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인물> MLB 가는 박병호

148억 잭팟? 그동안 흘린 땀이 얼만데요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메이저리그팀 미네소타는 구단 공식 트위터를 통해 박병호에 대한 협상권을 획득했다고 전했다. 미네소타가 최고 응찰 금액을 적은 구단으로 밝혀지면서 박병호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향한 다음 과정으로 넘어가게 됐다. KBO리그 역대 최강의 ‘거포’로 꼽히는 박병호가 무사히 메이저리그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병호는 1986년 7월10일 전라북도 부안에서 출생했다. 일찍 서울에 올라와 서울영일초등학교와 영남중학교를 거쳐 성남고등학교에 입학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야구를 시작한 박병호는 이희수 전 한화 이글스 감독 밑에서 야구를 배웠다. 성남고등학교 시절 전국 대회에서 화순고등학교와 휘문고등학교와의 2경기에 걸쳐 4연타석 홈런(화순고등학교와의 경기에서 3연타석, 휘문고등학교와의 경기에서 1타석)을 기록하였는데, 고등학생으로는 최초의 기록이다.
 
박병호 키운
히어로즈 대박
 
이러한 이유로 LG트윈스는 박병호를 장타를 책임질 해결사라 여기게 됐고 그는 2005년 1차 지명을 받아 계약금 3억3000만원을 받고 입단한다. 입단 후 포수에서 1루수로 전향해 많은 기대를 모았으나 별다른 활약을 보여 주지 못한다. 박병호는 리듬이나 타격 기술이 부족해 2할 초반이나 1할대를 쳤다. 2006년 2시즌간 1군 127경기에 출장해 타율 0.177, 8홈런, 34타점을 기록했다.
 
박병호는 2006년 상무에 입대해 2008년 2군 북부리그 홈런왕을 차지했다. 2008년 말 제대해 2009년 1군 첫 경기에서 연타석 홈런을 포함해 4타수 3안타를 친 지 며칠 뒤 또 연타석 홈런을 쳤다. LG트윈스는 확실한 오른손 거포가 없었던 찰나에 박병호의 활약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변화구에 약점을 보이고 나서부터 경기 기량은 또다시 하락했다.  박병호는 그 해 9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2010년 시즌을 앞두고 이택근의 트레이드 영입, 외야수 이병규의 복귀 등으로 외야진의 포화 현상으로 인해 이택근이 1루수를 겸업하며 LG트윈스 내에서 박병호의 주전 경쟁은 더욱 힘들어졌다. 2010년 9월17일 잠실 SK전에서 나주환과 충돌하여 왼쪽 팔꿈치 부상을 당해 시즌을 마감했다. 박병호는 토미 존 수술(부상당한 팔꿈치에 정상적인 팔꿈치의 인대를 떼어 붙이는 수술)을 받아 재활하게 되어 2011년에는 1군에 늦게 합류했다. 하지만 LG트윈스에서 더 이상 자리 잡지 못하고 1군과 2군을 오가는 신세가 됐다.
 
2011년 7월31일 박병호는 투수 심수창과 함께 김성현과 송신영을 상대로 넥센히어로즈에 트레이드됐다. 트레이드 이후 박병호는 맹타를 휘두르며 넥센히어로즈에서 맹활약하게 된다. 박병호가 이적하기 전 넥센히어로즈의 1루는 이숭용과 장영석, 오재일, 조중근이 번갈아 맡았으나, 트레이드로 영입한 박병호가 1루수로 완전히 정착했다.
 
트레이드 직후 이장석 구단주의 지시 아래 박병호를 쭉 선발 출장시켰지만, 트레이드된 이후 처음 출장한 대구 삼성라이온즈 전에서는 12타수 2안타로 부진했다. 8월5일 두산베어스 전에서는 외야수 알드리지가 부상을 당해 4번 타자로 출장했고 두산전 3차전에서 11타수 7안타 2홈런 5타점으로 활약을 펼쳤다.
 
이장석 구단주와 감독, 코치진은 박병호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내며 새로운 4번 타자로 키우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8월에는 리그 최다 홈런을 때려내며 괴력을 보였으며, 8월 20일 기아타이거즈 전에서는 투수 유동훈을 상대로 생애 첫 끝내기 홈런을 터뜨리기도 했다. 
 
미네소타 협상권 획득…메이저리그 눈앞
힘과 내구성에 베팅 “리빌딩 방점 필요”
 
2011년 넥센히어로즈가 최하위로 떨어졌지만 박병호의 맹활약으로 마지막까지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 주게 됐다. 2011년 13홈런을 기록하여 개인 통산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으며, 오른손 강타자였던 클리프 브룸바의 이름을 본뜬 브룸박과 메이저 리그 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오른손 강타자인 푸홀스의 이름을 본뜬 ‘병홀스’라는 별명을 얻었다.
 

박병는 그를 오랫동안 괴롭혀 온 발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기 위해 시즌 종료를 몇 경기 앞두고 구단의 배려로 시즌을 마감한다. 2011년 12월10일 4세 연상의 전 KBSN 스포츠 아나운서인 이지윤과 결혼했다. 시즌 후 박병호가 넥센히어로스의 새로운 스타가 된 반면 트레이드 당사자 중 송신영은 FA를 선언해 한화 이글스로 이적했고, 2년 후인 2013년에 트레이드로 넥센히어로즈에 복귀하여 박병호와 함께하게 됐다. 김성현은 경기조작 사실이 드러나 방출되어 이 트레이드는 LG트윈스에게 완전히 실패로 끝난 트레이드가 되고 말았다.
 
2012년부터 실질적인 풀타임 시즌을 맞이 하게된다. 팀의 4번 타자로 3루 수비 연습도 하였으나 주로 1루수 및 지명타자로 출장했다. 시범 경기에서 연타석 홈런을 날리며 고타율로 승승장구하여 시즌을 기대하게 하였으나, 4월 한달간 타격감이 오르지 않았다.
 
그러다가 4월 15일 삼성라이온즈 전에서 투수 차우찬을 상대로 생애 첫 만루 홈런을 쏘아올린 것을 시작으로 홈런포가 시작됐다. 4월에 총 4개의 홈런포를 날린다. 그 뒤 5월과 6월에는 3할이 넘는 타율을 유지하며 6월까지 16홈런 58타점으로 홈런과 타점 부문 상위권을 유지한다. 
 
KBO 최초 2년 연속 
전 경기 4번 타자 
 
전반기가 끝났을 때 2할 8푼의 타율과 17홈런 64타점으로 홈런 부문 3위, 타점 부문 1위를 유지했다. 홈런 선두를 달리던 강정호가 봉와직염으로 잠시 주춤한 사이 박병호는 홈런이 더 늘었다. 8월1일에는 생애 첫 1경기 3홈런을 날리기도 하며 7월31일 ~ 8월 5일 사이에 열린 6경기에서 6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홈런 부문 1위에 등극한다.
 
그 후 홈런 부문 1위를 계속 지켰으며 타점 부문은 삼성라이온즈의 박석민에게 잠시 1위를 내주기도 하였으나, 박석민이 9월에 부진한 사이 치고 올라가며 타점 부문 1위를 굳혔다. 또한 9월 21일 한화이글스와 경기에서 1홈런 3타점을 기록하여 2012년 시즌 처음으로 30홈런 100타점을 돌파하였으며 이는 KBO 리그 통산 40번째의 기록이다.
 
10월 2일 목동 두산베어스 전에서 도루를 성공하며 20홈런 20도루 클럽에 가입한다. 이는 1루수로는 해태 타이거즈의 김성한에 이은 2번째의 대기록이며, 강정호와 함께 넥센히어로즈는 두 중심 타자가 모두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에 성공한다. 이는 KBO 리그 역사상 최초의 기록이다.
 
2012년 시즌을 마친 박병호는 거포의 상징인 홈런왕, 타점왕, 장타율왕으로 3개의 개인 타이틀을 획득했다. 넥센히어로즈 소속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정규 시즌 MVP로 선정됐다. 같은 해 데뷔 후 처음으로 1루수 부문 골든 글러브도 수상했다. 
 
 
2013년 시즌도 1루수, 4번 타자로 전 경기를 출장한다. 시즌 초 3월과 4월에는 총 4홈런을 치며 부진을 보이다가 5월에 0.341의 타율을 기록하며 팀의 상승세에 큰 기여를 한다. 4월~6월의 타율이 3할 7리에 불과하지만, 7월~8월의 타율은 3할 3푼 1리를 기록하였으며 이 기간 40경기 동안 11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다. 또한 팀이 큰 상승세를 올리던 9월에는 18경기에서 무려 11개의 홈런을 터트리며 2년 연속 홈런왕 굳히기에 들어갔다.
 
9월29일 두산전에서는 생애 통산 2번째로 1경기 3홈런(7타점)을 올렸으며, 37홈런을 기록하여 2년 연속 30홈런대, 100타점을 달성했다. 또한 2012년에는 달성하지 못하였던 3할 타율까지 달성하며 개인 통산 첫 번째로 최고 타자의 상징인 3할 타율 30홈런 100타점을 기록했다. 10월3일 기아타이거즈 전에서는 생애 최초로 한 경기 3도루를 성공한다.
 
또한 KBO 리그 사상 최초로 2년 연속 전 경기 4번 타자로 출장하는 대기록을 달성하며 넥센히어로즈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큰 공헌을 했다. 시즌 중 감독 추천 선수로 올스타에 선정되어 데뷔 후 처음으로 포항에서 열린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런 맹활약으로 시즌 MVP는 다시 한 번 박병호에게 돌아갔으며, 홈런, 타점, 득점, 장타율 부문까지 4관왕을 차지했다. 2년 연속 MVP는 선동열(1989∼1990), 장종훈(1991∼1992), 이승엽(2001∼2003) 이후로 박병호가 4번째다.
 

고등학생 최초 4연타 홈런
프로 초반 부진하다 거포로
 
2014년 시즌 5월과 6월에만 무려 23개의 홈런을 쳤다. 그러던 6월27일 두산베어스를 상대로 시즌 29호 홈런을 친 후 긴 부진에 빠지면서 선발 출장에서도 제외됐다. 7월11일 NC다이노스 전에서 대타로 출장해 30홈런을 쳤다. 2012년과 2013년에 이어 3년 연속 30홈런을 쳐내는 기록을 달성했다.
 
2014년 올스타전에 1루수로 선발됐다. 2014년 7월18일에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맹활약했다. 1회에는 SK와이번스의 김광현을 상대로 1회에 2루타, SK와이번스의 채병용을 상대로 3회에 쓰리런 홈런, 8회에는 삼성 라이온즈의 안지만을 상대로 솔로홈런을 쳤다. 4타수 3안타 4타점으로 웨스턴리그의 13-2로 대승을 이끌어냈다. 생애 첫 올스타전 MVP를 차지했다. 9월5일 목동 NC다이노스 전에서는 3연타석 홈런을 포함, 역대 두 번째 한 경기 4홈런을 달성했다.
 
2014년 아시안 게임 국가대표팀으로 발탁되어,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그국가대표팀의 주장으로 선출됐고, 대만과 2차전 국가대표 발탁 이후 처음으로 홈런을 쳤다. 준결승전에는 6회 중국투수 리신에게 결승 3점포를 쏘아올리면서 대표팀의 결승진출에 기여해 생애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부진으로 트레이드
이후 중심타선으로
 

10월14일 사직 롯데자이언트 전에서 김사율을 상대로 데뷔 첫 50호 홈런을 달성했다. 이승엽-심정수에 이어 국내 타자중 3번째로 50홈런 이상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비록 팀은 한국시리즈에서 2승 4패로 패배하여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지만, 2014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1루수 부문에서 골든글러브를 3년 연속 수상하는 한 해를 보냈다.
 
미네소타는 지난 10일 구단 공식 트위터를 통해 박병호에 대한 협상권을 획득했다고 발표했다. 미네소타가 최고 응찰 금액인 1285만 달러(한화 약 148억8,670만 원)를 적은 구단으로 밝혀지면서 박병호 영입에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테리 라이언 단장은 10일 “박병호는 야구 인생의 전성기에 있다. 일본리그와 비슷한 한국에서 엄청난 성적을 남겨 메이저리그에서도 성공적으로 정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병호의 공식 에이전트사인 옥타곤 월드와이드는 미네소타와 30일 동안 계약 기간과 연봉을 협상한다. 미네소타가 단독 협상권을 가지게 돼 박병호의 선택지는 분명해졌다.  미네소타는 메이저리그에서 중소구단으로 평가된다. 미네소타는 장타력을 강화하기 위해 거포인 박병호를 선택했고 12월9일까지 연봉 협상을 벌인다. 미네소타에게 1285만 달러(한화 약 148억8,670만 원)는 적은 금액이 아니다. 박병호의 연봉은 포스팅 비용에 맞춰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관심은 자연스럽게 박병호의 연봉으로 쏠린다. 먼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LA 다저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비교해 연봉규모를 추산해 볼 수도 있다. 류현진은 2011년 약 2573만 달러(297억원)의 포스팅 금액에 6년 3600만 달러(약 416억원)에 계약했다. 강정호는 지난해 500만215달러(약 55억원)의 포스팅 비용에 연봉은 4년 1100만 달러(약 127억원)였다. 
 
강정호보다 2배
57억 이상 예상
 
산술적으로 포스팅 비용만을 놓고 보면 강정호의 이적료보다 2.5배 높은 박병호의 연봉은 최소 500만 달러(57억원)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병호는 올 시즌 타율 0.343와 2년 연속 50홈런을 기록했기 때문에 올해 1루수가 부진했던 미네소타와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설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 류현진처럼 일본 진출을 무기로 삼아 협상 테이블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도 있다. 미네소타의 의지에 따라 박병호의 연봉이 결정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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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발’ 검찰·법원 피바람 플랜

‘이재명발’ 검찰·법원 피바람 플랜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윤석열정부 당시 ‘정적 죽이기’로 가장 많은 피해를 봤던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일 당선됐다. 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 내내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을 공약으로 내놨다. 이 대통령이 당선되자 검찰 내부는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가 나오고 있다. 다만 법조계와 학계에서는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을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하면서 검찰 내에는 긴장감이 돌고 있다.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까지 포함해 취임 전 법원·검찰과 여러 차례 대립각을 세웠고 선거 과정서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빠른 시일 내에 개혁에 착수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수차례 대립각 이재명정부서 문재인정부 시절 ‘미완’으로 끝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 완성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선거 기간부터 “검찰개혁을 완성하겠다”며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고 수사기관의 전문성을 확보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는 문정부 때부터 줄곧 추진해 온 검찰개혁 방안과 유사하다. 문정부 당시 부패·경제 범죄 등에 대한 수사권만을 검찰에 남겨두고 다른 범죄에 대한 수사권은 경찰로 옮겼다. 하지만 윤정부 들어 이른바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복구)’ 시행령과 수사준칙 개정 등으로 여타 범죄에 대한 수사권도 일부 복구됐다. 이 대통령의 수사와 기소 분리는 문정부와는 궤를 달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청을 기소와 공소 유지를 담당하는 ‘기소청’으로 전환하고 중대범죄수사청과 같은 새로운 수사기관을 신설한다는 것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구상이다. 이를 통해 검찰의 기소권 남용에 대한 사법 통제가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검사를 일반 공무원처럼 자체 징계만으로도 파면할 수 있도록 하는 ‘검사 징계 제도’까지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또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제 도입 ▲대통령령인 수사 준칙 상향 입법화 ▲피의사실공표죄 강화 ▲수사기관의 증거 조작 등에 대한 처벌 강화 및 공소시효 특례 규정 내용이 담긴 수사 절차법도 제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개헌을 통해 검찰총장 임명 시 국회 동의가 필요하도록 하고, 검사의 영장 청구권 독점도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다. 사실상 무소불위였던 검찰 권력을 수술대에 올리겠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한 법조인은 “이 대통령이 현재 12개 혐의로 5건의 재판을 받고 있는데 이 가운데 상당수는 지난 정부서 검찰이 수사·기소한 것”이라며 “이 대통령으로서는 검찰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사 출신인 다른 법조인은 “앞서 민주당의 검사 탄핵이 모두 헌법재판소서 기각 결정을 받았는데, 이 대통령 공약대로 기소권 남용 통제, 검사 징계 파면 등이 도입된다면 검찰에 대한 견제가 매우 강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법조인은 “이 대통령이 공수처와 국가수사본부에 힘을 실어준 뒤 두 기관을 적극 활용해 이른바 ‘적폐 청산’을 하려는 것 아니냐”고 전망했다. 수사청과 기소·공소청 분리 원칙 줄사표 신호탄…내부는 ‘초긴장’ 검찰 내부에서는 착잡한 기류가 팽배하다. 앞서 민주당이 추진했던 검사 탄핵이나 특활비 전액 삭감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강도 높은 개혁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대검찰청 한 관계자는 “검찰의 운명은 민주당에 달려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이재명정부와 여당이 된 민주당이 몰아칠 텐데 검찰의 협상력은 사실상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도 “개혁을 하든, 무엇을 하든 담담하게 운명을 받아들여야지 별 수 있냐”며 “다들 숨죽이고 지켜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대개 검찰을 지원하는 이유가 국가에 대한 사명감 때문인데, 검찰개혁에 포함된 검사징계법에 파면을 명문화하게 되면 리스크를 감수하고 공익을 위해 일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며 “4~5명의 평검사가 각 부서에 있어야 수사가 원활하게 진행되는데 지금도 2~3명의 평검사만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개혁 이후에는 부장 검사 밑에 직접 수사를 할 평검사가 전혀 없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특수부 검사들 사이에서는 인사보복에 대한 우려가 강하게 나오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을 수사했던 특수부 검사들은 ‘검찰개혁 이전에 인사보복을 당할 것’이라고 사석에 이야기하고 다닌다고 한다. 반면, 일선 형사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들은 “우리에겐 직접적인 피해는 없을 것”이라며 선을 긋는 분위기다. 다만, 형사부·특수부 검사들이 공감대를 이루며 우려하는 부분도 있다. 과거 문정부 시절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의 권한이 비대해진 바 있는데, 이번 검찰개혁으로 경찰이 영장 청구권을 확보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검찰 단계서 경찰의 영장청구를 판단하지 않아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분석이다. 검찰 내부서 특수부와 형사부가 갈리는 상황에 이들을 모을 구심점도 없다. 과거 문정서 검찰개혁이 추진될 때 검사들이 단일대오로 뭉쳐 저항했던 것처럼 먼저 움직일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결국 수사로 검찰의 존재 의의를 보여야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도이치 주가조작 의혹 ▲명태균·건진법사 선거개입 의혹 등 굵직한 주요 사건 관련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에 부의돼있다. 특검이 시작되면 검찰의 역할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새 정부의 법무부 장관 인선 직후 대규모 인사도 예상된다. 당장 고검장·지검장 물갈이에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을 맡았던 검사들의 줄퇴사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지난달 20일 사의를 표했던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의 사직서는 지난 3일 수리됐다. 검 운명은 민주당에 이 지검장은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재직 당시엔 성남FC 및 선거법 위반 등으로 이 대통령을 기소했다. 이미 2022년부터 업무 과부하 등을 이유로 매년 100명 이상의 검사들이 퇴직했는데 이번엔 이보다 더 큰 규모로 검찰 대탈출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윤정부가 들어섰던 해인 2022년엔 직전 해(79명)보다 2배쯤 많은 검사 142명이 퇴직한 바 있다. 다만 퇴사를 희망하는 검사가 많더라도 대형 로펌에 이들을 다 수용할 수 있는 자리가 없어 실제 퇴사 규모는 예상보다 적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검찰개혁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검찰 내부에선 피할 수 없는 문제지만 속도전이 아닌 과거 수사권 조정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반추와 함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의 정책 설계가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문정부 시절 검찰개혁으로 인한 수사권 조정 등으로 인한 영향을 복기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 검사장급 간부는 “다 예상했던 것들로 놀랍진 않지만 수사가 효율적으로 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했으면 좋겠다”며 “과거 수사권 조정으로 대표되는 검찰개혁이 왜 실패했다고 평가를 받겠나? 수사권 조정 등 앞선 검찰개혁에 대해 복기한 다음 추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 차장검사는 “수사기관 간 견제는 경쟁으로 이어진다”며 “수사는 합리적이고 치밀하게 해야 하는데 다른 기관을 의식해 무리하게 하다 보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우려했다. 한 부장검사는 “구조적인 문제가 없도록 꼼꼼히 설계해야 한다”며 “수사권, 수사력의 문제도 있지만 법 자체가 구조적으로 난점이 있다는 것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형사소송법 등 근간이 되는 법에 속도전으로 나선다면 이번 비상계엄 사태 수사 때처럼 향후 여러 문제가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부장검사도 “수사기관끼리 경쟁하게 되면 결국 윤 전 대통령 내란 수사처처럼 어느 사건이든 번번이 망가질 것”이라며 “검찰 등 수사기관, 학계, 정계 등이 참여하는 공론의 장에서 시간을 갖고 충분히 논의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이재명정부는 검찰개혁과 더불어 수사기관 개혁과 사법개혁도 같이 추진하려고 준비 중이다. 이 대통령은 검찰의 권한은 축소하면서 경찰과 공수처의 권한은 더욱 강화하겠다는 공약을 펼쳤다. 민주당은 공수처 검사 정원을 현행 25명에서 최대 300명까지 확대하고, 고위 공직자의 모든 범죄에 대해 영장 청구 및 기소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꼼꼼히 설계해야 법조계 안팎에서는 성급한 수사기관 확대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공수처가 2021년 출범 이후 뚜렷한 수사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12·3 비상계엄 사건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 대면조사에 실패하는 등 수사력 한계를 노출했다. 게다가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수사에서 검찰과 경찰, 공수처가 각자 수사권을 주장하며 혼선을 빚기도 했다. 이창현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경 수사권이 조정된 지 5년이 지난 시점서 경찰 국가수사본부, 공수처, 검찰의 수사 성과를 냉정히 평가한 뒤 수사권 분리를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이 가장 먼저 개혁할 것으로 보이는 것은 사법개혁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달 1일,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에 대한 파기환송을 결정하고, 다음날에 파기환송심 첫 공판기일을 그달 15일로 지정했다. 그러나 공판기일을 지정한 지 5일 만에 다시 공판기일을 대선 이후인 오는 18일로 변경했다. 연기 사유는 “대통령 후보인 피고인에게 균등한 선거운동의 기회를 보장하고, 재판의 공정성 논란을 없애기 위해서”였다. 일련의 과정 이후 민주당 내에서는 ‘대법관 증원’을 비롯한 사법부 개혁이 대선 국면의 핵심 의제 중 하나로 떠올랐다. 민주당 의원들은 대법관 증원 법안을 연달아 발의했고, 박범계 의원이 법조인이 아닌 사람도 대법관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가 논란 끝에 철회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 발표한 공약집서 ‘내란 극복과 민주주의 회복’의 하위 범주로 “사법개혁을 완수하겠다”며 대법관 증원을 비롯한 여러 정책을 공약했다. 대법원 등 사법기관도 엎는다 “신중하게 진행해야” 의견도 공약집에는 실제 증원 규모가 명시되지 않았으나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개정안은 대법관 수를 30명으로 늘리는 방안을 담고 있다. 대법관 수를 100명으로 늘리는 법안도 발의됐으나 논란이 일자 민주당은 지난달 26일 철회했다. 대법관이 증원되면 현재 1인당 연평균 약 4000건을 처리해야 하는 대법관들의 업무 부담이 줄면서 ‘재판 지연’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상고심 적체 현상은 상당수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를 통해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사회적 갈등에 해답을 제시하는 최고 법원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30명이 모두 모여 깊이 있는 합의에 도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대법관 증원에 따라 이 대통령 임기 중 총원의 절반이 넘는 대법관이 대통령 임명을 받아 합류하면 사법부 구성이 편향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원의 재판에 관한 헌법소원 심판을 허용하는 ‘재판 소원’이 도입될지도 관심사다. 민주당 의원들이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재판소원이 허용되면 법원이 법률을 헌법에 어긋나게 해석·적용하거나, 재판의 절차적 측면서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됐다고 판단된 경우 헌재가 결정으로 위헌임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헌재가 법원의 재판에 관여하는 것은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고 정한 헌법 101조에 반하고 불필요한 법적 분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법안에 반대해 왔다. 법조계의 의견은 엇갈린다. 재판소원 추진 논의가 이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급물살을 탔다는 점에서 대법원을 견제하려는 시도로 보는 시각도 있다. 사실상의 ‘4심제’가 돼 최고법원으로서 대법원의 기능이 약화하고 법적 안정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헌법기관 간 상호 견제를 강화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할 안전망을 두텁게 만든다는 점에서 도입을 긍정하는 견해도 있다. 실제로 법조계에서는 오랜 기간 재판소원 도입의 필요성에 관한 논의가 이어져 왔다. 헌재 역시 최근 국회에 “국민의 충실한 기본권 보호를 위해 개정안의 취지에 공감한다”는 찬성 의견을 냈다. 이밖에 판결문 공개 범위 확대, 공개변론 중계 의무화 추진, 법관평가위원회 설치 등 국민의 사법 접근성을 제고하는 정책 등도 이 대통령 임기 중 추진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사법개혁 문제는 최우선 문제에 속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제도 개혁이나 특히 사법·경찰·검찰개혁은 중요하다. 수사권 조정이든 다 중요하다”면서도 “여기에 주력해서 힘을 뺄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민생이 우선 일단 후순위 이후 지난 6월4일 취임사에선 “먼저 민생 회복과 경제 살리기부터 시작하겠다. 불황과 일전을 치르는 각오로 비상경제대응TF를 바로 가동하겠다”며 “국가 재정을 마중물로 삼아 경제의 선순환을 되살리겠다”고 강조했다. 검찰 및 사법개혁이 중요하지만 민생 회복이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한 셈이다. 이로 인해 검찰·사법개혁은 후순위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