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섹스에 대한 환상과 진실 파헤치기

새로운 섹스 아이템 ‘애널 플레이’ 떴다 떠

많은 남성들이 가지고 있는 섹스 판타지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애널섹스’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포르노를 많이 본 남성들은 누구나 ‘나도 한번쯤’이라는 생각을 해봤을 법하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를 실천하기는 그리 쉽지 않다. 특히 동양여성들은 서양 여성에 비해 골반이 그리 넓지 않고 체구마저 작기 때문에 남성과의 애널섹스가 어렵다.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남자들이 아니다.

인터넷상에서는 ‘애널섹스 노하우’에 대한 글들이 넘쳐날 뿐만 아니라 애널섹스를 위해 여성을 설득하는 법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떠돌고 있다. 애널섹스를 둘러싼 우리 사회의 다양한 풍속도를 집중 취재했다.

애널섹스 판타지에 빠진 남성들 동영상 찾아 ‘날샘시청’
여성 거부감에 실현 가능성 적지만 노하우 찾기 ‘혈안’


애널섹스가 꼭 성적 만족감만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성병을 옮길 수도 있고, 때로는 여성의 항문을 헐게 만들어 신체적인 괴로움을 안겨다 줄 수도 있다. 그러나 애널섹스에 대한 남성들의 판타지는 식을 줄 모른다.

일부 음란 동호회에서는 이러한 애널을 주제로 한 섹스 이벤트를 개최하는가 하면, 여기에 참석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남성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심지어 ‘페티시 업소’를 표방하는 업소에서는 본격적인 ‘애널 플레이’를 새로운 아이템으로 등장시키기도 했다.

마지막 남은 금기
남성들 ‘무한도전’

그렇다면 남자들이 애널섹스에 집착하는 본질적인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애널을 추구하는 많은 남성들은 한결같이 ‘색다른 성적 욕구’ 혹은 ‘여성에 대한 완전한 정복 욕구’ ‘확실하게 다른 조임’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실 애널은 일종의 ‘금기’처럼 취급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배변기관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더럽다’는 이미지도 함께 가지고 있다. 하지만 원래 섹스란 이러한 금기까지 뛰어넘기에 더욱 강렬한 자극을 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애널은 남성들이 도전하는 ‘마지막 금기’라고까지 이야기할 수 있다. 사실 애널을 쉽게 받아들이는 여자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심지어 성매매를 직업으로 하는 여성조차도 애널에 대해서만큼은 심한 변태 취급을 하면서 손사래를 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애널이라는 것은 일반적인 섹스의 형태에서 단순히 확장된 것이 아니라 기존의 섹스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또 다른 섹스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 남성과 여성간의 생각의 차이가 크다. “남성 상당수는 애널에 대해서 긍정적인 반면, 여성들은 정반대로 상당수가 애널에 대해 부정적인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남성들의 애널 욕구가 쉽게 만족되지 못한다.”(직장남성 박모씨. 36) 그러나 실제 애널을 경험해본 남성들은 그 ‘맛’을 쉽게 잊지 못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항문의 괄약근은 남성들에게 강한 조임의 경험을 주기 때문이다.

“솔직히 많은 남성들이 명기를 찾아 헤매지만, 애널만 할 수 있다면 모든 여성들이 명기이기도 하다. 그 짜릿한 경험은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단 한번 경험을 하게 되면 도저히 그것을 잊기가 쉽지 않다. ‘명기가 이런 느낌이구나’라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주 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기도 하다. 아무리 애널이 가능한 여성이라고 하더라도 한번 관계를 가진 뒤에는 최소 일주일 정도는 쉬어줘야 항문의 괄약근이 다시 정상을 되찾기 때문이다. 만약 무리하게 되면 다시는 그 여성과 애널을 못하는 상황이 닥칠 수도 있다.”(자영업자 이모씨. 42)

특히 중년 남성들이 오히려 애널에 열광하는 경우가 많다. 20대의 경우는 섹스 그 자체에, 30대는 새로운 여성과의 섹스에 열광하지만 40대의 경우 다소 떨어진 자신의 성적 감흥을 업그레이드시켜 줄 수 있는 애널이 보다 강한 흥분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또한 중년의 경우, 워낙 다양한 성경험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섹스 행태로서는 흥분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런 점에서 애널은 오히려 나이 든 이들을 위한 섹스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40대 중반 남성인 장모씨는 “애널은 이제까지 평생 동안 해본 섹스 중에서 가장 자극적인 경험이었다”면서 “내 심장이 터질 것 같아 복상사로 죽는 건 아닌지 걱정까지 들었을 정도다”고 말했다. 일부 남성들은 애널 섹스를 하면서 여성에 대한 정복욕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경험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처음 그냥 일반적인 섹스를 할 때에도 느낀 것이기는 하지만, 왠지 여성과 섹스를 하고 나면 그녀를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었다는 일종의 정복욕이 드는 것이 사실이었다. 고상하게만 보이고 새침떼기로 보이는 여자들이 내 앞에서 벌거벗고 신음 소리를 냈다는 것 그 자체가 나에게 그녀를 정복했다는 느낌을 들게 했다. 그녀는 나의 행동에 쾌락을 느끼고 나의 ‘그것’을 잊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왠지 내가 떠받들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애널은 그것보다 더욱 강한 느낌이었다. 대부분의 여성이 애널을 기피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나에게는 정복의 대상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모든 여성들이 기피하는 것을 내가 해냈을 때의 그 느낌은 ‘성취의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자영업자 최모씨. 39)

일부 남성 애널섹스로
여성 정복욕 느끼기도

그러나 극히 일부이기는 하지만 여성들 역시 ‘가끔씩 하는 애널 섹스는 또 다른 차원의 쾌락을 준다’고 말한다. 여성들 스스로가 애널에서 색다른 즐거움을 찾은 경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여성들이 애널 자체에서 성적 쾌감을 느끼기는 인체 생리학적으로 불가능하다. 항문부위에는 쾌락을 자극하는 신경계통이 전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의 쾌락에는 심리적인 면이 매우 강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자기 스스로가 ‘일탈’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도 있고 ‘금기의 영역’에 도전하는 것에 대한 느낌으로 만족감을 얻는 것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애널을 색다른 아이템으로 내세운 변태업소마저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남성이 직접 성기를 삽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 이러한 업소에 근무할 수 있는 여성은 극히 드물기 때문이기도 하다.

결국 이들 업소에서 하는 것은 다양한 ‘도구’들을 활용해 여성의 애널에 대한 성적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것. 하지만 이것 역시 남성들에게는 매우 강한 유혹이 된다.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소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C업소는 ‘근무하는 모든 여성들의 애널 가능’이라는 파격적인 문구로 남성들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다. 또한 자신이 한번 사용한 도구는 자신만의 것으로 지정할 수 있고 다른 남성과 공유를 하지 않아도 된다.

특히 이 업소는 ‘느낌이 장난이 아니다. 깜짝 놀랄 만한 일이 벌어질 것이다’라며 남성들의 쾌락욕구에 호소하고 있다. 그렇다면 실제 이곳에서 ‘애널 체험’을 해봤던 남성들은 어떤 느낌일까.

지나친 애널섹스는
항문파열로 이어지기도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은 놀랄 만한 일이다. 애널이 가능한 여성을 섭외하거나 교육을 시킨 업주의 능력 자체가 놀라울 따름인 것이다. 어쨌든 상대 여성에게 아무런 별도의 동의를 구하지도 않고 무작정 애널을 공략할 수 있다는 것은 남성들에게는 적지 않은 자극을 준다. 나도 여성의 애널을 그렇게 자세하게 관찰하면서 나의 욕구를 충족시켰던 경험은 처음이었다. 결국 ‘마무리’는 자위를 하게 마련이지만 이 역시 좀 색다른 면이 있었다. 여성에게 내가 원하는 ‘아주 특별한 자세’를 취하게 한 뒤 자위를 하니 그 느낌이 정말로 달랐다. 앞으로도 애널이라는 행위 안에서도 다양하게 세분화된 나만의 독특한 취향을 찾아내고 싶을 정도다. 어쨌든 업소 측에 감사할 따름이다.”(직장인 백모씨. 28)

하지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인체의 구조상 애널이라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강한 괄약근이 남성에게 쾌락을 주기도 하지만 반면 성기의 삽입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많은 남성들은 ‘젤’ 제품을 이용할 뿐만 아니라 사전에 손가락 등을 삽입해 여성의 괄약근이 충분히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곤 한다. 그러나 이때 남성들이 주의해야할 점이 있다. 우선 남성의 손톱이 길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점이다.

일부 음란 동호회 애널 주제 섹스 이벤트 개최하기도
페티시 업소에 본격적인 ‘애널 플레이’ 등장해 ‘눈길’

날카로운 손톱은 연약한 근육에 상처를 입힐 수 있기 때문에 극히 주의를 해야 한다. 특히 손톱 밑의 세균으로 인해 여성이 감염될 수도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만약 이럴 경우 병원에 가야하기 때문에 여성에게도 보통 민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거기다가 배변시마다 ‘찢어지는 고통’을 겪기 때문에 여간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으로 인한 성병도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항문 콘딜로마’라고 불리는 성병은 여성과 남성의 성기는 물론 항문에 생기는 악질 성병이라고 할 수 있다. 구강성교, 항문성교, 질내 성교 등 다양한 섹스의 방식에 따라 감염이 되고, 일단 감염이 됐을 경우에는 항문 주위에 조그마한 혹들이 퍼지게 된다. 만약 이것이 심하게 될 경우에는 이들이 뭉쳐서 굵직굵직한 덩어리를 형성하게 된다.

특히 이 성병이 위험한 것은 콘돔을 설사 사용한다고 할지라도 안심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또한 단 한 번의 성적 접촉으로도 감염될 가능성이 50%가 넘기 때문에 상당히 높은 전파력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만약 애널 섹스를 할 경우라도 성병에서 안심할 수 있는 상대와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애널을 할 때 또 하나 주의해야 할 것은 성기의 삽입을 최대한 ‘천천히’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여성의 상태를 잘 관찰하면서 피스톤 운동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만약 이러한 점을 감안하지 않고 무자비하게 행위를 했을 때는 여성의 괄약근이 파열되는 일이 생길 수도 있을뿐더러 심지어는 정상적인 보행행위 자체가 힘든 경우까지 생길 수도 있다. 이제 시간이 흐를수록 섹스에서의 금기가 점차 없어지고 있다. 과연 이러한 풍속도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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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선거는 전 정부의 공과를 통째로 평가받는 시험이다. 여당 후보는 전 정부의 공이 크면 후광을 입고, 반대로 과가 많으면 핸디캡을 안고 시험장에 들어서는 셈이다. 이번 대선 정국은 대통령 탄핵으로부터 시작됐다. 야당은 5년 만에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정권 창출에 성공한 대통령은 집권 1~2년 차에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 3~4년 차에 이르면 정부 안팎서 누수가 발생한다. 빠르면 이 시기에 레임덕이 시작된다. 임기 마지막 해에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몸을 사려야 한다. 지지율에 따라 차기 대선에 끼치는 입김도 달라진다. 5년 단임제 이후 대체로 나타나던 대통령의 모습이다. 주기설 깬 집값 폭등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가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띤다면 대선은 최종 시험에 가깝다. 모든 정당의 목표가 정권 창출인 만큼 대선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행정부 수장을 넘어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이 갖는 권한이 그만큼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대통령직선제가 도입됐다. 국민 모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도록 헌법이 개정된 것이다. 대통령직선제가 정착된 이후 정권교체는 10년 주기로 이뤄졌다. 보수 진영의 노태우·김영삼정부에 이어 진보 진영의 김대중·노무현정부가 들어섰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보수 진영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난 뒤 진보 진영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수 끝에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대로 이어지는 듯했던 ‘10년 주기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등장으로 깨졌다. 5년 만의 정권교체가 진보 진영에 안긴 충격은 컸다. 문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퇴임 전까지 40% 안팎을 오르내렸다. 지지율 10~20%대를 오가며 레임덕에 시달렸던 과거 대통령 때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그럼에도 진보 진영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득표율 차이는 1%도 되지 않았다. 지난 대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0.73%p 차이로 졌다. 대선 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여준 윤 전 대통령이 이 후보를 넉넉하게 앞선다는 결과와 비교해서는 선전이었지만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패배였다. 게다가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선출직 출마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초보 정치인’이었다. 대선 패배, 서울이 결정적 역할 부동산 가격이 낙선에 영향 줘 민주당에서는 대선 패배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이 과정서 레이더망에 걸려든 게 ‘부동산’ 문제였다. 정확하게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정부에서는 20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이 쏟아졌다. 정부 발표가 나올 때마다 부동산시장은 널뛰었다. 실제 윤 전 대통령 승리의 쐐기를 박은 서울 표심이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개표 직후 제기됐다. 지난 대선은 말 그대로 양 진영을 ‘쥐어짠’ 선거였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 지역서 총결집했다. 당락을 가른 건 서울서의 격차였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서 31만여표를 앞섰다. 전체 표 차이인 24만표보다 많다. 윤 전 대통령은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지역과 광진·강동·양천 등 아파트가 밀집돼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서 이겼다. 구별로 따지면 25개 구 중 14곳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21대 총선 때 민주당이 4곳을 빼고 21개 구를 이긴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선방이었다. 노원·도봉·강북 등 ‘노도강’으로 불리는 지역서도 윤 전 대통령은 선전했다. 이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밀집돼있다. 승부 자체는 이 후보가 이겼지만 표 차가 근소했다. 총선 때 20% 가까이 차이 났던 게 대선에서는 1% 안팎으로 줄었다. 부동산 문제에 따른 민심이반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완전한 실패 최악의 실정 같은 해 8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 자료에도 부동산이 가른 표심이 언급돼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가 관심을 가진 의제는 경제 회복과 주거 안정 등 부동산 정책이었다. 대선 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서 조사한 대선 주요 의제 관련 설문서도 경제 회복(32%), 부동산 문제 해결(32%)이 첫손에 꼽혔다. 40~50대보다 30대서 부동산 문제에 관한 관심이 컸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과거 민주당 후보에 비해 수도권 득표가 낮았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민주화 이후 모든 대선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국민의힘 계열 후보에게 서울서 패한 적은 2007년밖에 없었다”며 “수도권은 인구가 집중된 탓에 득표율 차이가 작더라도 득표 차는 매우 크게 나타난다. 그만큼 선거 승패에 수도권 표심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부동산 이슈와 득표율의 상관관계를 보기 위해 동 단위로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살폈다. 아파트 가격 변동에 따른 득표율을 본 것이다. 분석 결과 2021년 아파트 가격과 2020~2021년 가격 변동이 윤 전 대통령, 이 후보의 득표율과 상관성이 높았다. 가격 변동보다는 가격 자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아파트 평(3.3㎡)당 평균 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아파트 가격 증가폭이 큰 지역일수록 윤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이 후보보다 높았다. 또 재산세 부담이 증가한 지역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많았다. 재산세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지지율도 무용지물 민주당서 지목한 패배 원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1년 뒤인 2023년 8월 녹서(Green Paper, 정책을 제안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담은 대화록) <민주당 재집권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발표한 일종의 대선 패배 ‘반성문’이었다. 민주당은 해당 보고서에서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집값 상승을 잡지 못했다”고 짚었다.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보수와 진보 양 진영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 원인을 일관성 부족에서 찾은 것이다. 그러면서 “노무현정부 부동산 정책도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선거 대패와 당내 비난에도 철학과 원칙을 버리지 않은 점은 높게 평가된다”며 “문정부는 세제 개편 이후에도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비판에 직면하자 전반적인 세제를 완화하는 정반대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문정부는 부동산, 즉 집이 투자가 아닌 거주의 대상이라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데 정책 방향을 맞췄다. 당연히 투기 수요를 때려잡는 데 모든 역량이 집중됐다.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려는 세력이 많아지면서 집값이 왜곡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른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문정부는 세금 부과, 대출 규제 등으로 돈줄을 조였다. 2017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정책이 시행됐고 2018년에는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규제 지역서 새집을 사려 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서울 25개 구, 분당·과천·하남·세종 등이 규제 지역으로 묶였다. 규제가 심해질수록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부동산이 ‘우상향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몰리고 또 몰렸다. 저가의 낡은 집 여러 채보다 고가의 좋은 집 한 채를 사자는 ‘똘똘한 한 채’ 이론도 생겨났다.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말이 돌면서 부동산 심리를 크게 자극한 것이다. 당시 ‘영끌족’ 지금은 곡소리 통계 조작으로 검찰 수사까지 부동산을 움직이는 건 ‘심리’라는 말이 있듯 너도나도 집을 사는 데 혈안이 되면서 집값이 요동쳤다. 집값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있으니 계속 상승하는 구조였다. 이 과정서 ‘벼락 거지’ 등의 말이 생겨났다.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난해진 상황을 일컫는 표현이다.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어느 정부든 출범하자마자 제일 먼저 손대는 게 부동산 정책일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의 ‘집’ 사랑은 남다른 데가 있다. 문정부 역시 임기 내내 ‘집값 잡기’에 몰두했다. 하지만 끝내 실패했다. 몇몇 전문가는 문정부의 가장 큰 패착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을 정도다. 그 여파가 대선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후폭풍이다. 문정부 당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 방식으로 집을 마련한 이들이 현재 파산 지경에 이르고 있다. 폭탄 돌리기를 하다가 더 버티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 ‘영끌족’의 몰락이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 사람은 높아진 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문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펴면서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정책을 주도했던 대통령 비서실장,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감사원의 의뢰로 전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들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통계를 만들어내라고 통계청, 한국부동산원 등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정부가 통계를 조작한 횟수는 102회에 달한다. 2018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일어난 일이다.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는 한국부동산원에 주택 가격 변동률을 하향 조정하도록 하거나 부동산 대책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통계 수치 조정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전 정권에 대한 탄압’이라면서 반발 중이다. 이번에도 이슈 될까? 이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공약도 비슷하다. 후보별로 차이가 미미해 이번 대선에서는 부동산 이슈가 생각보다 대망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문정부의 정책 후폭풍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만큼 또다시 문정부에 이 후보가 발목을 잡히는 형국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