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여기서 새출발! ③강원도 태백시

한강 발원지서 시작하는 새해 여행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된다. 지난 일 년간의 후회를 털어내고 새 기운을 얻을 수 있는 여행지로 떠나보자. 목적지는 강원도 태백 검룡소다. 한강의 발원지로 일컬어지는 곳이다. 이곳에서 시작한 물줄기는 장장 514km를 굽이치고 달려 서해안으로 흘러든다. 우리 민족이 한강을 중심으로 역사를 만들어 왔다면 검룡소는 그 역사를 있게 한 시발점인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새해 첫 여행지로 검룡소만큼 어울리는 곳이 있을까.

산책삼아 걷기에 좋은 검룡소 가는 길
석탄산업 호황이룬 탄광 마을 풍경도

한강 발원지라고 해서 깊은 산 속에 꼭꼭 숨어 있다는 것이 아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평탄한 비포장길을 20여분 걸어가면 닿는다. 피나무, 물푸레나무, 생강나무 등이 울창한 이 길은 아이 손을 잡고 산책삼아 다녀오기에도 좋다. 맑은 개울물 소리를 들으며 걷는 길이라 지루하지도 않다.

주차장에서 10여 분을 걸으면 세심교다. 세심교를 건너 왼쪽길을 따라 10분 남짓 더 걸으면 검룡소에 닿는다. 예전에는 오대산 우통수가 한강의 발원지로 알려져 있었지만 1986년 국립지리원의 조사 결과, 검룡소가 오대산 우통수보다 32km쯤 더 먼 것으로 밝혀지면서 공식적으로 검룡소가 한강의 발원지라는 영예를 안게 됐다.

석회암반 뚫는
맑은 지하수

검룡소는 바닥이 훤히 보일 정도로 맑은 샘이다. 이곳에서 하루 2000~3000t가량의 지하수가 석회암반을 뚫고 솟는다. 장마철이면 5000t까지 뿜어낼 때도 있다.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는 법이 없고 수온도 사시사철 섭씨 9도 안팎으로 일정하다. 검룡소 주위 바위는 살얼음이 얼었지만 정작 물길에는 얼음이 보이지 않는다. 이끼들도 초록빛을 간직하고 있다. 더 높은 기슭에 있는 제당궁샘, 고목나무샘, 물구녕석간수 등의 샘물이 지하로 스며들었다가 모여 이 곳에서 다시 솟아나온다고 한다.


검룡소 아래로는 너비 1~2m로 파인 암반을 따라 20여 m를 흐르는 와폭이 있다. ‘용틀임폭포’라고도 부르는데 용에 관한 전설도 깃들어 있다. 옛날 서해에 용이 되고자 하는 이무기가 살았는데, 하루는 한강을 따라 하늘에 오르기 위한 여행을 했다. 그래서 도달한 곳이 검룡소. 이무기는 암반을 오르기 위해 지그재그로 몸을 뒤틀었는데, 지금의 와폭은 이무기가 몸부림 친 자국이라는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태백 겨울 산행

검룡소의 물은 골지천~임계천~조양강을 거쳐 정선 가수리에서 동남천을 만나 동강을 이룬다. 그 뒤에 영월에서 서강과 합류해 남한강이 되고 이후 충주호를 거친 다음, 양평 두물머리에서 북한강과 만나 한강이 된다.
태백 시내에는 낙동강의 발원지도 있다. 4대강 가운데 두 강이 한 고장에서 발원한다는 사실이 놀랍다. 시내 한복판에 자리한 황지연못은 낙동강의 시작점이다. <동국여지승람> <척주지> <대동지지>등에서 낙동강의 근원지라고 밝혀 놓고 있다. 연못 주변은 공원으로 조성돼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고 있다.

태백 사람들은 오랜 시간 탄광에 기대어 살았다. 석탄은 태백땅이 태백 사람들에게 내어준 선물이었다. 태백에는 정부가 1989년 석탄 산업 합리화 정책을 펴기 전까지 약 50개 광산이 있었다고 한다.
철암은 태백을 대표하는 탄광 마을이다. 지금이야 작은 마을로 전락했지만 한때 인구가 3만에 이르던 큰 마을이었다. 지금은 주민이 1000명도 채 안되는 마을이지만, 당시 풍경은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다.

철암에 들어서면 마음이 스산해진다. 잿빛의 낡은 건물들과 텅빈 거리 그리고 검은빛의 선탄장이 어울려 만들어내는 풍경은 석탄산업이 한창이던 1970~1980년대에서 멈춘 듯하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마을 한 가운데 자리한 철암역두 선탄장이다. 70여 년의 역사가 녹아 있는 우리나라 석탄산업의 상징이다.

건물에는 아직도 석탄가루가 켜켜이 쌓여 있다. 이 검은 가루가 한때 ‘검은 노다지’로 불렸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이곳에서는 영화 <인정사정볼 것 없다>(1999)에서 주인공 안성기와 박중훈이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주먹다짐을 벌이는 장면을 촬영하기도했다.

선탄장 건너편에는 4~5층 건물들이 당시 모습 그대로 간판을 달고 서 있다. 치킨집도 있고, 봉화식당, 한양다방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 영업을 하지 않는다. 대신 철암탄광역사촌으로 재단장해 박물관이며 전시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석탄산업이 활황이던 당시 탄광촌의 모습과 주민 생활상을 살펴보는 일도 흥미롭다.


남쪽 신설교에서는 철암천변을 따라 서 있는 탄광촌의 상징물인 ‘까치발 건물’ 11채를 볼 수 있다. 까치발 건물은 주민에 비해 부족한 주거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하천 바닥에 목재 또는 철재로 지지대를 만들어 집을 넓힌 것이다. 물속에 기둥을 박아 세운 수상가옥과 비슷하다고 상상하면 된다. 

태백산도립공원 입구에 위치한 태백석탄박물관에서는 국내 석탄산업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광물, 화석, 기계장비, 광부들의 생활용품 등 8700여점의 석탄 관련 유물과 모형을 전시하고 있다. 특히 박물관 지하에 위치한 8전시실에는 채탄과정과 지하작업장 사무실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지시의 모습, 여러 가지 갱도의 유형 등을 전시하고 있어 광산의 위험성과 광산노동자들의 힘겨운 생활을 느낄수 있게 해준다.

태백에는 아이들과 함께 가볼 만한 곳이 많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은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이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고생대 지층 위에 건립된 고생대 전문박물관으로 고생대 삼엽충, 두족류 및 공룡 화석과 자체 제작한 영상물, 입체 디오라마 등을 전시하고 있다. 박물관 지하 1층에는 화석 발굴 현장, 화석 탁본, 30억 년 지층 파노라마 등 다양한 주제의 체험전시실도 운영하고 있다. 박물관 가기 전 볼 수 있는 구문소는 황지에서 시작된 물이 태백을 빠져나가며 산자락을 뚫어 커다란 석문(石門)을 만들어 놓은 것으로 천연기념물 제417호다.

태백은 여느 산악도시에 견줘 맛집이 많다. 가장 많이 보이는것이 고깃집이다. 태성실비, 경성실비, 시장실비, 현대실비 등 식당이름에 대부분 ‘실비’가 들어가 있는 것도 특징이다. 갈비살, 모듬, 주물럭 등 대부분의 메뉴가 200g에 2만5000원선으로 서울 유명 고깃집들보다 훨씬 싸다. 과거 탄을 캐던 지역답게 연탄불로 고기를 굽는데 불향이 깃들어 고소한 맛이 더 진하다.
<자료제공: 한국관광공사>

-----------------------------여행 정보-----------------------------
당일 코스
검룡소→황지연못→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
1박 2일 코스
· 첫째 날: 검룡소→황지연못→태백석탄박물관
· 둘째 날: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철암역두→매봉산풍력발전단지
관련 웹사이트
· 태백 문화관광 tour.taebaek.go.kr
·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 paleozoic.go.kr
· 태백석탄박물관 www.coalmuseum.or.kr
· 태백산도립공원 tbmt.taebaek.go.kr
문의 전화
· 태백시청 관광문화과 033-550-2081
· 태백석탄박물관 033-552-7720
·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 033-581-8181
대중교통(기차)
청량리-태백: 하루 7회 운행, 4시간 40분 소요. *레츠코레일 www. korail.com
(버스)동서울-태백: 하루 33회(06:00~ 23:00) 운행, 3시간 10분 소요.
         부산 동부터미널-태백: 하루 6회 운행, 5시간 소요. 대구 북부터미널-태백하루 11회 운행, 4시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 www.ti21.co.kr, 태백시외버스터미널 www.bustaja.com
자가운전
· 서울 출발: 경부고속도로 신갈분기점→영동고속도로 여주분기점→중부내륙고속도로 감곡→영월→태백
· 부산 출발: 남해고속도로 대저분기점→중앙고속도로 대동분기점→경부고속도로 동대구분기점→중앙고속도로 영주IC→봉화→태백
· 대구 출발: 경부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 영주IC→봉화→태백
숙박
· 오투리조트: 서학로, 033-580-7000, www.o2resort.com
· 메르디앙호텔: 황지연못길, 033-553-1266
· 카스텔로호텔: 연지로, 033-553-2211, www.castellohotel.com
· 태백산민박촌: 천제단길, 033-553-7440, minbak.taebaek.go.kr
식당
· 현대실비: 시장북길, 한우, 033-552-6324
· 시장실비: 시장북길, 한우, 033-552-2085
· 황소실비: 태백로, 한우, 033-553-0304
· 황지검정콩수제비: 수제비, 황지남3길, 033-553-7742
· 부산감자옹심이: 감자옹심이, 시장안1길, 033-552-4498
축제·행사 정보
· 태백산눈축제: 2016년 1월22일~31일, 태백산도립공원 일대, 033-550-2828 http://festival.taebaek.go.kr
주변 볼거리
매봉산 바람의 언덕, 추전역, 삼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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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