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후보자 전과기록 대공개

나랏일 하는데 범죄자 ‘우글우글’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20대 총선이 고작 5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총선 출마자들 중에는 도대체 무슨 염치로 출마한 것인지 궁금한 ‘문제적 후보’들이 있다. 총선 출마자들 중 일부는 살인미수, 존속상해, 사기, 절도, 횡령, 폭행, 음주운전, 장물취득 등 다양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뻔뻔하게 출사표를 던졌다. <일요시사>가 문제적 후보들을 살펴봤다.

“살인미수, 존속상해, 사기, 절도, 횡령, 폭행, 음주운전, 장물취득…”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20대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일부 후보자들의 전과 이력이다. 여야는 앞 다퉈 혁신을 외치고 있지만 총선 출마자들 중 일부는 도대체 무슨 염치로 출마한 것인지 궁금한 ‘문제적 후보’들이 있다. 선거 때마다 후보자들의 화려한 전과 이력은 논란이 됐지만 좀처럼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여야는 음주운전 전력자를 공천에서 아예 배제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후보자들 중 워낙 음주운전 전력자가 많아 결국 없던 일로 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이번 총선에서도 상당수의 예비 후보가 음주운전 전력이 있었다. <일요시사>가 20대 총선에 출마한 문제적 후보들을 살펴봤다.

우선 서울부터 살펴보면, 서울 종로구에는 전과 3범 이상인 후보자가 3명이나 출마했다. 새누리당 김막걸리 후보는 명예훼손, 관세법 위반, 사문서 위조 등으로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새누리당 장창태 후보도 이력이 화려하다.

1995년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으로 벌금 300만원을 선고 받은 장 후보는 1997년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고 바로 다음 해 또 도로교통법을 위반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무소속 박세준 후보도 전과 3범이다. 박 후보는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위반, 악취방지법 위반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서울 중구에는 현역 의원부터 문제적 후보로 꼽힌다.


진짜 믿으라고?
사기꾼도 출마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정호준 의원은 2011년 6월 음주운전으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고 불과 3개월 뒤 무면허 운전으로 벌금 100만원을 또 선고 받았다. 특히 중구에는 지난 1974년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3년형을 선고받은 새누리당 임춘목 후보가 출마해 눈길을 끈다. 서울 용산구에 출마한 무소속 문성호 후보는 전과 4범이다. 문 후보는 명예훼손, 업무상 횡령, 무고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서울 중랑구갑은 예비후보 8명 중 6명이 전과자다. 특히 무소속 민병록 후보는 상법 위반, 음주운전, 건설기술관리법위반 등으로 전과 4범이다. 서울 중랑구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이기창 후보는 무려 전과 8범이다. 이 후보는 서울에서 전과가 가장 많은 후보다.

무슨 염치로…사기·절도 수두룩
살인미수 빨간줄도 출소 후 도전

이 후보는 2006년 사기로 징역8월에 집행유예 2년, 2007년 근로기준법위반 벌금 100만원, 2008년 상해 벌금 200만원, 2013년 2월 명예훼손 벌금 100만원, 같은 해 10월 명예훼손 벌금 350만원, 2014년 8월 사문서위조 벌금 150만원, 같은 해 12월 같은 죄목으로 벌금 150만원, 2015년 명예훼손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노원구을에 출마한 무소속 전영돈 후보는 전과 4범이다. 전 후보는 1998년 부정수표단속법위반 벌금 100만원, 1999년 식품위생법위반 벌금150만원, 2000년 사문서위조 사기미수 등 벌금 100만원, 2009년 음주운전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노원구병에 출마한 새누리당 정선배 후보는 무려 전과 6범이다. 정 후보는 도박, 지방세법 위반, 폭력 등 다양한 전과를 가지고 있다.
 

역시 노원구병에 출마한 무소속 한신 후보도 다양한 전과 이력의 소유자다. 한 후보는 2005년 음주운전 벌금 300만원, 2009년 근로기준법 위반 벌금 100만원, 2010년 의료법 위반 벌금 200만원을 선고 받았다.


마포구을에 출마한 무소속 이랑 후보는 타투이스트라는 특이한 직업을 가지고 있는데 직업 때문에 전과가 늘었다. 이 후보는 1997년 폭력으로 징역2년 집행유예3년, 2006년 부정의료업자 벌금 100만원, 2008년 의료법위반 벌금 100만원, 2009년 음주운전 벌금 100만원, 2009년 의료법위반 벌금 100만원으로 전과 5범이 됐다.

현역도 전과자
못 믿을 공천 

구로구갑 새누리당 곽병기 후보는 1981년 업무상과실치사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다. 서울 금천구에는 전과 5범 새누리당 유재운 후보와 전과 4범 새누리당 김준용 후보가 각각 출마했다.

서울 동작구을은 현재 예비후보로 등록되어 있는 3명이 모두 전과자다. 더민주 허동준 후보는 집회 및 국가보안법위반 전과 3건과 2006년 음주운전으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고 정의당 김종철 후보는 2008년 건조물침입 벌금 150만원, 2010년 업무방해 벌금 100만원, 2013년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벌금 100만원의 전과가 있다.

무소속 서영갑 후보는 2003년 여신전문금융법 위반으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서울 관악구갑은 예비후보 7명 중 6명이 전과자다. 새누리당 원영섭 후보는 음주운전, 새누리당 임창빈 후보는 건설산업기본법위반 등 3건의 전과가 있다. 새누리당 정재선 후보는 1997년 존속상해로 징역8월에 집행유예2년, 2008년 절도, 공동폭행으로 징역8월 집행유예2년을 선고받았다.

특히 통합민주당 농어민특별위 부위원장을 지낸 무소속 채상현 후보는 사문서위조, 주거침입 등으로 무려 전과 5범이다. 관악구을에 출마한 민주당 송광호 후보는 폭력, 음주운전, 무면허 운전 등으로 전과 3범이 됐다. 강남구갑에 출마한 더민주 김성욱 후보는 근로기준법 위반, 도로교통법 위반, 폭력, 음주운전 등으로 전과 7범이다.

다음으로 경기도를 살펴보면 경기도 수원시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서수원 후보는 상해, 근로기준법 위반, 부정수표단속법 위반 등 전과 4범, 경기 성남시수정구에 출마한 새누리당 정영숙 후보는 사기, 도시계획법 위반, 사기 미수 등 5건의 전과가 있다. 경기 성남분당구갑에 출마한 더민주 조신 후보도 전과 3범이다. 조 후보는 음주운전, 주민투표법 위반 등의 잘못을 저질렀다. 성남 분당구을 현역 국회의원인 전하진 후보는 전과 4범이다.

전 의원은 사기, 음주운전, 근로기준법 등을 위반했다. 안양시 만안구에 출마한 새누리당 강대신 후보는 지난 2002년 건조물침입, 절도, 횡령 등으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2008년에는 도로교통법위반으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다.

안산시 상록구을에 출마한 더민주 김철민 후보는 전과 4범이다. 김 후보는 전 안산시장까지 지냈다. 김 후보는 건축법 위반 2건, 음주운전 2건 등의 전과가 있다. 고양시 덕양구을에 출마한 더민주 문용식 후보는 전과 7범이다.

문 후보는 집회법 위반, 국가보안법 위반, 저작권법위반 방조, 음란물 유포 방조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고양시 일산동구에 출마한 이운룡 후보는 새누리당 현역 비례대표 국회의원이다. 이 후보는 음주운전 등으로 전과가 2건 있다. 시흥시갑에 출마한 새누리당 이홍철 후보는 전과 6범이다. 이 후보는 음주운전, 음주측정거부, 명예훼손, 사기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용인시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방형주 후보는 전과 8범으로 경기도 출마자 중 전과기록이 제일 많다. 새누리당 중앙위 문화관광위원회 위원장, 새누리당 누리스타 문화예술 중앙조직총괄단장을 역임한 방 후보는 폭력, 식품위생법 위반, 음주운전, 무면허 운전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역시 용인시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김관종 후보는 식품위생법 위반, 도로교통법 위반, 청소년 보호법 위반 등 전과 4범이다. 김 후보는 새누리당 중앙위 건설분과 상임위원, 경기도당 대외협력 부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김포시에 출마한 새누리당 김동식 후보는 전 김포시장 출신으로 음주운전, 뇌물수수 등의 전과가 있다. 경기도 광주시에 출마한 새누리당 박혁규 후보도 7건의 전과가 있다. 박 후보는 16, 17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박 후보는 농지보전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뇌물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충청도에는 비교적 상습 범죄자들이 적었다. 충청북도 제천시단양군에 출마한 더민주 이후삼 후보는 전과 3범이다. 이 후보는 지난 2003년 4월1일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후 불과 20여 일 후 또 다시 음주운전을 해 적발되기도 했다. 충청남도 천안시갑에 출마한 더민주 한태선 후보도 음주운전 전과 3범이다.

2002년 8월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받은 한 후보는 불과 3개월 후 또다시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받았다. 한 후보는 지난 2009년에도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대전을 살펴보면 대전 서구을 새누리당 김인태 후보는 사기, 사문서위조, 업무방해, 야간공동상해 등 전과 5범이다.

대전 유성구 정의당 이성우 후보는 업무방해, 폭력, 음주운전 등 전과 3범이다. 대전 대덕구에 출마한 무소속 손종표 후보는 무려 전과 10범으로 전국에서 가장 전과가 많은 후보자다. 손 후보는 음주운전이 한 건 있지만 대부분은 집회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은 전과다.

음주운전 기본?
관대한 공천기준

호남에선 현역 의원들이 문제였다. 전북 남원시순창군 현역 국회의원인 더민주 강동원 의원은 전과 3범이다. 강 의원은 음주운전 2건과 명예훼손 1건 등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역시 남원시순창군에 출마한 무소속 노병만 후보는 전과 4범이다. 노 후보는 사기, 사문서위조, 지방의회선거법 위반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전남 나주시화순군 현역 국회의원인 더민주 신정훈 후보는 무려 전과 5범이다.

신 의원은 1986년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징역3년, 1989년 공무집행방해, 공용물건손상으로 징역8월을 선고받았다. 2000년 음주운전 벌금 150만원, 2007년 농지법위반, 상해 등 벌금 1500만원, 2009년 배임 등으로 징역3년에 집행유예4년을 선고받았다. 전남 광양시구례군에 출마한 새누리당 이옥재 후보도 전과 5범이다. 이 후보는 상해, 중감금, 폭력, 도로교통법 위반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전남 고흥군보성군에 출마한 무소속 김철근 후보도 전과 5범이다.


10명 중 4명이 전과자
전과 10범 예비후보도

김 후보는 집회법 위반, 음주운전,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전과 기록이 있다. 영남지역을 살펴보면 경남 창원시의창구에 출마한 더민주 이봄철 후보가 전과 3범이다. 이 후보는 노무현재단 경남 공동대표를 지냈다. 이 후보는 1989년 폭력, 특수공무집행방해로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았고 2014년에는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이 후보는 바로 다음 해 또 음주운전을 했다.

창원시 의창구에 출마한 무소속 박성만 후보는 정치인이 맞는지 의심스러운 정도의 이력을 가졌다. 박 후보는 절도, 폭력, 건조물침입, 특수절도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경남 거제시에 출마한 무소속 이길종 후보는 상습 음주운전과 상해 등으로 전과 5범이 됐다. 경남 산청군함양군거창군에 출마한 무소속 김홍업 후보는 전과 8범으로 경남 출마자들 중 전과가 가장 많았다. 김 후보는 폭력, 근로기준법 위반, 업무상횡령, 업무방해, 결혼중개업관리법 위반, 상해 등의 전과가 있다.
 

광주광역시에선 서구갑에 출마한 송갑석 후보가 눈에 띈다. 송 후보는 국가보안법 위반, 음주운전, 사기 등 전과 4범이다. 송 후보는 광주에서 가장 전과가 많은 후보다.

철저한 감시해야
정치개혁 시급

대구 중구남구에는 전과 3범 이상인 예비후보자가 3명이나 된다. 새누리당 이상목 후보는 부정수표단속법위반, 음주운전,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전과 6범, 새누리당 김휘일 후보는 사기, 협박, 조세범처벌법위반 등으로 전과 4범이다.

새누리당 남달구 후보도 사문서 위조, 음주운전, 상해, 무면허 운전 등으로 전과 4범이다. 대구 북구을에 출마한 정의당 조명래 후보는 집회법 위반, 노동쟁의조정법위반, 음주운전 등으로 전과 5범이고, 대구 달성군에 출마한 새누리당 권용섭 후보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 폐기물관리법위반,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등으로 전과 7범이다. 권 후보는 대구에서 가장 전과가 많은 후보다.

울산광역시에서는 동구에 출마한 노동당 이갑용 후보가 가장 많은 전과 기록을 가지고 있었다. 이 후보는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으로 업무방해, 집회법 위반, 명예훼손, 직무유기 등으로 전과 7범이다. 울산 북구에 출마한 정의당 조승수 후보는 전과 5범이다. 조 후보는 집회법 위반, 국가보안법 위반, 음주운전, 무면허 운전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부산에선 부산 진구갑에 출마한 무소속 정해정 후보가 전과 6범으로 가장 전과가 많은 예비후보자다. 부산 진구을에 출마한 더민주 조권환 후보는 업무방해, 음주운전, 상해, 상표법위반 등으로 전과 4범이다. 직업을 통닭배달이라고 밝힌 부산 사하구갑 무소속 박경민 후보는 음주운전 등 전과 3범이다.

마지막으로 제주도에서는 제주시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차주홍 후보가 전과 6범으로 가장 전과가 많았다. 차 후보는 근로기준법 위반, 노동관계조정법위반, 절도, 주거 침입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선거 때마다 이 같은 문제적 후보가 출마하는 것에 대해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유권자들의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며 “선관위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누구나 후보자들의 전과 이력을 찾아볼 수 있다. 투표 전에 최소한 후보자들의 전과 이력을 살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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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