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죤 ‘황태자의 난’ 전말

돌아온 장남, 그의 반란이 시작됐다

[일요시사 경제팀] 김성수 기자 = ‘피죤 황태자’가 돌아왔다. 스스로 경영에서 물러난 줄만 알았던 이윤재 회장의 외아들이 슬슬 움직이기 시작했다. 독기를 품은 모양새. 타깃은 지휘봉을 쥐고 있는 누나다. 양측간 팽팽한 긴장감이 피죤을 휘감고 있다.
 
피죤 경영권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윤재 회장의 외아들 정준씨가 누나 이주연 대표를 상대로 소송을 걸면서 갖가지 추측이 나오는 상황. 남매간 이상기류가 드디어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회사 입장에선 ‘황태자의 난’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바람 잘 날 없다
 
이 회장은 부인 안금산씨와 사이에 1남1녀(정준-주연)를 뒀다. 법원에 따르면 정준씨는 최근 이 대표를 상대로 “회사가 입은 손해를 물어내라”며 억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정준씨는 “이 회장이 구속된 기간 회사가 입은 손해에 대한 책임을 실질적으로 회사를 경영하고 있던 이 대표가 져야 한다”며 “이 회장과 이 대표는 횡령·배임의 책임을 서로 떠넘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2011년 청부폭행 혐의로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복역한데 이어 2013년 횡령·배임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최근 이 회장은 횡령·배임 소송 과정에서 변제한 113억원 중 96억원을 되돌려달라는 소송을 냈다가 여론이 악화되자 취하했다. 이 회장이 법원에 묶여 있는 동안 회사는 이 대표가 맡았다. 이 대표는 2011년 10월부터 단독으로 대표이사직을 수행해 왔다.
 
이 대표는 정준씨의 ‘위치’를 문제 삼고 있다. 회사에 대해 왈가왈부할 권한이 없다는 것. 이 대표 측은 “이씨는 명의상 주주에 불과하다. 회사의 실제 주주가 아니기 때문에 소송을 제기할 권리가 없다”며 맞서고 있다.
 
 
남매는 소송 연장선상에서 주주명부를 두고도 붙은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정준씨는 지분 32.1%를 소유한 피죤 최대주주. 정준씨는 1978년 피죤이 설립될 때부터 주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의 나이는 11세에 불과했다. 이 회장과 이 대표는 각각 22.3%, 15.3%를 보유하고 있다. 피죤 감사보고서엔 ‘주요주주는 이주연 외 특수관계인으로서 지분율은 100%’라고만 기재돼 있다.
 
이 대표 측은 “이씨의 주식은 모두 이 회장이 명의신탁한 것”이라며 이씨가 삭제된 주주명부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정준씨는 앞서 지난 6월 법원에 주주명부 열람·복사 가처분 신청을 냈고, 재판부는 이를 일부 받아들였다. 이 대표는 법원 결정에 불복해 다시 불가 가처분을 낸 상태다.
 
사실 부자간, 남매간 사이에 이상기류가 감지된 것은 꽤 오래전이다. 배당금 소송이 발단이 됐다. 정준씨는 2011년 피죤과 이 회장 등을 상대로 배당금 지급명령 신청을 법원에 냈다. 피죤은 2010년 배당금으로 주주들에게 38억6600만원을 지급했다. 그전에도 2005년 20억원, 2006년 31억5600만원, 2007년 36억8200만원, 2008년 15억7800만원, 2009년 47억3400만원 등의 배당을 실시했다.
 
정준씨는 “배당금을 한푼도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 회장과 피죤은 즉각 이의를 제기해 소송으로 이어졌다. 당시에도 명의신탁 논쟁이 벌어졌다. 아들과 법정 다툼을 벌인 이 회장은 “아들 주식은 내가 명의신탁한 것이기 때문에 배당금을 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의 주장과 달리 법원은 정준씨의 손을 들어줬다. 이 회장은 오히려 명의신탁을 빌미로 탈세와 횡령 등의 의혹을 받았다.
 
누나 상대로 “회사 손해 물어내” 소송
주식 신탁도 도마…결과 따라 후계 요동
 
이번 소송이 세간의 시선을 끄는 이유는 베일에 싸인 정준씨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정준씨는 이력은 물론 얼굴조차 알려지지 않았다. 언론이나 사내외 행사 등 일체 외부에 노출된 적이 없다. 인터넷에서 기본 정보조차 찾기 힘들다. 피죤 직원들 사이에선 “회장님 아드님이 누군지 며느리도 모른다”는 농담이 오갈 정도. 공식적으로도 정확한 신원을 모른다고 했다. 
 
 
워낙 드러난 게 없다 보니 그를 둘러싼 설왕설래도 끊이지 않았다. 다만 현재 미국 거주 사실만 확인된다. 올해 48세인 정준씨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나와 미국 스탠퍼드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메릴랜드주립대 타우슨대학에서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 대학에서 종신재직권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당초 회사 경영에 뜻이 없어 일절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소송을 계기로 베일을 벗지 않겠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현 지분이라면 언제라도 경영에 뛰어들 수 있다는 것. 이 회장은 2011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론이 탄탄한 아들이 피죤 경영에 합류해 큰 힘이 되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그래도 현재로선 기존의 오너구도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이 회장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후계자 지명을 하지 않았지만 이미 2세 경영을 구축한 상태다. 주인공이 바로 이 대표다. 올해 51세인 이 대표는 이 회장의 딸이자 ‘경영 파트너’다. 재계에선 드물게 ‘부녀 승계’가 이뤄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유력 후계자인 이 대표는 서강대 영문학과와 메릴랜드 미술대, 뉴욕 퀸스대 대학원 회화과를 나왔다. 10년 가까이 미술 공부를 하다 1996년 디자인 팀장으로 피죤에 입사해 마케팅 실장과 재무·인사·총무를 총괄하는 관리부문장, 부사장 등을 거쳐 지금의 자리에 앉았다.
 
재계 관계자는 “자녀가 둘인 이 회장으로선 선택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 둘 중 한명으로 후계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며 “올해 81세로 은퇴할 나이가 지난 이 회장이 누구를 선택할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진짜 노림수는?
 
정준씨가 이 대표를 상대로 한 소송은 9월17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주주명부 사건 역시 조만간 최종결론이 난다. 지금까지 신경전을 벌였던 피죤 남매. 두 결과에 따라 진짜 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
 
<kims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사라진 ‘피죤 사위’ 왜?
 
이주연 피죤 대표의 남편 하정훈씨의 거취가 묘연해 궁금증을 낳고 있다. 현재 어디서 뭘 하는지 근황이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는 것.
 
모친이 경북여고 동창이란 인연으로 만난 두 사람은 1987년 결혼했다. 서울대 경제학과와 같은 대학 대학원을 졸업한 하씨는 대우경제연구소, 대우증권에서 경력을 쌓은 후 2003년 피죤에 합류했다.
 
이후 피죤 영업총괄 부사장, 피죤모터스 사장 등을 맡았다. 이 대표와 함께 찰떡궁합을 과시하며 대표적인 ‘부부경영’케이스로 자주 소개됐다. 일각에선 이윤재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나면 하씨가 전면에 나서지 않겠냐는 조심스런 관측도 제기됐었다.
 
이도 잠시. 하씨의 이름은 언론에서 사라진지 오래다. 그의 마지막 소식이 전해진 것은 2007년. 이후 기사 한줄 나오지 않고 있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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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