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섹스에 대한 환상과 진실 파헤치기

새로운 섹스 아이템 ‘애널 플레이’ 떴다 떠

많은 남성들이 가지고 있는 섹스 판타지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애널섹스’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포르노를 많이 본 남성들은 누구나 ‘나도 한번쯤’이라는 생각을 해봤을 법하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를 실천하기는 그리 쉽지 않다. 특히 동양여성들은 서양 여성에 비해 골반이 그리 넓지 않고 체구마저 작기 때문에 남성과의 애널섹스가 어렵다.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남자들이 아니다.

인터넷상에서는 ‘애널섹스 노하우’에 대한 글들이 넘쳐날 뿐만 아니라 애널섹스를 위해 여성을 설득하는 법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떠돌고 있다. 애널섹스를 둘러싼 우리 사회의 다양한 풍속도를 집중 취재했다.

애널섹스 판타지에 빠진 남성들 동영상 찾아 ‘날샘시청’
여성 거부감에 실현 가능성 적지만 노하우 찾기 ‘혈안’


애널섹스가 꼭 성적 만족감만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성병을 옮길 수도 있고, 때로는 여성의 항문을 헐게 만들어 신체적인 괴로움을 안겨다 줄 수도 있다. 그러나 애널섹스에 대한 남성들의 판타지는 식을 줄 모른다.

일부 음란 동호회에서는 이러한 애널을 주제로 한 섹스 이벤트를 개최하는가 하면, 여기에 참석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남성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심지어 ‘페티시 업소’를 표방하는 업소에서는 본격적인 ‘애널 플레이’를 새로운 아이템으로 등장시키기도 했다.

마지막 남은 금기
남성들 ‘무한도전’

그렇다면 남자들이 애널섹스에 집착하는 본질적인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애널을 추구하는 많은 남성들은 한결같이 ‘색다른 성적 욕구’ 혹은 ‘여성에 대한 완전한 정복 욕구’ ‘확실하게 다른 조임’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실 애널은 일종의 ‘금기’처럼 취급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배변기관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더럽다’는 이미지도 함께 가지고 있다. 하지만 원래 섹스란 이러한 금기까지 뛰어넘기에 더욱 강렬한 자극을 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애널은 남성들이 도전하는 ‘마지막 금기’라고까지 이야기할 수 있다. 사실 애널을 쉽게 받아들이는 여자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심지어 성매매를 직업으로 하는 여성조차도 애널에 대해서만큼은 심한 변태 취급을 하면서 손사래를 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애널이라는 것은 일반적인 섹스의 형태에서 단순히 확장된 것이 아니라 기존의 섹스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또 다른 섹스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 남성과 여성간의 생각의 차이가 크다. “남성 상당수는 애널에 대해서 긍정적인 반면, 여성들은 정반대로 상당수가 애널에 대해 부정적인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남성들의 애널 욕구가 쉽게 만족되지 못한다.”(직장남성 박모씨. 36) 그러나 실제 애널을 경험해본 남성들은 그 ‘맛’을 쉽게 잊지 못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항문의 괄약근은 남성들에게 강한 조임의 경험을 주기 때문이다.

“솔직히 많은 남성들이 명기를 찾아 헤매지만, 애널만 할 수 있다면 모든 여성들이 명기이기도 하다. 그 짜릿한 경험은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단 한번 경험을 하게 되면 도저히 그것을 잊기가 쉽지 않다. ‘명기가 이런 느낌이구나’라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주 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기도 하다. 아무리 애널이 가능한 여성이라고 하더라도 한번 관계를 가진 뒤에는 최소 일주일 정도는 쉬어줘야 항문의 괄약근이 다시 정상을 되찾기 때문이다. 만약 무리하게 되면 다시는 그 여성과 애널을 못하는 상황이 닥칠 수도 있다.”(자영업자 이모씨. 42)

특히 중년 남성들이 오히려 애널에 열광하는 경우가 많다. 20대의 경우는 섹스 그 자체에, 30대는 새로운 여성과의 섹스에 열광하지만 40대의 경우 다소 떨어진 자신의 성적 감흥을 업그레이드시켜 줄 수 있는 애널이 보다 강한 흥분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또한 중년의 경우, 워낙 다양한 성경험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섹스 행태로서는 흥분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런 점에서 애널은 오히려 나이 든 이들을 위한 섹스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40대 중반 남성인 장모씨는 “애널은 이제까지 평생 동안 해본 섹스 중에서 가장 자극적인 경험이었다”면서 “내 심장이 터질 것 같아 복상사로 죽는 건 아닌지 걱정까지 들었을 정도다”고 말했다. 일부 남성들은 애널 섹스를 하면서 여성에 대한 정복욕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경험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처음 그냥 일반적인 섹스를 할 때에도 느낀 것이기는 하지만, 왠지 여성과 섹스를 하고 나면 그녀를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었다는 일종의 정복욕이 드는 것이 사실이었다. 고상하게만 보이고 새침떼기로 보이는 여자들이 내 앞에서 벌거벗고 신음 소리를 냈다는 것 그 자체가 나에게 그녀를 정복했다는 느낌을 들게 했다. 그녀는 나의 행동에 쾌락을 느끼고 나의 ‘그것’을 잊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왠지 내가 떠받들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애널은 그것보다 더욱 강한 느낌이었다. 대부분의 여성이 애널을 기피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나에게는 정복의 대상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모든 여성들이 기피하는 것을 내가 해냈을 때의 그 느낌은 ‘성취의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자영업자 최모씨. 39)

일부 남성 애널섹스로
여성 정복욕 느끼기도

그러나 극히 일부이기는 하지만 여성들 역시 ‘가끔씩 하는 애널 섹스는 또 다른 차원의 쾌락을 준다’고 말한다. 여성들 스스로가 애널에서 색다른 즐거움을 찾은 경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여성들이 애널 자체에서 성적 쾌감을 느끼기는 인체 생리학적으로 불가능하다. 항문부위에는 쾌락을 자극하는 신경계통이 전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의 쾌락에는 심리적인 면이 매우 강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자기 스스로가 ‘일탈’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도 있고 ‘금기의 영역’에 도전하는 것에 대한 느낌으로 만족감을 얻는 것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애널을 색다른 아이템으로 내세운 변태업소마저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남성이 직접 성기를 삽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 이러한 업소에 근무할 수 있는 여성은 극히 드물기 때문이기도 하다.

결국 이들 업소에서 하는 것은 다양한 ‘도구’들을 활용해 여성의 애널에 대한 성적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것. 하지만 이것 역시 남성들에게는 매우 강한 유혹이 된다.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소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C업소는 ‘근무하는 모든 여성들의 애널 가능’이라는 파격적인 문구로 남성들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다. 또한 자신이 한번 사용한 도구는 자신만의 것으로 지정할 수 있고 다른 남성과 공유를 하지 않아도 된다.

특히 이 업소는 ‘느낌이 장난이 아니다. 깜짝 놀랄 만한 일이 벌어질 것이다’라며 남성들의 쾌락욕구에 호소하고 있다. 그렇다면 실제 이곳에서 ‘애널 체험’을 해봤던 남성들은 어떤 느낌일까.

지나친 애널섹스는
항문파열로 이어지기도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은 놀랄 만한 일이다. 애널이 가능한 여성을 섭외하거나 교육을 시킨 업주의 능력 자체가 놀라울 따름인 것이다. 어쨌든 상대 여성에게 아무런 별도의 동의를 구하지도 않고 무작정 애널을 공략할 수 있다는 것은 남성들에게는 적지 않은 자극을 준다. 나도 여성의 애널을 그렇게 자세하게 관찰하면서 나의 욕구를 충족시켰던 경험은 처음이었다. 결국 ‘마무리’는 자위를 하게 마련이지만 이 역시 좀 색다른 면이 있었다. 여성에게 내가 원하는 ‘아주 특별한 자세’를 취하게 한 뒤 자위를 하니 그 느낌이 정말로 달랐다. 앞으로도 애널이라는 행위 안에서도 다양하게 세분화된 나만의 독특한 취향을 찾아내고 싶을 정도다. 어쨌든 업소 측에 감사할 따름이다.”(직장인 백모씨. 28)

하지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인체의 구조상 애널이라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강한 괄약근이 남성에게 쾌락을 주기도 하지만 반면 성기의 삽입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많은 남성들은 ‘젤’ 제품을 이용할 뿐만 아니라 사전에 손가락 등을 삽입해 여성의 괄약근이 충분히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곤 한다. 그러나 이때 남성들이 주의해야할 점이 있다. 우선 남성의 손톱이 길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점이다.

일부 음란 동호회 애널 주제 섹스 이벤트 개최하기도
페티시 업소에 본격적인 ‘애널 플레이’ 등장해 ‘눈길’

날카로운 손톱은 연약한 근육에 상처를 입힐 수 있기 때문에 극히 주의를 해야 한다. 특히 손톱 밑의 세균으로 인해 여성이 감염될 수도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만약 이럴 경우 병원에 가야하기 때문에 여성에게도 보통 민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거기다가 배변시마다 ‘찢어지는 고통’을 겪기 때문에 여간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으로 인한 성병도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항문 콘딜로마’라고 불리는 성병은 여성과 남성의 성기는 물론 항문에 생기는 악질 성병이라고 할 수 있다. 구강성교, 항문성교, 질내 성교 등 다양한 섹스의 방식에 따라 감염이 되고, 일단 감염이 됐을 경우에는 항문 주위에 조그마한 혹들이 퍼지게 된다. 만약 이것이 심하게 될 경우에는 이들이 뭉쳐서 굵직굵직한 덩어리를 형성하게 된다.

특히 이 성병이 위험한 것은 콘돔을 설사 사용한다고 할지라도 안심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또한 단 한 번의 성적 접촉으로도 감염될 가능성이 50%가 넘기 때문에 상당히 높은 전파력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만약 애널 섹스를 할 경우라도 성병에서 안심할 수 있는 상대와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애널을 할 때 또 하나 주의해야 할 것은 성기의 삽입을 최대한 ‘천천히’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여성의 상태를 잘 관찰하면서 피스톤 운동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만약 이러한 점을 감안하지 않고 무자비하게 행위를 했을 때는 여성의 괄약근이 파열되는 일이 생길 수도 있을뿐더러 심지어는 정상적인 보행행위 자체가 힘든 경우까지 생길 수도 있다. 이제 시간이 흐를수록 섹스에서의 금기가 점차 없어지고 있다. 과연 이러한 풍속도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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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당원의 명령인 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질주다. 당의 ‘아웃사이더’였던 그가 당을 휘어잡기까지 수많은 당원이 등을 밀어줬다. 비주류에서 주류 ‘인싸’로 자리 잡기 위한 정 대표의 다음 스텝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가 매섭다. 윤석열정부에서 막힌 과제를 해치우는 동시에 공약이었던 각종 개혁을 빠르게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같은 당 박찬대 의원보다 덜 알려졌다는 평이 나오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서 보여준 ‘사이다’ 면모가 주목받으면서 강성 지지층의 환호를 받았다. 정청래가 걸어온 길 비주류였던 그가 당 대표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21대 국회 때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수석 최고위원을 지냈고, 22대 국회에선 법사위원장으로서 국민의힘에 호통을 치며 유튜브 단골 주제가 됐다. 당시 정 대표는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고 상대편 의원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정 대표는 언론 대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지지자와 직접 소통해 왔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보다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평이 나오지만 팬덤 정치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정 대표는 최근에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청-명 프레임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SNS에 ‘언론의 자유와 횡포 그리고 언론의 게으름의 관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조국 전 대표의 사면·복권을 놓고 일부 언론에서 ‘정청래 견제론’을 말한다.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근거 없는 주장일뿐더러 사실도 아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바로 반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청래는 김어준이 밀고, 박찬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밀었다는 식의 가짜 뉴스가 이 논리의 출발”이라며 “어심이 명심을 이겼다는 황당한 주장, 그러니 정청래가 이재명 대통령과 싸울 것이란 가짜 뉴스에 속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각을 세울 일이 1도 없다. 당정대가 한 몸처럼 움직여 반드시 이재명정부를 성공시킬 생각이 100(이다)”이라고 덧붙였다. 계파 갈등 프레임이 씌워질 조짐이 보이자 이를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의 정치적 뿌리를 따지자면 친노(친 노무현)에 가깝다. 그러나 문재인 전 정부서는 친문(친 문재인),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는 친명(친 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등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편이다. 1989년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2년형을 선고받은 등 학생 운동권 출신이지만, 대표 운동권인 민주당 86 그룹과의 친분을 공개적으로 과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 대표는 당의 주류보다 비주류에 가깝다는 게 여의도에 떠도는 평이다. 친문? 친명? 오히려 ‘계파 청산파’ “잘못된 586 문화 배운 97도 청산” 전당대회가 한참이던 당시 한 민주당 의원은 “사석에서 만난 정 의원은 아주 뚝심 있는 사람이었다. 박찬대 의원은 특유의 재치로 호감을 얻는 편이라면 정 의원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할 말은 제대로 하는 캐릭터”라며 “그래서 계파를 분류하기 어려운 것 같다. 나만의 길을 가는 것 같으면서도 한번 정한 길은 꺾지 않고 걷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정 대표는 ‘계파 청산’을 외치는 인물이다. 그는 당 대표 후보이던 당시 “국민께서 비판하시는 586의 운동권 문화는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계파는 당을 좀먹는 독약”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정파와 노선은 필요하지만, 계파는 없어져야 한다. 저 스스로 계파에 가입하지 않고, 그런 데서도 저는 안 불러준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586의 질서, 운동권의 수직적 관계가 싫었다. 그런 분들과 몰려 다니는 게 너무 비생산적”이라며 “586의 안 좋은 문화를 따라 배운, 너무 빨리 늙어버린 97 세대들의 그런 것도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원들의 요구를 파악해 발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8·2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는 당선 이후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은 민주당 주류가 바뀌었단 뜻이고, 민주당에서 정청래가 대표가 됐다는 것은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전당대회를 “예전에는 당원들이 국회의원 눈치를 봤지만, 이제는 국회의원들이 당원 눈치를 봐야 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민주당의 민주화’가 드디어 그 깃발을 높이 든 8·2 전당대회”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 대표를 탄탄히 받쳐주는 건 여의도 인맥이 아닌 당원이었다. 정 대표는 이들을 대주주 삼아 힘을 키워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당원권에 힘을 쏟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평당원 최고위원’ 선출을 시도하는가 하면 당원 주권 정당 실현을 강조하기 위해 ‘대의원 1인1표제’를 띄우기도 했다. 대의원 1인1표제는 당원들의 권한을 대폭 향상하는 방안이다. 정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국회 당원주권 정당특위 출범식에서 “10년 넘게 당원주권정당, 1인1표를 주장해 왔지만, 아직까지도 열리지 않았다”며 “헌법에서 얘기하고 있는 평등 선거가 민주당에서도 구현이 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개혁 풀가동 이어 “대한민국 헌법에는 평등 선거가 명시돼있고, 많은 선거에서 1인1표가 행사되지만 유독 더불어민주당에선 누구는 1표, 누구는 17표를 행사한다”며 “헌법적으로 보나 상식적으로 보나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정부가 국민주권시대를 강조하는 만큼 이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권리당원의 권리를 보장하고 상징적인 ‘1인1표’ 시대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도 정 대표는 당헌·당규 개정을 비롯한 ▲평당원 선출 준비 지원 ▲연말 당원 콘서트 지원 등을 약속했다. 당원의 힘이 커질 수록 정 대표의 정치적 입지도 넓어진다. 정 대표는 연일 국민의힘 때리기에 집중하며 당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았고, 민주당의 목표로 3대 개혁 완수를 내걸었다. 이는 비주류였던 자신의 정체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도 읽힌다. 이 대통령이 ‘사이다’ 발언으로 당권까지 올랐다면 정 대표는 각종 특위를 띄우며 거침없는 개혁가의 모습을 굳히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따라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대신 가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다음 달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 대표는 지난달 21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만찬 회동을 언급하며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설립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9월 내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당과 대통령실이 입장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약속드린대로 추석 귀향길 뉴스에서 ‘검찰청은 폐지됐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기쁜 소식을 국민 여러분께 전해드릴 수 있도록 당에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임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추미애 의원 역시 “법사위원장 선출은 검찰과 언론, 사법개혁 과제를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전폭적으로 힘을 실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위원회도 속속들이 들어섰다. 우선 민주당은 ‘국민주권 검찰정상화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정 대표는 출범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지금의 시대적 과제는 내란 종식, 내란 척결, 이정부 성공에 있다”며 “가장 시급히 해야 할 개혁 중 개혁이 검찰개혁”이라며 “개혁도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저항이 거세져서 좌초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시기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위의 주요 과제로는 ▲수사·기소 완전 분리 ▲국민 주권 실현 및 민생 뒷받침 등을 제시했다. 새로운 구심점 이어 언론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언론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추석 전까지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언론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피해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 배상을 의무화하는 법적 장치다. 언론뿐만 아니라 ‘유튜버’도 포함하는 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중심 사법개혁특별위원회’도 출범했다. 정 대표는 “대법관의 증원과 추천 방식을 변경하는 내용의 사법개혁안을 추석 전까지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구석구석 눈도장을 찍기 위한 지역별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 21일 호남발전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다들 대한민국 민주화에 대해서 호남이 기여한 바가 지대하다는데, 국가는 ‘호남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답을 이제 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호남만 발전시키면 되겠느냐”며 영남발전특위도 띄웠다. 이는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를 대비해 대구·경북 등의 표밭을 다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정 대표를 구심점으로 신흥 세력이 탄생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 대표는 계파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권력자의 주변에 사람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는 해석이다. 정 대표의 편에 선 동료 의원들에게도 시선이 쏠린다.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공식적으로 지지했거나 개혁 선봉에 함께 섰던 의원 등이다. 정 대표가 당권 도전을 선언한 국회 기자회견장에는 장경태·최기상·문정복·임오경·양문석 의원 등이 자리했다. 여의도 이야기를 종합하면, 정 대표는 ‘당원 중심 정당’ 철학에 부합하는 인사로 장 의원을 꼽았다. 현재 장 의원은 평단원 최고위원 선출 절차를 위한 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정 대표를 공개 지지한 인물이다. 당시 정 대표가 수박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최 의원은 “심하게 비난받는 정청래 후보를 지켜보면 짠하다”며 “비난에도 역비난하지 않고 여전히 유쾌·상쾌하게 선거운동하는 정 후보를 격하게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밖에도 한민수·김영환·이성윤 의원은 경선 유세 현장에 함께하며 힘을 실어줬다. 왼쪽으로 붙는 민주당…좁아지는 공간 강성 지지층 등에 업고 개혁가의 길로 개혁가의 길을 걷는 정 대표의 존재감이 커지자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을 거치며 ‘중도 보수론’으로 넓혀놨던 민주당의 정치 공간이 다시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대표의 강경한 태도가 민주당의 기조가 된다면 야당과의 협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실제 정 대표는 “악수는 사람하고만 한다”며 국민의힘을 척결 대상으로 대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식에서 정 대표는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과 악수는커녕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송 비대위원장 역시 적대감을 드러내면서 그야말로 ‘국회 빙하기’ 시대가 열렸다. 여당인 민주당은 좌우를 넓게 아우르는 정당이 돼야 앞으로 다가올 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유지할 수 있다. 지금처럼 국민의힘이 보수로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왼쪽은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에 맡겨둔 채 중도 보수를 자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당원의 힘으로 대표가 된 만큼 그는 개혁을 완수하기까지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 상임고문단도 “집권여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선 안 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우리 국민은 당원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내란의 뿌리를 뽑기 위해 전광석화처럼, 폭풍처럼 몰아쳐 처리하겠다는 대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다. 의욕이 앞서 결과를 내는 게 지리멸렬한 것보다는 훨씬 나으나, 지나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민주당으로 민주당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포스트 이재명’ ‘이재명 키즈’가 아닌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새로운 길을 열어야 당이 계속해서 순환하는 등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민주당의 주류는 강성 지지층이다. 당원이 당을 좌지우지하는데 그들의 숫자가 얼마가 되든 목소리가 커 여론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 주류의 흐름에 올라탄 사람이 정 대표다. 이 대통령이 대표이던 때와는 다른 모습의 민주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직 남은 정 견제 세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SNS에 올렸다 곧바로 삭제한 게시글이 화제다. 민주당은 지난달 19~20일 양일간 경주를 찾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는데 정 대표가 마치 천마총 금관을 쓰고 있는 듯한 착시 사진이 문제가 된 것이다. 정 대표가 금관을 직접 착용한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시에 왕 노릇을 한다” “벌써 왕인 것처럼 군다” 등 거친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해당 사진은 삭제됐지만 8·2 전당대회 때 불거진 박찬대 의원과의 앙금이 아직 남은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