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인물> 또 호출 받은 유일호 신임 경제부총리 내정자

‘땜빵 장관’에 나라경제 맡겨도 되나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남은 임기 2년을 함께할 집권 후반기 5개 부처에 대한 개각을 단행했다.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에 나가는 정치인 출신 장관들을 교체하고 총선 출마를 위해 사임한 부처의 후임을 인선했다. 박 대통령은 새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표적인 ‘친박’인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을 내정했다.

청와대는 지난 12월21일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으로 유일호 의원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유 내정자에 대해 경제정책과 실물경제에 대한 풍부한 식견과 정무적 역량을 바탕으로 4개 개혁을 통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정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갈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관료+정치인
퓨전형 인사

유 내정자는 1955년 서울 출생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 전통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졸업 후 1989년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입사해 1996년 한국조세연구원 부원장에 부임하기 전까지 7년간 연구 생활을 했다. 김준경 KDI 원장,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과 연구를 함께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를 기억하는 관계자들은 유 내정자의 성품을 추켜세웠다. KDI와 펜실베이니아 대학 동문인 한 관계자는 유 내정자에 대해 “귀가 열려 있는 분이다. 권위로 후배를 누르거나 하지 않고 늘 의견을 경청한다”면서 “다양한 이해관계의 갈등을 잘 조절해 낼 수 있는 포용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유 내정자는 조세와 재정분야에 통달한 전문가다. KDI 재정팀을 거치며 재정과 지출에 대한 균형감각을 키웠다. 1998년 조세연구원장을 맡아 3년 연속 연구기관 평가에서 1등을 하기도 했다. 이후 한국금융학회, 한국경제학회 이사를 거쳤으며,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 자문 조세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유 내정자는 박정희 전 대통령 집권기에 거물 야당정치인이었던 유치송 전 민주한국당 총재의 아들이다. 유치송 전 총재는 해공 신익희 선생의 비서 출신이다. 유 내정자 역시 대학시절 유신 반대 운동을 해서 구금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복귀 1개월 만에 또 내각으로
최경환과 비교하면…장악력 떨어져

유 내정자는 지난 2008년 18대 총선에서 서울 송파을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 19대 총선에서도 재선에 성공했다. 새누리당 대변인을 거쳐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의장을 역임했다. 최경환 부총리가 원내대표일 때 수석 부의장과 의장을 연달아 맡으며 호흡을 맞췄었다.

18대 국회에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유 내정자는 당초에는 ‘친이’ 성향으로 분류됐지만, 19대 국회에서 친박으로 넘어온 ‘월박’으로 분류된다. 18대 국회에서 보건복지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 등 박근혜 대통령과 같은 상임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인연을 맺었다.
 

유 내정자는 기획재정위원으로 활동할 당시 ‘가나다’ 순에 따라 의원이었던 박 대통령과 옆자리에 앉았다. 이 전까지는 박 대통령과 직접적 인연이 없었던 유 내정자는 이 인연을 계기로 승승장구한 것이다. 유 내정자는 박 대통령 당선 이후 비서실장, 국토교통부 장관, 경제 부총리 내정자로 관운을 발휘해 이른바 ‘옆박’으로까지 불린다.

유 내정자는 내정 이후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경제정책을 잘 이끌어 나간다는 건 어려운 일이며, 책임감이 막중하다”고 밝혔다. 이어 “최 부총리가 확장적 기조를 이끌었지만, 확장을 위해 모든 것을 다한 정책은 아니었다”면서도 “경제정책의 일관성을 위해 그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유 내정자의 이번 인선에 대해 논란이 많다. 유 내정자는 ‘총선용 1차 개각’에 포함돼 국토부 장관직을 사퇴하고 지난달 국회에 복귀했다. 하지만 한 달여 만에 다시 내각으로 돌아가게 돼 ‘돌려막기’ 인사가 아니냐고 지적되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 최측근 실세인 최경환 전 부총리가 이번 개각을 통해 새누리당에 복귀, 당내 친박을 결집시키고 총선 공천경쟁에 대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최경환 돌려보내기’ 개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또 회전문 인사
세번째 요직에

유 내정자는 국토부 장관 재임 시절 부동산 건설과 교통 분야에 취약해 색깔있는 정책을 펴지 못했다. 청와대가 최 전 부총리에 이어 또 친박인 유 내정자를 내세운 것은 기존 정책을 잘 마무리지을 적임자로 본 까닭인 듯하다. 기업 구조조정, 가계부채 대책, 4대 개혁, 경제관련법안 통과 등 현안이 첩첩이 쌓였다.

무엇보다 유 내정자가 최 전 부총리와 차별화된 정책을 펼칠 공간이 넓지 않다는 점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큰 틀에서 내년 정책 방향은 모두 마련돼 있다. 새 부총리가 새로운 무언가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내년도 경제 운영의 큰 틀이 담긴 ‘2016년 경제정책방향’은 지난 12월16일 확정·발표됐다. 최 전 부총리의 의중이 강하게 실렸을 뿐 유 내정자와의 교감은 없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유 내정자의 이런 행보는 국토부 장관을 맡을 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의 재임 시절 국토부 장관이 있느냐는 비아냥이 나올 정도였다. 애초 유 내정자가 총선 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에 국토부에서 오래 일할 생각이 없었다.

유 내정자를 두고 여야는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새누리당은 “경제 위기를 타파하고 꽉 막힌 정국을 뚫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환영했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은 “전문성을 찾을 수 없는 총선 지원용 개각”이라며 비판했다.

이장우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개각 대상자들을 언급한 뒤 “이번 인사들은 전문성과 명망을 두루 갖춘 인사들로 박근혜 정부의 국정 과제와 4대 개혁을 완수할 적임자들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유 내정자에 대해선 “경제통으로 경제 위기에 빠져 있는 현 대한민국을 경제 재도약의 길로 이끌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20년 조세·재정 전문학자
4대 개혁에 드라이브 예상

김성수 더민주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땜질식 회전문 인사, 보은 인사라는 것 외에는 별 특징을 찾을 수 없는 인사”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유 내정자에 대해 “국토부 장관이었다 총선 출마를 위해 물러났던 인물로 불과 한 달 만에 다시 기용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지난 국토부 장관 청문회 당시 유 내정자는 배우자와 장남의 위장전입 의혹과 아파트 다운계약서 작성이 도마에 오른 바 있다. 자녀가 중·고교 입학을 앞둔 1993년과 1996년 두 차례 서울 강남 8학군으로 위장전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유 내정자는 “(위장전입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위법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5년 서울 성동구 행당동 아파트를 5억9900만원에 사들였지만 구청에 취득신고가를 4억800만원으로 축소 신고해 취등록세를 탈루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다운계약서 작성은 사실”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월 기준으로 유 내정자 본인과 부인, 장남 명의 재산은 총 8억2697만원이다. 경기도 평택시 비전동과 이천시 율면 월포리에 합계 4억6184만원 상당 토지와 서울 중구 소공로에 8억1600만원 상당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하고 있다.


기존 기조 유지
청문회 쟁점은?

기재부는 이번주 안으로 유 내정자 인사청문 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유 내정자가 위장전입 의혹과 다운계약서 작성에도 불구하고 한 차례 청문회를 통과한 만큼 새로운 의혹이 불거지지 않는 한 청문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유 내정자에게 바통을 넘겨줄 최 전 부총리는 지난해 6월13일 내정돼 25일 만인 7월8일 인사청문회를 치렀다. 

 

<min1330@ilyosisa.co.kr> 

 

[유일호는?] 

▲1955년 서울 ▲서울대 경제학과 ▲펜실베이니아 대학원 경제학 박사 ▲미국 클리블랜드주립대 초빙교수 ▲한국조세연구원 원장 ▲한국금융학회 이사 ▲한국경제학회 이사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대통령자문 조세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18·19대 국회의원 ▲박근혜대통령당선인 비서실장 ▲새누리당 대변인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기사 속 기사> 이준식 사회부총리 내정자는?
자타공인 재테크의 달인  


지난 12월21일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 내정된 이준식 전 서울대 연구부총장은 공대 교수 출신이다. 공대 출신이 교육부장관에 임명된 것은 2008년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이후 8년여 만에 처음이다.

이 내정자는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나왔다. 서울대에서 석사를 마친 후 미국 버클리대에서 열 및 물질전달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5년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로 임용돼 정밀기계공동연구소장, BK21차세대기계항공시스템 창의설계 인력양성산업단장, 마이크로열시스템 연구센터 소장을 거쳐 서울대 연구처장과 연구부총장을 지냈다.

여야가 이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오는 7일 열기로 잠정 합의했다. 이 내정자 부부의 부동산 재산형성과정과 둘째 딸의 한국 국적 포기 등 개인신상 관련 의혹을 둘러싼 공방이 예상된다.

지난 12월24일 청와대가 국회에 제출한 이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이 내정자는 서울 광진구의 오피스텔을 비롯하여 모두 4곳의 부동산 22억원 가량을 신고했다.

부동산 재산형성 과정 의문
청문회서 뜨거운 쟁점 될듯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이 내정자와 배우자는 서울 광진구의 최고가 주상복합 아파트(76평형)를 비롯해 목동(50평형)과 서초동(22평형 2채) 등에 모두 4채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며 “이는 실거래가로 따질 경우 최저 36억2000만원에서 최고 39억3500만원에 이르는 재산 규모”라고 주장했다.

이 내정자는 자신과 배우자의 재산으로 16억6480만원을 신고했다. 부부 공동 명의로 서울 광진구 오피스텔(9억3242만원·기준시가 기준)을, 이 후보자 본인 재산으로 예금과 콘도·골프 회원권 등 9억4342만원을 보유했다. 배우자 명의의 재산은 광진구 오피스텔 외에 서울 양천구 아파트와 서울 서초구 오피스텔 2채, 승용차 2대, 호텔 피트니스 회원권 등에 금융기관 채무와 임대보증금을 제외한 7억2137만원을 신고했다. 동거하는 이 후보자의 모친은 재산 고지를 거부했다.

이어 정 의원은 이 내정자의 차녀가 이중국적을 보유하다가 현재는 미국 국적만 갖고 있고, 주민등록상 동거인인 장녀·사위와 손녀도 미국에 장기 거주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부조리와 특권이 논란인 가운데 장관후보자의 재산축적에도 많은 관심이 쏠린다”며 “이 후보자의 재산형성 과정은 물론 도덕성에 대한 철저한 인사 검증을 하겠다”고 밝혔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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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