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소라넷 아류사이트 대해부

‘경찰 알까’ 제2·3의 소라넷 널렸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남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소라넷. 혈기왕성한 한국남자라면 호기심에라도 한번쯤은 소라넷 사이트의 문을 두드려봤을 것이다. 최근 소라넷 폐지에 관련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일각에선 소라넷만을 폐지시켜도 풍선효과처럼 아류싸이트가 넘쳐날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소라넷의 뒤를 이을 퇴폐사이트들에 대해 집중 조명해본다.

 

소라넷은 몰래카메라 등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음란물을 올려 지적을 받아왔으며 올해 초 워터파크 샤워실 몰카가 인터넷에서 퍼지며 사생활 침해에 대한 여론이 증폭됐다. 

‘때는 이때다’
음란광 대이동
 

지난달 23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진선미 의원의 소라넷의 불법 음란 게시물의 정도가 심각해 이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강신명 경찰청장은 “수사에 착수했다”며 “사이트 폐쇄가 긍정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소라넷은 지난 1990년대 후반 생긴 이후 지금까지 16년 동안 100만명 이상의 회원을 유지하고 있는 국내 최대 온라인 음란물 사이트다. 그동안 소라넷은 폐쇄와 재운영을 반복하며 그 명맥을 유지해왔다. 

게시물을 보면 단순 음란물 수준에 그치지 않고 강력범죄 수준의 사진까지 게시돼 있어 보는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겨준다. 특히 주취 상태로 의식이 없는 여성의 나체와 얼굴을 공개한 게시물이나 여성의 주요 부위에 라이터, 식칼 등을 삽입한 게시물까지 상상을 초월한다. 

소라넷을 매개로 벌어지는 범죄 중 하나는 미성년 스와핑, 미성년 성매매 등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벌어지는 각종 성범죄다. 15살도 채 되지 않는 여중생에게 소라넷에서 알게된 남성과 상대방을 바꿔 성관계를 맺는 속칭 ‘스와핑’을 하게 하기도 하고, 사이트를 이용해 성매매를 알선하기도 한다. 

소라넷을 통해 가장 흔하게 벌어지는 범죄는 바로 ‘몰카’다. 실제 소라넷에는 일반인의 다리 등 특정부위를 촬영한 사진, 여자친구나 부인 등의 나체를 촬영한 사진, 심지어는 일반인이 화장실을 사용하는 모습을 촬영한 사진까지도 게시되고 있다. 

통신심의위원회가 지난 9월에 진행한 통신심의소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위원회는 소라넷이 생긴 1990년부터 지금까지 200여 회 이상 사이트를 차단한 바 있다. 

몰카·강간모의 논란…사실상 퇴출 수순
해외 서버 둔탓에 실직적인 단속 어려워

회의당시 통신심의위원회는 “소라넷 사이트에 대한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소라넷에 대해 지속적으로 접속을 차단했으나 위원회가 접속차단을 할 때마다 URL을 바꿔가면서 새로운 URL에서 활동한다”며 소위원회에 소라넷 IP 자체의 차단을 요청했다. 

요청 결과 소라넷의 IP는 차단됐지만 소라넷은 새로운 IP에서 활동을 재개했다. 규제당국이 이처럼 사이트 차단을 요청하면 운영자는 또 다른 주소로 같은 사이트를 운영하고 트위터 등 SNS에서 해당 주소를 공유했다. 소라넷의 경우 주소를 공유하는 트위터 계정이 따로 운영될 정도였다. 

강 청장의 소라넷 폐쇄 가능성 언급에 대해 소라넷 회원들은 격분했다. 소라넷의 한 회원은 소라넷 폐쇄 청원 운동을 펼친 것으로 알려진 ‘메갈리아’ 회원에 대해 “남자들이 자기보다 어리고 이쁜년들 데리고 노는 걸 막고, 자기들은 그렇게 못하는 것에 대한 열패감과 질투심을 씻어볼까 하는 그런 (목적에서 폐쇄를 요청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이어 “앞으로는 근엄한 척 하다가 뒤로는 호박씨까는 문화에 대한 일갈을 멈춰달라”며 “소라넷이 없어지면 우리 대한민국 성인들 성문화는 어디가서 즐기나, 정말 고민이다”라고 토로했다. 
 

최근 도 넘은 소라넷에서의 행태에 사이트 폐지를 요청하는 서명이 수만명에 이르고, 서버를 관리하고 있는 미국 측과도 사이트 폐쇄에 원칙적인 합의가 이뤄지자 숱한 비난에도 꿋꿋하게 버티던 소라넷이 백기를 들었다. 

유흥업소들과
콜라보레이션

지난달 30일 소라넷 운영자는 “최근 소라넷과 관련해 많은 이슈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며 “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간의 각종 불법적 몰래카메라, 강간 모의 등의 논란에 대해 “이미 등록된 게시물이 모니터링을 거친 후 수정 기능을 통해 불법적 내용으로 변조됐다”고 변론하며 “이번 사태를 기점으로 회원의 자발적인 신고에만 운영될 수밖에 없는 서비스는 폐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소라넷이 미국 법을 준수해 운영하고 있다 해도 사이트가 실질적으로 한국인을 대상으로 운영되며, 국내 법을 저촉했기 때문에 처벌의 가능성은 크다. 다만 해외에 서버를 둔 ‘해외 사이트’인 만큼 폐쇄는 또 다른 문제다. 

일부 소라넷 이용자들은 “내 몸 사진을 올리는 것까지 문제삼는 건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 “성인의 볼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이에 대해 법조계 관계자들은 자신의 신체를 촬영해 올리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해당 사진·동영상이 음란물에 해당하면 법에 저촉된다는 설명했다.

음란물은 아동·청소년 관련 포르노가 아닌 이상, 법적으로 소지는 가능하지만 배포·게재가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로써 16년간 시대를 풍미한 국내 최대 음란 사이트 소라넷은 사실상 운명을 달리한 것으로 보인다.

소라넷의 폐지가 모든 퇴폐사이트의 근절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우리는 갈 곳 잃은 남자들의 귀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퇴폐사이트를 찾아 나서는 남자들. ‘퇴폐사이트 전국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소라넷 폐지 추진에도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퇴폐사이트들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여탑, 밍키넷처럼 소라넷의 자매사이트 격인 사이트들은 물론이고, 지금 당장 포털사이트 구글에 ‘야동’이라는 단어만 검색해도 어마어마한 퇴폐사이트들이 나온다. 

폐지서명 수만명
결국 백기 드나

딱봐도 소라넷을 표방 한듯한 춘자넷, 미소넷, 오야넷, 꿀잼넷, 야다넷, 무야넷 등이 눈에 먼저 들어오고, 카마수트라, 19곰닷컴, 소녀경, 떡방닷컴 등이 페이지를 가득 메웠다. 

사이트에 들어가보자. 한국야동, 일본야동, 서양야동으로 획일화된 인터페이스, 게시판 등에 시선이 간다. 한국야동 게시판을 눌러보면 소라넷과 크게 다르지 않다. 수십개의 몰카와 스와핑 등의 영상을 손쉽게 찾아볼수 있다. 심지어 성인인증도 필요가 없었다. 

초창기 ‘여탑’은 소라넷과 함께 성인 정보 커뮤니티 양대산맥을 이뤘지만 거침없는 표현과 자극적인 주제선정으로 정부의 집중 단속 대상에 포함됐다. 

때문에 사이트가 차단되는 일이 잦았고, 주소를 바꿔가며 운영되는 여탑을 찾아 헤매는 ‘섹티즌’이 상당수 존재했다. 여탑에서는 성매매 업소 정보를 지역·종류별로 접할 수 있다. 

 

이 사이트는 회원가입을 하지 않으면 게시물을 확인 할 수 없다. 그러나 성인인증 절차가 별도로 존재하지 않고, 있다고 해도 부모님의 휴대전화를 이용하면 간편하게 통과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아이디와 비밀번호, 닉네임 등을 적고 가입하면 바로 성매매 업소에 대한 정보는 물론이고, 그곳을 다녀온 사람들의 생생한 후기 또한 볼 수 있다. 업소 정보 게시판에는 오피, 풀싸롱, 립카페, 안마 등 업소 정보가 종류별·지역별로 정리돼 있었다. 

여탑·밍키넷 등 강자들 건재
불붙은 퇴폐사이트 왕좌 대결

‘대박할인이벤트, 거품no, 내상no, 균일가’ 등의 홍보문구로 남성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었다. 게시물에는 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사진과 이름, 나이, 몸무게, 가슴크기 등의 정보가 적혀 있다. 업소 위치는 나와 있지 않지만 ‘실장’들의 휴대전화 번호와 함께 ‘전화주세요’라는 문구가 명시돼 있었다.

그리고 ‘후기 작성 시 2만원 할인’이라는 문구도 모든 게시물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밍키넷’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음란동영상을 유포하는데 그 음란동영상에 불법 폰팅 광고를 넣는 것으로 유명하다. ‘060’폰팅 전화번호와 성매매를 연상시키는 자극적인 문구를 넣는 방식으로 남성들을 유인했다. 1800여편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양의 동영상에 폰팅 광고를 넣었다. 

한 50대 남성은 음란동영상 속 광고를 보고 2년 동안 355회에 걸쳐 전화를 걸어 1000만원의 폰팅 이용료를 결제했다. 한 20대 남성도 한달 만에 23차례나 전화를 걸었다가 100만원을 지불하기도 했다. 

우리 생활에 밀접한 SNS도 불법 음란물 유통창구로 변질되고 있다. 미국의 유명 블로그 ‘텀블러’의 경우, 성기가 적절히 드러난 사진은 물론 성행위 장면이 담긴 영상까지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일부 네티즌들은 음란물이 담긴 해외 웹사이트 링크 묶음을 만든 뒤 이것을 SNS에 퍼뜨리면서 청소년들도 음란물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음란물은 넘쳐나지만 이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대책은 아직 없는 것이다. 도마뱀 꼬리자르기식의 개별 웹페이지 차단만 하고 있기 때문에 유사 사이트에 또 업로드가 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퇴폐사이트들이 끈질기게 살아남으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돈’이다 이러한 유형의 퇴폐사이트들은 대부분 유흥업소의 홍보로 관리비를 조달한다. 

도박사이트 끼고
유사갤 우후죽순
 

음지로 흘러든 유흥업소는 인터넷을 제외하고는 홍보의 방법이 없기 때문에 퇴폐사이트가 유흥업소의 홍보 창구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라넷을 폐쇄한다고 해도 또다른 퇴폐사이트 중 하나가 유흥업소의 홍보 창구로서 계속 생겨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ktikt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소라넷 퇴출' 불 당긴 두 사건

소라넷은 최근 각 언론 사회면에 등장한 사고사건 때문에 더욱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인터넷을 하는 남성이라면 누구나 아는, 한번쯤은 들어가 본 사이트. 다음은 소라넷 퇴출에 불을 댕긴 대표적인 두 사건이다. 

벗은 여친몸 공개 자랑 

▲의사와 짜고 병원서 애인 능욕 = 경찰에 의해 강제폐쇄가 거론되고 있는 국내 최대 음란물 공유사이트 소라넷의 과거 게시물 중 사이트 회원 두 명이 한 여성을 성적으로 능욕한 뒤 찍은 인증샷이 재조명을 받고 있다. 

각종 커뮤니티에는 ‘충격적인 소라넷 병원’이라는 제목의 소라넷 폐해 사례가 퍼지고 있다. 트위터 글은 2200건 리트윗되며 현재까지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 게시물에는 한 소라넷 회원이 의료계에 종사하는 소라넷 다른 회원과 함께 여자친구를 능욕했다는 글과 그 인증 사진이 있었다. 사진에 의하면 하의를 벗은 듯한 여성이 병원 침대에 누워있고 그 앞에 의료 가운을 입은 남성이 서 있다. 

게시물을 올린 회원은 “소라에서 만난 선생님과 오랫동안 상의하고 시나리오도 짰다”며 “병원에서 아무도 없는 시간에 여러 가지 검사를 빙자하며 여자친구를 능욕하도록 허락했고 자신은 그 광경을 지켜봤다”고 주장했다. 

이 회원은 “마사지숍이나 산부인과 등 병원을 운영하시는 분 있으시면 쪽지 달라”며 추가 범행을 모의해 보자는 글도 올렸다. 

회원들 중 일부는 이 게시물을 보고 ‘대단하다’ ‘흥분되는 사진이다’ ‘좀 더 많은 사진을 보여달라’고 반응했다.

 

길거리 여성 찍어 문제도

▲왕십리 강간모의 사건 = 술에 취한 여성을 강간하려 모의하는 정황이 포착돼 충격을 줬다. 지난달 13일 ‘소라넷 고발 프로젝트’라는 트위터 계정은 소라넷 이용자 A씨가 남긴 글을 캡처한 이미지를 올렸다. 

사진 속에는 ‘서울 왕십리 골뱅이(나이트나 클럽등의 유흥업소에서 술에 취해 정신 잃은 여성을 칭하는 은어) 여친’이라는 제목으로 소라넷 유저가 쓴 글이 포함돼 있었다. 

A씨는 ‘술이 약해 맥주 2캔만 먹어도 무슨 짓을 해도 절대 일어나지 않는 사랑스런 여친님. (여친 강간할 분) 소라넷에서 초대합니다. 쪽지 말고 댓글로 바로 답변해주세요’라고 말했다. 이에 다수의 소라넷 이용자들은 ‘지금 바로 갑니다’, ‘초대남 지원합니다’, ‘불러주시면 바로 튀어갈게요’라며 A씨의 여자친구와 성관계를 맺는 데에 자원했다. 

이를 본 누리꾼이 경찰에 신고를 했으나 경찰은 강간 모의 상황으로는 처벌이 불가능하고, 여성에게 술을 마시게 하고 모텔로 여성을 데리고 들어가는 상황이 확인될 때 신고가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후로도 소라넷에는 ‘골뱅이 동창’, ‘실시간 골뱅이’라는 제목으로 술에 취한 여성의 나체 사진과 함께 강간 지원자를 모집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며 논란이 됐다.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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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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