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광복절특사 리스트

‘대통령 결단’ 국민들이 알아줄까

[일요시사 사회팀] 이광호 기자 = “광복 70주년의 의미를 살리고 국가 발전과 국민 대통합을 이루기 위해 사면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은 이같이 말하며 대대적인 특별사면을 시사했다. 특사 소식에 정·재계는 기대감을 품는 분위기다. 아직 특사 대상자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얼추 그림이 나와서다.

지난 13일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특별사면’을 지시했다. 아직 구체적인 사면 대상이나 범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오는 8월15일 단행될 ‘광복절 특사’에 정·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박 대통령은 2013년 12월 대통령 취임 후 첫 번째 특별사면이 논의될 당시 ‘순수 서민생계형 범죄’로 사면 대상을 국한했었다. 줄곧 사면에 대해 신중한 모습을 취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국가발전과 국민대통합’이라는 말로 그 범위를 넓힐 것을 시사했다. 


박근혜정부
두 번째 사면
 
광복절 특사를 단행하면 지난해 설 명절 이후 박 대통령의 두 번째 사면권 행사다. 법무부는 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사면심사위원회 구성 등 관련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사면법에는 법무장관이 대통령에게 특사를 상신하기 전에 사면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광복 70주년’이라는 상징성을 고려하면 이번 특사 규모가 상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무엇보다도 이번 특사의 최대 관심사는 재벌 총수 기업인, 정치인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사면 여부다. 재계에서는 확정 판결을 받고 복역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재원 SK그룹 수석 부회장, 구자원 LIG 회장 3부자, 집행유예 상태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이 사면 대상자로 오르내린다.
 

정계에서는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 이명박정부 인사들을 비롯해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정봉주 전 의원 등이 사면 대상으로 거론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우 지난 2008년 이명박정부의 특별사면 대상으로 한 차례 특혜를 받은 바 있다. 최 회장은 지난 2003년 1조5000억원대의 분식회계 혐의로 구속돼 2008년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판결 받고 같은 해 몇 달 뒤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았다.
 
하지만 최 회장은 지난 2008년 말부터 친동생인 SK그룹 최재원 수석부회장과 SK텔레콤, 계열사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등에 투자한 465억여원의 펀드투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 2013년 1월 구속됐다. 이후 지난해 2월 대법원에서 징역 4년형을 선고받고 최 회장은 현재 2년6개월째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오는 2017년 1월30일이 만기일이며 남은 형기는 1년 6개월가량이다. 이와 함께 기소된 최 회장의 동생 최재원 SK그룹 수석 부회장은 지난 2011년 12월 검찰에 구속된 후 이듬해 6월 보석으로 풀려났다가 9월 2심에서 징역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돼 징역 3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으며 현재 복역 중이다.

정치인·기업인
광복 특사 물망 
 
구자원 LIG 회장 3부자도 사면 검토 대상으로 거론된다. 구 회장은 2012년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장남인 구본상 LIG넥스원 전 부회장은 징역 4년, 차남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은 징역 3년이 확정됐다. 특히 구 전 부회장은 2012년 10월 구속된 이후 현재까지 복역 중인 재계 최장기수로 꼽힌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해 부실 위장계열사에 수천억원대의 부당지원을 해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 수감돼 재판을 받아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51억원과 사회봉사명령 300시간의 형을 확정 받고 풀려났다. 김 회장은 배임액수가 1500억원 이상임에도 징역 3년에 집행유예를 받아 양형기준 논란이 일기도 했다. 대법원의 양형기준표를 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상 300억원 이상이면 형의 감경구간은 4∼7년이다. 김 회장은 출감했으나 집행유예 기간이라는 이유로 그룹 주요회사 대표이사 자리에 복귀를 하지 못하고 있다.
 
8·15 특별사면 가시화
정재계 인사 대거 포함
 
수감 중이지만 가석방 요건을 채우지 못한 총수도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대표적이다. 이 회장은 2012년 7월1일 구속됐지만 신장 이식 등 건강상의 문제를 이유로 수차례 구속집행이 중단되면서 총 수감기간을 114일 채우는 데 그쳤다. 지난해 9월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이 회장이 계속 수감생활을 이어 왔다면 가석방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었다. 이 회장 사건은 아직 대법원 선고 전이다. 이 회장은 구속집행정지 기간을 한 차례 더 연장해달라는 신청을 냈다.
 
질병을 이유로 각각 보석과 형집행정지를 받은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과 이선애 전 태광그룹 상무도 수감기간이 가석방 요건에 미치지 못한다. 불구속 기소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과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을 비롯, 회계분식 혐의로 수감된 상태에서 고등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강덕수 STX그룹 회장도 가석방 대상자에서 제외된다. 구속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도 마찬가지다. 이들 모두 이번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인 가석방 바람은 지난해 9월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황교안 전 법무부 장관의 발언에서 시작됐다. 당시 황 전 장관은 “기업인이라고 가석방 대상에서 배제하는 불이익을 줘선 안 된다. 기업인도 요건만 갖춘다면 가석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최 경제부총리는 “기업인들이 죄를 저질렀으면 처벌을 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기업인이라고 지나치게 원칙에 어긋나서 엄하게 법 집행을 하는 것은 경제살리기 관점에서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4일 CBS아침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한 전국경제인연합회 송원근 경제본부장은 ‘재벌총수가 사면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에 대해 “기업인이라고 특혜를 받아서도 불이익이 있어서도 안 된다”며 “기업인들의 경우 대체로 개인적 실수가 아닌 경제사범이고 특정경제가중처벌법 대상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런 기업인들을 경제활성화 명목으로 풀어준다면 마치 사회정의를 위해 조직폭력배를 사면하는 것과 다른 게 없다”며 “가중처벌이란 말 그대로 죄질이 무거워서 받은 것이기 때문에 사면에서도 좀 더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별한 사면
통합? 분열?
 
박근혜정부가 친이계(친이명박)와의 불편한 관계 해소 차원으로 전 정부 실세들에게 면죄부를 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치권의 사면대상자로 물망에 오르는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은 2007년 대선 과정에서 저축은행 관계자 등으로부터 7억5000여만원을 수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년2개월 복역 후 만기 출소한 상태다.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제2차관은 파이시티 인허가 청탁 뇌물수수, 민간인 불법사찰 지시, 원진비리 등에 연루돼 징역 2년6개월형을 산 뒤 지난해 11월 만기 출소해 사면 대상에 오르내린다. 
 
신재민 전 문화부 차관,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김재홍 전 KT&G복지재단 이사장(이명박 전 대통령 사촌처남)도 특사 가능성이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누나인 김문희 용문학원 이사장의 사면 여부도 주목된다. 
 
친박(친박근혜)계 좌장으로 불렸던 홍사덕 전 국회의원은 기업가로부터 3000만원 상당의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지난 2013년 1월 서울중앙지법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고, 항소하지 않아 형이 확정돼 피선거권이 5년간 제한된 상태다. 
 

야권에서는 저축은행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지난 4월 대법원에서 500만원 벌금형 원심이 확정된 이광재 전 강원지사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징역 1년 실형을 살고 피선거권이 10년간 제한된 정봉주 전 민주통합당 의원도 사면 대상으로 거론된다. 정 전 의원의 경우 개인비리가 아닌 정치사안 BBK폭로 때문에 형이 확정된 경우여서 대통합 사면 취지에 부합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정 전 의원을 제외하고는 정치인 사면에는 뚜렷한 명분이 없다. 기업인 사면에는 경제살리기라는 큰 틀의 명분이 있는 것과 대조돼 논란이 예상된다.
 
형기 3분의 1 채운 모범수형자 대상
절반 이상 복역한 최태원 회장 유력
이상득 박영준 이광재 정봉주도 거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하 민변)은 15일 “재벌총수와 정치인을 위한 특별사면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민변은 이날 논평에서 “재벌 총수에 대해 특별사면 해주어야 경제가 살아난다는 논리는 전혀 근거가 없는 허황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대통령의 사면권은 헌법상 권력분립 원칙에 대한 예외적인 요소로 매우 제한적으로 행사돼야 한다”고 지적하며 “원칙 없이 남용될 경우 법치주의를 훼손할 뿐만 아니라 국민의 준법정신마저 무디게 한다”고 우려했다. 
 
민변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3일 ‘국가 발전과 국민 대통합을 위해 사면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자 재계와 정치권, 언론에서는 기다렸다는 듯이 재벌총수와 부정부패에 연루된 정치인들에 대한 특별사면을 요구하고 나섰다”며 “또다시 ‘경제 살리기’라는 명목으로 특별사면을 단행한다면 이는 판결에 이어 법집행에까지 특혜를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부패 범죄에 대해 매번 경제위기 극복이니 국민 통합이니 하는 밑도 끝도 없는 논리를 대며 무리한 사면을 남발할 게 아니라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공정한 사면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사면을 실시한다면 서민 경제를 살리는 방향의 사면이 돼야 한다”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집회 및 시위를 하다가 형사 처벌된 시민들에 대한 특별사면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헌법 제79조 1항은 ‘대통령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사면·감형 또는 복권을 명할 수 있다’고 규명하고 있는데, 현행 사면법은 사면의 구체적 기준조차 규정하고 있지 않다. 엄격한 기준을 구체적으로 설정하는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이달 초 새정치민주연합 노웅래 의원은 비리 및 부정부패를 저지른 범죄자에 대한 특별사면을 금지하고, 대통령의 자의적인 특별사면권 행사를 방지하기 위한 내용의 ‘사면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뇌물수수·횡령·배임을 저지른 사람에 대해서는 특별사면을 할 수 없도록 했다. 아울러 사면심사위원회의 구성을 대통령·국회·대법원이 각각 지명한 3명씩으로 구성하고 사면심사를 위원 9인 가운데 6명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되도록 규정했다.

“공정한 사면
기준 세워야”
 
노웅래 의원은 “특별사면은 사회통합을 위해 국가의 원수자격으로 실시하는 대통령의 통치행위이지만 역대 정권마다 특별사면이 지나치게 자의적으로 행사됨에 따라 ‘보은사면’ ‘측근사면’이라는 비판이 많았다”며 “대형 금품비리를 저지른 대기업 총수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을 하는 것도 모자라 특별사면으로 풀어주는 것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정비리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해 특별사면을 원천 차단하고, 대통령의 특별사면이 불공정하게 이뤄지는 것을 막을 필요가 있다”며 입법 취지를 밝혔다.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역대 정부의 사면 사례 & 절차
 
사면은 1980년 이후 총 52차례 시행됐다. ▲전두환정부 14차례 ▲노태우정부 7차례 ▲김영삼정부 9차례 ▲김대중정부 6차례 ▲노무현정부 8차례 ▲이명박정부 7차례 등. 박근혜정부는 지난해 1월 생계형 범죄로 수감된 서민들을 한 차례 특별사면했다.
 
헌법 79조 1항에 규정된 사면 절차는 일반사면과 특별사면으로 나뉜다. 일반사면은 대상 범죄와 기준 등을 정하고 일률적으로 형의 선고 효과를 없애주는 행위며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특별사면은 특정 범죄인에 대해 형의 선고 효력 등을 소멸시키는 행위로, 일반사면과 달리 국회의 동의를 얻을 필요가 없다.
 
대통령이 결정하기 때문에 역대 대통령은 특별사면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다. 역대 대통령들은 국민적 화합 등을 내세워 광복절 등 국경일에 사면권을 행사해 왔다. 그러나 사면에 따른 논란은 어느 정부도 피해갈 수 없었다. 때문에 현 정부는 논란을 최소화하면서 국민적 공감대를 얻는 방향으로 추진하는 데 초점을 맞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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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