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야생화 탐방 ①양구생태식물원

아이들과 함께하는 원시림 오감 체험

양구의 여름은 자연의 강한 생명력을 실감하는 계절이다. 양구 어디를 가든지 무성한 녹음과 마주한다. 꽃과 풀, 나무가 어우러진 숲을 찾아 나선 길 끝에 양구생태식물원이 있다. 대암산 자락 6만여평 너른 부지를 끌어안은 곳이다. 대암산은 정상에서 금강산과 설악산을 조망할 수 있고, 산마루에 희귀 식물이 자생하는 용늪이 자리한 생태계의 보고다.

나무와 야생화의 강한 생명력이 풍기는 비밀의 숲
직접 보는 희귀식물·사진으로 보는 멸종위기 동식물

양구생태식물원의 입구는 선인장다육식물전시관, 연못과 노천극장 등 지극히 평범하다. 히어리, 깽깽이풀, 대청부채 같은 멸종위기에 처한 희귀한 식물을 직접 보거나 야생화학습관 안에서 멸종 위기 동식물을 사진으로 만날 수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우주과학놀이터, 버섯 조형물이 귀여운 피크닉광장은 이름 그대로 돗자리 펴고 도시락 먹기 좋다. 이곳의 매력은 계곡 위에 걸린 초롱다리를 건너면 나타난다. 

     

다리를 건너 계단에 올라가자 비밀의 숲이 시작된다. 대암산 자락을 그대로 활용한 이곳은 인간의 손때가 묻지 않아 원시림을 밟는 느낌이다. 봄에는 얼레지와 노루귀가 꽃을 피우고, 여름에는 기린초가 인사하고 산딸기가 익어간다. 생태 해설사와 동행하면 지나치기 쉬운 야생화며 나무에 대해 알려준다. 야생화는 걸음을 멈추고 시선을 낮춰야 보인다. 잎이나 가지를 자르면 생강 냄새가 나는 생강나무, 태울 때 ‘자작자작’ 소리가 나는 자작나무, 꽃 끝에 꿀을 모으는 꿀풀, 자라면서 펼친 우산 모양이 되는 우산나물 등 나무와 야생화 이야기를 듣다 보면 숲을 일구는 모든 생명체가 훨씬 친근하고 사랑스럽게 다가온다.

생태계 보고
대암산 자락

꿀풀을 뜯어 빨아보게 하고, 생강나무 잎을 찢어 냄새 맡게 하고, 두더지가 파놓은 굴을 보여주니 아이들이 재미있어한다. 나뭇잎 뒤에서 이상한 것을 발견한 아이가 뛰어온다. 산누에나방의 고치인데 아마도 고치 안에서 죽은 것 같다는 설명을 들은 아이 눈에 아쉬움이 가득하다. 나방이 고치를 뚫고 나오는 장면을 기대한 모양이다. 비밀의 숲이 끝나고 등산로가 나온다. 꽤 높아 보이는 솔봉이 불과 2.1km 거리다.
비밀의 숲 옆은 탁 트인 경사지다. 습지원, 야생화정원, 로맨스정원, 약용식물원 등으로 꾸몄다. 잣나무가 빽빽한 곳에는 피톤치드를 마시며 생각에 잠기는 명상의 숲길이 조성되었다. 계단을 내려가 초롱다리를 건너니 다시 평범한 세계다. 아이들은 피크닉광장에서 메뚜기를 닮은 풀무치를 잡고, 새집을 찾아내고, 버찌를 따 먹느라 바쁘다. 비밀의 숲에서 만난 꽃 이름은 그새 잊어버렸다. 


양구생태식물원 바로 아래 DMZ야생동물생태관이 옮겨 왔다. 차에 치여 죽은 동물 등을 복제해서 전시하고, DMZ에 서식하는 동식물을 보여준다. DMZ 영상실, 생태 갤러리, 생태 연구소, 생태 탐험 존 등 전시 공간과 체험 존이 있다. 야외에 철조망과 철망, 깡통, 포탄 껍데기 등으로 꾸민 DMZ 공간이 인상적이다.
박수근미술관은 거칠게 다듬은 화강암으로 외벽을 마감했다. 박수근의 그림에서 받는 강렬한 느낌 그대로다. 8월 말까지 〈박수근 작고 50주기 추모 특별전 : 뿌리 깊은 나무 박수근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가 열린다. 평소에 볼 수 없던 그림이나 편지글 등이 전시되어 볼거리가 풍성하다. 

이해인 시문학과 김형석·안병욱 철학의 집은 시 한 편, 글 한 줄의 울림이 있는 공간이다. 양구에서 태어난 이해인 수녀는 자신의 시가 “미지의 독자에게 날아가 위로와 희망을 줄 때 행복하다”고 했다. 천천히 소리 내어 낭독해보면 서정적이고 따뜻한 시에서 힘을 얻는다. 2층 철학의 집에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철학가 김형석·안병욱 교수의 글을 만날 수 있다. 나, 행복, 가치 있는 삶 등에 대해 잠시나마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건 어떨까.

줄 하나에 의지해 허공을 가로지르는 짚라인은 양구의 캐치프레이즈 ‘청춘양구’와 맞아떨어지는 스포츠다. 출발 지점 높이는 65m, 도착 지점은 파로호 위에 있는 한반도섬이다. 총 길이 750m, 짚라인으로 불과 1분이면 닿는다. 처음엔 속도가 빨라 심장이 터질 듯 긴장되는데, 도착 지점에 가까워질수록 속도가 느려져 느긋한 마음으로 주변 풍광을 둘러볼 수 있다. 내리면 다리가 풀리는데도 한 번 더 타고 싶어진다. 몸무게 30kg 이상이라면 초등학생도 도전할 수 있다. 

청춘양구 체험
짜릿한 짚라인

짚라인을 타고 한반도섬에 내렸으니 섬을 한 바퀴 둘러본다. 파로호 상류 지역의 수질을 개선하고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 물을 가둬 호수를 만들고, 한반도 모양 섬까지 조성했다. 제주도에서 출발해 지리산, 백두산을 거쳐 울릉도와 독도까지 둘러보는 데 30분이면 충분하다. 한반도섬에서 짚라인 매표소 쪽으로 연결된 부교가 있고, 양구선사박물관 쪽으로 연결된 데크 로드도 있다. 양구선사박물관 앞 함춘주막은 원래 이 길목에 있던 주막을 재현한 식당으로 보리비빔밥이 맛나다. 주막 옆에는 주말마다 노인회에서 어르신들이 나와 짚신이나 지게 같은 공예품 만들기를 보여준다. 아이들이 지게 체험을 해볼 수 있게 기꺼이 내주신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읍내에 있는 양구레포츠공원에서 신나는 물놀이로 여행을 마무리하자. 캠핑장, 청소년수련관과 함께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야외 물놀이장과 야외 수영장이 있다. 아이들을 위한 물놀이장은 무료, 79m 워터슬라이드가 설치된 야외 수영장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거대한 고래 모양 건물 ‘청춘고래’ 내부에는 토종 물고기가 전시되고, 배 모양 ‘청춘크루즈’에는 캐빈룸, 탈의실, 샤워실 등이 마련되었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 정보>--------------------------
당일 코스

양구생태식물원→DMZ야생동물생태관→짚라인 양구→한반도섬→박수근미술관

1박 2일 코스
첫째 날 : 양구생태식물원→DMZ야생동물생태관→두타연→양구백자박물관
둘째 날 : 이해인 시문학과 김형석·안병욱 철학의 집→짚라인 양구→한반도섬→양구레포츠공원

관련 웹사이트
· 청춘양구 문화관광 www.ygtour.kr
· 양구생태식물원 www.yg-eco.kr
· 짚라인 양구 www.zipline.co.kr

문의 전화
· 양구군청 생태산림과 033-480-2171
· 양구생태식물원 033-480-2529
· DMZ야생동물생태관 033-480-2530
· 이해인 시문학과 김형석·안병욱 철학의집 033-482-9800
· 박수근미술관 033-480-2655
· 짚라인 양구 1588-5219

대중교통
버스> 서울-양구 :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20여회(06:30~20:05) 운행, 1시간50분 소요.
춘천-양구 : 춘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하루 20회(07:10~21:30) 운행, 50분 소요.
* 문의 :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춘천시외버스터미널 www.chuncheonterminal.co.kr
           양구시외버스터미널 1666-0335

자가운전
서울춘천고속도로 춘천 IC→46번 국도→배후령터널→추곡터널→양구읍→금강산로→숨골로→양구생태식물원

숙박
· 베니키아KCP호텔 : 양구읍 파로호로, 033-482-7700~3, www.benikea.com
· 모텔테마 : 양구읍 사명길, 033-482-3113
· 광치자연휴양림 : 남면 광치령로1794번길, 033-482-3115, www.kwangchi.or.kr

식당
· 함춘주막 : 보리비빔밥, 양구읍 금강산로, 033-481-4916
· 청수골쉼터 : 산채비빔밥, 방산면 평화로, 033-481-1094
· 광치막국수 : 막국수, 남면 남동로, 033-481-4095
· 석장골오골계숯불구이 : 오골계숯불구이, 양구읍 양록길23번길, 033-482-0801
· 시래원 : 시래기정식, 남면 봉화산로, 033-481-4200

축제와 행사
· 제8회 청춘양구 배꼽축제 : 2015년 7월31일~8월2일, 양구레포츠공원·한반도섬 일대, www.ygtour.kr
· 국토정중앙 제11회 청춘양구 DMZ마라톤대회 : 2015년 8월23일, 방산면 이목정대대, www.ygtour.kr

주변 볼거리
두타연, 양구백자박물관, 펀치볼, 을지전망대, 양구전쟁기념관, 제4땅굴, 국토정중앙천문대, 광치계곡, 후곡약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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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바뀐’ 이재명 이유 있는 대변신

‘확 바뀐’ 이재명 이유 있는 대변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코로나19 종식과 비상계엄, 대통령 파면으로 인한 조기 대선을 치르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대 대선과 21대 대선 모두 운명의 길목서 치러진 셈이다. 국민의 삶과 밀접하게 닿아 있는 정치권도 큰 영향을 받았다. 코로나19 정국과 내란 정국서 대선을 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는 지난 3년간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3년 전, 20대 대선이 치러지던 2022년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코로나19 시기였던 점을 감안해 소상공인 정책과 경제 재건에 초점을 맞췄다. 민주당의 1호 공약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완전 극복’과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완전한 지원’이었다. 경제 대통령 앞세웠지만… 이 외에도 ▲오미크론 등 변이종 확산 대응 강화 ▲백신 및 치료제 확보 ▲의료보건체제 구축에 대한 충분한 재정 투입 ▲필수예방접종의약품 자급화 실현을 위한 국가지원체제 구축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당시 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는 ‘유능한 경제 대통령’에 초점을 맞춰 5대 비전으로 ▲신경제 ▲공정 성장 ▲민생 안정 ▲민주사회 ▲평화·안보 등을 제시했다. 10대 공약으로는 수출 1조달러를 비롯한 311만호 주택 공급, 문화 강국 실현 같은 경제 중심의 공약을 제시했다. 차기 정부의 큰 틀이 되는 10대 공약을 살펴보면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가 두루 담겼지만, 가장 주목을 받는 건 이 후보의 상징과도 같은 ‘기본 시리즈’ 정책이었다. 기본소득부터 기본주택, 기본금융을 합친 것으로 이 후보의 숨은 1호 공약이란 평도 나왔다. 기본 시리즈는 전 국민에게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하는 동시에 주거와 금융 면에서 보편적인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 공약이다. 가장 대표적인 공약으로는 ‘청년 125만원’ ‘전 국민 25만원’을 지급하는 기본소득을 꼽을 수 있었다. 기본소득은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이던 때부터 추진하던 정책이다. 2021년 7월 경선 후보 2차 정책 발표 기자회견서 이 후보는 “대전환의 위기 시대에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대대적 정부 역할도 중요한 성장 수단이지만, 세계 최저 수준인 국가의 가계소득 지원과 가계소비를 늘리는 것도 경제 성장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차기 정부 임기 내에 청년에게는 연 200만원, 그 외 전 국민에게 100만원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아울러 “지역 골목경제 활성화와 매출 양극화 해소를 위해 소멸성 지역화폐로 지급되는 기본소득은 현금과 달리 경제 활성화 효과가 극대화된다”며 “기본소득은 어렵지 않다. 작년 1차 재난지원금이 가구별 아닌 개인별로 균등하게 지급되고 연 1회든 월 1회든 정기 지급된다면 그게 바로 기본소득”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비상계엄 정신없이 도는 정치판 “전 국민 25만원 지원” 3년 사이 변화는? 당시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의 기본소득 공약이 과거 보수 정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주장하던 ‘경제 민주화’와 닮았다고 봤다. 그러나 이 후보의 기본소득은 재원 확충 방안 등 실현 가능성이 작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민주당은 재원 마련 방안으로 재정개혁을 추진하는 동시에 국토보유세와 탄소세 도입 등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다. 그러나 당시 보수 진영에서는 “코로나19 지원금으로 나라 곳간이 텅 비었다”며 ‘포퓰리즘’이라는 꼬리표를 붙였다. 전 국민에게 25만원을 지원하는 방안은 20대 대선 이후에도 이 후보가 꾸준히 밀던 정책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차등 지원, 분배 방식 등에 변화가 생겼지만 이 후보는 지난해 윤 전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서 “민생회복 지원금을 꼭 수용해주길 부탁드린다”며 거듭 당부하기도 했다. 포퓰리즘이라는 보수 진영의 비판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부분적 기본소득은 아이러니하게도 2012년 대선서 보수 정당 박근혜 후보가 주장했다. 65세 이상 노인 모두에게 월 20만원씩 지급한다는 공약은 박빙의 대선서 박 후보 승리 요인 중 하나였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3년이 지난 지금 이 후보는 대선 정국이 시작됨과 동시에 1호 공약으로 “AI 인공지능 3강 도약”을 외쳤다. 경제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AI 대전환 시대를 위한 산업 육성을 약속했다. 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를 5만개 이상 확보하고 한국형 챗GPT를 국민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모두의 AI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사업이다. 국가 비전으로는 K-이니셔티브를 제시했다. 국내 AI 기술 등에 방점을 찍어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고 경제 성장 국가로 발돋움하겠다는 취지다. 이 후보는 K-이니셔티브를 지역별로 쪼개 맞춤형 공약을 제시하기도 했다. 경기 동탄서는 K-반도체를, 대전서는 K-과학기술을 중심으로 메시지를 냈고 전북 전주서는 K-컬처를 겨냥해 국악인과 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 후보의 21대 대선 공약은 ‘K’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지난 대선서 기본소득 같은 ‘이재명표 공약’을 앞세웠다면 이번에는 12·3 내란 사태로 무너진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 세워 ‘진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지원금 어디로? 공약 발굴 과정 역시 K-이니셔티브를 앞세웠다. 후보 직속인 K-문화강국위원회는 문화 강국 실현을 위한 공약을, K-경제성장위원회는 맞춤형 의제를 설정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선대위 산하에는 K-민주주의·평화위원회를 설치해 ‘빛의 혁명’에 참여한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조직을 꾸렸다. 서울·인천·경기를 겨냥한 K-수도권 비전을 발표하며 “서울을 뉴욕에 버금가는 글로벌 경제 수도로, 인천을 물류와 바이오산업 등 K-경제의 글로벌 관문으로, 반도체와 첨단기술, 평화·경제의 경기로 수도권 K-이니셔티브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기본 시리즈의 존재감은 희미하다. 지난 대선서 기본 시리즈를 앞세운 것과 달리 이번 대선에서는 ‘기본 사회’라는 단어로 묶어 포괄적인 복지 정책으로 탈바꿈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 기본적인 삶을 국가 공동체가 책임지는 사회, 기본 사회로 나아가겠다”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국가전담기구인 ‘기본사회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양극화로 인한 분열과 갈등이 만연한 사회에 우려를 표하며 “기본 사회는 단편적 복지나 소득 분배에 머무르지 않고 국민의 주거·의료·돌봄·교육·공공서비스 전반에 대한 실질적 보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본사회위원회는 기본 사회 실현을 위한 비전과 정책 목표, 핵심 과제 수립 및 관련 정책 이행을 총괄·조정·평가하게 된다. 아동수당 확대나 청년미래적금,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 등 생애주기별 소득 보장 체계를 구축하고 농어촌 기본소득과 햇빛·바람 연금 같은 지역 맞춤형 소득 지원도 점차 확대해갈 예정이다. 개헌에는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나 싶더니 선거 막판서 대통령 4년 연임제와 등을 골자로 한 구상을 밝혔다. 개헌 시기에 대해서는 “논의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2026년 지방선거서, 늦어져도 2028년 총선서 국민의 뜻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국민투표법을 개정해 개헌의 발판을 마련하고 국회 개헌특위를 만들어 하나씩 합의하며 순차적으로 개헌을 완성하자”고 말했다. 이후 최종 공약집서 “위기의 민주주의를 개헌으로 지키겠다”고 밝히면서 다시 한번 못을 박았다. 우클릭? 융통성! 가장 큰 차이점을 보인 건 경제, 그중에서도 부동산 정책이다. ‘민주당 우클릭’이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 민주당은 중도우파까지 껴안는 방법을 마련했다. 우선 민주당은 주택 공급은 늘리되 부동산시장에는 최소한으로 개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왔다. 문재인정부 당시 과도한 세금 규제로 집값이 오르는 등 발생할 각종 부작용과 혼란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후보는 ‘경제 유튜브 연합 토크쇼’에 출연해 “주거 문제에 대해서는 생각을 많이 바꾼 편이다. 집은 주거용이지 투자·투기용은 아니어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은 그게 불가능하더라”고 밝힌 바 있다. 부동산시장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하는 만큼 규제를 완화하는 방법을 택해야지, 억눌러서는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 역시 “우클릭, 태세 전환,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시장과 경제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정책을 수정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지난 대선서 “부동산 투기를 막으려면 거래세를 줄이고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 저항을 줄이기 위해 국토보유세는 전 국민에게 고루 지급하는 기본소득형이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세금으로 집값을 잡는 시대는 지났다”며 선을 그었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의 핵심 세제 역시 큰 틀에서 손대지 않고 현행 체계를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이 후보뿐만 아니라 모든 대선후보들이 이렇다 할 부동산 공약을 내놓지 않고 있어 비교 대상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표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 후보 모두 부동산 정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공약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지난 3년간 일부 노선이 수정된 반면, 이 후보가 뚝심 있게 밀고 나간 공약도 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대선서 “여성가족부를 평등가족부나 성평등가족부로 바꾸고 일부 기능을 조정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밝혔는데 이번 역시 “성평등가족부로 확대·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기본 소득’ 내리고 ‘K-시리즈’ 올리고 갈라치기 대신 ‘중도 실용주의’ 노선으로 이 후보는 사전투표가 진행되기 하루 전날인 지난달 28일6 자신의 SNS에 ‘성평등가족부 확대 공약 메시지’를 내고 “여성들이 여전히 우리의 사회 많은 영역서 구조적 차별을 겪고 있음에도 윤석열정부는 성평등 정책을 후순위로 미뤘다”고 꼬집었다. 이어 “향후 내각 구성 시 성별과 연령별 균형을 고려해 인재를 고르게 기용하고 성평등 거버넌스 추진 체계도 강화하겠다. 중앙 부처와 지자체의 양성평등정책담당관제도를 확대해 성평등 정책 조정과 협력 기능을 강화하겠다”며 “지자체 내 전담부서를 늘려 성평등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겠다”고도 약속했다. 대법관 구성과 다양성 및 전문성 강화를 위한 ‘대법관 증원’도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현재 대법관 한 명이 맡는 사건의 수가 많아 증원은 불가피하다는 게 민주당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번 공약집에도 민주당은 상고심에 대한 국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대법관 증원과 전원합의체 변론 공개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공약집에는 구체적인 증원 규모를 적시하지 않았다. 앞서 민주당은 대법원이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되자 사법개혁을 예고했다. 이때 민주당이 대법관의 수를 100명으로 늘리는 법안을 발의했는데, 선대위가 해당 법안의 철회를 지시하면서 한때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흑묘백묘론’ 역시 20대 대선서도 주장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필요한 정책을 취하고, 김대중·박정희 정책을 따지지 않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에도 이 후보는 국민 통합을 제시하며 좌우를 가리지 않고 오직 경제를 살리는 데 집중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상계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인 만큼 급진적인 변화와 이념 갈라치기보다는 대한민국을 안정 궤도에 되돌리는 ‘중도 실용주의’ 노선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리미리 착착척척 선대위 소속인 한 민주당 의원은 “조기 대선인 만큼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선거가 치러졌다. 그동안 어떻게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를 만큼 바빴지만 국민 의견을 적극 수용해 좋은 공약이 나올 수 있었다”며 “대부분 이 후보 머릿속에 원래 있던 공약들이다. 여기에 지난 3년 동안 각종 위원회서 활동한 의원들의 시너지가 합쳐져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재명 공보물, 분위기도 바뀌었다? 대선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책자형 선거 공보물도 눈에 띈다. 지난 공보물은 ‘경제’ ‘일하는 대통령’ 등 유능함을 내세웠다면 이번에는 ‘내란 극복’ ‘빛의 혁명’을 반복적으로 강조해 희망에 초점을 맞추었다. 책자 한 면 전체를 응원봉 시위대 사진으로 채워 이번 조기 대선을 내란 세력 심판 성격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대선 출마 영상도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는 평이다.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 후보는 검은 배경의 스튜디오서 파란 넥타이와 정장을 갖춰 입은 채 출마를 선언했다. 반면 21대 대선 출마 영상서 이 후보는 밝은 분위기의 실내서 베이지색 니트를 입고 등장해 부드러운 면모를 강조했다. <박>