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재개편 물밑협상 막후

국민은 안중에 없고 기득권만 눈독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총선을 두 달여 앞두고 야권의 이합집산이 가속화되고 있다. 정의당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과 연대하기로 했고, 천정배 의원이 이끄는 국민회의는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발표했다. 난립했던 야권 정당들은 더민주와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양분되고 있는 양상이다. 그런데 이 같은 야권의 이합집산 뒤편에선 온갖 계파싸움과 지분 챙기기가 횡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 재개편 물밑협상의 막후를 <일요시사>가 살펴봤다.

총선을 두 달여 앞두고 야권의 이합집산이 가속화되고 있다. 난립했던 야권 정당들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과 국민의당(안철수 신당)을 중심으로 양분되고 있는 양상이다. 정의당은 더민주와 연대하기로 했고, 천정배 의원이 이끄는 국민회의는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발표 했다.

또 신당추진을 추진하던 박주선 의원도 국민의당에 합류하기로 결정했으며 박준영 전 전남지사가 이끄는 신민당과 김민석 전 의원이 속해있는 민주당도 국민의당과 통합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 같은 야권의 이합집산 뒤편에선 온갖 계파싸움과 지분 챙기기가 횡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새정치를 기대했던 유권자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야권 재개편 물밑 협상의 막후를 <일요시사>가 살펴봤다.

물밑협상?
물밑담합?

국민의당 내부의 계파싸움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은 지난 22일의 ‘김관영 문자 사건’이었다. 이날 김한길계로 분류되는 김관영 의원은 이진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장면이 한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 고문은 문자에서 ‘한상진 꺾고 안철수계 조용히 있으라 하고 소통공감위원장 받고 정리 쫘악 해 주고, 비례 받고’라고 했다. 김 의원은 ‘답 나왔네… 그걸로 쭉’이라고 화답했다.

이 고문은 노무현정부 때 청와대 국정기록비서관실 행정관을 지냈으며 김한길 의원 측이 여성 1호 영입 대상으로 추천했던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자가 공개된 후 정치권에선 창당 작업에 나선지 한 달도 안된 국민의당이 벌써부터 총선 공천권을 두고 계파싸움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안철수계와 김한길계의 암투가 드러난 문자파동 이후 안철수 의원과 국민의당의 지지율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일각에선 최근 더민주를 탈당한 최재천 의원이 국민의당에 합류하지 않기로 한 것도 안철수계와 김한길계의 갈등 탓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 의원은 김한길 의원의 측근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김 의원과 가까운 최 의원이 국민의당에 합류해 선거기획단장을 맡을 경우 김 의원의 공천 영향력이 너무 커질 것을 우려해 안 의원이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계와 김한길계의 불화설은 이미 정치권에선 파다하다. 김한길 의원은 지난 21일 광주와 전남 보성에서 열린 국민의당 시당 창당대회에 불참하기도 했다. 김 의원 측은 “중요한 인사를 갑자기 만나기로 했다”고 해명했지만 정작 주변에는 “(당원들에게) 할 말이 없어져서 갈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전날 밤까지도 연설문을 다듬는 등 참석 준비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여러 인사를 영입하려고 했지만 일부 안 의원 측근들의 반대로 진행이 안 되면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김 의원은 광주와 전남 창당대회에 이어 지난 26일 부산광역시당 창당대회에도 불참했다.

더민주? 국민의당? 야권 패권은 어디로?
지분 요구설 등 끊임없는 잡음으로 시끌

갈등 전선은 또 다른 곳에서도 형성되고 있다. 천정배 의원이 이끄는 국민회의가 국민의당과 합당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공천룰 문제, 호남 의원 물갈이, 당 대표 선출, 당 정체성 설정 등 풀어야할 난제가 수두룩하다.  창당 이후 공천룰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면 결국 양측의 갈등이 폭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통합정당의 대표직도 논란거리 중 하나다.

한상진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이 전날 공개 회의석상에서 안철수 대표론을 제기했으나, 당내에선 안철수 사당화를 우려해 천정배 의원이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당의 정체성 설정도 문제다.

안 의원은 더민주의 좌편향적 정책 노선을 비판하며 중도노선을 지향하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공언해왔다. 하지만 천 의원이 이끄는 국민회의는 더민주보다 좌편향 성향이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양당이 유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총선 야권 연대를 둘러싼 입장차도 갈등의 불씨다.


특히 천 의원이 국민의당과 통합하기로 하자 더민주는 “천 의원이 더민주와 합당의 대가로 구체적 조건까지 제시하며 지금까지 협상을 했었다”고 폭로했다.

더민주 측 주장에 따르면 천 의원이 물밑 통합 협상 과정에서 공동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 5대5 배분, 광주 공천에 대한 전권 부여 등을 조건으로 제시했다가 협상결렬 선언도 없이 국민의당과 통합을 발표해버렸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천 의원 측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더민주가 전혀 없는 사실을 지어내 폭로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최소한 더민주와 천 의원 측이 통합을 전제로 그동안 논의를 해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만약 더민주 측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국민의당은 천 의원과 통합하기 위해 천 의원 측의 요구를 상당부분 수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향후 공천 과정에서 갈등의 씨앗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물론 국민의당 측은 천 의원이 통합하는 과정에서 어떤 요구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방적 지분 요구
국민은 관심 없나?

동교동계와 호남 현역 의원들과의 완전한 결합도 시급한 문제다. 안 의원 측에서는 동교동계 원로나 호남 현역 의원들의 불출마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측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안 의원 측은 혁신 이미지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일정부분 희생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또 국민의당 내에서는 벌써부터 안철수 의원 주변에 문고리 권력이 있다는 지적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안 의원의 핵심 측근인 이태규 창당실무지원단장이 “탈당파 현역 의원들의 공천을 보장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동교동계 측에서 이 단장이 사실상 문고리 권력 행세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물론 안 의원 측은 “이 단장이 무슨 문고리 권력이냐”며 황당해했다는 후문이다.

지난 26일 국민의당 부산시당 창당대회에서는 시당위원장 선출을 놓고 당원들끼리 몸싸움을 벌이는 등 소동이 일어났는데 배후에 한상진 위원장이 있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소란은 임시의장이 구두 추천을 받아 김현옥 부산시당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을 부산시당위원장으로 선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행사장 곳곳에서 당원들이 이의를 제기하며 무대 쪽으로 달려 나왔다. 당원 수십 명은 자리에서 일어나 “이게 민주주의냐” “절차도 없이 추대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고함을 쳤다.

고성과 욕설이 오가고 일부 당원들 사이에는 멱살잡이도 벌어졌다. 당원 20여 명은 무대 위로 올라가 사회자의 마이크를 빼앗기도 했다. 이날 항의를 한 당원들은 시당위원장으로 김병원 경성대 교수를 지지하며 “단독 추대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다.

“오늘 동지가 내일의 적”
피눈물도 없는 볼모정치

김 교수도 직접 의사진행 발언에 나서 “새정치를 하겠다고 시작한 첫날부터 편법과 구태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며 “중앙당과 밀착된 기득권자들에 의해 (시당위원장이) 합의 추대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배후에 한상진 위원장이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속개된 대회에서 국민의당은 김 교수를 공동시당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아직 김민석 의원이 속해있는 민주당, 박준영 전 전남지사, 정동영 전 의원 등 통합해야 할 세력이 많이 남아 있는데 벌써부터 삐걱거리는 국민의당이 이들을 포용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더민주의 세력 확장 과정도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더민주는 최근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홍걸씨를 영입했다. 더민주가 홍걸씨의 입당을 계기로 자신들이 DJ 정신의 계승자라고 주장하자 이미 탈당한 동교동계에선 ‘볼모정치가 아니냐’며 반발하는 등 신경전이 가열됐다.

일각에선 홍걸씨의 과거 구속 전력까지 다시 거론하며 그에 대한 인신성 공격까지 시작했다. 야권에서는 더민주가 홍걸씨를 영입하면서 비례대표를 약속했다느니, 박지원 의원의 지역구인 목포 공천을 약속했다는 등의 루머가 퍼졌다. 그러자 이희호 여사는 직접 문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홍걸씨를 정치에 끌어들이지 말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더민주를 탈당한 정대철 전 상임고문의 아들인 정호준 의원에게 비서실장을 제안해 볼모정치 논란을 다시 일으키기도 했다. 안철수 의원의 측근이었던 금태섭 변호사가 더민주 소속으로 신기남 의원의 지역구에 출마하는 것을 두고는 더민주가 금 변호사의 공천을 이미 약속한 것 아니냐는 뒷말도 무성하다.

정치의 비정함
볼모정치 등장

신 의원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졸업시험에 탈락한 아들을 구제하기 위해 해당 학교를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아왔으며, 지난 25일 당 윤리심판원으로부터 당원자격정지 3개월이라는 중징계 조치를 받아 총선 출마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물론 더민주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마지막으로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여권보다 도덕적으로 더 우위에 있어야 할 야권이 통합과정에서 온갖 암투를 벌이고 있다”며 “통합과정에서부터 국민들에게 감동을 줘야만 선거에서도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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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