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 특집> 미리보는 2016 캘린더

총선부터 올림픽까지…빡빡한 일정

[일요시사 취재팀] 박호민 기자 = 다사다난했던 올 한해도 마무리돼 간다. 2016년에는 어떤 일이 우리 국민들의 관심을 끌까. 정치부터 스포츠까지 국민들을 웃고 울릴 일정을 꼽아봤다.

내년 국민들이 마주한 빅 이벤트는 제20대 국회의원선거(이하 총선)다. 4년간의 국정 운영의 한 축을 담당할 국회의 새 구성원을 뽑는 과정은 국가의 큰 행사다. 여야는 벌써부터 치열한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다.

각종 이벤트

총선에 나가려는 의원들도 각자 분주한 셈법을 하고 있다. 당의 공천을 받기 위해서다.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은 친박과 비박으로 갈라서 공천을 두고 다투고 있다. 야당은 좀더 복잡한 양상이다. 제1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내부 공천 문제도 있지만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안철수 전 당대표가 내년 2월 신당 창당을 예고한 상황이기 때문에 대규모 탈당 사태도 점쳐진다.

이에 따라 어느 누구도 총선 전까지의 상황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선거권을 가진 국민들 입장에서 정치판 돌아가는 추이를 잘 살펴 자신의 지역구 후보자를 추려내야 향후 4년간 국가적인 발전을 모색할 수 있다. 선거권은 선거일을 기준으로 19세 이상인 국민이다.

6월4일은 한국과 프랑스가 수교를 맺은지 130주년 되는 해다. 2016년에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양국 간 각종 행사가 있을 전망이다. 한국의 서울과 프랑스 파리의 직선거리는 8976km다. 비행기로 11시간 걸린다. 역사적인 인연은 200년 전 프랑스 선교사들에 의해 카톨릭이 전해지면서 시작됐다. 1986년(고종23년) 6월4일 프랑스 전권대사로 온 중국 주재 프랑스 대사 코로르당이 조선 정부와 맺은 수호통상조약이 수교의 시작이다.


한국과 프랑스의 경제 규모는 각각 12위와 6위(IMF 2014년 기준)이다. 한국과 프랑스는 수교 이후 대체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최근 프랑스에서는 한국어 익히기 열풍이 불고 있다. 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하는 학생이 꾸준히 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대학입학수학능력시험 격인 ‘바칼로레아’에서 제3외국어로 한국어를 선택하는 학생도 꽤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양국간 수교 13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는 2016년 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양국 정부는 ‘2015-2016 상호교류의 해’ 행사에 대한 공동규칙을 제정하고, 공동회의를 통해 양국의 합의 하에 관련 사업을 준비해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16년 1월부터 12월까지 ‘한국 내 프랑스의 해’를 편성해 상호 문화 교류를 진행한다.
 

내년에는 축구팬들의 밤잠을 설치게 할 한 해가 될 전망이다. 6월부터 열리는 유로2016 때문이다. 유로 2016년은 월드컵보다 참가국이 적지만 피파랭킹이 상대적으로 높은 국가들이 대거 참여하기 때문에 실력면에서 더욱 치열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간은 6월10일부터 7월10일까지다. 본선에는 총 24개국이 승선했다. A조에 프랑스, 루마니아, 알바니아, 스위스가, B조에는 잉글랜드, 러시아, 웨일즈, 슬로바키아, C조에는 독일, 우크라이나, 폴란드, 북아일랜드, D조에는 스페인, 체코, 터키, 크로아티아, E조에는 벨기에, 이탈리아, 아일랜드, 스웨덴, F조에는 포르투갈, 아이슬란드, 오스트리아, 헝가리 등으로 각각 배정됐다.

국정 방향 결정지을 선거
국가 위상 드높일 올림픽
‘누가?’ 미국 대통령 선거

전세계인의 축제 제31회 하계올림픽도 내년에 개최된다. 개최지는 브라질 리우데 자네이루다. 8월5일 개막식으로 4년간 준비해온 체육인들의 치열한 경쟁이 시작된다. 폐막식은 8월 21일이다. 올림픽이 끝나고 나서 9월 7∼18일에는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이 열린다. 이번 하계올림픽은 38개 분야의 총 28개 종목에 306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올림픽 참가국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원국 자격이 있는 국가로 최대 206개국이다. 지난 런던 대회에는 204개국이 출전했다. 우리나라는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10개 종합 9위의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네덜란드 스포츠 전문 통계사이트 인포스포라다는 8개월 앞으로 다가온 2016 리우올림픽(2016년 8월5일 개막)의 국가별 메달 전망을 내놓았다.
 


이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금메달 10개, 은메달 6개, 동메달 8개로 프랑스(금 11, 은 14, 동16)에 이어 9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금메달 10개 중 4개는 전통적인 효자종목인 양궁과 사격에서 나올 것으로 봤다. 사격에서는 단체전과 개인전 등에서 3개의 금메달이 점쳐졌다. 배트민턴, 유도에서는 각각 1개씩의 금에달이 점쳐졌다. 올해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골프에서는 박인비가 1개의 금메달을 딸 것으로 전망됐다.

11월17일에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있다. 먼 나라 대통령 선거지만 우리나라에 대한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미국은 세계 경제규모 1위 국가라는 점 외에도 정치·문화·국방까지 우리나라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대선 경선에서 이슈몰이를 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자가 공화당 경선을 뚫고 대선에 나서 대통령까지 될 경우 한반도에 국방에 대한 인식차로 갈등이 예상된다. 트럼프 후보자는 동북아시아에 대해 강경한 입장이기 때문에 동북아 지역의 긴장감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후보자는 이른바 여성, 이민자 등을 차별하는 발언으로 구설에 오르며 당선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이지만 높은 지지율로 화제에 중심에 서 있다.

미국 선거가 열리는 날 우리나라에서는 전국의 수험생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다. 전국에서는 총 35만5745명을 뽑는다. 수시모집은 이 가운데 24만8669명으로 전체의 69.9%의 비중이다. 수험생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수능 모의평가(한국교육과정평가원)는 내년 6월2일과 9월1일 두 차례 실시된다. 모의평가에는 재수생을 포함한 전국의 예비수험생이 모두 시험을 치르기 때문에 수험생들에게는 자신의 실력을 평가할 수 있는 중요한 시험이다.

내년에는 우리나라 최고 마천루의 역사가 새로 쓰여지는 해이기도 하다. 올해 12월 외관 공사를 마친 롯데월드타워가 내년 12월 준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월드타워는 123층, 높이는 555미터다. 높이로는 세계 다섯 번째로 높은 건축물이다.

롯데월드타워는 롯데그룹 총괄 신격호 회장의 숙원 사업이었다. 1988년 부지를 처음 매입한 뒤 1995년 첫 공사계획을 시측에 밝혔지만 각종 반대에 부딪혀 2010년에서야 첫 삽을 뜰 수 있었다. 20년동안 마스터플랜만 23번 보강된 롯데월드타워는 착공 5년2개월(1880일)만에 국내에서 가장 높은 123층에 도달했다.

국제 행사도

롯데월드타워 완공시 10조원의 경제유발효과가 기대된다. 1년에 400만명의 해외 관광객이 잠실지역을 찾아 연간 8000억원 이상의 외국인 관광수입이 발생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1600억원의 세수효과와 400억원의 인근상권 활성화 효과도 기대된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이 당심 반영 비율을 늘린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이어 장동혁 대표를 필두로 지방선거 전략으로 ‘반명 빅텐트론’을 지난 대선에 이어 또 거론했다. 국민의힘이 6년째 내리 실패한 전략을 또 끌고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의힘이 지난달 25일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 대변인을 맡은 조지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기획단 회의 후 “내년 지방선거 경선에서 당원투표 비중을 기존 50%에서 70%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심보다 당심으로?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은 당원투표 70%와 국민 여론조사 결과 30%가 혼합돼 결정된다. 만 44세 이하 청년은 가점을 부여받고, 여성 신인은 만 45세 이상이어도 가산점이 부여된다. 광역의원 비례대표 후보자는 청년 인재 오디션을 거쳐 선출해 최우선 순위로 당선권에 배치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시행했던 공직 후보자 기초 자격 평가는 기초자치단체장·기초의원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장은 5선 나경원 의원이 맡고 있다. 나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 후보군 중 1명으로 거론된다. 현 시점에선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일각에선 “나 의원이 사심 때문에 경선 규칙을 정한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중적 인기는 높지만, 당내 기반은 약하다”는 평가로부터 비롯되는 의심이다. 새로 정한 경선 규칙에 대해선 당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용태 의원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실질적인 수권 전략을 실현하려면, 공직선거 후보자 선출 규칙은 국민경선 100% 제도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했다. 윤 의원은 “민심이 곧 천심이고, 민심보다 앞서는 당심은 없다”며 “민의를 줄이고 당원 비율을 높이는 것은 민심과 거꾸로 가는 길이고, 폐쇄적 정당으로 비칠 수 있는 위험한 처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사법부 압박 논란과 대장동 항소 포기 문제까지 있었는데도 우리 당 지지율은 떨어지고 여당 지지율이 오르는 이유는 무엇이겠느냐”며 “여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성찰과 혁신 없이 표류하는 야당에 대한 국민적 실망이 더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43%였고,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4%였다. 지난 7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 면접 여론조사 당시 국민의힘 지지율이 19%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높지만, 두드러진다고 보긴 어렵다. 내부 비판 이어지는데 당심 비중↑ 비상계엄 사과 두고도 ‘옥신각신’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당분간 크게 오르긴 어렵다”는 일각의 예측도 있다. 다음 달 3일은 비상계엄 1주년이라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임 중 실정과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 불참 ▲윤 전 대통령 체포 저지 시도 ▲심야 대선후보 교체 시도 등 지난 1년 동안 국민의힘이 여론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행보들이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일부 소장파 의원들은 비상계엄 사과 등을 통한 윤 전 대통령과의 확실한 절연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지난 2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좀 더 명확한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당내에서도 나온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역사와 국민 앞에 누군가 사과해야 할 상황이고, 국민의힘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측할 수 없었던 돌발적인 계엄이 있었고, 탄핵에 이어 정권을 잃은 후 국정의 주도권을 넘겨줬다”고 강조했다. 반면 같은 당 김재원 최고의원은 같은 달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회성 사과로 과거의 잘못을 끊어내고 새로 출발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사과를 자꾸 하는 것은 오히려 현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역사적 공과를 안고 가면서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며 “사과하는 것보단 앞으로 국민에게 믿음을 드리는 게 더 낫다”고 역설했다. 장 대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고 있다. 그는 같은 달 25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후 “사과 메시지를 내는 것은 지금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지금 싸워야 할 대상은 무도한 이재명정권과 의회 폭거를 이어가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구미역 광장에서 진행된 민생 회복·법치 수호 경북 국민대회에 참석해 “저들이 똘똘 뭉쳐 우리를 공격하고 손가락질할 때, 우리가 우리를 향해 손가락질·비판하는 게 부끄럽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과 자녀 세대를 위해 소리치는 우리가 아스팔트 세력이라고 손가락질당하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니라, 나라가 쓰러져가는데도 한마디도 못하는 게 부끄러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은 “사과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돌발적인 계엄이다? 이재명 대통령·민주당에 대한 투쟁을 강조하는 장 대표의 주장은 빅텐트론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나 의원도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판하면서 “국민의힘은 네 탓 공방을 벌이면서 분열에 빠져 있다”며 “정당의 뿌리를 흔드는 내부는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나로 뭉쳐 민주당의 독재 완성 계략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각종 선거와 정국에 대응할 때마다 빅텐트론이 거론됐다. 시작은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가 재임했던 지난 2019년이다. 이듬해엔 “각 정당·정파가 참여하는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자유민주 세력과 손을 맞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전 대표는 “통합 없이는 절대 이길 수 없단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이 나라를 망치려는 사람들은 통합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황 전 대표가 주장했던 빅텐트론은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란 헌법 가치를 공유한다면, 태극기 세력부터 중도 보수 인사까지 아우른다”는 것이었다. 그의 주장을 토대로 자유한국당은 미래통합당으로 바뀌었다. 황 전 대표는 제21대 총선 패배 후 물러났다. 이 대표는 빅텐트론에 일관적으로 반대하면서 세대 포위론을 토대로 지난 2022년 대선을 지휘했다. 지난 6월 대선에 출마했던 이 대표는 국민의힘 등 보수 각계로부터 후보 단일화 요구를 받았다. 이 대표는 당시에도 국민의힘 등에서 주장했던 ‘반명 빅텐트론’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대선을 완주했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의 빅텐트론을 놓고 “혁신 요구가 나올 때마다 제기되는 주장”이라고 비판한다. 빅텐트론의 핵심은 통합이다. 통합은 정치권에서 반대 계파·의견을 억압하는 수사로 활용되는 예가 잦다. 빅텐트의 핵심은 조정 능력이다. 여기엔 다양한 계파·의견을 조율해 갈등을 최소화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장 대표는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이영풍 TV’에 출연해 “체제 전쟁 깃발 아래 모일 수 있는 모든 우파가 함께 모여서 이재명정권이 사회주의 독재체제로 가려는 걸 막기 위해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체제 전쟁’의 근거는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민주당의 배임죄 폐지·대법관 증원 시도 등이다. 장 대표는 공식적으로 국민의힘과 관계없는 황 전 대표가 지난 12일 내란 선동 혐의를 받아 내란 특검에 의해 체포되자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어지는 재탕 삼탕 이어 “국민의힘만으로 이재명정부·민주당과 싸우긴 어렵다”며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자유통일당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주도하는 자유민주당 ▲새누리당 조원진 전 의원이 주도하는 우리공화당 ▲황 전 대표가 주도하는 자유와혁신 등을 연대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들은 모두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에 반해 개혁신당과 이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비판한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빅텐트론은 김문수 전 대선후보 등이 주장했던 빅텐트론과 큰 차이가 없다. 당시 김 전 후보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이기기 위해선 어떤 경우든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덕수 전 총리 ▲황 전 대표 ▲이낙연 전 총리 ▲이 대표 등을 통합 대상으로 지명했다.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는 김 전 후보·한 전 총리의 단일화를 지지하면서, 당시 당내 주류와 불화했던 국민의힘 김상욱 당시 의원(현 민주당 의원)에게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장 대표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에게 당원 게시판 의혹 관련 압박을 가한 것과 비슷하다. 당시 권 전 원내대표는 “당원 대부분은 민주당 이 후보에게 대항하기 위해선 반명 빅텐트가 필요하단 의견을 갖고 있다”며 “지도부는 당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원외 강경 보수 4당과의 연대를 주장하면서, 개혁신당과의 연대설도 공개적으로 부정하진 않는다. 일각에선 “오 시장이 장 대표·이 대표의 가교 역할을 한다”고 관측하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9월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이후 꾸준히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후 정치권 일각에선 “오 시장이 서울시장으로 다시 출마하고,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야권 단일 후보로 출마하면 수도권에서 보수 진영이 선전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미디어토마토>가 지난달 28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특별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ARS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 시장은 보수 진영에서 민심 27.5%·당심 50.3%의 지지를 얻어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민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한 후 ‘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워 오 시장에 대한 공세를 이어간다면, 재선을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국민의힘이 중도층의 민심을 끝내 얻지 못하면, 오 시장으로선 힘겨운 선거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체제 전쟁” 명분으로 사과 거부 홍 “국힘은 보수 참칭 사이비 레밍” 당내에서도 나 의원 등 막강한 경쟁자가 있어 본선행을 확실하게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국민의힘 내부에서 변화·쇄신 목소리가 전혀 안 나온다”며 “연대를 함께할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에 이어 1990년대식 ‘뭉치면 이긴다’ 구호만 내세운다”며 “그 전략으로 패배한 사람은 황 전 대표였는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는 건 이해가 안 간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부에도 연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강경 보수의 주장을 가장 강하게 내세우는 김민수 최고위원은 같은 달 25일,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에 출연해서 “이 대표는 당내 많은 분쟁을 가져온 사람이라서 화합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며 “개혁신당과의 연대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의 주장은 오 시장의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개혁신당은 보수 정당인지, 진보 정당인지 모르겠고, 그 사이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최고위원이 되기 전부터 우측으로의 연대를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대선은 기동전·총력전 성격이 강한 반면, 지방선거는 진지전 성격이 강하다. 선거의 성격이 다르지만, 국민의힘에선 똑같이 ‘반명 빅텐트’라는 구호를 거론하고 있다. 역사엔 위기 상황에서 변화를 거부했다가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맞이한 사례가 다수 기록돼있다. 변화를 거부하는 세력이 그 집단을 주도할 때, 이 사례는 더욱 빈번하게 재현된다. 중국 청나라에선 수구파를 이끌던 서태후가 변법자강운동을 주도하던 광서제에게 반대해 정변을 일으켜 성공한 후 광서제를 유폐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2008년 광서제의 능을 공식 발굴 조사한 결과, 광서제는 급성 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3세 나이로 즉위한 청나라 황제는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황제>의 주인공인 선통제다. 선통제는 영화 제목 그대로 마지막 황제였다. 광서제의 개혁 시도는 청나라의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취사 선택해 그 정보를 근거로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고, 불리한 정보는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성향을 확증편향이라고 한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지역구 관리에만 능하고, 기득권·이익 추구에만 관심을 두는 의원들이 당을 주도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언더 찐윤’이란 집단이 거론된다. 확증편향 소탐대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변화·혁신에 거부감을 느끼면서 같은 선택을 반복하는 핵심 이유로 언더 찐윤을 거론한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 6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은 이념도 없는, 보수를 참칭한 사이비 레밍 집단”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여러 번 선거에서 패배한 전략임에도 확증편향·소탐대실을 근거로 같은 선택을 고집한다면, 무리 지어 절벽에서 떨어지는 레밍과 비교되는 수모를 또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선 또 빅텐트론이 반복되고 있다. 빅텐트는 국민의힘 주변을 배회하는 유령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