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경세태> 장난감 100만원 시대 천태만상

‘헐!’ 팽이가 5만원 딱지도 1만원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유명 만화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완구·캐릭터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는 썩 반가운 소식만은 아니다.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무엇이든 사주고 싶은 마음은 부모라면 누구나 똑같다. 그렇지만 천정부지로 치솟는 장난감 가격은 이미 ‘애들 장난감’수준을 뛰어넘어 부모들의 어깨를 무겁게 만들고 있다.

요즘 아이들이 갖기 원하는 인기 장난감들은 유행도 자주 변하고 가짓수도 많다. 전부 사주려면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 때문에 부모들의 부담은 날로 커져가고 있는데, 일각에선 사랑하는 자녀를 위한 장난감 선물에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런저런 걱정으로 골머리를 썩고 있는 부모들이 많은 가운데 현재 장난감 시장의 세태를 살펴보고자 한다.

없어서 못산다

금년 어린이날 G마켓에서는 국내에 단 1개뿐인 ‘헐크버스터-아이언맨’ 피규어를 3500여만원에 예약판매했다. ‘애들 장난감’ 하나에 실로 경악을 금치 못하는 금액이다. 이보다 작게 출시된 55cm짜리 피규어도 145만원으로 결코 적은 가격이 아니었지만 꾸준히 판매됐다.

이 같은 고가의 피규어는 ‘키덜트(아이들 같은 감성과 취향을 가진 어른)’들을 겨냥한 상품에 가깝지만 소위 ‘있는 집 자식’들은 선물로 이러한 고가의 장난감을 받기도 한다.

피규어와 함께 고가 장난감으로 정평이 나 있는 미니 자동차는 ‘백만장자의 자녀를 위한 상품’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을 만큼 어마어마한 금액을 자랑한다. 아우디 클래식 스포츠카를 축소해 만든 장난감 자동차는 약 1만3000달러(약 1500만원)를 지불해야 구입할 수 있다.


1500만원에 달하는 아우디 스포츠카 장난감이 조금 부담스럽다면 ‘아동용 페라리 카트’를 선택할 수 있는데 페라리 특유의 색상 및 디자인이 인상적인 이 장난감 자동차는 단돈(?) 2259달러(약 260만원)이다. 

‘1953 콜벳 페달 자동차’는 실제 자동차와 똑같은 디자인으로 제작된 상품으로 1500달러(약 170만원)에 살 수 있고, 나이가 어린 미취학 아동을 위한 ‘태엽 자동차’는 럭셔리한 디자인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는 제품인데, 가격은 우리 돈으로 약 300만원이다.

이런 고가의 장난감들은 일부 부자들이 좋은 곳에서 구입해 아이들에게 선물하는 것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가까운 대형마트 장난감 코너에서조차도 경악을 금치 못할 가격의 상품이 진열되어 있다.

부모 등골 빼먹는 초고가 완구들
입 벌어지는 가격…갈수록 비싸져

이제 만원짜리 한 장으로 살 수 있는 장난감은 찾기 힘든 게 현재 장난감 시장의 현실이다. 인기 있는 국산 로봇 장난감 가격도 10만원을 훌쩍 넘는 수준이고 레고가 만든 제품 가격은 그 두 배가 넘는다. 100만원에 육박하는 장난감들도 적지 않다.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등장한 일명 장난감계의 허니버터칩 '터닝메카드'는 특정 카드와 합체하면 로봇으로 변신하는 게 특징인데 현재 판매 중인 종류만 무려 44개, 정가대로 다 사면 무려 87만원이나 된다.

장난감의 높은 가격 문제도 심각하지만, 최근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이슈가 ‘장난감 품귀현상’이다.
말 그대로 없어서 못산다는 뜻이다. 인기 만화 영화 캐릭터 장난감의 물량이 풀릴 때는 평일 낮시간 대형마트에 구매를 원하는 부모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순식간에 300개가 넘는 물건이 바닥을 드러낸다. 2주 전부터 발생했던 일이다. 유명 캐릭터 장난감이 출시될 때마다 줄 서기 경쟁이 반복되는 건데, 1조2000억원 규모를 돌파하며 폭발적으로 급성장하는 완구 시장을 국내 생산 능력이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품귀현상의 범인이 바로 위에 언급한 터닝메카드다. 올해 2월부터 시작한 터닝메카드에서 캐릭터를 본따 만든 장난감이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유명해졌다. 만화가 진행됨에 따라 캐릭터는 자꾸 늘어나 가짓수도 최소 14개 이상 더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색깔별로도 따로 나온다. 끝도 없는 줄서기를 해야된다는 말이다.

터닝메카드의 선배격 대세 장난감으로는 ‘티라노킹’과 ‘헬로카봇’이라는 장난감이 있는데 지난해 크게 성공했고, 올 상반기에는 ‘요괴워치’라는 시계형 장난감이 인기를 끌다가 터닝메카드에게 왕좌를 넘겼다.

고개 숙인 부모들

이런 상황도 소위 말하는 ‘있는집’에서는 그저 다른 세계의 일일 뿐 자식들에게 고가의 장난감을 선물하는 데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반면 상황이 어렵지만 어떻게든 장난감을 구입해 아이들에게 선물하려는 부모도 있다. 내 자식에게 만큼은 인색한 부모로 생각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자신의 생활비를 아껴가며 무리를 하는 것이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부모들에게는 이 비싼 장난감은 그림의 떡.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의 원망 어린 눈빛을 애써 외면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ktikt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번 크리스마스 아이들 선택은?

어느덧 2015년도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아이를 가진 부모라면 다음달에 있을 크리스마스 선물을 고민하게 될 것이다. 올해 어린이날 가장 인기를 끌었던 장난감들을 되짚어보고 크리스마스 선물로 가장 핫한 장난감이 무엇이 될지 예상해 보자.

올해 4월15일부터 4월30일 2주 동안의 롯데마트 장난감 판매 순위를 보면 1위 요괴워치 스페셜 세트, 2위 DX 요괴워치, 3위 헬로카복 펜타스톰, 4위 터닝메카드 LX스페셜 세트, 5위 다이노포스 DX티라노킹, 6위 터닝메카드 피닉스(레드), 7위 DX 위저드라이버, 8위 터닝메카드 슈마(레드), 9위 터닝메카드 타나토스(검정), 10위 다이노포스 가브리볼버 순으로 나타났다.

어린이날 아이들 선물용으로 가장 인기를 끈 장난감은 ‘요괴워치’였다. 원활하지 않은 공급에도 불구하고, 요괴워치는 파워레인저, 또봇 등 최근 수년간 장난감 시장을 지배해온 ‘전통 강자’들을 가볍게 따돌렸다. 현재 아이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있는 터닝메카드가 이번 크리스마스 선물계의 최강자로 예상되고 있지만 요괴워치가 전통강자들을 누르고 1위를 했던 만큼 새로운 신흥강자의 출현을 기대해 볼 만하다.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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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