퇴진 촉구 기자회견으로 조 원로목사 측의 대응에 교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도모임은 당초 지난해 12월8일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으나,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여의도총회 비상대책위원회와 교회 측이 차례로 기자회견을 연기할 것을 요청하면서 긴 협상에 들어갔다. 당시 교회 측은 “기자회견만 하지 않는다면 무엇이든 들어주겠다”고 했다고 한다.

기도모임은 지난해 12월12일 여의도 CCMM빌딩 11층에 위치한 조 원로목사 집무실에서 조 원로목사를 면담하고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이 자리엔 이영훈 담임목사, 이진남 장로회장, 엄기호 성령교회 담임목사도 함께 입회했다. 면담 후 추가 협의를 통해 양측은 합의각서를 체결하고 공증하기로 약속했다. 이 자리에서 조 목사는 퇴진을 약속하고 퇴진 후 가족과 함께 외국으로 잠시 나가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합의 당사자인 이 담임목사가 갑자기 예고도 없이 다음날 홍콩으로 출국해 버렸다. 이 목사는 귀국 후에도 합의각서 공증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또 “기도모임이 기자회견을 강행할 경우 교회 성도 수백 명을 동원해 기자회견을 저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장로회장단도 1월 중순, 법원에 계류 중인 고소, 고발을 취하하고 기도모임을 해체하라는 공문을 보내 압박했다. 

기도모임은 보도자료를 통해 “일련의 과정이 교회와 조용기 목사 측이 기자회견을 저지할 목적으로 꾸민 기만전술로 판단한다”며 협상을 중단하고 3월 초순에 2차 기자회견을 열 계획을 전했다. 

기도 모임의 한 장로는 지난 3일 “교회 측이 시간 끌기를 하면서 우리가 잘못한 것처럼 몰아간다”면서 “조 원로 본인이 직접 나서지 않고 주변 사람들을 내세운다. 원로목사와 담임목사를 직접 만났을 때 다 잘 될 줄 알았는데 나와선 또 다른 말을 한다. 기자회견 일시를 알면 또 미리 막으려고 들 것이다. 이번엔 꼭 강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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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