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장자가 생각하는 골프는?

“완벽 부추기는 유일한 게임”

미국의 기업가들은 존경하는 인물로 웰치를 꼽는 이들이 많다. 피터 드러커가 경제학의 신(神)이라면 잭 웰치는 실물 경제의 신(神)으로 통한다. 화학을 전공한 그가 GE를 경영했던 2000년대 초반 기업 가치가 4000%나 상승했다. 그에 대한 보상인 듯 웰치는 회사를 떠나며 4억 1700만 달러(약 4853억 원)라는 인류역사상 가장 많은 퇴직금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웰치 본인은 경영자보다 골퍼로 불리길 원한다.

남녀노소 불문
조화의 스포츠

웰치는 빌 게이츠, 워렌 버핏, 프랭크 루니(멜빌 회장)와 함께 골프를 쳤을 때 발생한 일화를 소개한 바 있다. 1번홀에서 버핏이 파 퍼트를 성공했는데 갑자기 게이츠가 “이걸로 내기는 끝났군요”라고 말하며 1달러를 건넸다. 이제 시작인데 무슨 의미일까? 궁금함을 참지 못하는 웰치가 캐물었다.
사연은 버핏과 게이츠가 ‘먼저 파를 잡는 사람이 이긴다’는 둘 만의 내기를 한 것. 그리고 그 금액은 고작 1달러였다. 세계 부자 순위 1, 2위인 두 사람이 단 1달러에, 그것도 ‘먼저 파 잡기’라는 지극히 단순한 내기를 즐긴 것이다. 역사에 남을 부자 경영인인 웰치도 혀를 내둘렀다. 당시 웰치의 핸디캡은 3.8, 게이츠의 핸디캡은 23.9였다.
그의 자서전을 보면 철도 검표원이었던 부친이 자신에게 골프를 하라고 권유하는 대목이 나온다. 부친은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골프를 치더라”며 어린 아들에게 골프를 권했다. 웰치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8살 때 살렘의 케른우드 컨트리클럽에서 캐디로 일하며 골프를 접했다. 9살 때 처음 골프를 치기 시작했는데 캐디도 라운드를 돌 수 있는 월요일을 가장 좋아했다. 만 80세가 된 지금도 정력적으로 골프를 즐기는 웰치는 자신에게 골프를 권유한 부친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술회했다. 고등학생 때까지 골프장 캐디와 신문 배달 등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번 웰치는 모든 중요한 미팅을 골프장에서 했다. 회사 임원들과 함께 보통 하루에 36홀을 돌았고 때로는 54홀까지 돈 적도 있다. 골프는 사람을 사귀거나 평가할 때 가장 좋은 수단이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GE의 후계자를 선정할 때도 후보들과 골프를 함께 쳤다. 골프를 상대방의 캐릭터를 검증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로 활용한 것이다.

성공과 우정
내기와 골프

웰치는 떠났지만 아직도 GE는 골프장에서 등을 두드려 주며 격려하고 사기를 북돋워 주는 기업 문화는 남아 있다.
웰치는 GE의 CEO가 되지 않았다면 프로골퍼가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골프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두 가지, 즉 ‘사람’과 ‘경쟁’을 완벽하게 조화시켜 놓은 스포츠”라고 정의했다. 웰치는 자신의 삶에서 가장 견고한 우정은 골프를 치면서 형성됐다고 자서전에 밝혔다. 웰치에게 골프는 인간으로 하여금 끊임없이 완벽해 질 수 있다고 부추기는 유일한 게임이었다.
사교 활동으로 골프는 분명 유리한 점이 있다. 성별이나 연령대가 달라도 함께 플레이할 수 있다. 핸디캡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실력 차가 있어도 함께 즐기며 경쟁할 수 있다. 또한 라운드를 하며 함께 카트를 타고 이동하거나 걸으면서 많은 대화를 할 수 있다. 테니스나 스쿼시에 비해 심장마비에 걸릴 위험도 낮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운(運)도 필요하다. 라운드 도중 좌절이나 불행을 피할 수 없으며 천둥번개 같은 드라이버샷부터 교활한 피치샷 등 다양한 샷으로 자신을 뽐낼 수 있다. 웰치는 실물 경제의 달인으로서 골프의 본질을 꿰뚫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과 경쟁
대화와 친목


불황이 심해지고 있는 요즘 한국의 골프산업에 필요한 인물은 웰치 같은 경영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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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폴 적색수배’<br> 황하나 근황 포착

[단독] ‘인터폴 적색수배’
황하나 근황 포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은 황하나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1월3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황씨를 형사 입건했다. 앞서 황씨는 2023년 9월, 영화배우 고 이선균을 협박한 유흥업소 실장 김모씨 등과 함께 내사를 받아왔다. 지난해 2월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간이시약 검사 등을 통해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했다. 수사를 받던 황씨는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 실제로 황씨는 지난해 3월 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마약과 성매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추가 혐의가 드러나자 태국에 있는 황씨를 검거하기 위해 인터폴 적색수배와 현지 영사 조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폴 적색수배 중인 황씨는 지난 1년 사이 캄보디아로 이동했다. 유튜브 채널 ‘크라임넷’을 운영하는 제보자 A씨에 따르면 현재 프놈펜 소재 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한국인 남성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지난해 태국으로 도주한 황씨는 자동차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는 현지인 N씨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있다. N씨는 태국 상류층을 뜻하는 ‘하이소(High-Society)’로 분류되는 유명인사다. 황씨의 지인이자 한국에서 모델 활동을 했던 여성 Y씨는 “(자신과 함께) N씨가 클럽, 유흥업소 등에서 황씨와 파티를 즐겼다”고 알려왔다. 태국에서 상위 10% 미만에 속하는 재벌인 하이소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파티를 즐길 뿐더러, 전관예우 등에 따라 현지 경찰의 수사가 어려운 대상이다. 황씨가 N씨의 비호를 받아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왔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Y씨를 비롯한 다수의 제보자는 황씨가 태국, 캄보디아 등을 오가며 성매매,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고 전했다. 황씨는 한국에 있던 Y씨 등을 불러 현지 남성과의 성매매를 유도하기도 했다. 이 밖에 황씨는 과거 방송인으로 활동했던 에이미(이윤지) 등 유명인들과 어울리며 여유로운 삶을 이어갔다. 현지 정보망에 따르면 황씨는 하이소들과 함께 했기에 경찰의 눈을 피할 수 있었다. 하이소의 권력이 얼만큼인지 나타내는 실제 사례도 있다. 스포츠음료 ‘레드불’ 공동 창업주의 손자 오라윳 유위티야의 뺑소니 사망사건이다. 오라윳은 2012년 9월 방콕 시내에서 술과 마약에 취해 페라리를 과속으로 몰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근무하고 있던 경찰관을 치어 숨지게 한 후 도망쳤다. 그러나 경찰은 사고 후 스트레스로 술을 마셨다는 오라윳 측 주장을 인정하고 음주 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오라윳은 불기소됐고, 이후 마약 복용에 따른 처벌도 면했다. 경찰 추적 중에도 호화 생활 동남아 오가며 ‘환락 파티’ 2022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마약법 개정으로 만료됐다고 현지 검찰총장실 대변인이 밝혔다. 1979년 제정된 마약법을 보면 코카인 불법 복용자는 6개월~3년 징역에 처하고 공소시효는 10년이다. 오라윳의 공소시효는 그해 9월3일에 만료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21년 12월 발효된 새로운 마약법에 따르면, 코카인 복용은 징역 1년에 공소시효는 5년이다. 이에 따라 오라윳의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는 자동 기각됐다는 것이다. 오라윳은 이를 틈타 해외로 도주했다. 불기소 결정 뒤 반정부 집회가 열릴 만큼 반발은 심했다. 결국 총리 지시로 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졌다. 검찰과 경찰의 조직적 비호가 있었다는 정황도 포착했다. 검·경은 뒤늦게 부주의한 운전에 의한 과실치사에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도 추가했다. 하지만 오라윳의 행방은 묘연하다. 검찰은 경찰이 오라윳을 체포해 데려오기 전까지는 마약 복용 혐의로 기소할 수 없다고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현재 오라윳에게 남은 혐의는 과실치사뿐이며 공소시효는 2027년 9월3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를 종합하면, 황씨는 동남아로 도주하기 전 마약을 투약한 것과 더불어 지인에게 마약을 권하기도 했다. 황씨의 지인 J씨는 취재진과 전화 통화에서 “황하나가 나에게 좋은 거 있는데 해볼래?”라며 팔에 주사로 된 약물을 주입했다. 그는 “좋은 거라길래 설마 했는데,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를 하게 됐다”며 “정신을 차려 보니, 주변에 주사기들이 놓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J씨는 “마약을 투약한 것 같다”고 경찰에 자수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이어 황씨는 지난해 3월19일 취재진과 통화에서 “술은 왜 마셔요? 마약이 더 좋은데”라며 “왜 기자들은 내 기사만 쓰는지 모르겠다. 다른 약쟁이들도 많은데, 좀 취재하고 기사를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황씨의 아버지 황재필씨는 “딸이 적색수배된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카카오 메시지를 읽었지만, 묵묵부답이다. 태국 재벌 ‘하이소’ 조력 “나 잡아봐라” 수사망 피해 한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로 전환된 황하나에 대해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것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적색수배가 내려진 황씨가 이번에 귀국하게 되면, 앞으로 1년 이상 태국에 재입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이자, 동방신기 출신 박유천의 전 약혼녀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두 사람은 2018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수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황씨는 2019년 11월 항소심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면서 석방됐다. 앞서 여러 차례 마약 투약으로 처벌받은 이력도 있다. 2015년 5~9월 자택 등에서 필로폰을 세 차례 투약했다. 2018년 4월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 없이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집행유예 기간 중인 2021년 7월9일 재차 마약을 투약해 1심 판결로 추징금 40만원에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9년에 마약 투약죄로 선고받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동종범죄 재범에 이종범죄까지 저지른 대가로 가중처벌을 받은 것이다. 당시 마약 혐의와 함께 2020년 11월, 시가 500만원 상당의 명품 신발 등을 훔친 혐의도 받았다. 기소된 이후 세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2021년 10월28일 2심 판결서 검찰은 황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구형했다. 황씨는 최후 진술에서 “휴대전화도 없애고 시골로 내려가 열심히 살고 제가 할 수 있는 성취감 느끼는 일을 찾아 열심히 살아보겠다”면서 “지난 3~4년간 수면제나 마약으로 인해 제정신이 아니었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제가 너무 하찮게 다뤘고 죽음도 쉽게 생각하며 저를 막 대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변론했다. 그해 11월15일 2심 판결서 재판부는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추징금은 4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태국서 이동 이후 2023년 이선균 마약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은 황씨를 포함해 총 8명이 마약을 투약한 단서를 포착하고, 일부는 형사 입건해 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황씨는 내사자 신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내사 대상에 오른 인물 1명과 성명불상자 1명을 공갈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사실도 파악했다. 다수의 제보자들은 “황하나는 이선균이 협박당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선균을 협박해 금품을 뜯은 전직 영화배우 박모씨와 유흥업소 여종업원 김씨의 협박 행각이 검찰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