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한국 여성 폭음비율 44.5% 건강 적신호

20대 여성은 음주율과 폭음률 여성 평균보다 훨씬 높아
고른 영양섭취와 운동, 여성 건강검진도 잊지 말고 챙겨야

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순한 소주’ 열풍 속에 20대 한국 여성 폭음비율이 44.5%라며 이는 건강의 적신호라고 밝혔다.
요즘 유자향, 자몽, 복숭아 같은 달콤한 과일 맛이 첨가된 순한 소주가 인기를 끌고 있다. 과일맛 순한 소주의 유행은 여성에게 술을 권하는 요즘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는 듯하다. 음주하는 여성인구가 주류 회사가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커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질병관리본부가 작년에 발표한 ‘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어나면서 음주율도 꾸준히 늘고 있다. 조사가 시작된 2005년 여성 월간 음주율 36.9%에서 매년 증가해, 2013년에는 45.7%를 기록했는데, 1년 전보다도 3%가량 늘어난 수치이다. 특히 20대 여성(19~29세)의 월간 음주율은 62.3%로 가장 많았다. 여성 폭음 기준인 한 번의 술자리에서 5잔(맥주로는 3캔) 이상 마시는 여성도 2005년 22.3%에서 29.4%로 늘었고 20대 여성은 월간 폭음 비율이 44.5%에 달했다.
뿐만 아니라 같은 조사에서 20대 여성의 40.1%는 아침식사를 거르고, 9.1%가 담배를 피우며, 영양 부족과 지방과잉 등 영양 불균형 상태와 스트레스 인지율 또한 여성 평균치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여성 건강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20대 여성의 건강 지표’에 대해,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며 간과해선 안 될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20대 여성의 음주, 흡연, 영양 불균형의 문제는 10~20년 후 성인병이 이른 나이에 조기 발병하거나 결혼 후 난임 또는 불임 등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이석수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자궁경부암연구회 전문위원은 “성인병 등 현대의 많은 질병은 건강에 해로운 생활습관이 누적되며 생기는 습관병”이라며 “20대 여성의 음주와 흡연 등은 취업 스트레스 또는 사회초년생으로서 잦은 야근과 회식, 조직 내 인간관계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겪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아직 젊어서 별 다른 건강 관리를 하지 않아도 금방 이상 징후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건강 관리가 더 부실한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영양 불균형이나 과도한 스트레스는 호르몬 불균형이나 불규칙한 생리로 이어지면서, 난임이나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고혈압, 고지혈증 같은 심혈관계 질환이나 비만, 당뇨, 골다공증 같은 만성 성인 질환이 30~40대부터 조기에 발병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이석수 전문위원은 “우리나라의 자궁경부암 검진율이 아직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점 또한 20대 여성이 건강에 무관심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국내의 한 조사에서 성 경험이 있는 여대생들의 57.9%가 20~21세에 첫 성 경험을 했다고 응답한 반면, 성 경험이 있는 여성은 연 1회 받도록 권장되는 자궁경부암 정기 검사를 실천하는 20대 여성은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10대 때 자궁경부암 예방 접종을 하지 않은 여성들이 20대 초반에 성생활을 시작해 자궁경부암 검진을 장기간 받지 않는다면, 1992년부터 2006년 사이 20대 여성의 자궁경부암이 43%나 늘어난 영국의 사례처럼, 20~30대 자궁경부암 환자가 다수 발병할 우려도 있는 셈이다.
따라서 현재 20대의 젊은 여성이라도 건강관리가 평생 건강의 초석이 된다는 점을 잊지 말고 당장 건강관리를 시작해야 한다. 금연, 절주, 규칙적인 운동을 실천하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고루 섭취하며, 자궁경부암 예방 접종 및 자궁경부암 정기검진을 포함한 정기적인 건강검진도 시작해야 한다.
이석수 전문위원은 20대 한국 여성들을 위해 “건강 관리를 시작해야 하는 나이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건강 관리는 지금부터 시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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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