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관에 오랜만에 등장한 중견 탤런트의 얼굴이 HD TV 화면 한가득 클로즈업 됐을 때 시청자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불혹을 넘긴 나이를 믿기 어려울 정도로 팽팽한 피부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얼굴은 물론 이마부터 목까지 어느 한 군데 주름이나 잡티를 찾아볼 수 없다. 나이 한 살 더 먹는 게 즐겁지 않은 중년 여배우들. 하지만 그들은 언젠가부터 ‘만년 소녀’다. 나이도 거스르는 그녀들만의 회춘 비법은 무엇일까.
보톡스 정기적으로 맞는 것은 애교 수준
쌍꺼풀 더 짙게, 콧대 높이기, 턱 수술도
중견 연예인들이 나이를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밖에 없는 주름살이 싫어 보톡스를 정기적으로 맞는 것은 애교 수준. 쌍꺼풀을 더 짙게 만들고, 콧대를 높이며, 턱수술도 받는다.
인기 있는 시술은
‘눈 미백술’
최근 중견 연예인 사이에서 인기 있는 시술은 ‘눈 미백술’. 수많은 일일극에서 바쁜 활약을 보이는 A씨, B씨 등은 이 시술을 받았다. 눈 미백술은 말 그대로 눈동자 바깥의 흰자위를 화이트닝해 맑고 깨끗한 눈을 만드는 것. ‘동태눈’에서 천진난만한 어린아이의 맑은 눈동자를 찾은 이들은 “어딘지 모르게 환해 보인다”는 칭찬을 듣고 입이 귀에 걸렸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눈가나 입가 주름을 없애는 것이 대세였다면 최근에는 손등이나 목처럼 시선이 곧바로 가지 않는 곳을 고치는 것도 중시한다.
중견 탤런트 C씨는 ‘자가지방손등성형’을 해서 작지만 큰 효과를 봤다. 얼굴은 30대이지만 손과 목은 50대인 여성들이 끊임없이 찾고 있는 이 시술은 리포트란스라 부르는 지방 이동기를 이용해 지방을 흡입하고 이를 정제한 순수 농축 지방만을 손등에 주입한다. C씨는 이 시술을 통해 섬섬옥수를 자랑, 대만족을 표했다는 후문이다.
20대의 방심으로 생기면 다시는 복구할 수 없다는 목주름 역시 지방분해주사로 되돌릴 수 있다.
영화배우 D씨는 정기적으로 이 시술을 받는다. 과거에는 귀 뒷부분을 절개해 주름을 당겨야했지만 이젠 간단히 주사로 해결되니 이거야말로 “현대과학의 쾌거다”며 입소문을 내고 있다.
이밖에도 감초추출물을 정제해 만든 감초 주사, 마늘 주사, 태반 주사 등은 회춘을 꿈꾸는 중견 연예인들 사이에서 드라마 찍기 전 ‘필수코스’로 자리잡았다.
관계자는 “한살이라도 어려 보이기 위한 그들의 노력은 상상을 초월한다”며 “어디서 저런 시술법을 듣고, 또 하는 지 신기할 따름이다”고 혀를 내둘렀다.
끊임없는 재수술로 육체적, 정신적 고통 극심
생활습관 하나만으로 회춘하는 연예인도 많아
연예인들은 시청자와 관객에게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성형을 감행하지만, ‘성형미인’에 대한 세간의 곱지 않은 시선에 시달리거나 스스로 성형중독이 되면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적지 않은 고통을 겪기도 한다. 좀 더 어려보이기 위해 무리한 회춘성형을 시도하다 낭패를 보고 있는 중견 연예인들도 꽤 있다.
곽진영은 90년대 초반 MBC 히트드라마 <아들과 딸>에서 최수종의 막내 여동생 종말이로 나와 크게 화제가 됐었다. 그러나 종말이의 당돌하고 톡톡 튀는 이미지가 너무 강해 이를 바꿔보고자 한 성형수술이 문제가 됐다. 수차례에 걸쳐 성형수술을 받았지만 부작용이 생기면서 슬럼프에 빠지며 연예 활동은 물론 일상생활에도 위기를 맞았다.
젊은 시절부터 쭉 보아온 익숙하고 친근한 얼굴이 어느날 갑자기 퉁퉁 부은 듯한 뺨과 미간 사이를 갈라놓은 듯 오똑하게 솟아오른 콧대로 인해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보이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나이에 맞는 중장년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주름 하나 없는 팽팽한 얼굴로 나와 웃어도 울어도 얼굴에 표정이 실리지 않는 웃지 못할 일도 심심찮게 발생한다. 보톡스로 인해 근육이 마비됐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성형이 연기를 ‘방해’하는 형국이다.
몇 년 전에는 중견 탤런트 H씨가 턱수술 부작용으로 강남의 한 성형외과와 소송을 벌인 일도 있었다. 주변 사람들 앞에서 H씨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내가 귀신에게 홀렸던 것 같다”며 뼈저리게 후회했다고 전해진다.
성형 아닌 사소한 생활
습관으로도 회춘
‘성형 중독’이라 할 만한 연예인도 상당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현대 미용성형의학이 발휘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한 연예인 J씨. 그는 이마, 눈, 코, 입술, 가슴, 턱 등 이미 많은 곳을 수차례 손봤다. 원래도 연예인으로 발탁될 만큼 미모였는데 한 번 시작한 성형은 이제 중독이 돼 버렸다. 밀랍인형처럼 흠 잡을 데 없는 예쁜 얼굴이지만 이제 그의 얼굴에서 자연스럽고 따뜻한 아름다움을 느끼기는 어려워졌다. 착하기로 소문난 연예인인데 그 마음까지 밀랍인형 같은 얼굴에 가려져 안타까움을 느끼게 한다.
성형이 아닌 사소한 생활 습관 하나만으로도 회춘하는 연예인들도 있다.
20대의 투명 피부를 간직하고 있는 이미연은 하루 8잔 이상의 물을 반드시 마신다. “충분한 수분 공급은 매끄러운 피부를 위한 필수 조건이다”는 이미연은 “포만감 때문에 과식도 피하게 되니, 다이어트까지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명민은 세안에 특별히 신경을 쓴다. 메이크업을 한 날엔 아무리 피곤하더라도 꼼꼼하게 세수를 한다. 클렌징폼이나 오일 등을 이용해 최소 일곱 차례 정도 ‘뽀드득’ 소리가 날 때까지 씻는다.
어려보이기 위해 그 어떤 것도 마다하지 않는 일부 중견 탤런트들. 세월을 역행하려는 필사적인 노력이 도를 넘었을 때 그들은 수년간 지켜왔던 연예인이라는 타이틀에 먹칠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하나의 인격체로도 뼈아픈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