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찾아온 ‘연예계 7월 괴담’ 실체

자살·병역비리·도박·교통사고 “제발 아무 일 없기를…”


연예계에는 ‘11월 괴담’이 있다. 매년 11월이 되면 어김없이 연예인들의 사망, 이혼 등 한꺼번에 나쁜 일들이 몰리면서 생긴 말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11월 뿐 아니라 1년 내내 큰 사건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1월 괴담’ ‘7월 괴담’ 등도 생겼다. 올해도 어김없이 7월이 시작되면서 자살, 병역비리, 도박, 교통사고 등 사건·사고가 연이어 터지고 있다. 연예계 관계자들은 “마의 7월인가”라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매년 7월 시작되면서 연예인 관련 사건·사고 잇달아
연예관계자들 “마(魔)의 7월인가” 한숨만 푹푹 내쉬어


연예계가 온갖 악재에 뒤숭숭한 7월을 맞고 있다. 6월 말부터 시작된 연예계 악재의 충격과 파장이 7월까지 이어지고 있다. 먼저 불거진 것은 권상우의 뺑소니 논란. 지난 6월12일 서울 강남의 한 웨딩홀에서 발생한 이 사건은 MBC가 단독 보도하면서 일파만파 커졌다. 당시 MBC는 권상우가 역주행을 하던 중 사고를 냈으며 경찰 검문을 피하기 위해 도주한 것으로 보도했다.

권상우 ‘뺑소니 논란’
박용하 ‘자살 충격’


하지만 소속사 측은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역주행은 없었으며 권상우가 너무 당황한 탓에 자리를 뜬 것 뿐이다”고 반박했다. 뿐만 아니라 음주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권상우는 배우 생활 이래 최대의 악재를 맞고 있다. 이 사건은 부상자가 없어 ‘사고 후 미조치’로 분류돼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이어 발생한 것은 한류스타 박용하의 자살. 故박용하는 지난 6월30일 오전 5시30분께 서울 논현동 자택에서 목을 맨 채 발견됐다.

경찰은 고인이 스트레스로 인해 술을 마시고 충동적으로 목을 맨 것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박용하는 구상하고 있는 사업의 압박, 연예활동에 대한 부담, 부친의 암투병으로 인한 고통 등으로 힘들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박용하에게 경제적인 어려움이나 건강상의 문제(우울증 등)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집과 컴퓨터를 면밀히 살펴봤지만 유서나 비망록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어 “박용하가 2~3일 전 지인들에게 ‘일도 힘들고 이 생활도 너무 힘들다. 생각이 좀 정리되면 다시 이야기 좀 하자’는 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박용하는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해 평소 수면제에 의존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1남 1녀 중 막내인 박용하는 지난해 아버지가 위암 말기 판정을 받자 자기 집으로 모셔 극진히 간호해 왔으며 아버지에게는 병이 위중하다는 사실도 알리지 않았다.

한류스타이기도 한 고인의 자살에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까지 충격에 빠졌으며 지난 2일 엄수된 고인의 영결식에는 200여 일본 팬들이 찾아와 애도를 표했다. 같은 날, 가수 MC몽은 ‘고의 발치로 인한 병역기피’ 논란에 휩싸였다. MC몽은 2004년 치아기능점수 미달로 병역면제 처분을 받았다. 그는 앞니를 제외한 위·아래, 양쪽 어금니 등이 손상돼 치과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MC몽이 치료 목적이 아닌 병역 기피를 위해 생니를 뽑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수사대는 “MC몽이 어금니 등 생니를 뽑는 부정한 방법으로 병역면제를 받았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6개월 전부터 내사하고 있다”며 “MC몽의 치과치료를 맡은 의사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MC몽 ‘병역기피 논란’
신정환 ‘도박 관련 입방아’

이에 대해 그의 소속사인 IS엔터테인먼트는 “치아 때문에 면제를 받은 것은 맞지만 병역면제 처분 과정에 의사의 불법 치료행위는 없었으며 정당한 사유로 병역 면제를 받았다”고 반박했다. 도박 혐의로 한동안 방송활동을 쉬었던 신정환은 또 다시 도박과 관련해 입방아에 올랐다. A씨가 신정환을 사기혐의로 고소했다가 오해를 풀면서 고소를 취하한 것.

지난 2일 강원 정선경찰서에 따르면 신정환은 A씨로부터 사기 혐의로 고소 당했다. 신정환이 지인을 통해 지난 6월4일 강원랜드에서 1억8000만원을 빌려간 후 닷새 뒤까지 갚기로 했지만, 아직까지도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당시 신정환 소속사는 “고소인인 A씨로부터 돈을 빌린 사람은 신정환의 지인이다. 신정환은 단지 보증을 섰을 뿐 부채와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지 않은 제3자에 해당한다”며 “고소장을 제출한 A씨가 돈을 빌린 사람과 연락이 닿지 않자, 보증을 선 신정환을 고소한 것이다”고 전했다.

이후 신정환은 A씨를 만나 오해를 풀고, 신정환을 고소했던 A씨는 지난 6일 고소를 취하했다. 신정환 소속사는 “고소인 A씨가 ‘1억8000만원의 부채를 갚지 않았던 것은 신정환의 지인이며 신정환은 단지 보증을 섰을 뿐 부채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지 않았음을 확인해 고소를 취하한다’고 말했다”며 “또한 A씨가 ‘오해가 생겨 국민에게 이름이 알려진 연예인에게 불명예스러운 보도가 나가게 된 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의 뜻도 함께 전했다”고 전했다.

권상우 뺑소니 논란부터 사건도 다양     
연예관계자 “1년 내내 몸 사리며 조심”


지난 6일에는 변정수가 속옷 브랜드 디자인 도용 소송에 휘말렸다. 변정수가 론칭한 브랜드 ‘엘라호야’의 여름 신상품이 ‘까사렐’의 디자인을 도용했다는 주장의 소송이다. 이에 까사렐 제조사인 더싸인엔터프라이즈 측은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판매사인 이제이드와 제조사인 솔트를 형사 고소했다. 더싸인엔터프라이즈측은 “디자인 도용 수준이 아니라 동일한 공장에서 라벨만 다르게 붙인 동일 제품이다”며 “해당 제품의 방송 중지를 요청했으나 방송을 강행했다. 결국 법정에서 가리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엘라호야 시크릿 측은 “디자인 도용 문제가 된 제품은 ‘엘라호야 시크릿’ 16차 론칭 행사 때 제공된 사은품이다. 홈쇼핑 방송 직전 원래 들어오기로 했던 제품이 아닌 교체 상품으로 변경된 것을 보고 변정수는 의아해했다”고 전했다. 사은품 제작사인 이제이드 측은 “원래 사은품으로 제공되기로 했었던 비키니가 방송시간까지 맞춰 제작이 되지 않아 방송 전에 부득이하게 사은품을 변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제이드 측은 사은품 변경에 앞서 제품에 대해 문제없음을 변정수에게 알렸으며 방송이 급한 상황에서 변정수는 이제이드 측의 말을 믿고 방송을 하게 됐다는 것. 엘라호야 시크릿 측은 “모든 제품은 세세한 부분까지 변정수가 직접 참여하고, 최종 컨펌으로 제작이 진행된다. 또한 제품을 변경할 경우 항상 변정수의 최종 컨펌으로  진행되지만 문제의 제품은 급하게 결정되는 과정에서 제작업체 담당자가 변정수의 컨펌을 받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때문에 변정수도 사은품 교체에 대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현재 상황에서 변정수도 무척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변정수는 “엘라호야 시크릿의 대표자로서 물의를 빚게 된 점에 대해 무척 당혹스럽다. 또한 이제이드도 이런 사태가 벌어지게 된 점에 거듭 사과하고 있다”며 “엘라호야 시크릿 때문에 까사렐 판매에 지장을 주었다면 이 점에 대해 양해 바란다. 소송보다는 대화로 해결하자”고 거듭 당부했다.

변정수는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팬들에게 사과했다. 변정수는 “사랑해주신 팬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이기 때문에 문제의 내막이 명명백백히 밝혀지는 대로 대표자로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답했다.

변정수 ‘디자인 도용 휘말려’
유정현 의원 ‘루머 수사 의뢰’

같은 날, 아나운서 출신 유정현 의원은 인터넷을 중심으로 떠도는 한 여자 연예인과의 관계를 내용으로 하는 루머의 유포자를 찾아달라고 수사를 의뢰했다. 영등포 경찰서에 따르면 유정현 의원은 사실과 다른 악의적인 소문으로 명예가 훼손됐다며 루머의 유포자에 대한 처벌을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인터넷에 해당 게시물을 올린 최초 유포자를 추적 중이다.

속칭 ‘증권가 찌라시’로 불리는 정보지에는 “유정현 의원이 톱 여배우 A양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으며 이 같은 소문은 인터넷을 중심으로 유포됐다. 그렇다면 왜 이처럼 많은 괴담들이 생겨나는 것일까. 한 연예관계자는 “최근 연예를 전문으로 하는 언론매체들이 늘어나면서 매체간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 자연히 연예부 기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때문에 이전보다 많은 연예계의 사건 사고가 특별하게 기사화되는 일이 많은 것이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연예계 관계자들은 1년 내내 몸을 사리며 조심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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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없는 민주당 막전막후

브레이크 없는 민주당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윤석열정부를 겨냥한 더불어민주당의 공격이 거침없다. “정치 보복은 없다”고 단언한 이재명 대통령이기에 국민의힘에서는 크게 반발했다. 민주당은 ‘정치 보복’이 아닌 ‘내란 종식’이라고 받아쳤다. 사분오열로 흩어진 국민의힘이지만, 대통령 취임 후 한 달도 되지 않은 이재명정부를 공격하는 때에는 손발이 척척 맞는 모양새다. 지난 5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주도로 ‘채상병 특검법·내란 특검법·김건희 특검법’인 이른바 ‘3대 특검’이 가결됐다. 이후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이를 의결함으로써 수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지난 3년 동안 이어진 가결-거부권 무한 굴레가 이 대통령 취임 후 속전속결로 해결됐다. 허니문 없이 본게임 돌입 3대 특검은 모두 윤석열정부를 겨냥하고 있다. 해당 법안들은 본회의서 재석 198명 중 찬성 194표, 반대 3표, 기권 1표로 가결됐다. 내란 특검법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인한 내란 외환 행위, 군사 반란, 내란 목적 선동을 수사한다. 김건희 특검법은 윤 전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비롯한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명품 가방 및 금품수수 의혹 ▲공천 개입 의혹 ▲명태균·건진법사 등 국정 농단 의혹 등의 수사를 골자로 한다. 마지막으로 채상병 특검법은 2023년 7월 실종자 수색 작전 중 사망한 해병대원 채모 상병 사건 수사를 방해 및 은폐했다는 의혹을 규명하는 내용이다. 당시 수사 외압 과정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임 전 사단장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태 공범 이모씨와 골프 모임 의혹이 터져 나오면서 사건의 마지막 퍼즐이 김건희씨로 지목됐다. 특히 채상병 특검은 전 정권에서 민주당 등 야당이 여러 차례 본회의에 올려 통과시켰지만 윤 전 대통령의 거부권에 막혀 번번이 무너졌다. 1년9개월 동안 제자리걸음이었던 특검법이 이재명정부에서 단번에 통과되자 본회의를 지켜보던 해병대 예비역 회원들이 일제히 자리서 일어나 거수경례하기도 했다. 지난 10일 3대 특검은 이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이날 오전 이 대통령은 이를 심의·의결한 뒤 자신의 SNS를 통해 “세 건의 특검법은 모두 윤정부가 거부권을 반복 행사하며 지연됐던 것”이라며 “멈춰있던 나라를 정상화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우원식 국회의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3개 특검법안에 대한 특별검사 임명 요청 서류에 결재했다”며 이 대통령에게 요청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요청서를 받은 이 대통령이 특검 후보 추천을 공식 의뢰하면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에서 특검 후보자를 각 1명씩 추천하게 된다. 속전속결 속 민주당 3특검법 모두 통과 반성 없는 국힘 ‘이 대통령 때리기’ 올인 내란 특검에 60명, 김건희 특검에 40명, 채상병 특검에 20명의 파견 검사가 투입되는 등 대규모 특검이 예고된 가운데, 민주당과 혁신당은 법조계 인사들 중 후보자를 물색해 빠른 시일 내 추천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정쟁에 함몰되는 대통령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기본원칙적 교훈과 경고를 드린다”며 곧바로 날을 세웠다. 앞서 민주당 단독으로 대법관 수를 30명으로 늘리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의결되고, ‘대통령 재판 중지법’까지 잇따라 추진되자 국민의힘은 “대선 다음 날 민생도, 외교·안보도 아닌 첫 입법 행위가 ‘사법부 장악법’이라는 사실은 충격을 넘어 경악스럽다”며 “괴물 독재 국가의 출발점”이라고 비판했다. 신임 대통령이 취임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여야가 사사건건 부딪치면서 협치는 사라지고 또다시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 허니문 기간도 없이 곧바로 싸움이 번진 것은 여당이 의석 다수를 차지한 여대야소 정국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한국 역사를 돌이켜 보면 대선과 총선이 ‘심판론’처럼 작용하면서 여소야대와 여대야소 현상이 번갈아 나타났다. 대표적인 여대야소 예로 민주화 이후 치러진 13대 총선이 있다. 1990년 노태우정부 시기 당시 민주정의당과 김영삼 총재의 통일민주당, 김종필 총재의 신민주공화당이 뭉치는 이른바 ‘3당 합당’으로 200석이 넘는 초거대 여당인 민주자유당이 탄생했다. 하지만 지역주의 고착화와 계파 갈등의 이유로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한계에 부딪혔다. 초반부터 어깃장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집권하던 지난 17대 총선에서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쳐 과반이 넘는 152석을 얻었다.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은 121석에 그치면서 여대야소 정국이 펼쳐졌지만, 당시 노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진행 중이었던 만큼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10년 만에 정권을 교체했다. 대선이 치러진 직후에 열린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기세를 몰아 153석을 얻어 여대야소 정국을 이어갔다. 이후 한나라당은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꾼 뒤 2012년 4월 치러진 19대 총선에서 친박(친 박근혜)계가 당권을 장악해 과반 의석을 차지했다. 같은 해 12월 박근혜정부가 들어서면서 여대야소의 틀을 갖췄지만 여권 내 계파 갈등, 쟁점 법안 등으로 실질적으로는 여소야대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박정부가 레임덕에 접어들면서 새누리당은 급격하게 기울기 시작했고 결국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123석, 새누리당이 122석을 얻었다.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되고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정권을 잡은 뒤 치러진 총선에서 민주당이 180석을 얻어 여대야소 정국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와 부동산, 집값 상승 등으로 5년 만에 정권을 고스란히 넘겨줬다.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심판론 성격으로 치러진 21대 총선에선 민주당이 180석을 얻으면서 그야말로 압승을 거뒀고 결국 3년 만에 여대야소 정국으로 돌아왔다. 이처럼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여당이 더 많은 의석수를 차지하는 건 드문 일은 아니다. 하지만 유독 이번 정권에서 국민의힘을 비롯한 보수 진영이 이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부터 ‘의회 독주’를 넘어 ‘의회 독재’ 프레임을 씌우며 견제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5월 유세 현장에서 국민의힘은 “이번 대선은 자유민주주의 선진 대국으로 도약하느냐, 아니면 전체주의 1인 독재국가로 추락하느냐의 기로에 있다”며 ‘이재명 포비아’ 여론을 띄웠다. 이낙연 전 총리가 상임고문으로 있는 새미래민주당은 “이재명 독재 정권 탄생 저지가 필요하다”며 국민의힘과 국민통합공동정부 운영 및 제7공화국 개헌추진 협약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대선 하루 전날이던 지난 2일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회 독재를 이재명과 민주당이 시작하면서 베네수엘라 지옥문을 반쯤 열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베네수엘라의 비극이 남의 일이 아니다”라며 “한때 남미의 모범 국가였던 베네수엘라가 반미 포퓰리즘과 경제 파탄, 사법 장악과 독재의 길을 걸으며 국민의 삶이 무너지고 자유가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잊지 말자” 윤 심판론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역시 “예전에 박정희 전 대통령도 독재한다고 말을 들었지만, 유신정우회를 만들어서 입법부를 장악하려고 했던 정도였다”며 “사법부를 장악하려 드는 것은 이재명 후보가 아마 가장 심할 것”이라고 말을 보탰다. 이 대통령 당선 이후 국민의힘은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과 대장동 재판이 사실상 중지된 것을 두고는 “정치 권력에 사법부가 무릎 꿇고 정치적 면죄부를 주면서 법 앞에 권력이 있다는 걸 선언한 것”이라며 “사법부는 이재명 괴물 독재 국가의 공범이 된다는 걸 기억하라”고 비난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자신의 SNS에 “유권무죄가 상식이 되어버린 세상, 권력이 있으면 면죄부를 받는 세상. 가히 ‘이재명 독재’ 세상이 도래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독재 프레임을 주장해 온 국민의힘에 국민 40%가 힘을 실어준 데에는 지난 3년간 민주당이 보여준 ‘협치 없는 정치’ 때문이라는 반박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금까지 봐온 이재명이란 사람은 당 대표 때의 정치 스타일도 그렇고 업무 방식도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면 강하게 밀어붙이는 성향이 있는 것 같다”며 “지금 민주당에서 누가 감히 이 대표를 견제하겠나. 국회의장도 민주당 출신이다. 제어장치가 없는 상황에서 당연히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선 이후에도 국민의힘은 반성은커녕 당권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집안싸움이 한창인 와중에도 민주당의 법안 처리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의회 독재라고 비판하니, 국민의 피로감도 덩달아 높아지는 형국이다. ‘민주당의 의회 독재가 우려되나’라는 질문에 여당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국민의 선택을 독재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윤 전 대통령은 민주당의 행태를 알리기 위해서라며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탄핵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민주당에 힘을 ‘몰빵’해준 것은 다름 아닌 국민이며, 야당이 된 국민의힘은 원색적인 비난을 멈추고 여당 견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의회 독재? 윤 심판은 국민의 뜻” 여대야소 처음 아닌데…야 맹공 민주당 양부남 의원 역시 대선 전 토론 프로그램 <국민맞수>를 통해 “의회 민주주의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서 의회 민주주의로 당을 지도했을 뿐이고 앞으로 하려는 것도 민주주의”라고 설명했다. 양 의원은 “이낙연 전 총리나 바른미래당 손학규 전 대표 등 몇몇 사람이 의회 독재라는 주장을 하고 김문수 후보도 ‘방탄 괴물 독재 국가’를 운운한다”며 “이재명 (당시) 후보를 괴물 독재로 지칭하는 자체가 국민 의식 수준을 우습게 보는 것이고 정치 엘리트 기득권의 기만이자 오만이며 교만”이라고 직격했다. 이날 토론에 함께 출연한 국민의힘 홍석준 전 의원이 민주당의 예산 폭주, 행정부 장악 등을 예로 들자 “독재와 개혁을 혼동하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양 의원은 “민주당이 하려는 사법제도 개혁이라든지 기재부 개혁 등은 나름 합리성 이유가 있는 것”이라며 “이런 개혁을 독재로 호도하는 것은 정말로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이다. 국민 생각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도 이 주장에 힘을 실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우리나라 국민 성숙도를 봤을 때 의회를 장악했다고 독재 정치를 하다가는 그 정권도 혼이 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KBS <전격시사>에 출연해 ‘내란 극복’을 축소할 것을 주장하며 “내란 극복이라는 것을 너무 광범위하게 적용해서 하다가는 결국 보복이라는 말도 나올 수 있다. 국민과 대화, 특히 자기와 반대되는 측 사람과 대화를 활발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과거 여대야소 정국에서는 여당이 고삐를 꽉 쥐고 있었음에도 하루하루 순탄치 않았다. 지금처럼 의회 독재든, 계파 갈등이든 어떤 이유에서든 야당이 호시탐탐 무너뜨릴 기회를 노렸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대통령을 배출한 거대 여당이지만 계속해서 발목 잡힌다면 문재인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효능감 문제에 부딪힐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번엔 다르다 최요한 정치 평론가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과거의 여대야소와 지금의 여대야소는 다르다”고 말했다. 최 평론가는 노태우정부 당시 3당 합당을 예로 들며 “과거에는 여대야소를 인위적으로 만드는 경우가 있었지만 지금은 국민투표를 통해 민주당 계열에 표가 몰렸다. 그리고 민주당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출했다”며 “윤석열이란 선장이 자격이 없으니 다른 사람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견제론이 나왔고, 그 결과 총선과 대선 모두 윤석열 심판론으로 치러졌다. 방향타를 국민이 만들어준 것”이라고 진단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 대통령 재판, 올스톱 일단 푼 사법 족쇄? 법원이 오는 18일로 예정됐던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파기환송심 사건에 대해 기일을 추후에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형사7부는 이같이 밝히며 “헌법 제84조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헌법 제84조에 따라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을 진행 중인 재판에 적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리스크였던 대장동 배임 사건 역시 재판부가 재판을 연기했다. 이로써 이 대통령의 다른 재판 역시 추후 지정될 가능성이 커 법조계에서는 사실상 임기 중 재판이 정지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법원은 대장동 배임 사건 재판부는 이 대통령과 함께 기소됐던 더불어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에 대해서는 계속 재판을 진행할 방침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