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등대여행 ③인천 팔미도등대

인천상륙작전에 기여한 우리나라 최초 등대

인천항에서 남쪽으로 15.7km 떨어진 섬 팔미도. 사주(沙洲)로 연결된 두 섬이 마치 여덟팔(八) 자 꼬리처럼 생겼다고 해서 팔미도(八尾島)라는 이름이 붙었다. 팔미도는 섬 자체도 아름답지만, 우리나라 최초로 불을 밝힌 팔미도등대가 있어 더욱 의미 깊다.

팔미도 유람선 타고 등대 여행
전망대서 바라보는 광활한 서해

팔미도등대는 1903년 4월 만들어졌으며, 같은 해 6월1일 첫 불을 켰다. 현재는 인천광역시 유형문화재 제 40호로 그 자리에 보존되고 있다. 지금 바다를 비추는 등대는 2003년 12월에 새로 만든 것이다. 등탑 높이 26m에 회전식 등명기가 50km까지 비추며, 10초에 한 번씩 빛을 발한다. 등대 외에도 전망대와 디오라마 영상관, 100주년 기념 상징 조형물 ‘천년의 빛’, 위성항법보정시스템(DGPS) 기준국 시설과 첨단 장비를 갖췄다.

팔미도등대 여행은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시작한다. 유람선이 연안부두와 팔미도 사이를 왕복 운항하는데, 약 45분이 걸린다. 팔미도를 오가는 시간을 포함해서 등대 여행에 2시간 30분 정도 잡으면 된다. 뱃길은 지루하지 않다. 배와 함께 출발한 갈매기가 팔미도에 닿을 때까지 따라온다. 모두 새우깡 맛에 길들여진 갈매기다. 과자 하나를 손에 쥐고 있으면 잽싸게 날아와 부리로 낚아챈다.

인천대교도 통과한다. 바다를 가로질러 끝없이 이어진 다리가 장관이다. 총 연장 21.38km에 달하는 인천대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다리다. 배가 통과하는 주탑 높이가 238.5m인데, 이는 63빌딩 높이에 육박하니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진도 7의 지진과 초속 72m 강풍도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을 갖춘 인천대교는 2005년 영국 건설 전문지 <컨스트럭션 뉴스>가 ‘세계 10대 경이로운 건설 프로젝트’로 꼽기도 했다.

볼거리 가득한
팔미도 등대


팔미도에 도착하면 문화해설사가 섬을 한 바퀴 돌며 등대와 섬에 대해 설명해준다. 문화해설사를 따라 등대와 섬을 돌아볼 수도 있고, 혼자서 여행해도 된다. 선착장에서 등대가 있는 정상까지는 10여 분 걸린다. 가는 도중에 팔미도등대와 인천 상륙작전에 참가한 연합군이 작전을 수행하는 모습이 그려진 벽화를 볼 수 있다. 팔미도는 한국전쟁 인천상륙작전 때 큰 역할을 했다.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하려면 월미도에 진입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인천항으로 들어가는 길목을 비추는 팔미도등대부터 점령해야 했다.

맥아더 사령부는 ‘켈로 부대’로 알려진 대원들을 투입한다. 이들의 임무는 9월14일 자정에 등대를 밝히는 것이다. 켈로 부대원들은 각고의 어려움 끝에 9월14일 밤, 팔미도에 숨어들어 등대를 점령하고 불을 밝힌다. 이로써 연합군이 팔미도 해역에 집결할 수 있었고, 상륙작전에 성공할 수 있었다. 1969년 박노식, 장동휘, 허장강 등이 나온 〈결사대작전〉은 팔미도 상륙작전을 영화화한 것이다.

등대 가는 길에 작고 아담한 건물이 있다. 옛 등대 사무실을 보존한 것이다. 10~13㎡ 방에 당시 사용하던 다양한 장비와 등대지기 마네킹이 있다. 이를 지나면 곧 ‘천년의 빛’ 조형물이 나온다. 팔미도등대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것이다. 가운데에 등대 모양의 조형물이 있고, 그 주위로 빛기둥 100개가 하늘을 향해 뻗어간다. 앞으로 다가올 천년 동안 팔미도등대가 변함없이 우리나라의 이정표가 되길 염원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천년의 빛’ 조형물을 지나면 곧이어 등대 두 개가 나타난다. 왼쪽에 작은 것이 ‘원조’ 팔미도등대다. 7.9m로 2~3층 높이에 불과하다.

옛 등대 뒤로 새 등대가 있다. 옛 등대는 100년 동안 바다를 비추다가 2003년 새 등대에 임무를 넘겨주고 은퇴했다. 새 등대 건물 1층에는 팔미도등대 역사관인 디오라마 영상관이 있다. 팔미도등대 탈환 당시 상황과 인천상륙작전을 재현했다.

4층 하늘정원 전망대에서는 광활한 서해를 굽어볼 수 있다. 맑은 날이면 실미도와 무의도를 비롯해 자월도, 영종도 등 서해에 있는 섬이 손에 잡힐 듯 바라보인다. 초고층 빌딩이 즐비한 송도국제도시도 눈에 들어온다.

산책 삼아 둘레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울창한 소사나무 숲 사이로 오솔길이 있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걷다 보면 몸과 마음에 상쾌해진다.


팔미도를 돌아보고 인천항으로 나오면 인천종합어시장에 들러보자. 수도권 수산물 도매시장 중 가장 오래된 시장이다. 저렴한 가격 덕분에 생선을 사려는 사람들이 사시사철 붐비는 곳이기도 하다. 당일 인천 연·근해에서 잡은 꽃게와 새우, 조기, 광어, 우럭 등 수산물과 각종 젓갈을 판매한다.

상쾌한 산책
팔미도 둘레길

인천 중구 개항장 문화지구도 9월에 어울리는 여행지다. 근대 은행, 제물포구락부(클럽), 물류 창고 등 이국적인 옛 건축물이 인천개항박물관,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 한국근대문학관 등으로 꾸며져 지금은 인천의 대표적인 관광지가 됐다.
새롭게 단장한 이 건축물들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곳은 한국근대문학관이다. 물류 창고를 문학박물관으로 조성한 곳으로,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창고의 투박한 외벽과 내부의 목조 천장에서 옛 개항장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한국근대문학관은 1890년대 계몽기부터 1940년대 후반까지 근대문학 자료를 보존한 곳으로, 3만 점에 가까운 자료를 갖췄다. 최남선, 한용운, 김소월, 나도향, 현진건, 백석, 염상섭 등 우리나라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문인들의 작품을 한꺼번에 조우할 수 있다. 

인천개항박물관과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명소다. 인천개항박물관은 일본 제1은행을 리모델링한 곳으로 개항기 우표, 인천전환국 압인 주화 등 개항 당시 인천을 통해 처음 도입됐거나 인천에서 발생한 근대 문화와 관련된 유물을 전시한다. 일본이 조선 금융계를 식민지화하려는 목적으로 세운 구 인천일본18은행지점을 리모델링한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에서는 개항장 일대의 건물 모형을 볼 수 있다.

개항누리길을 따라 신포시장 쪽으로 걷다 보면 걸음은 자연스럽게 답동성당에 닿는다. 로마네스크 붉은 벽돌 건물의 중앙과 좌우 소철탑 상부에 얹은 돔 모양의 종탑 3기가 어우러져 아름답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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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 코스

· 문화 유적 답사 :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팔미도, 팔미도등대
· 명소 탐방 코스 :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팔미도, 팔미도등대→인천종합어시장
1박 2일 코스
· 첫째 날 :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팔미도, 팔미도등대→인천종합어시장→밴댕이회무침거리→한국근대문학관→숙박
· 둘째 날 : 인천개항박물관→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답동성당→신포국제시장→인천 차이나타운
관련 웹사이트
· 인천투어 http://itour.visitincheon.org
· 한국근대문학관 http://lit.ifac.or.kr
· 인천개항박물관 www.icjgss.or.kr/open_port
· 답동성당 www.dapdong.or.kr
문의 전화
· 인천광역시청 관광진흥과 032-440-4045
· 한국근대문학관 032-455-7165
· 인천개항박물관 032-760-7508
· 답동성당 032-762-7613
· 현대마린개발(팔미도유람선) 032-885-0001
대중교통
· 지하철 : 지하철 1호선 동인천역 7번 출구 앞에서 12번·24번 버스 이용,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하차. 20분 소요.
· 여객선 : 인천항-팔미도 : 하루 1회(12:30 / 주말·공휴일 10:00, 12:30, 15:00)
운항, 약 45분 소요.
* 문의 : 현대마린개발 032-885-0001, www.palmido.co.kr
자가운전
· 서울 출발 : 경인고속도로 신월 IC→인천항사거리→서해대로→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 부산 출발 : 남해고속도로→중부내륙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제2경인고속도로→낙섬사거리→축항대로→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 대구 출발 : 경부고속도로→중부내륙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제2경인고속도로→낙섬사거리→축항대로→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숙박
· K모텔 : 중구 연안부두로55번길, 032-888-6336
· 파라다이스호텔인천 : 중구 제물량로, 032-762-5181, http://incheon.paradisehotel.co.kr
· 하버파크호텔 : 중구 제물량로, 032-770-9500, www.harborparkhotel.com
· 이츠관광호텔 : 중구 연안부두로53번길, 032-883-0083, www.itshotel.net
식당
· 공화춘 : 짜장면, 중구 차이나타운로, 032-765-0571, www.gonghwachun.co.kr
· 신승반점 : 짜장면, 중구 차이나타운로44번길, 032-762-9467
· 경인식당 : 냉면, 중구 신포로46번길, 032-762-5770
· 신포닭강정 : 닭강정, 중구 우현로49번길, 032-762-5800
주변 볼거리
월미도, 인천 차이나타운, 을왕리해수욕장, 송도국제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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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바뀐’ 이재명 이유 있는 대변신

‘확 바뀐’ 이재명 이유 있는 대변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코로나19 종식과 비상계엄, 대통령 파면으로 인한 조기 대선을 치르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대 대선과 21대 대선 모두 운명의 길목서 치러진 셈이다. 국민의 삶과 밀접하게 닿아 있는 정치권도 큰 영향을 받았다. 코로나19 정국과 내란 정국서 대선을 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는 지난 3년간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3년 전, 20대 대선이 치러지던 2022년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코로나19 시기였던 점을 감안해 소상공인 정책과 경제 재건에 초점을 맞췄다. 민주당의 1호 공약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완전 극복’과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완전한 지원’이었다. 경제 대통령 앞세웠지만… 이 외에도 ▲오미크론 등 변이종 확산 대응 강화 ▲백신 및 치료제 확보 ▲의료보건체제 구축에 대한 충분한 재정 투입 ▲필수예방접종의약품 자급화 실현을 위한 국가지원체제 구축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당시 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는 ‘유능한 경제 대통령’에 초점을 맞춰 5대 비전으로 ▲신경제 ▲공정 성장 ▲민생 안정 ▲민주사회 ▲평화·안보 등을 제시했다. 10대 공약으로는 수출 1조달러를 비롯한 311만호 주택 공급, 문화 강국 실현 같은 경제 중심의 공약을 제시했다. 차기 정부의 큰 틀이 되는 10대 공약을 살펴보면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가 두루 담겼지만, 가장 주목을 받는 건 이 후보의 상징과도 같은 ‘기본 시리즈’ 정책이었다. 기본소득부터 기본주택, 기본금융을 합친 것으로 이 후보의 숨은 1호 공약이란 평도 나왔다. 기본 시리즈는 전 국민에게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하는 동시에 주거와 금융 면에서 보편적인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 공약이다. 가장 대표적인 공약으로는 ‘청년 125만원’ ‘전 국민 25만원’을 지급하는 기본소득을 꼽을 수 있었다. 기본소득은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이던 때부터 추진하던 정책이다. 2021년 7월 경선 후보 2차 정책 발표 기자회견서 이 후보는 “대전환의 위기 시대에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대대적 정부 역할도 중요한 성장 수단이지만, 세계 최저 수준인 국가의 가계소득 지원과 가계소비를 늘리는 것도 경제 성장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차기 정부 임기 내에 청년에게는 연 200만원, 그 외 전 국민에게 100만원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아울러 “지역 골목경제 활성화와 매출 양극화 해소를 위해 소멸성 지역화폐로 지급되는 기본소득은 현금과 달리 경제 활성화 효과가 극대화된다”며 “기본소득은 어렵지 않다. 작년 1차 재난지원금이 가구별 아닌 개인별로 균등하게 지급되고 연 1회든 월 1회든 정기 지급된다면 그게 바로 기본소득”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비상계엄 정신없이 도는 정치판 “전 국민 25만원 지원” 3년 사이 변화는? 당시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의 기본소득 공약이 과거 보수 정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주장하던 ‘경제 민주화’와 닮았다고 봤다. 그러나 이 후보의 기본소득은 재원 확충 방안 등 실현 가능성이 작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민주당은 재원 마련 방안으로 재정개혁을 추진하는 동시에 국토보유세와 탄소세 도입 등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다. 그러나 당시 보수 진영에서는 “코로나19 지원금으로 나라 곳간이 텅 비었다”며 ‘포퓰리즘’이라는 꼬리표를 붙였다. 전 국민에게 25만원을 지원하는 방안은 20대 대선 이후에도 이 후보가 꾸준히 밀던 정책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차등 지원, 분배 방식 등에 변화가 생겼지만 이 후보는 지난해 윤 전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서 “민생회복 지원금을 꼭 수용해주길 부탁드린다”며 거듭 당부하기도 했다. 포퓰리즘이라는 보수 진영의 비판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부분적 기본소득은 아이러니하게도 2012년 대선서 보수 정당 박근혜 후보가 주장했다. 65세 이상 노인 모두에게 월 20만원씩 지급한다는 공약은 박빙의 대선서 박 후보 승리 요인 중 하나였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3년이 지난 지금 이 후보는 대선 정국이 시작됨과 동시에 1호 공약으로 “AI 인공지능 3강 도약”을 외쳤다. 경제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AI 대전환 시대를 위한 산업 육성을 약속했다. 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를 5만개 이상 확보하고 한국형 챗GPT를 국민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모두의 AI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사업이다. 국가 비전으로는 K-이니셔티브를 제시했다. 국내 AI 기술 등에 방점을 찍어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고 경제 성장 국가로 발돋움하겠다는 취지다. 이 후보는 K-이니셔티브를 지역별로 쪼개 맞춤형 공약을 제시하기도 했다. 경기 동탄서는 K-반도체를, 대전서는 K-과학기술을 중심으로 메시지를 냈고 전북 전주서는 K-컬처를 겨냥해 국악인과 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 후보의 21대 대선 공약은 ‘K’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지난 대선서 기본소득 같은 ‘이재명표 공약’을 앞세웠다면 이번에는 12·3 내란 사태로 무너진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 세워 ‘진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지원금 어디로? 공약 발굴 과정 역시 K-이니셔티브를 앞세웠다. 후보 직속인 K-문화강국위원회는 문화 강국 실현을 위한 공약을, K-경제성장위원회는 맞춤형 의제를 설정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선대위 산하에는 K-민주주의·평화위원회를 설치해 ‘빛의 혁명’에 참여한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조직을 꾸렸다. 서울·인천·경기를 겨냥한 K-수도권 비전을 발표하며 “서울을 뉴욕에 버금가는 글로벌 경제 수도로, 인천을 물류와 바이오산업 등 K-경제의 글로벌 관문으로, 반도체와 첨단기술, 평화·경제의 경기로 수도권 K-이니셔티브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기본 시리즈의 존재감은 희미하다. 지난 대선서 기본 시리즈를 앞세운 것과 달리 이번 대선에서는 ‘기본 사회’라는 단어로 묶어 포괄적인 복지 정책으로 탈바꿈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 기본적인 삶을 국가 공동체가 책임지는 사회, 기본 사회로 나아가겠다”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국가전담기구인 ‘기본사회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양극화로 인한 분열과 갈등이 만연한 사회에 우려를 표하며 “기본 사회는 단편적 복지나 소득 분배에 머무르지 않고 국민의 주거·의료·돌봄·교육·공공서비스 전반에 대한 실질적 보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본사회위원회는 기본 사회 실현을 위한 비전과 정책 목표, 핵심 과제 수립 및 관련 정책 이행을 총괄·조정·평가하게 된다. 아동수당 확대나 청년미래적금,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 등 생애주기별 소득 보장 체계를 구축하고 농어촌 기본소득과 햇빛·바람 연금 같은 지역 맞춤형 소득 지원도 점차 확대해갈 예정이다. 개헌에는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나 싶더니 선거 막판서 대통령 4년 연임제와 등을 골자로 한 구상을 밝혔다. 개헌 시기에 대해서는 “논의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2026년 지방선거서, 늦어져도 2028년 총선서 국민의 뜻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국민투표법을 개정해 개헌의 발판을 마련하고 국회 개헌특위를 만들어 하나씩 합의하며 순차적으로 개헌을 완성하자”고 말했다. 이후 최종 공약집서 “위기의 민주주의를 개헌으로 지키겠다”고 밝히면서 다시 한번 못을 박았다. 우클릭? 융통성! 가장 큰 차이점을 보인 건 경제, 그중에서도 부동산 정책이다. ‘민주당 우클릭’이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 민주당은 중도우파까지 껴안는 방법을 마련했다. 우선 민주당은 주택 공급은 늘리되 부동산시장에는 최소한으로 개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왔다. 문재인정부 당시 과도한 세금 규제로 집값이 오르는 등 발생할 각종 부작용과 혼란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후보는 ‘경제 유튜브 연합 토크쇼’에 출연해 “주거 문제에 대해서는 생각을 많이 바꾼 편이다. 집은 주거용이지 투자·투기용은 아니어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은 그게 불가능하더라”고 밝힌 바 있다. 부동산시장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하는 만큼 규제를 완화하는 방법을 택해야지, 억눌러서는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 역시 “우클릭, 태세 전환,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시장과 경제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정책을 수정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지난 대선서 “부동산 투기를 막으려면 거래세를 줄이고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 저항을 줄이기 위해 국토보유세는 전 국민에게 고루 지급하는 기본소득형이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세금으로 집값을 잡는 시대는 지났다”며 선을 그었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의 핵심 세제 역시 큰 틀에서 손대지 않고 현행 체계를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이 후보뿐만 아니라 모든 대선후보들이 이렇다 할 부동산 공약을 내놓지 않고 있어 비교 대상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표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 후보 모두 부동산 정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공약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지난 3년간 일부 노선이 수정된 반면, 이 후보가 뚝심 있게 밀고 나간 공약도 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대선서 “여성가족부를 평등가족부나 성평등가족부로 바꾸고 일부 기능을 조정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밝혔는데 이번 역시 “성평등가족부로 확대·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기본 소득’ 내리고 ‘K-시리즈’ 올리고 갈라치기 대신 ‘중도 실용주의’ 노선으로 이 후보는 사전투표가 진행되기 하루 전날인 지난달 28일6 자신의 SNS에 ‘성평등가족부 확대 공약 메시지’를 내고 “여성들이 여전히 우리의 사회 많은 영역서 구조적 차별을 겪고 있음에도 윤석열정부는 성평등 정책을 후순위로 미뤘다”고 꼬집었다. 이어 “향후 내각 구성 시 성별과 연령별 균형을 고려해 인재를 고르게 기용하고 성평등 거버넌스 추진 체계도 강화하겠다. 중앙 부처와 지자체의 양성평등정책담당관제도를 확대해 성평등 정책 조정과 협력 기능을 강화하겠다”며 “지자체 내 전담부서를 늘려 성평등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겠다”고도 약속했다. 대법관 구성과 다양성 및 전문성 강화를 위한 ‘대법관 증원’도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현재 대법관 한 명이 맡는 사건의 수가 많아 증원은 불가피하다는 게 민주당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번 공약집에도 민주당은 상고심에 대한 국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대법관 증원과 전원합의체 변론 공개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공약집에는 구체적인 증원 규모를 적시하지 않았다. 앞서 민주당은 대법원이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되자 사법개혁을 예고했다. 이때 민주당이 대법관의 수를 100명으로 늘리는 법안을 발의했는데, 선대위가 해당 법안의 철회를 지시하면서 한때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흑묘백묘론’ 역시 20대 대선서도 주장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필요한 정책을 취하고, 김대중·박정희 정책을 따지지 않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에도 이 후보는 국민 통합을 제시하며 좌우를 가리지 않고 오직 경제를 살리는 데 집중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상계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인 만큼 급진적인 변화와 이념 갈라치기보다는 대한민국을 안정 궤도에 되돌리는 ‘중도 실용주의’ 노선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리미리 착착척척 선대위 소속인 한 민주당 의원은 “조기 대선인 만큼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선거가 치러졌다. 그동안 어떻게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를 만큼 바빴지만 국민 의견을 적극 수용해 좋은 공약이 나올 수 있었다”며 “대부분 이 후보 머릿속에 원래 있던 공약들이다. 여기에 지난 3년 동안 각종 위원회서 활동한 의원들의 시너지가 합쳐져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재명 공보물, 분위기도 바뀌었다? 대선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책자형 선거 공보물도 눈에 띈다. 지난 공보물은 ‘경제’ ‘일하는 대통령’ 등 유능함을 내세웠다면 이번에는 ‘내란 극복’ ‘빛의 혁명’을 반복적으로 강조해 희망에 초점을 맞추었다. 책자 한 면 전체를 응원봉 시위대 사진으로 채워 이번 조기 대선을 내란 세력 심판 성격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대선 출마 영상도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는 평이다.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 후보는 검은 배경의 스튜디오서 파란 넥타이와 정장을 갖춰 입은 채 출마를 선언했다. 반면 21대 대선 출마 영상서 이 후보는 밝은 분위기의 실내서 베이지색 니트를 입고 등장해 부드러운 면모를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