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차출설' 청와대 참모 8인 재산·병역 해부

출사표 던진 그들은 누구인가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청와대 전·현직 참모들의 총선 출마 여부가 정가의 화두로 떠올랐다. 20대 총선을 6개월 앞둔 시점에 일부 참모는 출마를 공식화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과 박종준 경호실 차장은 지난 5일 사표를 냈다.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의 총선 개입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여당 내에서조차 그 해명을 곧이곧대로 믿지 못하는 모습이다. 청와대 차출설이 나돈 8인의 병역·재산 기록을 조회했다.

박근혜정부 임기 4년차에 열리는 20대 총선은 친박의 정치적 생명이 걸린 '중요한 이벤트'로 인식된다. 박근혜 대통령으로서는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퇴임 이후 안전이 위협받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가올 미래까지 권력을 지키려는 친박과 지금의 권력을 유지하면서 대권을 노리려는 비박 간의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박근혜 교감?
청와대에 사표

청와대는 중립을 주장하고 있지만 대통령을 등에 업은 참모들의 경쟁력에 눈길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 출마를 공식화했거나 출마 대상자로 거론된 바 있는 참모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세부적으로 선거전에 돌입했을 때 쟁점이 될 소지가 있는 병역 이행 여부, 재산 규모를 따져봤다.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관보에 공개한 '고위공직자 정기재산 변동사항 신고내역', 병무청 홈페이지(www.mma.go.kr)에 등록된 '공직자 등의 병역사항 열람' 항목을 참조했다. 표기상 혼란을 막고자 실명을 축약하지 않고 그대로 적는다.

먼저 민경욱 대변인은 2015년 3월 기준 서울 서초구 반포4동 H아파트 2채를 부인과 공동명의로 보유하고 있다. 전용면적 147.67㎡ 규모 아파트는 7억원, 45.72㎡ 규모 아파트는 2억9900만원에 신고했다. 국토교통부가 운영 중인 '실거래가 공개시스템'(rt.molit.go.kr)에 따르면 147.67㎡ 면적의 H아파트는 2015년 4월 10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민경욱 대변인이 신고한 액수와는 3억7000만원가량 차이를 보였다.


민경욱 대변인은 2004년식 벤츠C240을 소유하고 있다. 신고가액은 1억2110만원이다. 또 민경욱 대변인은 본인 예금 3억8357만2000원 등 6억7899만원의 예금을 신고했다. 유가증권은 배우자 포함 삼성전자 주식 67주, 싱크에이티(비상장) 주식 2만8000주 등을 갖고 있다. 신고가액은 1억1400만8000원이다. 민경욱 대변인이 신고한 재산의 총합은 18억4100만8000원으로 나타났다.

병역사항은 말끔했다. 1963년생인 민경욱 대변인은 1984년 5월10일 육군에 입영에 1986년 8월21일 병장으로 만기제대했다.

벤츠 몰고
건물 소유

다음은 박종준 경호실 차장이다. 박종준 차장은 2015년 3월 기준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S아파트를 부인과 공동명의로 소유하고 있다. 면적 143.00㎡의 아파트는 3억8496만1000원에 신고됐다. 그러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공급면적 152㎡ 규모의 S아파트는 2015년 3월 5억6000만원부터 5억9000만원 사이에 거래됐다. 박종준 차장이 신고한 액수와는 실거래가에서 차이를 드러냈다.

또 박종준 차장의 배우자는 대전 서구 복수동에 건물면적 778㎡ 규모의 주상복합건물을 갖고 있다. 신고가액은 12억6500만원이다.

박종준 차장은 2006년식 소나타를 갖고 있다. 신고가액은 600만원이다. 박종준 차장은 배우자의 약국경영소득, 건물임대소득, 금융소득, 모친의 예금 증가 등을 고려한 예금이 10억169만4000원이라고 신고했다. 주식은 배우자만 갖고 있는데 약국경영소득이 투자됐다. 신고가액은 1910만1000원이다. 개인간 채권·채무관계를 포함해 박종준 차장이 신고한 재산의 총합은 25억9675만6000원으로 나타났다.

박종준 차장 역시 병역사항은 말끔했다. 1964년생인 박종준 차장은 1986년 4월11일 육군에 입영해 1988년 7월21일 병장으로 만기제대했다.


총선 출마를 위해 민경욱 대변인, 박종준 차장보다 앞서 청와대에 사표를 제출한 참모도 있다. 언론인 출신인 전광삼 청와대 춘추관장이다.

병역부터 정리하면 그는 군면제 대상자다. 1967년생인 전광삼 관장은 1986년 1급 현역 입영대상자였지만 1988년 입영 후 귀가 조치됐다. 같은 해 재검 대상이 된 전광삼 관장은 1989년 요추간판탈출증을 근거로 '5급 제2국민역'(면제) 판정을 받았다. 그의 장남 전모씨는 1996년생으로 현역 입영대상자다.

전광삼 관장은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신고한 재산기록이 남아있지 않다. 당시 직책상(국정홍보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신고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반면 자신의 고향인 경남 사천에서 출마를 준비 중인 최상화 전 춘추관장은 신고한 재산기록이 남아 있다.

선거 6개월 앞두고 출마 여부에 초미 관심
15억 넘는 '자산가' 병역면제 '신의 아들'도

최상화 전 관장은 2015년 3월 기준 서울 구로구 구로동 S아파트 전세권을 갖고 있다고 신고했다. 면적 147.00㎡ 규모의 아파트 전세권은 2억6000만원에 신고됐다. 최상화 전 관장은 해당 아파트에 대한 대지권 3억3000만원은 별도 항목에 넣었다. 현재 그는 총선 준비차 경남 사천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상화 전 관장은 경기 양평군 강하면 전수리 일대 임야(1418㎡, 234㎡)를 갖고 있다. 신고가액은 2억2627만7000원이다. 그의 배우자는 서울 양천구 신정동 일대 상가(99.28㎡) 및 오피스텔(59.34㎡)의 대지권을 갖고 있다. 신고가액은 각각 4억6363만7000원과 3억8274만3000원으로 나타났다. 또 최상화 전 관장의 배우자는 경남 사천 일대에 농경지(전과 답, 1752㎡ 등 7필지)와 임야(7387㎡)를 소유하고 있다. 한 필지 기준 최고 신고가액은 2102만원이다.

최상화 전 관장은 2013년식 그렌저HG를 소유하고 있다. 신고가액은 2000만원이다. 본인과 배우자, 장녀가 보유한 예금의 합은 2억6891만8000원으로 집계됐다.

한 가지 눈여겨볼 부분은 최상화 전 관장의 장녀가 투자한 주식이 상당한 수익률을 보였다는 것이다. 장녀는 알톤스포츠 1890주, 이글루시큐리티 1650주를 갖고 있는데 2014년 기준 2015만3000원이었던 주식은 1년 사이 3056만2000원으로 뛰었다. 두 주식 모두 2014년에 전량 매입한 종목이다.

장녀 소유의 주식을 포함한 최상화 전 관장의 재산은 18억8976만7000원으로 파악됐다. 병역 사항은 최상화 전 관장의 사임 후 열람대상에서 제외됐다.

불출마 참모
줄줄이 면제

총선 출마를 이유로 사임한 4명의 참모 가운데 병역을 이행한 참모는 2명, 면제된 참모는 1명이었다. 재산기록이 확인된 3명의 참모 모두 보유재산은 15억원을 훌쩍 넘겼다. 그렇다면 지난달까지 차출설이 나돈 남은 4명의 참모는 어떨까.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1959년생으로 1981년 6월8일 육군에 입영했다. 그러나 1982년 6월30일 현역이 아닌 상태에서 소집해제됐다. 복무만료 당시 계급은 일병이다.


안종범 수석은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서울 강남구 개포동 H아파트를 갖고 있다. 면적 132.00㎡의 아파트는 8억4800만원에 신고됐다.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15년 1월과 2월 면적 131.83㎡의 H아파트는 10억6500만원부터 12억3000만원까지 시세가 형성됐다. 모두 4건의 거래가 있었고, 이 중 3건의 거래는 12억원 이상에 매매됐다.

안종범 수석의 장녀는 2015년 3월 기준 1억5720만6000원을 예금했다. 그의 장남은 2013년 1월 전역 후 919만4000원을 예금했다. 안종범 수석이 신고한 예금의 합은 8억4412만8000원으로 집계됐다. 모친 명의 재산은 포함하지 않은 액수다. 안종범 수석이 신고한 재산의 총합은 16억7513만9000원으로 나타났다.

천영식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1965년생으로 1986년 신체검사에서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았다. 같은 해 천영식 비서관은 수형(受刑)을 이유로 소집면제됐다.

그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B아파트 전세권을 갖고 있다. 전세가액은 4억4500만원이다. 천영식 비서관은 문화일보 퇴직과 함께 문화일보(비상장) 주식을 매각하고 예금을 늘렸다. 천영식 비서관이 신고한 재산의 총합은 7억8592만9000원이다.

신동철 정무비서관은 1961년생이며, 1989년 2월18일 육군으로 입영했다가 같은 날 육군 소위로 복무를 마쳤다. 이는 전두환정부가 도입한 석사장교 제도 때문이다. 당시 석사장교에 선발된 후보생은 6개월간 군사훈련만 받으면 현역 복무 대상에서 제외됐다. 석사장교 제도는 특혜 논란이 일면서 노태우정부 때 폐지됐다. 청와대 정무특보인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과 같은당 김재원 의원은 각각 석사장교 출신이다.

신동철 비서관의 장남 신모씨는 1987년생으로 2008년 5월 입대해 2010년 7월 소집해제됐다. 복무만료 당시 계급은 이병(육군)이다. 또 장남이 보유한 예금은 1578만9000원으로 나타났다.


신동철 비서관은 본인 명의의 서울 서초구 방배동 B아파트를 갖고 있다. 그의 배우자는 대구 달서구 이곡동 일대 건물의 대지권을 갖고 있다. 신고된 부동산의 총액은 8억9946만원으로 확인됐다. 또 신동철 비서관의 재산 총액은 8억3656만4000원으로 나타났다. 은행 빚 등을 제한 액수다.

이른바 '문고리 3인방' 가운데 1명인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은 1966년생이며 해군 출신이다. 1986년 8월7일 해군에 입영했고 1988년 12월24일 병장으로 만기 제대했다. 차출설이 돌았던 4인 가운데 유일한 현역이다.

그는 서울 강남구 삼성2동 J아파트(59.92㎡)를 2014년 7억7300만원을 들여 매입했다. 전세권 3억8000만원은 해지하지 않았다.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15년 3월 59.92㎡형 J아파트 1채는 8억300만원에 거래됐다. 신고된 매입가와 약 3000만원 차이로 다른 참모의 부동산 신고가와 비교해 격차가 크지 않았다.

안봉근 비서관은 올해부터 모친의 재산 공개를 거부했다. 지난해까지 확인된 모친의 재산은 1억3441만1000원이었다. 안봉근 비서관이 신고한 재산의 합은 7억2820만2000원으로 기재됐다.

차출론 진화
비박은 갸웃

흥미롭게도 차출설이 나돈 참모그룹 가운데 15억원 이상의 재산을 보유한 참모는 안종범 수석이 유일했다. 15억원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지만 선거전에서 상당한 돈이 필요하다는 사실만큼은 부인하기 어렵다.

현재 출마가 유력시되고 있는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경우 신고된 재산은 45억205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대구에 출마할 것으로 관측되는 김종필 전 법무비서관 역시 보유 재산으로 32억4721만2000원을 신고했다. 만약 재정 상황이 좋지 못한 참모가 출마를 선언한다면 청와대의 개입을 의심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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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