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몸값 대박난 손흥민

‘400억 사나이’ 밥값은 해야 될텐데…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손세이셔널’ 손흥민(23)이 마침내 축구 종가 잉글랜드의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했다. 그 동안 한국의 유망주로서 축구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손흥민이 올 여름 프리미어리그 이적시장에서 9번째로 비싼 이적료를 기록하며, 토트넘 홋스퍼에 안착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뛰던 손흥민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핫스퍼로 공식 이적했다. 토트넘은 지난달 28일 구단 트위터로 “23살 공격수 손흥민이 레버쿠젠에서 공식 이적했다. 계약 기간은 2020년까지다. 손흥민의 등번호는 7번”이라고 발표했다. 손흥민은 이적이 확정되면서 EPL에서 뛰는 13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년 계약 입단
등번호 7번 받아
 
영국 <가디언>과 <BBC>는 손흥민의 이적료가 2200만파운드(약 398억원)라고 보도했다. 손흥민이 2013년 6월 함부르크에서 레버쿠젠으로 팀을 옮길 때 이적료는 1000만유로(약 133억원)였다. 약 2년 만에 몸값이 3배로 뛴 것이다. 손흥민의 이적료로 알려진 2200만파운드는 아시아 선수 이적료 중 역대 최고액이다. 지금까지는 일본의 나카타 히데토시가 2001년 이탈리아 AS로마에서 파르마로 이적하면서 기록한 2600만유로(약 346억원)가 최고였다.
 
토트넘은 손흥민에게 거액의 이적료를 투자하는 것과 함께 팀내 중심 선수임을 뜻하는 등번호 7번을 줬다. 현재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맨체스터 시티의 라힘 스털링 등이 7번을 단다. 데이비드 베컴도 현역 시절 7번을 달았고, 박지성도 국가대표로 출전할 때는 대부분 7번을 달고 뛰었다.
 

장지현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최근 EPL 구단들의 수입이 늘어나 이적료가 높아지는 추세였기 때문에 손흥민의 이적료가 놀랍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토트넘이 올 여름 영입한 선수 중에선 최고 이적료다. 거액의 이적료를 부담하고 등번호 7번을 준 것은 손흥민에게 거는 토트넘의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축구종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입성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액…토트넘 안착
 
토트넘은 이미 몇 년 전부터 분데스리가에서 맹활약하는 손흥민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올 시즌 들어 2무1패로 부진한 출발을 보이고 있는 토트넘은 공격수 해리 케인과 호흡을 맞춰 득점력을 높여줄 파트너로 손흥민 측에 더욱 강하게 구애했고, 손흥민 역시 잉글랜드 무대를 선택하면서 결국 이적이 성사됐다. 
 
토트넘이 큰돈을 쓴 만큼 손흥민은 당장 중용될 가능성이 크지만 내부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트트넘의 최전방 스트라이커 해리 캐인은 지난 시즌 21골을 터뜨린 무서운 신예다. 잉글랜드 대표팀의 공격 자원이기도 하다. 공격 2선에는 크리스티안 에릭센, 무사 뎀벨레, 나세르 샤들리, 에릭 라멜라 등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버티고 있다. 
 
손흥민이 확실한 주전이라는 보장은 없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도 해야 하고 골로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 장지현 해설위원은 “토트넘에는 알렉스 프리차드와 같은 유망주들이 많다. 손흥민에게 3∼4경기는 기회가 주어지겠지만, 그 이후는 장담할 수 없다. 손흥민도 새 출발한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해야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구단 트위터를 통해 “나는 축구를 정말 사랑하는 선수다. 내가 다녔던 학교의 축구부 코치였던 아버지 밑에서 축구를 배웠다”며 “토트넘 팬들 앞에서 하루빨리 경기를 뛰고 싶다. 팬들의 응원이 내겐 큰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나는 양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다. 과감하고 대담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이 내 축구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손세이셔널’
그의 활약은?
 
토트넘은 손흥민 띄우기에도 나섰다. 지난달 30일 영국 런던의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열린 2015-201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과 에버턴의 4라운드 경기 전.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이 팬들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그라운드에 들어섰다. 토트넘 관중은 손흥민에게 우레 같은 박수를 보냈다. 
 
아직 경기에도 출전하지 않은 이적생을 팬들에게 소개하는 것은 무척 이례적이었다. 지난달 15일 올림피크 리옹으로부터 공격수 클린턴 은지예를 영입했을 때에도 이런 이벤트는 없었다. 토트넘이 손흥민에게 얼마나 큰 기대를 걸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손흥민은 10대 후반부터 상당한 실력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의 재능이 일찍 만개한 까닭은 그의 아버지 덕분이다. 손흥민 아버지 손웅정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가지 지낸 선수 출신이며, 어렸을 때부터 손흥민에게 직접 축구를 가르쳤다. 손웅정은 손흥민에게 직접 개인기와 탄탄한 기본기를 차근차근 가르쳤다. 손흥민은 “내가 유럽에서 뛸 수 있는 건 절반 이상이 아버지 몫이다”라고 말할 만큼 아버지는 아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특히 손정웅은 손흥민에게 승패에 집착과 부담을 버리게 만들고 축구 자체를 즐기게 가르쳤다. 손정웅은 아들이 공을 자유자재로 다룰수 있을 때까지 패스나 여타 다른 기술을 가르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아버지의 남다른 축구 교육 끝에 손흥민은 일찍 남들보다 뛰어난 기량을 보였다.  FC 서울의 유스팀이었던 동북고등학교에 진학했으나, 약 3개월 남짓만 뛰고 중퇴했다. 이후 함부르크SV 유스팀에 1년간 유학을 하고 돌아와 2007∼2009년 이광종호의 일원으로 U-17 월드컵 대표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손흥민은 2009년 U-17 월드컵때 등장해서 엄청난 활약으로 그 재능을 전세계에 각인시켰다. 그는 대표팀 최다골인 3골을 넣어 대한민국이 8강에 오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에 분데스리가 1부 리그팀인 함부르크SV가 재빨리 다시 그를 스카우트를 영입했다.
 
손흥민은 함부르크SV 데뷔 이전부터 소속팀 감독과 스태프 모두 엄청난 재능이라고 극찬 받았다. 심지어는 같은 소속팀 동료인 전설적인 축구선수 루드 반 니스텔루이가 마치 어렸을 때의 자신을 보는 것 같다며 후계자로 삼는 듯한 발언을 몇 차례 했다. 반 니스텔루이는 자신이 젊었을 때 지도해 줄 선배가 없어서 괴로웠다고 했다. 이번엔 자신이 그런 선배가 되어서 재능 있는 손흥민을 지도해 주겠다고 발 벗고 나선 것이다.
 
첫 시즌인 2010-2011 분데스리가에서 손흥민은 9경기 9골이라는 배어난 골 결정력을 보여주며 재능을 만개했다. 프리시즌 중에는 첼시를 상대로 넣은 골이었다. 당시 최정상급 센터백인 존 테리와 히카르두 카르발류를 순간적인 스피드로 농락하면서 골을 넣는 장면에 엄지를 추켜세웠다. 첫 풀타임 선발 출전 때도 골을 기록하며, 함부르크SV 역사상 최연소 득점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2010년 성공적으로 함부르크SV와 4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2011-2012 시즌을 앞둔 프리시즌에서는 손흥민은 10경기에서 18골을 넣는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여주며 새 시즌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헤르타 베를린과의 리그 2라운드에 첫 출전하여 시즌 첫 골을 기록했다. 시즌 중간 함부르크SV는 강등권까지 떨어질 정도로 경기력이 좋지 못했다. 하지만 손흥민이 매 경기마다 결정적인 골을 넣으며 팀을 강등권에서 구출하는 데 일조했다.
 
골 넣는 센스 

기복 심한 편
 
2012-2013 시즌에는 리그 33경기 12골 2도움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기량을 자랑했다. 원정경기인 프랑크푸르트 전에서 1:3으로 뒤지던 후반에 시즌 첫 골을 터트렸다. 비록 2:3으로 경기는 졌으나 자신감을 보여줬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21라운드 경기에서는 1:1로 맞서던 전반전에 수비수 한명을 제치고 측면 돌파후 왼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시즌 8호 골이자 역전골을 넣었고, 후반 44분 낮은 크로스를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9호 골을 넣으면서 팀의 4:1 승리를 이끌었고, 최고 평점을 받음과 동시에 함부르크SV의 리그 순위 또한 5위까지 끌어올렸다.
 
4월 14일 마인츠 05와의 경기에서 10호, 11호 2골을 몰아쳐 팀의 2:1 승리에 크게 기여하는 동시에 대한민국 선수로는 차범근, 설기현, 박주영에 이어 네 번째 유럽파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했으며, 특히 빅리그(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독일 푸스발-분데스리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 A)에서는 차범근에 이어 두 번째이다. 뒤이어 어린 나이에 12호 골도 성공시켰다. 
 
손흥민은 시즌이 종료된 후 이적시장이 시작되자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토트넘 등이 노렸고 분데스리가에서는 도르트문트, 레버쿠젠이 영입전을 벌였다. 하지만 손흥민은 자신이 주전으로 뛸 수 있고 경쟁력이 충분히 있는 팀이라는 조건에 부합했던 바이어 04 레버쿠젠으로 이적을 확정지었다.  
 
2013-2014 시즌 바이어 04 레버쿠젠에서 손흥민은 31경기 10골 4도움으로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친정팀 함부르크SV와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팀의 5:3 승리에 큰 역할을 했다. 이 해트트릭은 설기현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 선수가 유럽 리그에서 기록한 것이다.
 

이런 활약으로 평점 만점을 받았으며 MOM (Man Of the Match)에도 선정됐다. 또한 FIFA는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37경기 무패행진으로 독일 분데스리가 신기록을 수립한 FC 바이에른 뮌헨과 더불어 함부르크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손흥민의 활약상을 집중 조명했다. 
 
2014-2015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4라운드에서 FC 제니트 상트 페테르부르크를 상대로 챔피언스리그 2, 3호 골로 멀티골을 득점하였으며 팀은 1:2 로 승리하였고 MOM에 선정됐다.
 
13번째 한국선수…기대 한몸에
“먼저 내부 경쟁서 살아남아야”
 
리그 21라운드 VfL 볼프스부르크와의 경기에서 통산 2번째 해트트릭을 기록했으나 바스 도스트가 4골을 넣는 활약을 하며 4-5로 패배했다. 마인츠와의 리그 경기에서 1골을 성공시켜 리그 11호골이자 시즌 17호골을 기록했다. 이로써 세 시즌 연속 두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손흥민은 어린 나이임에도 킥이 강하고 정확해 지공과 속공, 박스 안과 바깥을 가리지 않고 득점 루트가 다양하다. 감아차든 발등으로 강하게 차든 자유자재로 킥을 구사하는 편이다. 또한, 킥에서 늘 반 박자 빠른 타이밍을 가져간다. 단순히 반 박자가 빠른 게 아니라 수비수의 행동을 빠르게 파악해서 언제나 자신에게 유리한 찬스를 만들 줄 아는 센스가 있다. 찰나의 순간이 중요한 빅리그에서 공격수로 살아남는 데 필요한 재능 중 하나다.
 
드리블 상황에서의 손흥민은, 상대편의 수비 진영 그 자체를 제치고 들어가기보다, 간결하게 한 명 한 명씩 제쳐버리는 방식을 선호한다. 과거 연륜이 부족했던 2012년이나 2013년에는 단순한 드리블 패턴으로 일관하다 상대 수비수에 허무하게 차단당하는 일이 많았지만, 현재는 많이 개선된 모습이다.

단순한 드리블
단점 보완해야
 
장점이 있는 만큼 보완할 점도 있다. 손흥민의 가장 큰 단점은 바로 기복이다. 함부르크SV와 바이엘 04 레버쿠젠을 거치며 폭발적인 활약을 펼쳤지만 이따금씩 기복 있는 플레이를 드러냈다. 기세를 타면 누구도 막기 힘든 선수지만 조용할 때는 한없이 조용했다. 또한 돌파를 시도할 때는 공만 보다가 수비수들에게로 돌진해 동료의 움직임을 놓치는 경우가 잦다. 
     
<min1330@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토트넘 어떤 팀?
 
손흥민이 이적한 토트넘 홋스퍼는 133년 역사를 자랑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구단이다. 영국 런던 북부의 토트넘을 연고로 1882년 창단했으며 홈구장은 3만6000여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화이트 하트 레인이다.

역시 런던 북부가 연고지인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는 양 구단의 자존심을 건 빅매치로 손꼽힌다. 잉글랜드축구협회컵(FA컵)에서 8차례, 리그컵에서도 4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린 토트넘이지만 1부 리그 우승 기록은 단 2차례(1950-1951시즌 1960-1961시즌)뿐이다. 프리미어리그가 1992년 출범한 뒤에는 한 번도 정상에 선 적이 없다.
 
그러나 프리미어리그 출범 뒤 2부 리그로 떨어진 적이 없는 몇 안 되는 팀 중 하나이며 언제나 상위권 전력을 구축했다. 최근 10년 사이에는 20개 팀 가운데 주로 4∼6위에서 안정적인 성적을 냈다. 배경에 유대인 자본이 있어 재정적으로도 풍족한 것으로 알려진 토트넘은 최근 5년간 공격수 영입에 큰 돈을 썼으나 3위 안에 들어보지 못했다. <창>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