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차출설' 청와대 참모 8인 재산·병역 해부

출사표 던진 그들은 누구인가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청와대 전·현직 참모들의 총선 출마 여부가 정가의 화두로 떠올랐다. 20대 총선을 6개월 앞둔 시점에 일부 참모는 출마를 공식화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과 박종준 경호실 차장은 지난 5일 사표를 냈다.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의 총선 개입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여당 내에서조차 그 해명을 곧이곧대로 믿지 못하는 모습이다. 청와대 차출설이 나돈 8인의 병역·재산 기록을 조회했다.

박근혜정부 임기 4년차에 열리는 20대 총선은 친박의 정치적 생명이 걸린 '중요한 이벤트'로 인식된다. 박근혜 대통령으로서는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퇴임 이후 안전이 위협받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가올 미래까지 권력을 지키려는 친박과 지금의 권력을 유지하면서 대권을 노리려는 비박 간의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박근혜 교감?
청와대에 사표

청와대는 중립을 주장하고 있지만 대통령을 등에 업은 참모들의 경쟁력에 눈길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 출마를 공식화했거나 출마 대상자로 거론된 바 있는 참모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세부적으로 선거전에 돌입했을 때 쟁점이 될 소지가 있는 병역 이행 여부, 재산 규모를 따져봤다.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관보에 공개한 '고위공직자 정기재산 변동사항 신고내역', 병무청 홈페이지(www.mma.go.kr)에 등록된 '공직자 등의 병역사항 열람' 항목을 참조했다. 표기상 혼란을 막고자 실명을 축약하지 않고 그대로 적는다.

먼저 민경욱 대변인은 2015년 3월 기준 서울 서초구 반포4동 H아파트 2채를 부인과 공동명의로 보유하고 있다. 전용면적 147.67㎡ 규모 아파트는 7억원, 45.72㎡ 규모 아파트는 2억9900만원에 신고했다. 국토교통부가 운영 중인 '실거래가 공개시스템'(rt.molit.go.kr)에 따르면 147.67㎡ 면적의 H아파트는 2015년 4월 10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민경욱 대변인이 신고한 액수와는 3억7000만원가량 차이를 보였다.


민경욱 대변인은 2004년식 벤츠C240을 소유하고 있다. 신고가액은 1억2110만원이다. 또 민경욱 대변인은 본인 예금 3억8357만2000원 등 6억7899만원의 예금을 신고했다. 유가증권은 배우자 포함 삼성전자 주식 67주, 싱크에이티(비상장) 주식 2만8000주 등을 갖고 있다. 신고가액은 1억1400만8000원이다. 민경욱 대변인이 신고한 재산의 총합은 18억4100만8000원으로 나타났다.

병역사항은 말끔했다. 1963년생인 민경욱 대변인은 1984년 5월10일 육군에 입영에 1986년 8월21일 병장으로 만기제대했다.

벤츠 몰고
건물 소유

다음은 박종준 경호실 차장이다. 박종준 차장은 2015년 3월 기준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S아파트를 부인과 공동명의로 소유하고 있다. 면적 143.00㎡의 아파트는 3억8496만1000원에 신고됐다. 그러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공급면적 152㎡ 규모의 S아파트는 2015년 3월 5억6000만원부터 5억9000만원 사이에 거래됐다. 박종준 차장이 신고한 액수와는 실거래가에서 차이를 드러냈다.

또 박종준 차장의 배우자는 대전 서구 복수동에 건물면적 778㎡ 규모의 주상복합건물을 갖고 있다. 신고가액은 12억6500만원이다.

박종준 차장은 2006년식 소나타를 갖고 있다. 신고가액은 600만원이다. 박종준 차장은 배우자의 약국경영소득, 건물임대소득, 금융소득, 모친의 예금 증가 등을 고려한 예금이 10억169만4000원이라고 신고했다. 주식은 배우자만 갖고 있는데 약국경영소득이 투자됐다. 신고가액은 1910만1000원이다. 개인간 채권·채무관계를 포함해 박종준 차장이 신고한 재산의 총합은 25억9675만6000원으로 나타났다.

박종준 차장 역시 병역사항은 말끔했다. 1964년생인 박종준 차장은 1986년 4월11일 육군에 입영해 1988년 7월21일 병장으로 만기제대했다.


총선 출마를 위해 민경욱 대변인, 박종준 차장보다 앞서 청와대에 사표를 제출한 참모도 있다. 언론인 출신인 전광삼 청와대 춘추관장이다.

병역부터 정리하면 그는 군면제 대상자다. 1967년생인 전광삼 관장은 1986년 1급 현역 입영대상자였지만 1988년 입영 후 귀가 조치됐다. 같은 해 재검 대상이 된 전광삼 관장은 1989년 요추간판탈출증을 근거로 '5급 제2국민역'(면제) 판정을 받았다. 그의 장남 전모씨는 1996년생으로 현역 입영대상자다.

전광삼 관장은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신고한 재산기록이 남아있지 않다. 당시 직책상(국정홍보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신고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반면 자신의 고향인 경남 사천에서 출마를 준비 중인 최상화 전 춘추관장은 신고한 재산기록이 남아 있다.

선거 6개월 앞두고 출마 여부에 초미 관심
15억 넘는 '자산가' 병역면제 '신의 아들'도

최상화 전 관장은 2015년 3월 기준 서울 구로구 구로동 S아파트 전세권을 갖고 있다고 신고했다. 면적 147.00㎡ 규모의 아파트 전세권은 2억6000만원에 신고됐다. 최상화 전 관장은 해당 아파트에 대한 대지권 3억3000만원은 별도 항목에 넣었다. 현재 그는 총선 준비차 경남 사천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상화 전 관장은 경기 양평군 강하면 전수리 일대 임야(1418㎡, 234㎡)를 갖고 있다. 신고가액은 2억2627만7000원이다. 그의 배우자는 서울 양천구 신정동 일대 상가(99.28㎡) 및 오피스텔(59.34㎡)의 대지권을 갖고 있다. 신고가액은 각각 4억6363만7000원과 3억8274만3000원으로 나타났다. 또 최상화 전 관장의 배우자는 경남 사천 일대에 농경지(전과 답, 1752㎡ 등 7필지)와 임야(7387㎡)를 소유하고 있다. 한 필지 기준 최고 신고가액은 2102만원이다.

최상화 전 관장은 2013년식 그렌저HG를 소유하고 있다. 신고가액은 2000만원이다. 본인과 배우자, 장녀가 보유한 예금의 합은 2억6891만8000원으로 집계됐다.

한 가지 눈여겨볼 부분은 최상화 전 관장의 장녀가 투자한 주식이 상당한 수익률을 보였다는 것이다. 장녀는 알톤스포츠 1890주, 이글루시큐리티 1650주를 갖고 있는데 2014년 기준 2015만3000원이었던 주식은 1년 사이 3056만2000원으로 뛰었다. 두 주식 모두 2014년에 전량 매입한 종목이다.

장녀 소유의 주식을 포함한 최상화 전 관장의 재산은 18억8976만7000원으로 파악됐다. 병역 사항은 최상화 전 관장의 사임 후 열람대상에서 제외됐다.

불출마 참모
줄줄이 면제

총선 출마를 이유로 사임한 4명의 참모 가운데 병역을 이행한 참모는 2명, 면제된 참모는 1명이었다. 재산기록이 확인된 3명의 참모 모두 보유재산은 15억원을 훌쩍 넘겼다. 그렇다면 지난달까지 차출설이 나돈 남은 4명의 참모는 어떨까.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1959년생으로 1981년 6월8일 육군에 입영했다. 그러나 1982년 6월30일 현역이 아닌 상태에서 소집해제됐다. 복무만료 당시 계급은 일병이다.


안종범 수석은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서울 강남구 개포동 H아파트를 갖고 있다. 면적 132.00㎡의 아파트는 8억4800만원에 신고됐다.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15년 1월과 2월 면적 131.83㎡의 H아파트는 10억6500만원부터 12억3000만원까지 시세가 형성됐다. 모두 4건의 거래가 있었고, 이 중 3건의 거래는 12억원 이상에 매매됐다.

안종범 수석의 장녀는 2015년 3월 기준 1억5720만6000원을 예금했다. 그의 장남은 2013년 1월 전역 후 919만4000원을 예금했다. 안종범 수석이 신고한 예금의 합은 8억4412만8000원으로 집계됐다. 모친 명의 재산은 포함하지 않은 액수다. 안종범 수석이 신고한 재산의 총합은 16억7513만9000원으로 나타났다.

천영식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1965년생으로 1986년 신체검사에서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았다. 같은 해 천영식 비서관은 수형(受刑)을 이유로 소집면제됐다.

그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B아파트 전세권을 갖고 있다. 전세가액은 4억4500만원이다. 천영식 비서관은 문화일보 퇴직과 함께 문화일보(비상장) 주식을 매각하고 예금을 늘렸다. 천영식 비서관이 신고한 재산의 총합은 7억8592만9000원이다.

신동철 정무비서관은 1961년생이며, 1989년 2월18일 육군으로 입영했다가 같은 날 육군 소위로 복무를 마쳤다. 이는 전두환정부가 도입한 석사장교 제도 때문이다. 당시 석사장교에 선발된 후보생은 6개월간 군사훈련만 받으면 현역 복무 대상에서 제외됐다. 석사장교 제도는 특혜 논란이 일면서 노태우정부 때 폐지됐다. 청와대 정무특보인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과 같은당 김재원 의원은 각각 석사장교 출신이다.

신동철 비서관의 장남 신모씨는 1987년생으로 2008년 5월 입대해 2010년 7월 소집해제됐다. 복무만료 당시 계급은 이병(육군)이다. 또 장남이 보유한 예금은 1578만9000원으로 나타났다.


신동철 비서관은 본인 명의의 서울 서초구 방배동 B아파트를 갖고 있다. 그의 배우자는 대구 달서구 이곡동 일대 건물의 대지권을 갖고 있다. 신고된 부동산의 총액은 8억9946만원으로 확인됐다. 또 신동철 비서관의 재산 총액은 8억3656만4000원으로 나타났다. 은행 빚 등을 제한 액수다.

이른바 '문고리 3인방' 가운데 1명인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은 1966년생이며 해군 출신이다. 1986년 8월7일 해군에 입영했고 1988년 12월24일 병장으로 만기 제대했다. 차출설이 돌았던 4인 가운데 유일한 현역이다.

그는 서울 강남구 삼성2동 J아파트(59.92㎡)를 2014년 7억7300만원을 들여 매입했다. 전세권 3억8000만원은 해지하지 않았다.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15년 3월 59.92㎡형 J아파트 1채는 8억300만원에 거래됐다. 신고된 매입가와 약 3000만원 차이로 다른 참모의 부동산 신고가와 비교해 격차가 크지 않았다.

안봉근 비서관은 올해부터 모친의 재산 공개를 거부했다. 지난해까지 확인된 모친의 재산은 1억3441만1000원이었다. 안봉근 비서관이 신고한 재산의 합은 7억2820만2000원으로 기재됐다.

차출론 진화
비박은 갸웃

흥미롭게도 차출설이 나돈 참모그룹 가운데 15억원 이상의 재산을 보유한 참모는 안종범 수석이 유일했다. 15억원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지만 선거전에서 상당한 돈이 필요하다는 사실만큼은 부인하기 어렵다.

현재 출마가 유력시되고 있는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경우 신고된 재산은 45억205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대구에 출마할 것으로 관측되는 김종필 전 법무비서관 역시 보유 재산으로 32억4721만2000원을 신고했다. 만약 재정 상황이 좋지 못한 참모가 출마를 선언한다면 청와대의 개입을 의심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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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