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요즘 가장 핫한 유아인

스크린에 안방극장까지…지금은 ‘아인시대’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배우 유아인의 행보를 보면 올해 최고의 대세남으로 손색이 없다. 영화 <베테랑>이 대표 흥행작으로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어 최근에 개봉한 <사도>까지 인기몰이를 하며, 스크린에서 종횡무진이다.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의 출연으로 안방극장 점령도 예고하고 있다.

 
  
배우 유아인(29)은 올해로 데뷔 11년 차다. 동년배 배우에 비해 연기 좀 하는 기대주로 통했다. 유아인은 이미 5년 전에 방영된 <성균관스캔들>에 출연하면서 팬들 사이에서는 모든 면에서 최고의 배우로 꼽혔다. 
 
그런 그가 지난 8월에 개봉한 영화 <베테랑>에서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 무엇이든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재벌 3세 악역 조태오 역을 맡아 최고 스타로 발돋움했다. <베테랑>에서 유아인은 연기 변신은 물론 최고의 히트작까지 내놓으며 상종가를 치고 있다. 
 
앞길 창창한 
충무로 블루칩 
 
사실 유아인은 이미 스타 반열에 올라 승승장구한 배우다. 유아인의 행보가 새삼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이유는 최근 불황인 영화계에서 거둬들이고 있는 성과 때문이다. 유아인이 첫 악역으로 연기 변신을 시도한 <베테랑>은 1300만명에 육박하는 관객을 모으며 메가 히트작이 됐다. 
 
유아인의 연기력도 크게 한몫했다. 극중 망나니 재벌가 자제 역을 소화한 유아인의 연기에 모두가 엄지를 추켜세웠다. 특히 극 중 유아인이 내뱉는 대사 중 “지금 내 기분이 그래…어이가 없네”는 가장 많이 이야기되고 있는 대사 중 하나다. 
 

이 대사는 부당한 해고와 밀린 임금을 받으러 자신을 찾아온 배 기사(정웅인)에게 조태오는 액수를 묻고, 돌아온 대답을 들은 조태오가 내뱉는 대사다. “맷돌을 돌려야 하는데 손잡이가 없다, 즉 사소한 것 때문에 하고자 하는 일을 하지 못할 때 ‘어이가 없다’는 표현을 쓴다”며 조태오가 배 기사에게 말하는 대사이기도 하다. 
 
누구에게는 목숨을 걸 만큼 커다란 금액이지만 조태오 앞에선 사소한 게 돼버리고, 그 사소함을 하찮게 생각하는 조태오의 악랄한 캐릭터가 잘 표현된 대사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완벽하게 소화한 유아인을 보며, 관객들은 그의 변신에 열광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 영화 내내 재벌 3세답게 말끔하게 고급 슈트를 걸치고, 머리를 깨끗하게 빗어넘긴 단정한 모습으로 악행을 일삼는 모습 역시 어색하지 않았다. 영화 내내 남녀노소 불문하고 그의 연기력에 빠져들었다. 
 
또 <베테랑>이 유아인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스케일이 큰 영화다. 그동안 유아인은 화제성 높은 드라마에 모습을 보이던 것과 달리 영화를 고를 때는 <깡철이> <완득이> 등 저예산에 가까운 작품을 주로 택했다. 스케일보다 알찬 내용을 내세우는 영화라 캐릭터가 부각돼 배우가 돋보일 순 있었지만 극장가를 장악할 만큼 좋은 성적을 얻지는 못했다. <베테랑>은 유아인을 티켓 파워까지 보장되는 ‘톱스타’로 성장하게 만든 발판으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지난달 16일에 개봉한 영화 <사도>도 지난 1일 누적 관객수 500만명을 돌파했다. 사도는 어떤 순간에도 왕이어야 했던 아버지 영조(송광호)와 단 한 순간이라도 아들이고 싶었던 세자 사도(유아인), 역사에 기록된 가장 비극적인 가족사를 담아낸 이야기다.
 
제대로 악역 맡아 제대로 대박 
천만 <베테랑>으로 최고 대세남 
 
유아인은 <사도>에서 또 한번 연기 변신을 꾀한다. 사도 세자의 광기 어린 연기를 소화하며 평단의 호의적인 평가를 받았다. 추석 시즌 가장 많은 관객을 끌어모았다. 1232만명으로 역대 흥행 8위인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보다도 빠른 기록이라 흥행 열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유아인이 <베테랑> 이후 <사도>까지 두 편의 1000만 영화를 가질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흥행 열풍이 식기도 전에 유아인이 <육룡이 나르샤>로 안방극장에 복귀한다.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시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 창사 25주년 특별기획 <육룡이 나르샤> 제작 발표회가 열렸다. <육룡이 나르샤>는 2011년 SBS 방영된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가 나오게 된 이전 과정의 이야기를 담은 프리퀄이다. 고려에서 조선으로 건국되는 과정을 담는다. 
 
1300만 <베테랑>
<사도>까지 대박
 
유아인은 극중에서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의 다섯째 아들인 이방원 역으로 출연한다. 유아인은 기대만큼 강렬한 연기를 보여줬다. 갖고 싶은 것과 하기 싫은 것이 분명한 인물을 자연스럽게 그려내며 인간 이방원의 모습을 기대하게 만든다. 
 
유아인은 이방원의 18세부터 32세까지 성인의 모습을 연기한다. 9세부터 11세까지는 아역 배우가 연기한다. 유아인은 “이방원이라는 인물이 청춘의 시기를 지난다. 그렇다고 이방원이 오늘날의 청춘들에게 ‘정답이다’ 말할 것도 없다”며 “이방원이라는 인물을 통해 어떻게 이 시대를 바라볼 것인지 자문할 수 있는 캐릭터가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유아인의 연기생활이 내내 평탄했던 건 아니다. 데뷔는 2004년. 대구 경북예술고등학교 재학시절 오디션을 통과해 당시 인기리에 방영됐던 KBS2 TV 성장드라마 <반올림>에 고아라의 남자친구 역으로 출연했다. 
 
10대의 순수함이 엿보이면서도 반듯하고 모성애를 자극하는 외모, 그리고 신인임에도 꽤나 안정적인 연기로 단번에 주목받았다. 이듬해에는 가능성을 인정받아 당시 업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던 김종학프로덕션과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 
 
이때만 해도 당장 스타가 될 수 있을 듯했던 분위기였지만 쉽진 않았다. 이후 <4월의 키스> 등 드라마와 영화 <좋지 아니한가>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등에 출연했지만 뚜렷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그의 외모와 시크한 매력으로 ‘아인빠’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팬카페 회원수만 15만명에 육박한 적도 있다.
 
 
이후 광고 모델, 뮤직비디오, 아역, 단막극 등에 출연했다. <말아톤> 오디션을 봤는데 일정에 맞지 않아 출연하지 못했다. 당시 정윤철 감독은 꽤 아쉬웠는지, 이후 다음 작품인 <좋지 아니한가>에 유아인을 캐스팅한다.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영화에 진출한다. 그는 독립영화 등 저예산 영화에 출연한다.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의 우울한 청춘 종대 역과, <좋지 아니한가> 등에 출연해 좋은 연기를 선보이며 기존의 아역배우 이미지를 벗고 영평상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데뷔 이후 꾸준히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해 안정적인 연기를 보였지만,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그렇게 이어진 5년여 정체기는 다행히도 2010년 SBS 드라마 <성균관스캔들>을 만나면서 마무리됐다. 이 드라마에서 유아인은 과묵하고 남성적인 캐릭터 걸오를 연기하며 호응을 얻어 다시 청춘스타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반올림 이후로 드디어 제대로 된 대표작이었다. 
 
2011년 영화 <완득이>의 주인공 도완득역을 연기해 원작과 비견될 만큼 완벽하게 선보였다. 김윤석과의 앙상블 역시 호평을 받으며 전국 관객 531만명을 동원하고 올해의 영화상에 올해의 발견상을 수상했다. 
2012∼2013년 사이 출연한 드라마에서는 고베를 마셨다.
 
2012년 드라마 <패션왕>에서 주인공 강영걸 역으로 출연해 비굴하지만 인간미 넘치는 불운의 캐릭터를 잘 표현했다는 평을 얻었다. 하지만 초반에 비해 개연성이 떨어지는 충격적인 결말로 10% 안팎의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안정적인 연기력 
청춘배우로 반짝
 
2013년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서 숙종으로 출연. 새로운 장옥정을 보여주려고 야심 차게 기획되었지만 착한 장옥정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은 그리 열광적이진 않았다. 아쉽게  시청률 10%대 정도로 마무리됐다. 영화로는 주연작인 영화 <깡철이>가 개봉했다. 전국 관객은 120만명에 그쳤다.  
 
2014년 드라마 <밀회>에 남자주인공 이선재 역으로 출연하였는데 상대 여배우 김희애와 무려 19살 차이가 나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완득이 이후 흥행면에서 뒤지지만, 케이블로는 상당히 높은 5%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방영하는 동안 VOD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으며, 일본 중국 등에 방영되어 호평을 받았다. 드라마 자체의 완성도도 높았지만 극 중 천재 피아니스트 이선재라는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유아인은 뚜렷한 자기 주관을 가진 배우기도 하다. 그는 2006년부터 미니홈페이지 게시판에 본인이 쓴 글을 게시하고 있다. 그는 뚜렷한 주관을 바탕으로 논리정연할 글을 잘 쓰기로 유명하다. 그동안 그는 SNS상에서 가감 없이 정치적 성향이나 생각을 밝혔다.
 

인기 배우서 실력파 배우로 거듭나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출연 기대↑
 
2009년 영화 <하늘과 바다>에 출연할 때는 제작자로 나선 장나라의 부친 주호성을 정면공격하는 글을 미니홈피에 올렸다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제작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그 중심에 제작자 주호성의 월권행위가 있었다는 내용을 담았다. 당시 주호성이 불같이 화를 내며 글의 내용을 부정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유아인이 쓴 글을 단순히 어린 배우의 치기 어린 폭로라고 생각하지만은 않았다. 그만큼 유아인의 글은 논리정연했고 대담했다. 
 
그가 쓴 글을 보면 정치적으로 진보주의와 자유주의 성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아인은 지난 대선 때 투표를 독려하는 등의 글을 잇달아 남기며 ‘개념배우’로 불렸다. 안철수 후보 사퇴 관련 글을 남긴 적도 있었으며, 
 
대선이 치러진 이후 유아인은 술렁였던 SNS에  “이제 48%의 유권자는 51%의 유권자의 결정을 인정해야 한다. 존중하지 않아도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이민 가겠다고 떼쓰지 말고 (중략)희망을 만들어야 한다”고 글을 남겼다. 48%를 향해 일침을 날린 것이다. 논란이 불거지자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나에게 진보 우월주의 같은 것이 있었나 보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보수에 대한 이해가 생겼다'는 글을 남겼다. 
 
 
이 외에도 유아인은 자기 생각을 거침없이 표현한 탓에 악플러들의 타겟이 됐다. 이런 탓에 그도 악플러를 도발하는 등 논란이 됐다. 2014년 유아인은 군복무 관련해 서울 경찰 홍보단 오디션에 합격했다. 하지만 당시 연예 사병 폐지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그가 “경찰 홍보단으로 빠진 게 아니냐”는 부정적인 여론이 많았다. 
 
특히 평소 개념발언을 한 유아인은 악플러들이 공격하기 안성맞춤이었다. 이 때 당시 유아인은 트위터에 ‘가만히 있으니 가마니로 보는 듯 싶어 등 따숩게 가마니 코스프레로 가만히 좀 있을까 (중략) 다이다이 함 뜨까’라며 악플러들을 도발했다. 결국 이 글이 문제가 돼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경찰 홍보단 최종면접을 보러 가지 않았다. 
 
글 쓰는 취미
논란 일기도
 
동년배 연기자 중에선 연기력으로 상위권을 인정받고 있다. 드라마 영화 모두 꽤 괜찮은 성적을 보이며 상당히 괜찮은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2015년에는 <베테랑>에서 동년배 남배우들 가운데 손꼽히는 악역연기를 선보여 연기파 배우라는 인식을 대중들에게 확실히 인식시켰다. 사실 유아인 정도의, 이미 남주인공급으로 올라선 젊은 배우가 악역을 자처해하는 경우도 많지 않다. 2015년 기준 현재 사도도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어 올해는 유아인에게 상당히 고무적인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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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