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 ①정가 거물들 한가위 프로젝트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민족 대명절 ‘추석’이 다가왔다. 국민들은 가족들과 휴가계획 세우기로 분주한 반면, 정치인들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계획 세우기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특히 속칭 ‘잠룡’이라 불리는 여의도 거물들은 지지도를 단숨에 끌어올릴 ‘묘책’ 강구로 고심 중이다.

 

명절은 정치인들에게 모처럼 찾아오는 기회의 장이다.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국사(國事)’를 논하는 자리에 정치인의 이름이 빠지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가장 큰 명절인 한가위에는 그 효과가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얼굴을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박근혜 대통령
UN총회 참석

박근혜 대통령이 UN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 국내 이슈를 독점할 수도 있다. 박 대통령은 오는 25~28일까지 UN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으로 떠난다. 따라서 대통령의 추석일정은 해외에서 보낼 것으로 결정됐다.

‘UN창설 70주년’을 맞아 미·중·러 등 각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가운데 박 대통령은 7번째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핵심은 북핵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중국·일본 등 환태평양지대 국가들과 미국·러시아 등 강대국들의 동의를 얼마나 얻어낼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이 기대되는 지점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조사한 ‘대통령 직무수행평가’를 보면 북한의 지뢰 도발에 이은 ‘남북 고위급 회담’ 공동 협의문 발표가 있었던 지난 8월 4주차에 지지율이 34%에서 49%로 상승했다. 그 여파로 9월 1주차도 49%에서 54%로 5%포인트 올랐다. 그러나 2주차에 들어서 4%포인트가 빠진 50%로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고 추석을 앞둔 3주차에서는 50%로 변동 없이 유지됐다.

특별한 외풍 없이 변곡점을 맞았다는 점에서 북한 도발로 인한 지지율 거품이 꺼진 것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UN총회 방문이 다시 상승곡선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이 해외로 떠남에 따라 추석을 기점으로 국내 정치인들의 행보가 바빠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이슈를 선점하기 위한 거물 정치인들의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정가 빅4]
김·유·문·안


‘정가의 빅4’는 다사다난한 추석을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4월경으로 예정된 제20대 총선이 다가오면서 공천 룰에 대한 계파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총선을 대비해 지역에서 민심잡기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당장의 엉킨 실타래를 풀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여론조사 결과에서 차기 대선주자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최근 친박계로부터 전방위 파상공세를 받고 있다. 윤상현 청와대 정무특보는 지난 16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에서 4선이 될 친박 의원 중 차기 대선에 도전할 사람이 있다”며 “충청에도, 영남에도 있다”고 강조했다. 정가에서는 충청은 반기문 UN사무총장, 영남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을 지목한 것이라 해석하고 있다.

이어서 지난 17일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이 회의 자리에서 김 대표를 향해 “정치생명을 걸고 오픈프라이머리를 하겠다더니, 그게 어려워진 마당에 어떻게 할 것인지 방안을 내놓으라”고 압박했다. 공천 룰에 대해 친박계 좌장이 지적한 것이라 파장이 컸다. 회의가 끝난 후 김 대표는 ‘서 최고위원의 오픈프라이머리 대안 요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오픈프라이머리를 하겠다는) 입장을 누누이 밝혀왔는데 더 이상 무슨 입장을 밝히나”라고 반박했다.
 

김 대표는 최근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둘째딸과 결혼한 사위의 마약사건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당내 입지에 타격을 입은 김 대표는 친박계의 공격까지 받아 내고 있는 실정이다. 추석연휴를 전후로 정면돌파를 실시할지 아니면 로우키 전략을 고수할지 결정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언론은 ‘K-Y라인’에 대해 다시 조명하고 있다. 김 대표의 수난이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사퇴로 가중됐다는 것이다. 반대로 유 전 원내대표 입장에서도 김 대표가 아쉬울 수밖에 없다. ‘TK(대구·경북) 물갈이론’이 정가를 강타했기 때문이다.

유 전 원내대표와 소위 ‘유승민계’로 통하는 TK지역 의원들은 내년 공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지난 7일 박 대통령이 대구를 방문하면서 청와대 측근들의 TK 출마설이 정가를 뒤덮고 있는 상황이다.

박근혜 UN 총회 참석, 추석민심 변곡점?
정가 빅4 김·유·문·안, 총선 ‘늪’ 탈출작전


윤 특보는 앞서 김 대표의 대선 관련 발언 후 유 전 원내대표에 대해서도 “내년 총선 공천은 청와대가 주는 게 아니라 지역주민들이 주는 것”이라면서 “현지 분위기는 매우 힘든 것으로 듣고 있다”고 말해 파장이 예상된다. 청와대와 친박계의 전 방위 압박에 추석을 전후로 유승민계가 모여 대책 모의에 들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는 재신임투표 결과에 따라 극과 극의 추석연휴를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표는 승부수를 던져놓은 상황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지난 16일 측근들을 만나 오는 23일 또는 24일 재신임 문제를 마무리하자는 의사를 표현했다고 한다. 추석연휴가 시작되기 전 재신임투표를 통해 자신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을 매듭짓고 총선과 대선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문 대표의 한 측근은 모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재신임투표는) 버튼만 누르면 될 정도로 준비돼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반면 비주류계 인사들은 투표를 반대하고 있어 재신임투표 이후의 상황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안 전 대표는 일찍이 문 대표가 ‘재신임을 받겠다’는 입장을 보인 직후부터 반대의사를 피력했던 터라 투표결과에 따라 거취의 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지난 17일 안 전 대표는 문 대표의 행보에 대해 “(문 대표는) 거취에만 관심이 있지 혁신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말보다 행동이 중요한 것 아니냐”고 비판한 바 있다.

야권 신당 창당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안 전 대표에게 지속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천 의원은 “야권, 나아가 한국정치 전반을 재구성해야 한다”며 안 전 대표에게 합류를 요청하기도 했다. 안 전 대표는 합류에는 선을 긋고 있지만 ‘지금의 혁신위로는 당을 살릴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는 실정이다.

[관가 빅2]
박원순·이재명

문 대표와 함께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질 전망이다. 최근 서울시청 국감에서 새누리당 관련 상임위원들은 박원순 시장의 아들 병역 논란에 대해 집중 추궁하는 등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국감장에서 “이것 때문에 얼마나 스트레스 받고 힘들겠나. 그야말로 ‘박원순 죽이기’라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여론조사 결과에도 영향을 미쳤다. ‘리얼미터’가 지난 17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 시장의 지지율은 전 주 대비 2.5%포인트 하락한 14.2%로 나타났다. 순위에서도 문 대표에 밀려 한 계단 내려앉은 3위를 기록했다(1위 김무성, 2위 문재인).

지지율이 하락하는 시점이지만, 박 시장은 지금까지의 행보처럼 민생 살피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박 시장은 추석연휴인 오는 28일 서울의 민생현장을 돌며 시민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시간을 가짐은 물론 교통·안전과 관련된 기관들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관가 빅2 박원순·이재명, 민생과의 스킨십↑
총선 빅2 김문수·오세훈, 지역 다지기 올인


박 시장이 ‘천막농성장’ ‘사회적 기업’을 방문한다는 소식이다. 홈플러스 합정 입점을 반대하는 천막농성이 벌어지고 있는 마포구 합정역 현장을 찾을 예정이며, ‘경제민주화 국민본부’ 주관의 ‘경제민주화를 위한 거리 청책회’에 참석해 의견을 청취하고 대화를 나눌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서 서울 중구에 위치한 ‘에덴데코’를 방문해 직원들과 추석 덕담을 나눌 계획이다. 에덴데코는 북한이탈주민의 적응을 위해 설립·운영되고 있는 사회적 기업이다.

기관 직원들을 격려하는 일정도 포함돼 있다. 같은날 ‘추석 교통특별방송’ 진행 근무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할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시청 1층에 마련된 ‘추석연휴 종합상황실’에 들러 의견을 청취하고 근무 직원들을 격려한다. 공관 인근에 위치한 혜화경찰서도 방문, 경찰들과 전·의경을 격려하는 일정을 보낼 예정이다.
 

최근 대선주자 중 한 명으로 떠오른 이재명 성남시장 또한 박 시장처럼 민생행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이 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성남시와 ‘분당우리복지재단’이 생필품 후원에 관한 협약식을 가짐으로서 본격 추석행보를 위한 예열에 들어갔다.

그는 전통시장 찾기, 귀성객 환송 등의 일정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장은 지난해 ‘남한산성시장’과 ‘요양시설’ 방문 등을 방문해 시민들과의 접촉면을 늘린 바 있다. 또한 ‘성남종합버스터미널’을 방문해 귀성객 환송을 한 바 있으며, 그 외에도 소방서·지구대 등을 방문해 근무자들을 위로했다. 추석 일정에 맞춰 대대적인 ‘성남시 나들이’에 나설 것으로 분석된다.

[총선 빅2]
김문수·오세훈


새누리당 김문수 보수혁신특별위원장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추석도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둘 다 20대 총선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당선을 위한 지역 다지기에 매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위원장은 같은 당 이한구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대구 수성갑 출마를 일찌감치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들려오는 풍문이 김 위원장의 출마에 우호적이지 않아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대선 때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을 지낸 이력이 있는 이상돈 중앙대학교 법대 명예교수는 대구지역 공천과 관련해 김 위원장이 박 대통령의 눈밖에 났기 때문에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교수는 지난 17일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새아침>에 출연해 “박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어떻게 보느냐는 것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라며 “김 위원장이 거기(대구)서 공천받기가 어렵다”고 내다봤다. 현재 대구의 대부분 지역에 청와대 측근들이 대거 몰려올 것이란 예상이 중론인 가운데 김 위원장은 지역민심 다지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오 전 시장도 마찬가지다.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종로에 출마할 뜻을 밝힌 오 전 시장은 추석을 맞아 대대적인 지역 활동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경선 상대로 예상되는 인물이 같은 원외 거물급으로 분류되는 박진 전 의원이여서 추석을 전후로 민심 파악에 총력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한샘 시흥공장 그린벨트 훼손 의혹

[단독] 한샘 시흥공장 그린벨트 훼손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우리나라는 개발이 제한돼있는 토지가 있다. 해당 토지들의 개발을 위해선 지자체장의 승인이나 대통령령 승인이 있어야 한다. 부동의 가구 1위 기업인 한샘이 개발제한구역을 마음대로 훼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상은 시흥 제1공장 부지 주변 필지다. 행정조치가 완료됐다고는 하지만 완전히 원상복구는 되지 않았다. 한샘은 주방·인테리어가구를 판매·제조하는 대한민국 부동의 1위 가구 업체다. 1970년 9월 한샘으로 창립한 뒤 1977년 국내 최초로 주방가구를 수출해 1979년에 수출 100만달러 돌파의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한샘의 2023년도 기준 매출액은 1조9669억원에 달한다. 영업이익은 19억4660만원이다. 최초의 공장 성장 시발점 한샘의 성장은 시흥 공장과 함께했다. 조창걸 명예회장이 자본금 200만원으로 은평구 대조동에 23.1㎡의 매장으로 시작했던 한샘은 1976년 시흥시 조남동에 최초의 공장다운 공장을 설립했다. 제1공장을 통해 한샘은 생산 체계를 크게 개선하며 큰 실적 향상을 이뤘다. 한샘은 현재 시흥과 안산 등에 4개의 물류센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당초 한샘 시흥 공장은 조남동 ▲594-1번지 ▲91-144번지 ▲91-145번지 세 곳의 필지, 약 1만4610㎡의 면적으로 지어졌다. 현재는 한샘은 91-117번지 매수해 총 1만8429.8㎡의 면적을 공장 부지로 사용 중이다. 등기사항전부증면서 확인 결과 한샘은 해당 부지 외 시흥 공장과 인접한 4개 필지 ▲조남동 91-163번지, 2076㎡ ▲조남동 91-165번지, 207㎡ ▲조남동 91-166번지, 109㎡ ▲조남동 산 57-1번지, 3273㎡도 소유하고 있다. 항공지도에 따르면, 한샘 시흥 공장의 정문 바로 앞을 3개의 필지 ▲조남동 91-163번지 ▲조남동 91-165번지 ▲조남동 91-166번지가 둘러싸고 있으며 산 57-1번지는 공장 뒤편 산과 맞닿아 경계를 이루는 형세를 나타낸다. 그런데, 가장 오래된 2008년 항공사진부터 지금까지 해당 필지를 야외주차장 및 자재 적재용으로 사용해 왔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점은 해당 필지의 지목이 모두 ‘임야’라는 것이다. 임야는 산림과 원야로 구성된 토지로, 공간정보관리법에서는 죽림지, 수림지, 암석지, 모래땅, 습지, 황무지, 자갈땅 등을 예로 들고 있다. 임야는 대부분 산림자원보호법에 따라 산림보호구역 또는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다. 즉, 산림청의 허가 없이는 토지의 용도변경이나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간혹 산림보호구역이나 지역이 아닌 임야도 있지만 이 역시 산림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토지의 용도변경이나 개발이 가능하다. 시흥 제1공장 주변 4필지 무단 개발 개발제한지역·공익용 산지에 해당 한샘이 야외주차장과 자재 적재용으로 사용한 필지는 모두 개발제한구역에 포함돼있다. 한샘이 산림청의 허가를 받지 않고 개발제한구역 땅을 개발해 무단으로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심이 드는 사안이다. 실제로 시흥시 도시정책과는 해당 필지와 관련해 많은 민원을 접수했다. 민원은 해당 필지들의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12조 위반이 주된 내용이었다.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12조에 따르면, 개발제한구역에서는 건축물의 건축 및 용도변경, 공작물의 설치, 토지의 형질변경, 죽목의 벌채, 토지의 분할, 물건을 쌓아놓는 행위(적재) 또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1항에 따른 도시·군계획사업의 시행을 할 수 없다. 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건축물의 건축 또는 공작물의 설치와 이에 따르는 토지의 형질변경 ▲개발제한구역의 건축물로서 제15조에 따라 지정된 취락지구로의 이축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른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철거된 건축물을 이축하기 위한 이주단지의 조성 ▲건축물의 건축을 수반하지 않는 토지의 형질변경으로서 영농을 위한 경우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토지의 형질변경 등 9가지의 경우만 예외로 하고 있다. 이렇듯 한샘의 4 필지 사용은 예외 사항에 포함되지 않는다. 산림청장 허가받았나 민원을 접수한 시흥시 건축과 개발제한구역지도팀은 2020년에 해당 필지에 관한 현장조사 이후 한샘에 원상회복 행정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한샘은 이에 불복하고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감행했다. 재판부는 개발제한구역 지정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한 한샘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이행강제금 일부를 한샘에 돌려주도록 판단했다. 하지만 이는 시흥시의 행정조치가 잘못됐다는 판결이 아니었다. 법적 싸움 끝에 시흥시의 원상복구 행정조치는 진행됐다. 시흥시 개발제한구역지도팀에 따르면, 한샘은 행정소송 이후 2022년부터 2023년에 걸쳐 원상복구를 완료했다. 시흥시 개발제한구역지도팀 관계자는 “행정조치 이후 원상복구까지 불법으로 개발한 것을 모두 해체하고 폐기물 처리까지 완료해야 하는 만큼 많은 시일이 걸린다”며 “해당 필지(조남동 91-166번지와 산 57-1번지)는 지난해 11월 원상복구 이행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샘 관계자는 “해당 부지는 한샘이 소유하고 있거나 소유했던 땅으로 불법 점용한 적이 없으며, 해당 부지는 개발제한구역 지정 전과 동일한 상태로 복구를 완료한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샘은 여전히 해당 필지들을 불법 점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흥시가 원상복구 이행을 확인한 필지는 조남동 91-166번지와 산 57-1번지다. 하는 척 얼렁뚱땅 <일요시사> 확인 결과 조남동 91-166번지는 도로와 인접한 부분의 절반의 울타리만 철거됐으며 여전히 4~5대의 차량이 주차돼있는 상태였다. 해당 필지는 개발제한구역이면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역‧지구로는 도시지역, 자연녹지지역로 구분된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해당 지역에 4층 이하의 건축물을 지을 수 있지만, 개발제한구역이므로 건축물의 건축 및 용도변경 등이 불가능하다. 시장 혹은 도지사·군수 등의 허가를 받을 경우 가능하지만, 시흥시에서는 해당 부지의 주차장 사용을 허가해주지 않았다. 행정조치 이후에도 계속 불법으로 점용하고 있는 셈이다. 산 57-1번지도 마찬가지다. 항공사진을 분석한 결과 2008년부터 해당 필지를 덮고 있던 콘크리트는 2013년에 사라졌지만 자재가 적재돼있었다. 이후 2020년에 다시 콘크리트가 덮였다가 2022년 흙밭으로 복구됐다. 하지만 여전히 자재는 적재돼있다. 게다가 <일요시사> 확인 결과 조남동 산 57-1번지와 조남동 산 57-5번지가 개발제한구역이면서 공익용 산지로 지정돼있어 보전산지로 분류되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산 57-5번지가 산지 그대로 있는 것과 다르게, 산 57-1번지는 콘트리트가 지반을 받치고 있으며 경계선에는 울타리가 쳐져 있다. 행정조치 완료? 완전 복구 안돼 한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공익용 산지를 마음대로 개발하면 산지관리법에 의해 처벌받을 수 있다”며 “해당 부지 명의가 한샘이더라도 시장 등 지자체의 허가 없이 개발하면 안되는 곳으로 구조물을 통해 공장부지와 평행을 맞추는 지반을 만드는 것도 허가가 필요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행정조치가 진행 중인 상황에 문제가 되는 필지를 매매한 정황도 포착됐다. 한샘은 조남동 91-163번지의 필지를 1985년 매입했다. 이후 야외주차장으로 사용하던 해당 필지를 2022년 11월4일 갑자기 팔아버렸다. 2022년은 한샘과 시흥시의 행정소송이 끝나고 행정조치가 진행되던 시기였다. 현재 해당 필지는 ㈜효경개발이 매수해 크레인과 덤프트럭 등 중장비 주차장으로 이용 중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원상복구에 많은 금액이 들어가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 토지를 매매한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한 토지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야외주차장으로 사용하던 토지를 원상복구하는 데 많은 금액이 들어가지 않지만 해당 필지는 공익용 산지로 산지 조성까지 해야 해 상황이 다르다”며 “산지 조성에 들어가는 금액도 지불하지 않고 토지를 매매한 것은 이중으로 이익을 얻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샘 관계자는 “크레인 등 장비가 있는 부지는 한샘의 소유가 아니므로 저희가 알 수 없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문제의 필지 매매한 정황 한샘 측은 이번 불법 점용 의혹에 관해 개발제한구역 지정이 공장 설립보다 늦게 이뤄져 어쩔 수 없이 불법적인 개발로 분류됐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해당 필지들은 지난 1976년 12월에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됐다. 시기상 한샘의 공장 설립 이후에 묶인 셈이다. 하지만 산 57-1번지를 제외하고 나머지 필지들은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이후인 1985년 매입한 땅이라 불법임을 알고도 마음대로 개발했다는 지적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